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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중국의 한반도 정책과 평화체제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안정유지와 대한반도 영향력 확보를 한반 도 정책의 양대 기조로 삼고 있다. 중국에게 북한은 전통적으로 이

67) 󰡔VOA󰡕, 2019.6.18.

데올로기적 유사성, 한국전쟁의 경험, 역내 안보 균형을 위한 지정 학적 완충지대로서의 가치가 있었다. 이에 반해 한국은 냉전시기 적 성국이었으나, 한중수교를 통해 경제협력을 확대시켰고, 현재는 중 국의 주요 경제 파트너로 성장하였다. 경제적 측면에서 본다면, 중 국에게 북한은 지속적으로 보호해서 추후 개혁개방을 인도해야 할 미래의 경제 배후지이며, 한국은 주변 경제 대국으로 현재의 경제 협력 대상이다. 안보적 측면에서 본다면, 중국에게 북한은 전통적인 북중 혈맹을 유지시켜야 할 대상이며, 한국은 미국의 대중 견제를 억제하기 위해 한미 동맹에서 이탈시켜야 할 대상이다. 이렇기 때문 에 중국에게는 한국도 북한도 모두 전략적, 실용적으로 중요한 대상 이며,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길 희망한다. 동시에 중국은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중요시한다. 때문에 역내 질서에 대한 인식은 기본적으로 현상유지를 선호한다. 한반도 상황 역시 현상유지가 중 국에게는 나쁠 것이 없기 때문에, 남북이 갈라진 현재의 상태는 이 미 주어진 것으로 간주하고, 가능하면 남북이 충돌을 하지 않고, 평 화롭고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를 희망한다. 또한 북한의 핵‧미 사일 도발 같은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가능하면 발생하지 않기를 희 망한다. 나아가 미국이 주도하는 동맹 체제가 자국의 부상을 견제하 지 않고 현재의 한미, 미일 동맹이 한‧미‧일 동맹으로 확대되지 않 기를 바란다.

중국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현상유지 선호는 중국의 부상이 본격 화되면서, 미국과의 갈등 공간이 확대되는 최근까지도 지속된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지속적 부상은 필연적으로 미국의 패권적 질서 에 도전이 될 것이다.68) 실제 중국의 도전이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

68) John J. Mearsheimer, The Tragedy of Great Power Politics (New York: WW Norton & Company, 2001), p. 401.

났고, 현재 미국과의 충돌과 갈등 현상도 과거에 비해 증가하고 있 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까지 자국의 종합국력이 미국을 뛰어넘을 정 도라 생각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국의 부상에 대한 미국의 견제 와 봉쇄 전략이 확대되는 것이 시기적으로 너무 빠른 것이 아닌가라 는 우려와 함께 최대한 미국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충돌의 시기가 뒤로 늦추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자국의 종합 국력 확대에 국력을 집중하고, 시진핑이 외치는 중화민족의 부흥과 진정한 강대국이 될 때까지 불필요한 국력 소모와 갈등을 피하려고 한다. 이 때문에 중국은 되도록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에 있어 평화 와 안정을 중시한 것이다. 한반도 문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반도 질서가 현상유지가 되어야 중국은 자국의 부상과 영향력 확대에 집 중할 수 있고,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경제 발전 역시 가능하다. 때문 에 중국에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중요하다.

중국의 한반도 정책 기본 기조가 이러하기 때문에, 중국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기본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환영한다. 그 러나 냉전시기 중국은 한국과 교류가 없었을 뿐 아니라, 한국전쟁으 로 인해 한국은 적성국이었기 때문에, 평화체제와 관련해서는 자국 의 동맹국인 북한의 입장에 주로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냉전 이 종식되고 중국이 한국과 정식 수교를 맺고, 서구 국가들과의 교 류가 확대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관심 역시 점진적으로 확 대된 것이다.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 것 역시 냉전의 종식과 연관이 깊다.69) 한국과 북한이 함께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해 본격적 으로 논의하기 시작한 것 역시 냉전의 종식과 세계적 데탕트의 분위

69) 임수호,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의 역사적 경험과 쟁점,” 󰡔한국정치연구󰡕, 제18집 2호 (2009), pp. 53~93.

기 속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1990년대 초 남북 기본합의서 가 체결되었고,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이 국제적 문제로 부상하게 되면서 평화체제 구축은 비핵화와 더불어 한반도 문제 해결 및 동북 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핵심적 과제로 인식되었다.70) 중국 역시 북한의 입장에서만 이 문제를 바라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점차 지역 의 안정과 평화 차원에서 이 문제를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당 시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에 대한 중국의 태도는 이중적이었다. 한반 도의 궁극적 평화와 안정을 위해 당장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 되어야 한다는 북한의 주장에 공감하면서도,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 문제가 일차적으로 남북한 간 합의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하며, 평화 체제 구축 시까지는 정전체제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한국 측의 주장 에도 일부 공감을 한 것이다. 당시 중국은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 체제 전환을 지지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기가 힘들다 고 인식하였다. 이 때문에 새로운 평화체제 구축 시까지는 정전체제 가 유지되기를 희망하였다. 중국이 국제무대에 본격 등장하면서, 남 북한을 동시 고려하게 되었지만, 중국은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유지 차원에서 남북 등거리 외교를 하였고, 이 외교의 결과가 중국의 한 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이중적 태도로 나타난 것이다.

또한 중국은 경제적 부상과 자국의 강대국화를 위해 주변부의 안 정을 선호해왔다. 이러한 현상유지 전략은 한반도 문제가 다시 동아 시아 지역 안정을 저해하지 않기를 희망하였다.71) 때문에 한반도에 서 ‘최소한의 평화’(전쟁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는 데 기여해 온 정전 체제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였다.72) 중국은 한반도 정전

70) 김상기 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한미관계󰡕(서울: 통일연구원, 2018), p. 25.

71)贺锐, “开创东亚合作新篇章一分 9+1会暗及其影响,” 󰡔现代国际关系󰡕, 1998年 第2期 (1998), p. 2

72) 갈퉁은 평화를 ‘소극적 평화(negative peace)’와 ‘적극적 평화(positive peace)’로 구

체제가 기능적인 측면에서 일정 정도 평화를 위한 역할을 해왔다고 인정하였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에도 남북 간 수백 번 이상의 무력 충돌이 있었지만, 이들 모두는 저강도 분쟁으로 전쟁으로 확대될 수 준은 아니었기 때문이다.73) 실제 남북은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군사 정전위원회 및 고위급 회담 등 남북 간 소통채널을 통해 위기 증강을 방지해 왔다. 특히 정전협정의 가장 핵심적인 군사분계선, 비무장지 대 관련 조항 등이 법률적 효력을 지키고 있고, 이에 대한 근본적 변화 없이 평화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중요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이 가능하다면 현실화시키길 희망한다. 주변국가인 한국과 북한 간의 평화 체제 구 축은 중국의 주변부 안정 기조와 일치하고, 나아가 지역의 평화와 안정까지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중국은 냉전의 유산인 정전체제의 종식이야 말로 한반도에서 진정한 평화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미 냉전이 종식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고, 한반도에서도 탈 냉전기에 걸맞은 새로운 평화체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것이다.74)

동시에 중국은 남과 북 모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길 희망한다. 과 거에도 현재도 중국은 한반도 국가들에게 주변 강국이었고, 한국전 쟁에 참여했으며, 한국전쟁 정전협정의 체결국이기도 하다. 예를 들 어 중국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서명 당사국의 일원으로 법적으로 한 반도 주변 4국 중 한반도 문제에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

분하였다. 소극적 평화는 전쟁 혹은 물리적 폭력이 단순히 존재하지 않는 상태를 의 미한다. Johan Galtung, “Violence, Peace, and Peace Research,” Journal of Peace Research, vol. 6, no. 3 (1969), pp. 167~191.

73) 한센동, “중국의 시각에서 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성균차이나브리프󰡕, 7(1) (2019), pp. 73~74.

74) 중국의 이러한 입장은 1994년 리펑 총리의 방한 때부터 외부에 공식 발표되었다, 王松, “从两个角度湖看李腾志韩意义,” 󰡔文回報󰡕, 1994. 11. 6.

다.75)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미래 한반도 문제의 가장 핵심 이슈인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 있어 당연히 자국의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 고 있으며, 이 때문에 평화협정 및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서 지속 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종합해보면 한반도의 평화체제는 중국의 한반도 정책과 그 맥락 을 같이 해왔으며, 향후에도 많은 상호작용을 할 것이다. 첫째, 중국 의 현 대외전략은 종합국력 성장을 위해 가능한 현상유지를 희망하 고, 주변부의 안정을 추구한다. 물론 현재 미중 간 갈등이 확대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 공간을 최소화하길 희망 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한반도 문제로 인한 현상타파를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고, 한반도의 평화 안정이 결국 자국의 현재 대외전략과 국가이익에 일치한다고 여길 것이다. 둘째, 한반도 평화협정의 목표 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은 한반도 평화협정과 체제 형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할 것이다. 특히 중국 의 외교정책이 점차 양자 위주에서 다자주의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 에 동북아 지역의 다자안보협력 체제의 초석이 될 수 있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기회를 소중하게 생각할 것이다. 셋째, 중국은 한 반도 평화체제 구축과정에서 자국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유지 확대하려 할 것이다. 이는 역내 미 국 주도의 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는 전략적 수단일 수 있으며, 향후 역내 중국의 대외 영향력 투사 확대의 기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75) 한반도 정전협정문에는 북한군 측에서 김일성과 중국군의 대표인 펑더화이(彭德怀) 그리고 한국군·유엔군을 대표하여 유엔군 사령관 클라크(Clark) 3자가 서명했다. 한 반도 정전협정 체결 관련 중국의 외교교섭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装坚章 主编, 󰡔中华 人民共和国外交史(1949~1956年)󰡕(北京: 世界知识出版社, 1994), pp. 198~21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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