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가 등장한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으려 하나, 미국과 국제사 회는 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국제사회의 지도국으로의 대접을 원하는 중국도
북한의 핵보유를 반대하고 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이후 남북관계는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한반도를 둘러싼 이러한 정세는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교착상태에 있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 가 있다. 북한이 핵포기 의지가 없는 한 6자회담 등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은 비현실적인 희망일지도 모른다. 김정은 정권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단순한 협상을 통해서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북한이 원하는 것과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냉정하게 판단하고 비핵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체제안전과 경제발전이고 우리가 원하는 것은 비핵화와 체제 변화이다. 따라서 이들 사이에서 타협이 이루어질 경우 북핵문제가 해결될 수 있 을 것이다.
현상유지적 정책은 북한 비핵화에 도움이 되지 않고, 북한의 핵시설을 타격하는 것도 현실성이 없는 대안이다. 따라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경제지원, 관계개선, 평화협정 체결 또는 미‧북관계 정상화, 체제전환 유도 등이 될 것이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과의 공존을 전제로 장기적인 북한 비핵 화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
북한의 최종 목표는 미‧북관계 정상화와 평화협정 체결이다. 대북 경제지원과 CTR 방식은 미‧북 관계정상화와 평화협정 체결 과정에서 인센티브로 활용될 수 있다. 북한의 체제전환은 그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추구되어야 하며, 미‧북 관계정 상화 및 평화협정 체결과 연계하여 추진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 이행순서와 미·북 관계정상화 및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이행순서를 구체 적으로 명시한 로드맵을 만들어 협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어느 한쪽이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양측이 동시이행을 추진하도록 서로 양보해야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
1993년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았고, 고농축우라늄계획도 없었으며,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도 가지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플루토늄 핵무기와 고농축우라늄 핵무기를 모두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미국 본토 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의 시험발사도 성공했다. 최근에는 잠수함발사 미
사일(SLBM)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제 북한의 핵개발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방법
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여년간 한국과 미국은 압박과 포용 사이 를 전전하다가 북한의 핵개발을 억제하는데 실패했다. 만약 북한의 핵개발이 그들 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미국의 핵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며 방어용이라면 협
상으로 폐기시킬 수 있을 것이지만, 그것이 한국 또는 미국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라면 협상을 통한 북핵 폐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끌어내야 하고, 핵개발을 중단하는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하도록 해야 하 며, 궁극적으로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제재와 압박뿐만 아니 라 다양한 정치·경제·안보적 지원 및 보상을 제공하는 유인책을 강구해야 한다.
현재의 교착상태를 타개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며, 상대를 배려한 진정 성 있는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것이다. 북핵문제 해결에 한국은 물론이며 미국 및 중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 접수: 10월 19일 ■ 심사: 10월 20일 ■ 채택: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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