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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련의 비핵화 경험

본 장에서는 북한에 대해서도 구소련에 적용했던 것과 같은 ‘협력 적 위협감소’(Cooperative Threat Reduction: CTR) 프로그램을 실 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CTR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적 용된 구소련과 북한의 차이점을 비교·분석하고자 한다. 본 장에서는 CTR의 대상인 제거해야 할 위협과 제거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 다. 4대 위협요소는 ① 핵탄두, ② 하부구조, ③ 핵물질, ④ 인력이다.

위협을 제거할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폐기’(dismantle) 인데, 폐기는 다시 핵탄두의 ‘분해’(disassembly)와 핵시설의 ‘해 체’(decommissioning)로 구분된다. 통상 핵무기는 ‘폐기’하고 핵시 설은 ‘해체’한다고 말한다. 둘째는 ‘전환’(conversion) 인데, 군사적 용도에서 평화적인 용도로 바꾼다는 의미의 전환은 시설과 장비의 용도를 바꾸는 ‘시설전환’과 과학기술자의 임무와 역할을 바꾸는 ‘인

력전환’으로 구분한다.

가.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인력전환 사례

미국은 인력전환의 일환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과학기술연 구센터’(Science and Technology Center: STC)를 설립하고 다음 과 같은 세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첫째, 미국을 비롯해서 CTR 프로그램에 재정적·기술적 지원을 하는 국가의 외무부가 지원하는

‘정규프로젝트 프로그램’(Regular Project Program)이다. 둘째,

CTR 참여국의 기타부처와 산업체가 지원하는 ‘파트너십 프로젝트 프로그램’(Partnership Project Program)이다. 셋째, 무기제조 과학 기술자들을 대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인

98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 전략적 협력에 관한 연구

‘보충 프로그램’(Supplemental Program)이다.

1992년 11월 러시아에 ‘국제과학기술연구센터’(International

Science and Technology Center: ISTC)가 설립되었고, 우크라이 나에는 ISTC의 자매기관인 ‘우크라이나 과학기술연구센터’(Science and Technology Center in Ukraine: STCU)가 설립되었다.93 CTR 대상이 주로 무기제조 전문가들이므로 자신의 신분과 전력을 숨기려 고 이력서를 충실히 작성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또한 무 기제조에 관여했었다고 거짓말을 하고 보충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소련해체 시점인 1992년에 나이가 18세 이하 였던 사람들은 무기제조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는 등 간접적 인 방식으로 경력을 확인하기도 했다. STC에 근무하는 과학자들의 봉급은 일급 35달러로서 1999년 이후 고정된 액수이며, 과학기술자가 거주하는 지역에 따라서 생활의 편차가 매우 심한 것이 문제로 등장 했다.

(1) 러시아

미국과 구소련의 인력전환 작업은 초기에는 ‘실험실 對 실험실’

(Lab-to-Lab) 협력으로 시작했고, 이런 협력이 점차 확대되어 국제

과학기술연구센터로 발전했다.94 미국 연구소의 한 실험실이 소련 연

93_ISTC의 경우 재정지원을 하는 국가는 캐나다, 미국, EU, 일본, 노르웨이, 한국 등이고, 혜택을 받는 과학기술자들의 출신국가는 러시아, 아르메니아, 벨로루시, 조지아,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및 타지키스탄 등이다.

94_Siegfried S. Hecker, “Hearing of the United States Senate Committee on Appropriations,” Subcommittee on Energy and Water Development, April 30, 2008, p. 3, <http://cisac.stanford.edu/publications/hearing_of_the_united_

states_senate_committee_on_appropriations_subcommittee_on_energy_and_

water_development>.

북한 비핵화 추진시 한‧미협력 99 구소 내의 실험실과 자매관계를 맺고 연구협력을 추진한 ‘Lab-to-

Lab’ 협력 프로그램은 아주 유익했다는 것이 초기부터 관여했던 전

로스알라모스 연구소장 헤커 박사의 증언이다.95

2002년 11월 2일~2003년 1월 23일까지 러시아의 30개 연구기관 에 종사하는 602명의 과학자(물리·화학·생물 등의 분야)를 대상으로 현지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CTR 프로그램이 이들의 의식에 아래와 같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96 602명의 조사 대상자

(WMD 관련 과학자)들 가운데 독일에 거주할 기회가 주어지는 경우,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일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과학자들은 전체의 71%였고, 그 다음이 이스라엘(29%), 인도(22%) 순으로서, 생활여건 이 좋은 독일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그림 Ⅳ-1> 참 조). 그 다음 북한(14%), 시리아(11%), 이란(10%), 이라크(6%)의 순 이었고, 네 나라를 합쳐 ‘불량국가’로 단순화했을 때, 불량국가(네 나 라 가운데 어느 한 나라)에서 직업을 가질 의향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전체의 21%이다. 즉 응답자 5명 가운데 1명이 불량국가를 위해서

WMD 분야에서 일할 용의가 있다고 대답했다.

95_Richard Stone, “News focus,” Science, January 13, 2006, p. 171.

96_Deborah Yarsike Ball and Theodore Gerber, “Russian scientists and rogue states: does Western assistance reduce the proliferation threat?”

International Security, Vol. 29, No. 4 (Spring 2005), pp. 50~77.

100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 전략적 협력에 관한 연구

그림 Ⅳ-1 다른 나라에서 일할 의향이 있는 WMD 과학자 분포: 러시아

어떤 조건하에서 WMD 혹은 이중용도에 관련된 일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외국회사가 요청할 경우 응할 수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

(<그림 Ⅳ-2> 참조). 예를 들어, 외국의 독재국가가 요청하는 경우에

는 일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87%이고, 민주국가의 요청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대답은 76%였지만, 외국의 회사가 요청하는 경우에는 일하 지 않겠다는 응답이 41%로 줄어들었다. 요청대상과 관계없이 봉급이 충분하고 일이 흥미있는 경우에 요청에 응할 수 있다는 답변이 많았 다(독재국가: 7%, 민주국가: 14%, 외국회사: 31%).

북한 비핵화 추진시 한‧미협력 101 그림 Ⅳ-2 WMD·이중용도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 러시아

러시아 WMD 과학자들에 대한 설문조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첫째, 전체 WMD 과학자의 20%(5명 가운데 1명)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북한, 시리아, 이란, 이라크 등 불량 국가에서 일할 수 있다고 답변함으로써,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둘째, 많은 과학자들이 외 국회사가 요청할 경우 WMD 혹은 이중용도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 고 답변함으로써, 이들이 외국회사에 대해서는 경계심이 약하다는 것 을 보여주었다. 이런 사실을 악용한 테러집단이나 불량국가가 외국회 사를 중계지로 확산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102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 전략적 협력에 관한 연구

(2)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과학기술연구센터(STCU)에서 혜택을 받는 과학기술 자들은 주로 우크라이나와 우즈베키스탄 출신들인데, 특히 우즈베키 스탄에서 CTR 관련 전문가를 추방하거나 비자를 금지하고 스파이라 고 모함하는 등 작업방해를 많이 했다고 한다. CTR 지원을 받는 러 시아의 수백 개 연구소들은 상위 조직이 어떤 기구냐에 따라서 CTR 에 대한 상이한 입장을 보였다. 예를 들어, Academy of Science에 속한 연구소들이 가장 우호적이었고, 국방부 산하 기관들의 경우 접 근하는 데 가장 애로가 많았다.

2006년 10~12월 우크라이나의 7개 도시에 소재한 26개 연구기관 에 종사하는 1,009명의 과학자(물리·화학·생물 등의 분야)를 대상으 로 현지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CTR 프로그램이 이들의 의식 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97

1,009명의 조사 대상자(WMD 관련 과학자)들 가운데 독일에 거주

하면서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일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과학자들은 전체의 69%였고, 그 다음은 중국(42%), 인도(36%), 이스라엘(35%) 순으로서,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생활여건이 좋은 독일에 대한 선호도 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그림 Ⅳ-3> 참조). 그 다음 시리아(19%), 북한(18%), 이란(18%), 파키스탄(16%)의 순이었고, 불량국가(시리 아, 북한, 이란 가운데 한 나라)에서 직업을 가질 의향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전체의 28%이다. 즉 응답자 3.5명 가운데 1명 이상 불량국

97_Deborah Yarsike Ball and Theodore Gerber, “A survey of Ukrainian scientists: assessing proliferation risk and the effectiveness of the STCU,”

presented to the Bureau of International Security and Nonproliferation, Office of Cooperative Threat Reduction, September 28, 2007.

북한 비핵화 추진시 한‧미협력 103 가를 위해서 WMD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젊은 남성이고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불량국가에서 일하려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Ⅳ-3 다른 나라에서 일할 의향이 있는 WMD 과학자 분포 : 우크라이나

어떤 조건하에서 WMD 혹은 이중용도에 관련된 일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러시아에서와 같이 외국회사가 요청할 경우 응할 수 있다는 대답이 많았다(<그림 Ⅳ-4> 참조). 예를 들어, 외국의 독재국가가 요청하는 경우에는 일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81%이고, 민주국가의 요 청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대답은 90%였지만, 외국의 회사가 요청하는

104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 전략적 협력에 관한 연구

경우에는 일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53%로 줄어들었다. 역시 러시아와 동일하게, 요청대상과 관계없이 봉급이 충분하고 일이 흥미 있는 경 우에 요청에 응할 수 있다는 답변이 많았다(독재국가: 14%, 민주국 가: 8%, 외국회사: 30%).

그림 Ⅳ-4 WMD·이중용도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 우크라이나

북한 비핵화 추진시 한‧미협력 105 우크라이나 과학기술연구센터, 즉 STCU가 우크라이나 출신의 과 학자들이 자립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주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응답자들의 68%가 어느 정도 만족한다고 답변했고, 프로젝트 책임자 의 긍정적인 답변(73%)이 단순 참여자(66%)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 났다(<표 Ⅳ-1> 참조). 그러나 프로젝트 책임자와 참여자 간의 차이 는 통계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표 Ⅳ-1 STCU가 우크라이나 과학자들의 자립에 도움이 되었는가?

전체 응답자 프로젝트 책임자 프로젝트 참여자

Very 12% 15% 11%

Somewhat 56% 58% 55%

Not very 24% 23% 24%

Not at all 4% 2% 4%

Hard to say 5% 1% 5%

STCU를 통해서 지원을 받은 각종 활동 가운데 무엇이 가장 유익 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연구비 지원(90%)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 고, 그 다음으로 회의 개최(69%), 여행경비 지원(66%) 등의 순이었 다(<표 Ⅳ-2>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