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관리 주체의 문제점
디지털증거의 관리 연속성과 관련하여 대부분의 문제는 관리 주체 에서 비롯된다. 디지털증거의 압수단계에서 처분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관리의 주체는 수없이 변경 될 수 있다. 수사단계에 서 디지털 증거의 전문적 지식을 갖춘 수사관이 적법절차를 준수하 여 압수 및 분석을 거쳤다 할지라도, 이를 송치·수리·영치 하는 과 정에서 관리의 주체가 계속 변경되기 때문에 관리연속성은 확보되 지 않을 위험이 상존한다.
사법경찰관(특별사법경찰관 포함) 송치수리의 경우, 직접 압수에 참여한 경찰관이 디지털증거를 송치하는 것이 아니라 각 경찰서 송
33) 검찰압수물사무규칙 제5장 검찰청 이외 보관 증거물. 제69조 내지 74조.
치 담당자가 일반 압수물과 함께 검찰로 송치한다. 디지털증거의 비 가시성으로 인해 매체 자체가 유체물인 증거물로 여겨질 수 있어 송치 담당자의 의식 부재로 인하여 증거가 변질·훼손될 가능성이 높 다. 그러므로 디지털 증거의 특성을 고려한 송치 방법의 개선 또는 전송시스템의 구축이 절실하다.
한편, 수리 및 영치과정에서 검찰청의 압수 및 영치 담당자가 디 지털 증거에 대한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도록 되어있는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디지털 증거만이 특별히 관리 될 여지는 없다. 중앙지방검 찰청의 경우, 전자창고를 두어 전자정보매체를 일반 압수물과 별도 로 보관하고 있지만 전자정보라는 특성이 분류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전자창고에 보존 되는 전자정보매체는 부피가 커 일반압수 물 보관 창고에 보관하기에 부적절하기 때문에 분류하여 보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피가 작은 노트북, USB, HDD 등은 일반압수 물창고에 유체물인 일반압수물과 같은 방법으로 보관·관리 되고 있 다.
최근 기본권으로서 재산권의 가치가 중요하게 여겨지며 각 검찰청 압수 담당자는 수리 및 처분에 관한 교육34)을 필수로 받도록 되어 있는데, 이 교육과정에 디지털 증거에 관한 내용은 거의 포함 되어 있지 않다. 압수 담당 수사관이라도 디지털 증거에 대한 기초 교육 을 시행하여 의식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매일 수리해야 할 디지털 증거는 늘어나고 있어 현실에 맞는 교육 시행이 시급하다.
34) 압수 담당이 된 수사관을 대상으로 법무연수원에서 시행하는 교육이다. 이는 대 검찰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디지털 포렌식 전문 수사관을 양성하는 교육과는 구별 된다.
디지털증거의 관리연속성과는 직접 관련성은 적지만 이 논문 제5 장에서 다룰 개선 방안과 관련된 문제점을 언급할 필요가 있어 처 분단계에서의 문제점을 살펴보겠다. 처분 단계에서의 관리 주체의 문제점은 디지털증거의 폐기와 관련 된다. 실무상 디지털증거를 담 고 있는 전자전보매체의 처분 또한 일반 압수물과 같이 물리적으로 폐기한다. 디지털증거를 폐기 처분을 할 경우35) 기존 유체물인 압수 물의 물리적 폐기와는 달리 전자정보매체를 조작하여 삭제하여야 한다. 실제로 매체에 저장되어있는 어떠한 데이터를 삭제한다고 하 여 해당 데이터가 완전 삭제되는 것이 아니며 메타데이터에 변경된 데이터의 상태로 남아있고 복원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전문성을 갖 춘 관리 주체에 의하여 완전 삭제 할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과 프라이버시권이 강조되는 현실을 비추어 전문성을 갖춘 주체에 의한 처분이 필요하다.
나. 관리 규정의 문제점
현존하는 디지털증거의 관리연속성과 관련된 규정36)은 ‘검찰압수 물사무규칙’, ‘디지털증거물 압수·처리 및 보관에 관한 규정’, ‘대검찰 청 지침’ 등이 있다. 그러나 위 규정들을 있는 그대로 실무상 적용 하기에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 전자정보 저장매체 자체 또는 전자정
35) 압수물의 폐기는 사건종결 전 검사의 압수물건처분서에 의하거나 법원의 몰수 판 결이 확정 되었을 때 해당 압수물이 무가물인 경우에 행한다.
36) 김기범/김일권, “형사사법기관의 디지털증거 전송체계 도입방안” 「형사정책연구」
제28권 제4호, 2017. (2017.7.26. 시행 “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을 디지털증거 관련 규정으로 이해하여 이 법을 개정하여 디지털증거의 전송체계를 전자화 하여 야 한다는 견해 - 형사 사법 분야의 대국민 서비스와 관련성이 더 크므로 이 논 문에서는 논외로 한다.)
보로부터 축출된 정보의 출력물이 디지털 증거의 대부분을 차지하 고 있는 현실에서 디지털증거는 위 규정들 중 어떠한 규정도 실질 적 적용이 어렵다. 다루어야 할 압수물은 디지털증거 고유의 특성을 가진 전자정보이지만 외관상 유체물인 압수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디지털 증거물은 ‘검찰압수물사무규칙’상 특 수 압수물이 아닌 일반 압수물로 분류되면서 문제가 시작된다. 디지 털 증거를 일반 압수물로 분류됨은 전자정보인 디지털 증거가 유체 물인 증거물과 같은 것이라는 담당자의 인식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디지털 증거의 특수성을 간과한 업무수행으로 이어진다.
‘디지털증거물 압수·처리 및 보관에 관한 규정’은 2016년 개정을 통해 디지털 증거물의 관리 부분을 신설하였는데, KICS에 저장된 전자정보 중심의 개정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대부분의 비중을 차치 하는 송치 수리된 디지털 증거를 취급하는데 이를 적용하기 쉽지 않다.
처분에 있어서, 대검 지침37)상 몰수선고 나지 않은 D-NET보관 디지털증거는 재산적 가치가 없는 복제된 전자정보이며 피 압수자 등에게 “수사 또는 재판 목적 소멸 시 전자정보 폐기예정”임을 사전 고지하므로 보관목적이 없어진 디지털 압수물을 폐기하도록 되어있 다. 사본인 디지털 압수물을 폐기하는데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기본 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어떠한 방법으로 폐기 할 것인지에 관한 규정, 재산적 가치가 있는 매체 자체를 누구에게 환부 할 것인가에
37) 대검찰청. 디지털 수사과, 압수대상으로서의 디지털증거 관리 매뉴얼. 2017.2.
관한 규정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처분 규정의 부재는 적법절차 및 개인정보보호 등의 법적 쟁점과 관련하여 문제 될 수 있다. 개인의 정보와 사생활이 대부분 정보화 되어있고, 그 정보들은 대부분 디지 털화 되어있는 현실에서 피환부자의 특정문제와 디지털데이터의 폐 기 문제는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 관리 시스템의 문제점
검찰에서 디지털증거를 다루는 시스템으로 형사사법통합시스템 (KICS), 디지털수사시스템(D-NET)이 마련되어있고, 디지털증거데 이터패키지를 활용하여 수사 기관 간 송치단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시스템 구현 목적에 맞는 실질적인 활용 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KICS는 법무부, 검찰 법원, 경찰 등 형사사법기관이 공통으로 사 용 하도록 마련된 시스템이지만 전자전보의 전송 등 디지털증거와 관련하여 업무적상 적절하게 사용되지 않고 있다. 특히, 경찰청 사 건관리시스템인 경찰 KICS를 통해 디지털증거의 분석 메타정보, 사 건 메타정보 등을 구성하여 검찰 KICS로 송치하도록 시스템이 구 축 되어있지만 실질적으로 검찰청 압수계에서는 압수물 목록 정도 가 전송 되고 있다. 송치기관으로부터 전송된 압수물 목록이 제대로 구성되어 있지 않은 경우, 압수물이 전자정보인지에 여부에 대한 식 별이 어려워 관리 및 처분 시 문제의 소지가 있다.
검찰은 디지털증거의 관리를 위해 디지털수사지원 시스템 (D-NET)을 내부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D-NET을 통해 디지털증거
의 압수지원, 분석 및 관리가 가능하고, 책임자를 지정과 관리 및 처분을 특별히 관리 하고 있으므로 관리연속성이 매우 잘 유지될 수 있다. 경찰과 특별사법경찰관 또한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기존 시스템을 개선하여 공유할 필요가 있다.
2014년 검찰에서는 디지털 증거 송치 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관리 연속성을 확보하고자 ‘디지털증거데이터 패키지’38) 시스템을 개발 하였다. 디지털증거데이터 패키지는 디지털증거가 확보된 이후 기관 간 유통 시 디지털증거와 해당증거에 가해진 행위를 모두 기록 관 리함으로써 효율적인 디지털 증거 관리가 가능하도록 표준화된 절 차를 구축하고 있는 시스템이다.39) 위 시스템을 이용하면 송치 및 영치 단계에서 디지털증거의 무결성과 관리 연속성을 확인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처분 단계에서도 모든 이력정보가 기록되기 때문에 신뢰성을 확보 할 수 있다. 위 시스템은 RDX40)라는 매체를 사용함 으로써 안정성과 재활용성에 있어 효과적임에도 사용방법에 대한 인식 부재와 예산 부족으로 활발하게 사용되어지고 있지 않다.
38) KS 표준고시(표준번호 :KS X 1220. 고시번호 : 2014-0782) 39) 이인수, 디지털증거 확보 체계, 4면. 2016.10.
40) RDX는 이동식 디스크 드라이브를 보유하는 도킹 스테이션으로 구성된다. 도킹 스테이션은 외부 장치로 사용할 수 있다. 디스크 드라이브는 테이프 드라이브의 대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백업 및 복원 장치이다.
“https://www.ibm.com/support/knowledgecenter/search/RD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