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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패권전략: 신보수주의의 세계전략

II. 동아시아 지역질서 변화에 관한 이론

1. 미국의 패권전략: 신보수주의의 세계전략

가. 기본방향

클린턴 행정부는 탈냉전기 세계질서가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지역정 세의 불안정, 구사회주의권의 민주화 개혁의 실패 위험, 경제위기 등 4대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인식에 기초를 두고 굳건한 안보를 바탕으로 국제관계에 적극 개입(engagement)하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전세 계적으로 확대(enlargement)한다는 것을 세계전략의 기본방향으로 삼 았다.86 클린턴 행정부는 미국의 국가이익을 넓게 정의하는 「자유주의 적 국제주의」(liberal internationalism)에 입각하여 양자동맹뿐만 아 니라 국제기구, 다자주의, 인권 등을 중시하는 대외정책을 추구하였다.

또한 전진적 개입정책(forward engagement)을 통하여 예방외교 (preventive diplomacy)를 바탕으로 개입정책에 의한 적대국가 변화

86The White House, A National Security Strategy of Engagement and Enlargement (Washington, D.C.: U.S. Government Printing Office, July 1994).

를 추구하며, 분쟁지역 평화유지활동에 적극 참여하였다. 이에 따라 「개 입과 확대의 안보전략」은 강력한 군사력과 미군의 해외주둔을 바탕으 로 한 안보능력 제고, 경쟁력 강화를 통한 미국 경제 활성화, 구동구 사회주의권 민주개혁 지원 등을 핵심내용으로 하고 있었다.87클린턴행 정부는 개입과 확대전략(engagement and enlargement)을 통해 전세 계적 수준에서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확대 재생산하고자 하였다.88 클린턴 행정부 1기(1993-1997)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미국이 다자주의적 협력을 주도하는 ‘방어적 자유주 의(defensive liberalism)’의 색채를 띠었다. 그러나 재선 후 2기 클린 턴 행정부는 유고 공습 등과 같이 군사적 수단을 동원하여 ‘민주적 평 화(democratic peace)’를 확산시키려는 ‘공세적 자유주의(offensive liberalism)’의 양상을 보이는 등 일방주의적 대외정책을 구사하였다.

소말리아, 하이티, 보스니아, 코소보, 북한 등에 이르기까지 미국주도 의 세계질서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클린턴의 세계전략은 미국 의 사활적 이익이 결부되지 않는 지역적 분쟁에 개입했다가 목표를 상 실하고 철수함으로써 클린턴 행정부를 승계한 부시행정부는 미국의

87당시 국가안보전략의 이론적 기반을 제시한 레이크(Anthony Lake)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은 클린턴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실용주의적 신윌슨주의(neo-Wilsonianism) 라고 설명하여 현실주의적 성향과 이상주의적 성향을 절충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

Douglas Brinkley, “Democratic Enlargement: The Clinton Doctrine,” Foreign Policy (Spring 1997), pp. 111-127; 이범준, “탈냉전기의 미국 외교정책: 클린턴 독트린의 이론과 실제,” 이범준 공저, 미국외교정책: 이론과 실제 (서울: 박영사, 1998), pp. 1-25 참조.

88미국 클린턴 행정부는 이러한 전략에 입각하여 대소봉쇄전략의 일환으로 실행된 북한에 대한 적대적 정책을 제네바 합의를 계기로 개입 성격이 강한 포용정책으 로 전환하였다. 미국 클린턴 행정부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정책의 일환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한반도 평화정착문제, 한․미 동맹체제 유지, 남북대화 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 등에 대북정책의 기본목표를 설정하였다. 우선 클린턴 정 부는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북한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개발․수 출 방지를 1차적 정책순위로 삼고 있었다.

사활적 이익이 전제되지 않는 개입은 자제하고 절제되어야 한다고 비판하고 미국의 전략적 이해가 달려 있는 곳에 개입해야 된다는 적 절한 개입(moderate intervention)을 주창하였다.89

부시행정부의 신보수주의 세계전략의 핵심은 세계질서유지라는 책 무를 미국이 떠맡음으로써 명실공히 미국의 패권에 기반한 국제체제 의 안정, 즉 ‘패권안정’(hegemonic stability)을 이룩해 나가는 것이 다.90 전통적 보수주의자들은 미국이 세계경찰 역할을 거부하고 제한 적이고 선택적인 개입을 강조하나, 신보수주의자는 오히려 보안관 역 할을 자처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평화유지활동도 유 엔이 아닌 미국이 리더십을 행사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신보수주의자 들은 미국이 중장기적으로 패권안정을 위한 대전략(grand strategy) 을 추구해 나가야 하며,91여러 개의(multiple) 동시적(simultaneous)

89백창제, “미국 외교정책의 일방주의의 기반,” 국가전략 , 제9권 1호, 통권 제23 호 (2003, 봄), p. 122. 부시 행정부는 국제문제에 대한 선택적 개입을 추구한다.

인도적 사태 발생 시 클린턴 행정부는 미국의 리더쉽 발휘를 강조해 왔으나, 부시 행정부는 정책적 우선 순위에 따라 미국의 개입이 선택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 로 판단한다. 부시 대통령은 선거운동과정에서 “미국의 국가이익과 별 관련이 없는 지역에 미군을 파병해서는 안되며, 이들 지역의 국민들이 직접 해야 할 소위 ‘국가 건설’(nation-building) 작업에 미국이 직접 개입해서는 곤란하다”고 언급한 바 있 다. 따라서 부시 행정부는 인도적 군사개입 보다는 사활적 이해관계가 걸린 지역을 중심으로 국제문제에 선택적으로 개입하려고 한다.

90신보수주의 전략가인 Robert Kagan(카네기재단)은 그의 저서 Of Paradise and Power(2003)에서 “국제문제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차이는 본질적으로 ‘총 을 든 사람’과 ‘칼을 든 사람’과의 차이, 즉 힘의 차이(power gap)이므로 양측의 세계관이 같다거나 같은 전략문화를 갖고 있다는 식으로 가장하는 행위는 중단해 야 한다”고 역설하고, 결국 미국이 세계질서 유지라는 책무를 혼자 떠맡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91미국의 아프간 전쟁 입안 과정에 핵심 인물로 관여했던 Zalmay Khalilzad 박사는 랜드 연구소 전략보고서 시리즈 중의 하나인 미국의 새로운 전략과 군사배치 (The United States and Asia: Toward a New U.S. Strategy and Force Structure)에서 ①중국에 대한 견제 강화, ②일본의 헌법 개정과 군사력 강화,

③인도와 중앙아시아에 대한 중시, ④러시아․중국․인도 어느 나라도 패권국이 되지 않는 세력균형 추구, ⑤구소련과 북한의 위협을 감안해 동아시아에 집중하

권역전쟁(theatre wars)에서 결정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주창한다.

2001년 등장한 부시 행정부는 전임 클린턴 행정부가 미국의 전략 적 이익에 따른 신중한 개입을 행하지 못하고 방만하게 개입을 남발 하여 미국외교의 위기를 초래하였다고 진단, ①미국적 국제주의, ② 국제문제에 대한 선택적 개입, ③동맹우선주의 등 세 가지 원칙에 입 각, 전통적 보수주의에 가까운 ‘방어적 현실주의’ 외교를 표방하였다.

그러나 9․11 이후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힘을 통한 평화를 구현한다는 목표아래 신보수주의자들의 주장, 즉

①미국적 국제주의 강화, ②재래식․핵전력 증진을 통한 대테러정책 수행, ③선제공격(preemptive strike) 독트린 도입 등을 받아들여

‘공세적 현실주의’ 외교를 선보이게 되었으며, 이 세 가지 요소가 미

국 신안보전략의 핵심으로 등장하였다.92

부시행정부 안보전략의 궁극적 목표는 미국중심의 평화(Pax

Americana), 즉 미국중심의 단극적(unipolar) 세계를 창출하는 것이

며, 이는 곧 미국의 원칙과 이익에 맞는 국제안보질서를 창출하는 것 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부시행정부의 신보수주의자들은 미국의 군 사력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개선해 감으로써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수 있는 경쟁국의 등장을 저지하려고 한다. 21세기 미국의 패

고 있는 미군을 남쪽으로 이동하고 미국령 괌(Guam)을 군사력의 중심으로 하는 미군의 지역능력 향상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대전략은 신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 ‘자유를 위한 세력균형’으로 나타났다.

92신보수주의자들은 클린턴 행정부의 ‘민주적 평화’ 개념을 받아들이고 군사력 활용 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공세적 자유주의’로서의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 회의 요구와 미국의 이익의 ‘조화’를 추구하는 인도주의적(humanitarian) 개입 보다는 철저히 미국의 이익에 입각한 전략적(strategic) 개입을 중시한다는 점에 서 ‘공세적 현실주의’로 분류된다. 이에 대해서는 김성한, “미국의 신보수주의 이 념과 전략,” p. 6 참조.

권을 위협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 높은 국가로 중국을 지목하고, 미 군의 전진배치전략을 통해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고 중국의 정권교체 (regime change)까지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부시 행정부의 신보수주의자들이 추구하는 미국적 평화는 세계질서를 국제법규와 비강제적 수단에 의해 유지하려는 ‘칸트적 영 구평화’(Kantian perpetual peace)라기보다는 점점 더 군사적 수단 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홉스적 평화’(Hobbesian peace)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미국 네오콘들의 정책적 기조가 군사력 중심의 일방주의 적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93일방주의의 기반은 힘이다. 압도 적인 힘의 우위를 지닌 국가는 협소한 단기적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 고, 자신의 힘의 우위가 재생산되는 국제체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함으 로써 중장기적 국익을 향유할 수 있다. 힘의 우위를 지닌 국가는 일 방주의적 정책을 통하여 타국에 대한 위협을 제기하거나 국제적 공 공재의 공급을 차단하여 국제질서를 교란할 수도 있다.

부시행정부는 다자주의보다는 일방주의를 선호한다. 물론 부시행정 부는 다자주의를 중시하지만, 미국의 국가이익과 합치하지 않는 다자 주의는 배격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모두 미국의 세계적 지도력 및 국익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전통적 안보문제 뿐만 아니라 기아, 질병, 환경 등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개입주의적 경 향을 보이고 있는 반면, 공화당은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하는 현실주의

93여기에는 잠재적 적대국이나 불량국가들이 조만간에 체제 변화를 달성하기가 쉽 지 않으며, 설사 가능할지라도 미국의 개입(engagement)에는 많은 경제적 비용이 요구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현실주의적 보수주의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 인다. 그러므로 부시행정부는 대외정책의 수단으로 외교적 협상보다는 군사력을 바탕으로 하는 압박정책 및 군사적 대응을 선호한다. 더욱이 세계평화, 민주주의 및 번영 등의 가치 수호를 위해 보상적 차원에서의 개입정책은 효과를 기약할 수 없는 유화정책으로 비판하고 단기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군사적 조치를 포함한 압박정책을 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