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 발전과 남북경협 111
역시 면밀하게 분석되어야 할 것이다. 즉, 남한의 대북 경협은 인도 적 차원의 지원과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한 상징적 경제협력사업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시장기구의 작용 하에 북한경제의 지속적 성 장을 위한 메커니즘을 형성하는데 정책의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 이다. 즉 남북한간의 경제협력은 시장기구와 소유제도의 다양화라는 전제 하에 북한경제의 내부축적의 제약요인을 해소함으로써 북한 생 산구조의 시장지향적 축적을 가능하게 하고, 효율적인 사용을 통해 확대 재생산이 가능하도록 기여함으로서 시장경제 부분이 북한경제 의 지속적 성장을 유도하게 하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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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한 합의는 곧 북한에 대한 대규모 경제지원을 수반할 수 있으며, 이 경우의 대규모 지원이 반드시 북한 경제체제의 근본적 체질 개선 과 지속적 경제성장으로 연결된다는 보장은 없다. 대북 경제정책과 관련, 우리의 정책적 딜레마는 경제적 정책수단을 북한 핵문제 해결 과 북한경제의 근본적 개혁이라는 두 가지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활 용해야 하는 모순에 기인한다.
다행히 북한 핵문제 해결의 대가로 지불할 대북 경제지원이 북한 경제의 개혁개방을 동시에 유도할 수 있다면 문제는 간단하지만 그 렇지 않을 경우, 정책목표와 정책의 파급효과에 대한 심각한 고려와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 한 경제적 보상과 북한경제의 근본적 개혁 및 발전을 위한 경제논리 의 경협사업은 구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핵문제와 관련된 경제보 상은 정치 및 안보논리(안보를 위한 비용)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며, 북한경제의 개혁과 발전을 위한 경협사업은 철저히 경제적 파급효과 와 비용의 관점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주목할 것은 지금까지의 남북경협은 교역부분과 기타 투 자성격의 경협사업, 그리고 인도적 지원 등의 북한에 대한 일방적 지 원으로 구성되었으며, 기본적인 특징은 북한경제의 발전 및 지속적 인 개혁 개방을 뒷받침한다는 논리보다는 남북한간의 합의를 출발점 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앞에서 제기했던 경제성장의 two-gap
model에서 내부 자본 부족을 보완할 수 있는 수출 또는 외자유입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시장기구에 의한 효율적 자원배 분 기제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한다. 즉 북한경제가 ‘개혁의 고속도 로’에 진입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한 것이다.
앞에서의 분석대로 아직 북한경제가 개혁의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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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보기에는 어려우며, 앞으로도 북한지도부는 (대내, 대외적) 정치 적 고려에 의해 zigzag형 개혁노선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남북한간 합의에 의한 경제협력 사업으로부터 북한이 기대하는 것은 개혁의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는 연료 공급보다는 북 한당국의 경제적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가용자원 획득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이와 같은 가설을 받아들인다면 남북합의에 의한 경협사업 확대와 북한경제의 지속적 발전 가능성간의 상관관계는 상 당히 낮게 되는 것이다. 향후 남북경협사업의 개선 방향은 남북한 합 의에 의해 추진되는 경협사업이 북한경제의 지속적 성장 및 체제전 환을 위한 사업으로 발전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북 한의 개혁 개방 조치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대북 경제협력 사업의 구상이 필요하다. 특히 북한의 취약한 공급 능력을 제고하고, 시장경 제를 정착시킬 수 있는 민간투자의 확대가 요긴하다.
우리는 여기에서 북한의 효율적인 체제개혁과 경제발전을 지원하 기 위한 남북 경협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 제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첫째, 북한의 개혁・개방 노력이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는 핵문제의 해결이다. 핵문제 해결 없이 북한 이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시장, 자본, 기술을 확보하기란 불가능하며 남북 경협사업 역시 제한적인 틀 속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둘째, 비록 핵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지속적 경제성장 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개혁의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위한 톨 게이트를 통과해야 한다는 전제이다. 북한의 개혁이 본격적인 시장 화의 단계에 진입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간단한 평가기준으로는 북 한의 경제계획 범위 축소, 기업의 직접판매 비중, 그리고 기업의 형 태가 앞의 <표 2>, <표 3>, <표 4>에서 제시한 중국의 1985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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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까지 도달했는지 여부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부문별 남북 경협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북한경제의 체제적 여건 판단을 위한 보 다 세밀한 기준으로는 앞에서 제시했던 부문별 판단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한이 개혁의 고속도로에 진입하지 못하고 정책 적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경우, 북한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남북 한간의 본격적 경제협력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며, 대형 경협사업 역 시 높은 투자 리스크를 가질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경제의 발전을 위한 남북경협 정책과 관련하여 또 다른 주요 이슈는 사업에 필요한 재원조달과 사업 추진 주체의 문제이다. 남북 경협 사업을 위한 재원조달과 관련, 당분간 국제금융기구 등으로부 터의 대북 지원 및 차관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려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는 남북협력기금의 활용과 민간차원의 투자이다. 그 동안 단기간 동안 실현되기 어려운 장기사업 및 통일비용적 용도의 재원 까지를 포함하여 협력기금의 규모가 지나치게 작다는 견해가 제기되 기도 했으나, 통일비용과 남북협력기금의 개념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통일비용은 일반적 정의에 따르면 그 해당 영역이 방대하며, 통일 의 시기나 방식에 따라서 큰 폭의 변화를 보일 수 있고, 사후관리 비 용적 성격이 강하므로 사전(事前)에 비축해 둔다는 것은 기회비용의 관점에서 낭비라고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통일비용 조달과 관련된 정책은 위기관리방안의 일환으로서 유사시에 어떻게 재원을 조달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 마련에 대한 구상으로서 충분할 것이다. 협력기 금의 용도를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 및 사회문화 교류지원과 북한 이 개혁을 추진하는 과도기에서의 남북 경협사업 여건 조성(남북한 철도 도로 연결을 포함한 인프라 건설비용 등) 비용 등으로 제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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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매년 1조원(10억 달러) 수준의 기금 조성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 으로 판단된다. 북한의 개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남북한 경제협력 사업의 범위가 확대되는 경우, 대규모 경협사업은 민간차원의 컨소 시엄 구성이나 project financing 등을 통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한편 남북경협 사업의 구체적 사업 추진주체로는 민간기업이 중심이 되고, 정부는 경협사업 환경조성을 위한 남북관계 진전 및 제 도적 장치 마련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한 역할분담이 될 것이다.
북한이 개혁의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이전 남북경협 사업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개성공단 개발과 금강산 관광특구사업 및 남북한 철 도 도로 연결사업, 그리고 시범적인 투자사업 등으로 국한하고 이들 사업의 안정성 및 수익성 유지를 위한 여건조성에 주력하는 것이 바
람직하다. 일단 추진 중인 사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이전 남북한
간의 합의만으로 새로운 대형 경협사업을 추진한다면 상당히 큰 경 협 리스크를 떠 안게 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만약 현실화되 는 경우, 남북경협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며, 우리 국민들의 대북한 신뢰도 역시 떨어지는 결과를 낳게되므로, 장기적 남북경협 사업에 대한 여론 공감대 형성이 불가능해 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리스크 관리차원에서의 기본적인 남북경협은 특구개발 및 수 익성 확보→북한 내부 여건 개선(본격적 개혁), 경협거점 확대→시 장논리에 의한 남북한 생산요소의 결합 단계를 거쳐 점진적으로 추 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과정에서 북한경제의 시장화와 소유제 도 다양화를 위한 시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구체 적인 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
116 북한경제와 남북경협: 현황과 전망
2. 북한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한 단계별 남북경협 사업 시안(試案)
부문/단계 구
분 제1단계
(핵문제 해결과정) 제2단계
(핵문제 해결) 제3단계
(북한경제 시장화)
수송 목
표‧남북 철도‧도로망 연계 ‧남북 물류망 구축 ‧TSR‧TCR‧역내물류망구
축
‧남북 항운망 구축
사 업
‧철도/도로 연계 로드맵 작성(경제적 타당성 검 토)
‧남북 기술표준 통일
‧북한지역 수송망 개보 수 국제 컨소시엄 구성
‧물류단지 건설(화물터미 널/컨테이너시설/보관‧
집배송시설)
‧수도권 북부지역 물류기 지 건설
‧경제적 타당성 및 활용 가능성 검토(사전 작업)
‧연도 국가에 대해 우리 측 선결조건 제시, 재원 조달을 위한 국제협력
‧남북 항운망 구축
경협거점 개성공단
목
표‧개성공단 단지조성‧시범
사업 ‧개성공단 2‧3단계 사업
‧남한의 상주대표부 설치
‧북한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경협거점 구축
사 업
‧1단계 단지 조성(100만 평)
‧노동집약 중소기업 유치
‧개성공단 성공을 위한 수 송/전력 공급 문제 해결
‧개성공단 제조 상품의 판 로 확보를 위한 외교노력
‧제도적 장치 및 지원체계 마련
‧개성공단 2,3단계 단지 조성
‧개성공단에 기술이전형
사업 유치
‧외국인 투자 촉진
‧개성공단과 수도권 북부 남북 물류기지 및 인천경 제자유지역과의 통합성 제고
‧나진-선봉,신의주특구 활 용
‧남북한 연계비교우위 실 현
- 첨단업종 유치
‧북한내 경협거점 확산
‧주변국과 남북한경제의 통합성 제고(생산요소 활 용)
IT 목
표‧남북 IT교류협력 기반구
축 ‧북한내 교류거점 및 IT인
력 직접 교류 확대 ‧남북 IT산업 연계:규모경 제 및 비교우위 실현
사 업
‧바세나르협약 전향적 검 토
‧IT회의 북한참여 지원
‧남북한 통신망 연계 및 산업표준 통일 논의
‧북한 IT인력교육센터 건
립
‧지적재산권 협의
‧국제기구와 북한 IT기술 지원
‧평양 남북IT단지 건설
‧남한에서 북한인력 교육
‧남북 위성방송 인터넷 교 류
‧한중일 공통의 문화컨텐 츠 공동개발
‧동북아 역내 지적재산권 보호 체계 구축
‧남북협력 중국시장 진출
‧남북 단일통화권 실현
‧남북한 IT산업 통합을 통 한 규모의 경제, 비교우 위 실현
‧동북아 IT공동체 형성
관광 목
표‧관광교류 확대, 관광 인프
라 구축 ‧북한 관광자원 공동개발 ‧남북한 및 동북아 연계관 광 실현
사업
‧금강산 관광특구 건설
‧개성, 평양 정기 관광
‧비무장지대 평화광장 설 치‧남북한 연계관광 계획 마련
‧북한 관광자원 조사, 개발
‧북한 관광인력 교육
‧설악산/금강산 연계 국제 관광자유지역 조성
‧접경지역 생태관광지역개 발
‧남북연계관광 시행
‧동북아관광교통체계 구축
‧한/중/일/러 연계관광 개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