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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완결로서 죽음과 탄생에 대한 종합적 접근의 필요

생명은 탄생과 죽음으로 하나의 단위를 형성한다. 우리의 관심은 ‘잘 사는 것’과 ‘잘 죽 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림 Ⅱ-2] 삶의 두 가지 조건

죽음은 인간의 총체를 형성하는 결정적인 요소이다. 이러한 요소 때문에 탄생보다는 죽 음에 대한 철학적이고 문화적인 이해가 훨씬 더 많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죽음 이란 한 존재의 사멸, 부정의 의미이므로 여러 가지 인격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어떤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사멸시키는 하나의 행위로서 은유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것은 죽음이 철학적 사변의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어느 시대나 그 시대를 살아가는 문 화적 관습의 근거가 되기도 하며 더 나아가 예술의 핵심을 형성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한 물음을 모아보면 다음과 같은 것들을 꼽을 수 있다. 모든 인간 하나하나는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아는가? 인간은 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아는 가? 죽는다는 사실은 나쁜 것인가?

많은 심리학자들은 죽음에 대한 이해는 인간이 타고나면서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은 아니

라고 한다. 그보다는 죽음이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배워서 아는 것이라고 한다. 말하자 면 어린이들은 죽음에 대한 개념이 없다가 점차 주변의 죽음을 이해하고 죽음에 대한 가르 침을 통해서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이다. 또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다 죽는다고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죽음을 이겨낸 사람이 있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고 죽음이 필연적이라는 데 대해서 확고한 증거를 제시할 수도 없다.

생명의 출발로부터 시작해서 죽음에 이르는 긴 시간의 과정이 바로 삶의 전체이다. 하 지만 생명의 출발에 대한 이해도 여러 가지의 국면으로 나누어 이해할 수 있다. 나 자신의 물질적인 근거, 생물학적인 존재로서 나의 출발이다. 수정되어 태아 상태를 거쳐 하나의 성체가 되기까지의 나의 존재의 기원을 물질주의적으로 생물학적으로 묻는다.

또 하나는 철학적, 목적적으로 묻는 일이다. 즉 나는 이 세상에 왜 태어났는가 하는 것 이다. 나의 이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 목적을 묻게 되면 필연적으로 그것은 철학적, 윤리 적, 가치론적 입장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인간 종의 기원에 대한 물음도 물질주의적 생물학적인 근거를 추적하는 일과 존재론적 인, 목적론적인 원인을 추적하는 일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의 기원을 외부로부터 들어온 유기물이 원시 지구의 환경 속에서 성장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 지만, 두루미나 호박벌이 가져온 골칫거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느 것이 더 믿을 만하 냐라고 묻더라도 어떤 종류의 믿음을 말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처럼 인간이라는 한 존재의 기원과 소멸까지는 단순히 하나의 분과 학문으로서만 이 해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여러 학문, 특히 과학 기술적 접근과 인문주의적 접근 이 동시에 이루어짐으로써 그것에 대하여 보다 풍성한 이해를 유도할 수 있다. 이 강좌의 목적은 바로 삶에 대한 충실한 이해로서 탄생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며, 방법에 따라 그 방법론이 기대고 있는 합리론의 근거를 이해하는 것도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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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내외 연구 동향

MIT 컴퓨터과학연구소장으로서 ‘옥시즌 프로젝트(Oxygen project)’를 기획하여 세계인 의 정보 불균형(디지털 양극화)을 해소하려 했던 마이클 더투조스(Micahel L. Dertouzos) 는 <Scientific American> 1997년 7월호의 인터뷰에서 “300년 전 우리가 기술과 인문주의 를 떼어 놓았을 때 큰 잘못을 저질렀다. 이제는 이 두 개를 함께 제자리에 되돌려 놓을 때이다.”라는 언급을 한 바 있다. 그는 1998년 <What Will Be: How the New World of Information Will Change Our Lives(한국 번역서명 : 21세기 오디세이)>라는 도서를 빌 게이츠(Bill Gates)와 함께 엮으면서 정보화 사회가 앞으로의 미래를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전망을 한 데 이어, 새로운 세계에서는 정보의 편중, 정보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지 않는 ‘인문학적 감성과 시각’이 새롭게 요구된다는 의도를 내비친 바 있다. 그러한 생각은 더욱 깊이와 폭을 더하여 최근 <The Unfinished Revolution: Human-Centered Computers and What They Can Do For Us(2009)>라는 저서를 통해 한층 더 역점을 두고 강조된다.

‘옥시즌 프로젝트’ 이외에도 니콜라스 네그로폰테(Nicholas Negroponte)가 제창한

‘OLPC’ 프로젝트라든지, 영국 프리플레이 에너지(Freeplay Energy)사(社)가 제작한 라디오 (Freeplay Radio)나 스위스에 본사를 둔 사회적 기업인 베스터가드 프랜드센(Vestergaard Frandsen)사(社)가 보급하고 있는 저개발국 빈민들을 위한 정수기(LifeStraw) 등을 통해 전 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적정 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의 개념은 기술과 인본주의 적 인문학의 융합을 통해 인류의 삶을 개선하려는 소위 ‘따뜻한 기술(Friendly Technology)’

을 강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따뜻한 기술’ 속에는 기본적으로 기술 자체에 인간의 감성과 인문학적 상상력을 더한다는 뜻이 있다. 그렇지만 이 안에는 단순히 복지, 원조, 공여 등 시혜적 관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욕구, 수요를 인문학적으로 읽어낼 수 있고, 기술적 표준이 아니라 인간이 느끼는 행복과 만족감을 중심으로 과학기술을 마련해내는 인문학적 접근법은 천문 학적인 이윤과 산업 파급 효과를 창출하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예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애플 컴퓨터를 비롯한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 등의 혁신적인 제품들이다. 사용자 중심의 기술 개발은 ‘아이콘,

윈도우 폴더, 마우스, 손가락(햅틱) 조작’과 같은 이전에는 볼 수 없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를 만들어냈고, 기술의 패러다임 자체를 완전히 바꾸었으며, 고용 창출 등 산업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인문학이 과학기술을 무시함으로써 그 스스로 고립의 길을 걸어온 것이 사실이고, 동시 에 과학기술이 인문학을 도외시함으로써 인간을 배제하고 감성이 결여된 비윤리적이고 비 인간적인 문제를 야기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는 생명공학, 환경과학, 컴퓨터・

네트워크공학, 방위공학 등 과학기술의 첨예한 부분에서 드러나고 있으며 인류의 미래에 큰 우려를 던지고 있다.

국내에서의 상황은 이러한 상황에 맞물리면서, 동시에 한국의 학술 생태계의 존립과 맞 닿아 있다. 인문학의 위기가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 현상이 ‘전공 경쟁력’과 같은 지표로 환산되면서 인문학 전반이 비인기 전공으로, 이에 따른 교육 당국 과 기관의 조치도 보호보다는 퇴출 또는 전공 성격 변화, 교육 과정 변경 등으로 초점을 맞추어 대학의 학문 영역에서 인문학의 고사(枯死) 양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인문학의 위기가 한국 사회의 주요 쟁점으로 언급이 되면서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융합 연구가 인문학의 위기를 타개하는 방안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이론적인 흐름을 감지할 수 있다.

첫째, 인문학이 참신한 학제 간 연구 방법론의 개발에 소홀했으며, 과학기술에 대해서 도 조언자와 조력자의 역할을 제대로 못해 왔다는 점에 대해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타나 고 있다.

둘째, 칸막이형의 개별 학문의 지식만으로는 21세기 사회의 복잡다단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학문 간의 소통과 융합은 시대의 요청이며 필수불가결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셋째, 분과별 학문의 틀로만 이루어져 왔던 기존 교육으로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재 를 양성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학문의 후속세대 양성과 제도 교육 정책 전반을 융합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넷째, 융합적 사고를 통한 과학기술 개발은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기술력을 갖게 하는 원천이 되므로 고용, 경기 회복, 경제 발전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는 차세대 생산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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력을 찾고 있는 한국 정부의 정책 기조(agenda)로 강조되고 있다. 2013년 박근혜 정부의 출범 당시 ‘융합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음’을 강조하며 ‘융합을 위한 컨트롤 타워이자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는 전담 부서로서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할 것’임을 밝혔다. 이를 통해 정부 주도의 융・복합 장려 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되는 속에서 실천적인 방법론을 면밀히 찾아야 할 때임을 알 수 있다.

이제 이러한 이론적인 흐름에서 파악할 수 있는 주요 쟁점(issue)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앞서 제시한 국내외 학자들의 문제제기를 통해 대략 다음과 같은 이론적 이슈를 도 출해 볼 수 있을 듯하다.

① 테크네 인문학(Techne Humanities) : 연세대학교 미디어아트연구소 임정택 교수가 주창한 ‘테크네 인문학 선언(2008년)’과 관련한 담론. 테크네 인문학은 상상력과 테 크놀로지가 현대 인류가 상호 배타적이라고 편견을 가져 온 것과는 달리 매우 상보 적인 관계에 있다는 대전제에서 출발한다. ‘테크네’는 고대 그리스의 지식・예술・기술 이 통합된 개념어로서 ‘테크네 인문학’은 상상력과 테크놀로지의 조화를 통해 지식의 대통합을 추구하는 인문학으로 정의한다. 이성과 감성, 인간과 기계, 자연과 문명, 과학과 예술,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융합’을 추구한다.

② 인터랙션 사이언스(Interaction Science) : 인간과 기술이 상호작용하는 방법과 현상 에 대한 이론을 다양한 학제 간 접근을 통해 연구하는 학문으로서 정의되는데, 2009 년 성균관대학교에서 교과부 WCU 육성사업의 결과로 ‘인터렉션사이언스과(科)’ 설 치가 이루어지면서 논의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미래 산 업의 핵심 영역인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HRI(Human Robot Interaction), DMC(Digital Media & Contents) 분야를 핵심 분야로 보고, 인간과 기술이 상호작용하는 방법과 현상에 대한 이론을 다양한 학제 간 접근을 통해 분석 하면서 인간 중심의 기술을 통합하는 과학을 추구한다.

전자의 이론(테크네 인문학)이 대체로 ‘융합’을 추구하는 인문학적 가치를 우선하고 있 다면 후자의 이론(인터랙션 사이언스)은 ‘통합’을 추구하는 과학적 가치를 중요시하고 있 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를 통해 교육 영역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테마로는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