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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화물 인도와 관련한 보세창고의 책임

일반적으로 보세창고는 수입자와 수입화물의 보관을 위한 임치계약을 체결한 뒤, 운송인이나 운송인의 선박대리점으로부터 수입화물을 인도받아 장치하게 된다. 그 런데 만일 수입자가 선하증권이나 D/O를 제시하지 않고 보세창고로부터 수입화물 을 반출해 처분 후 도산하게 되면, 선하증권의 정당한 소지인은 사실상 수입자로부 터는 손해배상을 받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선하증권의 정당한 소지인은 운 송인, 선박대리점, 보세창고를 대상으로 수입화물의 멸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하 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 있어서 애초에 운송인이 선하증권과 상환 없이 화물을 수 입자가 지정한 보세창고에 양하하였기 때문에, 그에 대해 운송인에게 손해배상책임 을 묻는 것에 대해서는 이론이 적을 것이다. 그런데 선하증권의 정당한 소지인이 보세창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으려면, 보세창고가 선하증권이나 D/O와 상환하여 수입화물을 인도하여야 할 법률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이 논리적 전제 가 될 것인데, 보세창고에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이에 대해 기존 판례는 운송인과 보세창고 사이의 묵시적·중첩적 임치계약관계 이론으로 보세창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해왔다. 즉 운송인에게는 선하증권이나 D/O와의 상환으로 수입화물을 인도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운송인과 보세창고 사이 에는 묵시적·중첩적 임치계약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 계약관계에 기하여 보세창

130) 대외무역법이 개정되어 1997. 1.1. 부터 수입승인서 제도 자체가 폐지됨으로 인하여 수입승인서 원본을 통하여 은행이 수입자가 수입면허를 얻는 데 관여하는 것이 봉쇄되었고 그 결과 현재는 통관제도와 관련하여서 수입대금의 결제확보 기능이 전혀 없는 상태가 되었다.

고도 선하증권이나 D/O와 상환하여 수입화물을 인도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는 것이 다.

그리고 또 다른 학설인 제3자를 위한 계약이론에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수입자와 보세창고간의 임치계약을 말 그대로 제3자, 즉 운송인을 위한 계약으로 봄으로써 보세창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근거를 찾는다.131)

아래에서는 이와 같은 이론구성의 내용을 살펴보고 타당 여부를 검토한다.

1. 보세창고의 책임을 인정하기 위한 이론 구성

1) 묵시적·중첩적(또는 이중적) 임치계약이론

(1) 묵시적·중첩적 임치계약이론의 의의

묵시적·중첩적 임치계약이론은 보세창고에서의 화물인도와 관련한 분쟁에 있어서 우리나라 판례가 일관되게 취했던 이론구성이다. 이것은 화물이 수입되어 보세창고 에 장치될 경우 그 화물저장을 위한 임치계약은 실제로 보세창고와 화주인 수입자 사이에 체결되지만, 그와 동시에 운송인과 보세창고 사이에는 묵시적 임치계약이 중첩적으로 성립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보세창고는 하나의 수입화물에 대하여 수입자와는 명시적 임치계약을 그리고 운송인과는 묵시적인 임치계약이라는 두개의 임치계약을 맺게 된다. 그리고 그 묵시적인 임치계약에 따라 운송인은 여전 히 보세창고를 통하여 화물에 대한 지배를 계속하고 있고, 보세창고는 운송인의 이 행보조자가 되어, 운송인 또는 그가 지시하는 자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를 부담하 게 된다.132)

한편 운송인과 보세창고 사이의 묵시적 임치관계의 성립 근거는 보세창고가 수입 화물을 출고시 선박회사(운송인)의 D/O나 보세운송동의서를 제출받는 보세창고업 계의 운영 실태나 관행에서 찾고 있다.133)

(2) 판례

➀ 항공운송사건

본 글에서는 해상운송물 인도와 관련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법원은 항공운송

131) 이영철, 앞의 논문, 330~331쪽.

132) 최종현, “보세창고업자의 화물 불법인도에 대한 운송인의 채무불이행책임”, 『한국해법학회지』

제27권 제2호, 2005, 282쪽 ; 대법원 2004.1.27. 선고 2000다63639판결 ; 대법원 2006.12.21. 선고 2003다47362 판결 등.

133) 양석완, 앞의 논문, 2008, 457쪽.

물에도 마찬가지로 묵시적·중첩적 임치계약이론을 적용한 경우가 있는데 그 대표적 인 판례를 소개한다.

대법원은 “항공화물이 통관을 위하여 보세창고에 입고된 경우에 물건은 운송인의 지배를 떠나 수하인에게 인도된 것이 아니며, 이때 운송인과 보세창고 사이에 묵시 적 임치계약이 성립하게 된다. 보세창고는 운송인과의 그러한 임치계약에 따라 운 송인 또는 그가 지정하는 자에게 화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으므로 보세창고가 운송 인의 지시 없이 수하인이 아닌 자에게 화물을 인도함으로써 수하인의 화물인도청구 권을 침해한 경우에는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또 설사 보세창고가 관세행정법규상의 절차 및 통제(보세화물관리에 관한 고시)를 준수하여 반출하였더 라도 그것은 수입화물관리의 효율성 등 관세행정을 위한 것일 뿐이므로, 운송인과 보세창고 사이에 성립된 임치계약에 의한 보세창고의 주의의무에는 영향이 없다 할 것이다.” 라고 판시하였다.134)

➁ 해상운송사건

서울고등법원은 선하증권 소지자인 은행이 보세창고를 상대로 하여 제기한 소송 에서 “보세구역 내에 위치한 피고 보세창고들은 독립적인 지위에서 운송인들로부터 화물의 보관 및 그 인도 업무를 위임받아 처리하는 운송취급인의 지위에 있는 자들 로서 선하증권이 발행된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 창고들에게 는 운송인의 지시나 화물인도지시서, 혹은 선하증권과 상환 없이 화물을 제3자에게 인도하지 않을 의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 서류와 상환 없이 화물을 수입자에 게 반출하여 줌으로써 물건의 회수를 불가능하게 하였으므로 선하증권 소지인인 원 고의 화물에 대한 소유권을 위법하게 침해한 불법을 저질렀다 할 것이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들은 화물의 멸실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고 판시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인 보세창고들은 자신들은 수입자(또 는 수입자의 대리인)와 임치계약을 체결하였고 운송인들로부터는 화물 보관의뢰를 받은 바 없기 때문에 수입자(임치인) 또는 그 대리인에게 화물을 인도함에 있어 운 송인의 확인(지시나 D/O)을 거쳐야 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법원 은 “실무에서 수입화물의 보세창고 배정권한은 선사(운송인)가 가지고 있고, 보세 창고가 수입화물을 출고할 때 수입면장 외에 운송인의 화물인도지시서(D/O)나 보 세운송동의서를 확인하는 관행이 있다는 것은 일반보세장치장에 대한 화물의 임치 인은 운송인이고, 수입자는 단지 운송인에게 특정 보세창고로 배정할 것을 요청하 거나, 이를 중개 또는 대행하는 지위에 있음을 뜻한다. 또한 보세창고와 수입자 사 이에 별도로 명시적 보관계약이 체결되었더라도 채권관계는 중첩적으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운송인은 여전히 D/O에 의하여 보세창고에 대한 관계에서 화물을 지 배·통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라고 하며 보세창고의 책임을 인정하였다.135)

134) 대법원 1996.9.6. 선고 94다46404판결 ; 대법원 2004.1.27. 선고 2000다63639 판결.

또 부산고등법원은 운송인이 선하증권 소지인에게 배상한 후 이를 대위하여 보세 창고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에서 같은 논리로 “운송인은 법률상 당연히 당해 화 물을 무단반출해 준 보세창고에게 선하증권 소지인을 대위하여 그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136)

(3) 묵시적·중첩적 임치계약이론의 문제점

➀ 의제에 의한 해석방식

묵시적·중첩적 임치계약이론은 의제라는 법리해석 방식을 통해 ‘운송인이 보세화 물관리에 관한 고시 규정과 수입자의 지시에 따라 수입자가 지정하고 계약한 보세 창고로 운송물을 입고하는 행위’를 ‘운송물에 관한 운송인과 보세창고 간 묵시적 임 치계약의 성립’ 으로 등치시킨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운송인이 수입화물을 통관 전 보관을 위해 보세창고에 인도한 사실만으로는 화물이 운송인이나 포워더의 지배를 떠나 수하인에게 인도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다.137)

일부 판결에서 법원은 운송인이 왜 화물에 대한 지배력을 갖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는데,138) 그것은 보세창고가 운송인의 확인이나 동의 없이 수입화물을 인도함으로 인해 오인도가 발생할 경우 운송인이나 보세창고에게 책임을 지우기 위함인 것으로 생각된다.

➁ 임치계약 성립의 요건 부족

기본적으로 임치계약은 낙성계약이기 때문에, 임치계약이 성립되었다고 주장하려 면 임치계약의 체결에 관한 당사자의 합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존재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운송인이 수입자의 요청에 따라 수입자가 지정한 보세창고에 해당 운송물을 입고시키면서 출하와 관련하여 보세창고에 주의를 주고 그에 대해 상호 합의를 한 것과 같은 행위라도 최소한 있어야 하는 것이다. 운송인이 보세창고에 대하여 주의를 주는 방법은 ‘수입자가 보세창고에 화물 출하지시를 하면서 운송인 이 발행한 D/O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에는 반출요구에 응하지 말 것’ 과 같은 내용 이면 될 것이다. 운송인이 보세창고에 이러한 요청을 하였거나 운송인과 보세창고 사이에 그러한 합의가 없었다면 판례가 주장하는 그러한 묵시적 임치계약이 운송인

135) 서울고등법원 1998.6.9. 선고 97나48304 판결.

136) 부산고등법원 2000.2.18. 선고 99나9004 판결 ; 정해덕, “선하증권과 상환 없는 화물 인도에 있 어서의 운송인, 선박대리점, 창고업자의 책임”,『해상·보험법연구』제2권 1호, 2006, 144~145 쪽.

137) 이영철, 앞의 논문, 331~332쪽 ; 이정원, “운송물의 인도제도”,『법률연구』제52권 제1호ㆍ통 권 67호, 2011, 215~216쪽 ; 김인현, “화물인도지시서(D/O)와 화물선취보증장(L/I)을 이용한 인도에 대한 소고”,『한국해법학회지』제33권 제1호, 2011, 86쪽.

138) 이영철, 앞의 논문, 332쪽 각주 27)에서 재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