Ⅳ . 북한 공식시장의 입지 변화와 물류유통
1. 시대별 시장의 입지변화와 특징
가. 시대별 입지변화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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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시장의 입지변화는 크게 4시기로 구분할 수 있음
∙ 첫째, 1960년대부터 시작된 농민시장화 시기
∙ 둘째, 1990년대 경제위기로 인한 갈등과정에서 형성된 장마당 시기
∙ 셋째, 2000년대 초 시장의 공식적 허용에 따른 시장화 시기
∙ 넷째, 2000년대 후반의 시장현대화 시기
▪
북한 시장의 입지변화 주요 특징
∙ 시대별 시장의 입지변화 특징은 인구의 밀집정도, 접근가능성, 이용편의성 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음.
∙ 지역 환경과 주민의 시장 수요에 따라 시장의 입지가 선정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음.
∙ 특히 시장변화의 배경에는 시장화에 대한 통제와 완화라는 사이클이 반복적 으로 나타난다는 점도 주요 특징 중 하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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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농민시장의 폐쇄성과 한계
∙ 1960년대 추진된 농민시장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적 기능보다는 농촌마을
에서 발생하는 간단한 잉여물을 공급하기 위한 유통 장소의 개념으로 운영 되는 통제의 대상으로 존재해 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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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 임시적이고 정서적이며, 관례적 차원에서 허용된 농민시장은 사회주의 사회의 발전과정에서 사라지는 대상으로 인식함.
∙ 따라서 농민시장은 기본적으로 폐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시장에 대한 접근성, 성장가능성, 시장이용의 편의성 등이 배제된, 폐쇄적이면서도 낮은 접근성, 불편한 공간배치 등 불리한 입지조건을 가지 고 있음.
그림 Ⅳ-1
농민시장 일반구조 형태
출처: 홍민 외, 북한 전국 시장 정보: 공식시장 현황을 중심으로 (서울: 통일연구원, 2016), pp. 97~98.
∙ 농민시장의 기본구조는 바른 사각형의 형태로 한 면에만 한 개의 입구가 조성되어 주민들의 이동이 불편하도록 조성되어 있음.
∙ 특히 입구에는 주재원(시장질서 단속)이 배치되어 농민시장을 이용하는
주민에 대한 단속을 임의로 실시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짐.
∙ 또한 시장의 운영시간을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로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없는 시간에 개폐장하도록 했으며, 10일장을 운영해 시장이용 가능성도 극도로 억제해왔음.
∙ 여기에 상인은 노인, 이용 대상은 가두여성(부양여성)과 노인층으로 한정하는 등 시장의 이용대상도 통제해 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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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Ⅳ-2
2000년과 2022년 평양시 주요시장 입지 변화 비교
출처 : Google Earth 캡쳐, 필자 작성
∙ 농민시장의 입지조건은 도시의 경우 도심 외곽지역 하천주변이나, 중앙로에서
떨어져 있는 소규모 농촌형 아파트 단지 뒤편에 조성함으로써 외부인으로부터의 노출을 극단적으로 통제해왔음.
∙ 이로 인해 지역주민의 농민시장에 대한 접근성은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으며, 시장 수요도 낮을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음.
∙ 이같은 폐쇄적인 도시의 농민시장과 달리 군(郡)의 읍 단위, 노동자구의 농민 시장은 도심 중앙은 아니지만, 도심의 중심부 즉 지역 주민의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 입지해 있는 것이 일반적임.
그림 Ⅳ-3
2006년 이전과 2022년 청진시 주요시장 입지 변화 비교
출처: Google Earth 캡쳐, 필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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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장마당의 형성과 확산시기
∙ 장마당의 형성과 확산시기인 1990년대는 북한의 경제위기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침에 따라 수요가 있는 공간을 대상으로 이동형 시장이 형성됨.
∙ 장마당에 대한 지역 당국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들의 생존문제는 장마당의 확산으로 이어졌으며, 다양한 수식어를 낳았음.
∙ 예컨대 역전장, 골목장, 메뚜기장으로 불리는 장마당은 농민시장과 달리
불법적인 상업 활동으로 경찰통제의 대상인 동시에 불안전한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었음.
그림 Ⅳ-4
도심외곽 장마당에서 시장으로의 변화(좌: 평양 평천시장, 우: 청진 수남시장)
출처: Google Earth 캡쳐, 필자 작성
∙ 장마당은 불법적으로 모인 상인들의 집합체로 장세를 내지 않고 안전부 단속
및 몰수의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이동하는 특성을 가짐.
∙ 다만, 주민들 사이 암묵적인 약속에 의해 △기차시간, 주로 여행객들의 대상 으로 한 저녁시간 기차역 수요(음식, 여행용품), △중앙대로와 떨어진 단층형 주거 밀집지역(단속을 피하는데 유리한 조건, 음식, 식량, 생필품 등), △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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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곽 또는 중심을 가로지르는 하천변(안전원 단속이 적은 지역), △그밖에 임시로 지방당국이 허용한 대상지역에 입지하는 것이 특징임.
그림 Ⅳ-5
공장의 시장화(좌: 평성 옥전시장)와 대로의 시장화(우: 원산 신흥시장)
출처: Google Earth 캡쳐, 필자 작성
∙ 장마당의 입지는 수요가 있을 만한 대상을 따라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중앙로에 근접할수록 단속이 강화되기 때문에 해당 입지는 피해서 들어섬.
∙ 따라서 일반적으로 유동적이고 상황에 따라 주민들 사이 장마당 정보 교류를
통해 수요와 공급이 이루어짐.
∙ 이러한 장마당은 경제위기가 가시화되던 1993년 이후부터 1990년대 중반에
확산되었으며, 점차 수요를 따라 공설시장화가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오늘날 시장의 입지에 영향을 미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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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장마당에서 종합시장화
∙ 2002년 7.1 조치 이후, 2003년부터 종합시장화가 중앙의 정책결정에 따라
지역당국의 권한으로 이전되면서 공식시장의 입지선정이 도심외곽에서 도심 중심으로 확대됨.
∙ 먼저, 종합시장화의 입지선정은 기존의 장마당, 특히 지역당국이 그동안
암묵적으로 허용해오던 공간, 즉 주민수요가 집중되어왔던 대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함.
∙ 오늘날 북한 최대의 종합시장으로 알려진 수남시장과 평성시장은 과거 장마당
에서 지역당국에 의해 암묵적으로 허용된 대표적인 사례임,
∙ 해당 사례는 도심 외곽에 위치해 주변으로의 확장이 용이하거나, 외곽에 위치 하더라도 접근성이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음.
그림 Ⅳ-6
대로변 아파트 단지 내 시장입지 모습(좌: 평양 하신시장, 우: 청진 수원시장)
출처: Google Earth 캡쳐, 필자 작성
∙ 둘째는 기존의 장마당과 달리 대로변 아파트 단지들 사이에 위치함으로써
주거지역의 높은 시장 수요를 대응하기 위한 소규모 장마당의 시장 전환임.
∙ 물론 △평양시의 경우 역포시장, 대흥시장, 냉천시장, 붉은기시장 등 이미 2000년 이전부터 이러한 조치들이 취해졌지만, △함흥시의 삼일시장, 사포시장,
△신의주시의 신천동시장, △청진시의 포항시장, 청년공원시장을 비롯한
여러 도시들의 시장이 2000년대에 우후죽순으로 건설되었음
∙ 셋째는 시장의 산업적 성격과 공간의 계층적 특성에 따라 입지가 다양하게 조성됨. 수산업 주변에는 수산물시장, 어구시장, 경공업 주변에는 산업시장, 건자재시장, 공업품시장 등이 들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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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이 같은 시장입지는 해당 도시의 산업적 특성과 도시인구 규모가 반영된
결과에 따른 것으로, 공간의 계층적 특성에 따른 시장의 입지는 도시 내에서도 나타나는 지역 간 정치적, 계층적 격차에 따라 고급시장(고가제품), 공업품 시장(고급의류 등), 종합시장, 소매시장 등으로 나타나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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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기: 종합시장의 현대화
∙ 2000년대 중반 평양을 중심으로 시장의 현대화(건물형, 지붕도색 등)가
시작되어, 2000년대 후반에는 다른 주요 도시의 대표시장들로 확산됨.
∙ 또한 이 시기부터 급증하는 수요를 보장하기 위해 시장입지나 규모가 크게 변화함. 물론, 전국적으로는 많지 않으나, 주요 시장들에서 건물 외형의 변화와 함께 중심부에서 외곽, 외곽에서 중심으로 이전하는 현상들이 나타남.
∙ 특히 2010년대에는 외국자본의 투자, 시장자본의 결합, 지역당국의 장세수입 확보가 맞물리면서 시장의 이전, 확장, 현대화, 축소 등 시장의 입지변화 과정에서 확인됨.
그림 Ⅳ-7
도시개발에 따른 평양 통일거리시장, 중구시장, 평천시장 모습
출처: Google Earth 캡쳐, 필자 작성
∙ 예컨대 2000년대 들어서면서 평양시의 시장조성 열풍에 따라 조성되기 시작한 통일거리시장, 평천시장, 중구시장 등의 외형이 새로운 유형으로 조성됨에 따라 새로운 외형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흐름을 보임.
∙ 평양시의 낙랑구역 통일거리시장은 2000년대 중반 처음 통일거리 중앙부에
반원통형 지붕을 설치하고 현대적으로 조성했던 반면, 통일거리 맞은편에 2000년대 이전에 조성된 낙락시장은 전통적인 외형을 유지하고 있음.
그림 Ⅳ-8
도시 재개발에 따른 시장 이전 및 조성(좌: 남포 해안동시장, 우: 강계 남천시장, 독산시장)
출처 : Google Earth 캡쳐, 필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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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중반 이후 시장의 변화
∙ 시장입지의 변화는 2010년대 중반 이후 다양한 요인에 의해 나타남. △수해에
따른 축소 및 폐쇄, △수요증가에 따른 추가확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이전, △아파트, 사업소 건설로 인한 시장이전 등으로 구분할 수 있음.
∙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시장위치에서 주변으로 도시화가 진행되거나, 주변의 주택건설로 인한 이전이 상당수 확인되고 있으며, 시장의 현대화나, 시장의 확장은 지방당국의 재정확충에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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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Ⅰ장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16년 기준 404개의 시장에서 2022년 전체
414개소로 단순수치로 보면 시장의 개소수가 10개소로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음.
∙ 전체 면적에서은 2016년 기준 전체 시장면적 1,839,582㎡에서 2022년 1,944,642㎡로 약 105,060㎡ 크게 증가
그림 Ⅳ-9
북한의 시장변동 현황(2015~2022년)
출처: 필자 작성
∙ 북한 시장변동 현황을 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큰 폭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2016년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중국이 대북제재 동참하는 시점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 반면, 2021년부터 시장의 입지변화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이유는 북한 내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시장에 대한 통제가 강력하게 추진된 결과라고 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