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절 부동산유치권의 효력과 소멸
비를 지급한 때에는 그 건물을 임대인으로부터 매수한 현재의 소유자에 대하 여도 그 상환을 받을 때까지 반환을 거부할 수 있다. 다만 제3자가 스스로 변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변제는 채무자가 할 수 밖에 없다. 부동산 목적 물에 대한 경매가 있을 경우에 채권자는 유치권으로써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 유치권자는 부동산의 경우 민사집행법 제91조 제5항, 동산이나 유가증 권의 경우에는 민사집행법 제191조에 의하여 유치권자는 목적물의 인도를 거 절 할 수 있다.86)
3) 유치권 행사의 효과
목적물의 소유자나 채무자가 목적물의 인도를 청구하는 경우에 피고인 유 치권자가 그 권리를 행사할 것인지 여부는 유치권자가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소송에서 법원은 유치권자가 유치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유치권의 존재를 고려해서는 안 된다. 유치권자가 변론 종결 전에 유치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행사하지 않아 패소확정 된 경우 청구이의의 소로써 다툴 수 없게 된다. 그러나 구두변론종결이 끝난 후 인도할 때까지 목적물에 관해 견련성이 있는 채권을 취득한 때에는 유치권을 행사하여 청구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채무자인 원고가 목적물의 인도청구를 하였는데 점유자인 피고가 유치권을 주장하여 목적물의 인도를 거절하는 경우에 법원은 원고 패소의 판결을 할 것이 아니라 피고가 원고로부터 받을 채권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상환이행판 결을 하여야 할 것이다.87) 이것만으로도 유치권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소송경제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다만, 매수인의 인도청구와 관련 하여 유치권자가 유치권을 행사한 때에는 법원은 민사집행법 제91조에 의하 여 인도청구를 기각하여야 할 것이다.
86) 이기우, “부동산유치권의 성립과 효력”, 「토지법학」, 제22권, 한국토지법학회, 2006, 62면.
87) 김준호, 앞의 책, 357면; 곽윤직 대표, 「민법주해(Ⅵ)」, 박영사, 2003, 301면; 이정민, 앞의 논문, 17면; 엄성현, 앞의 논문, 35면 등.
(2) 경매권
유치권자는 채권의 변제를 받기 위하여 유치물을 경매할 수 있다. 현금화의 방법은 경매에 의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특별한 경우에는 감정인의 평가에 의한 현금화도 가능하다(제322조, 민사집행법 제214조).88) 유치권자는 우선변 제권이 없기 때문에 여기에서의 경매는 질권이나 저당권과는 달리 “환가를 위한 경매”로서의 성질을 갖는다.89)
경매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의 예에 따라 실시한다(민사집행법 제274 조). 제322조 제2항은 평가에 의한 현금화를 함에 있어서 미리 채무자에게 통 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제327조의 취지로 보아 경매의 경우에도 채무자에게 목적물을 되찾을 기회를 주기 위하여 채무자에게 통지가 필요하 다 하겠다. 유치권에 의한 경매에서 매각대금이 지급된 때에, 유치권자는 우 선변제권이 없으므로 배당을 받을 수 없지만,90) 매각대금을 교부받으면 충당 또는 상계에 의하여 사실상 우선변제를 받게 된다.
(3) 간이변제충당
간이변제충당이란 유치권자가 채권변제를 위해 언제나 경매를 하여야 한다 면 그 절차와 과다한 비용으로 인하여 채권자에게 불리한 경우가 많기 때문 에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유치물로써 직접 변제에 충당할 수 있는 간편한 방 법을 인정한 것이다.91) 따라서 유치물로써 직접 채권의 변제에 충당할 수 있 도록 하고 있다. 즉, 유치권자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감정인의 평가에 의하여 유치물로 직접 변제에 충당할 것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써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와는 다른 절차이다.
간이변제충당의 요건으로는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여야 하고, 채무자에게 사 전에 통지되어야 하며, 법원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법원이 판단할 사항이며, 구체적인 예를 살펴보면 목적물의 가치가 소액이라 많은 비용을 들여 경매를 하는 것이 채권자에게 불합리한 경우, 경매를 거치
88) 이용득, 앞의 논문, 32면.
89) 김준호, 앞의 책, 358면.
90) 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8713 판결.
91) 박종두, 「물권법」, 삼영사, 2010, 586면; 김상원 외, 「주석 강제집행법(Ⅲ)」, 한국사 법행정학회, 1993, 98면.
면 정당한 가격으로 매각되기 어려운 경우, 목적물의 성질로 보아 유치권자 에게 취득시키는 것이 적당한 경우, 시기적으로 경매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 은 경우, 경매를 하지 않더라도 유치물에 대한 공정시세가 있어 그 가액을 알 수 있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92)
유치권자는 채무자가 스스로 변제를 하거나 또는 다른 담보를 제공하여 유 치권을 소멸시킬 수 있도록 법원에 간이변제충당을 청구하기 전에 미리 채무 자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여한다(민법 제322조 제2항). 법원은 유치권자가 미 리 그 사실을 통지를 하지 않고 신청한 경우에는 그 신청을 각하할 것이지 만, 만약 법원이 통지가 없었음을 간과하고 허가한 때에는 채무자는 그 불복 을 신청하지 못한다(비송사건절차법 제59조). 유치권자는 반드시 법원에 신청 하여 허가를 얻지 못하면 목적물을 임의로 변제에 충당하지 못한다. 이 절차 에는 비송사건절차법이 적용되며, 비송사건절차법 제56조는 질권자의 간이변 제충당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지만 유치권의 경우에도 유추 적용된다. 변제충 당의 허가와 관련한 재판은 결정으로써 하는데 허가를 하는 재판에 대하여는 불복의 신청을 할 수 없다. 다만, 이러한 결정에 대하여는 재판에 영향을 미 친 법률의 위반이 있음을 이유로 하여 대법원에 특별항고를 할 수 있다.
유치물과 관련하여 간이변제충당 결정이 있게 되면, 유치물의 소유권을 유 치권자가 취득하게 되는데 이때의 취득은 승계취득이지만, 법률의 규정에 의 한 물권변동이므로 그 취득에 있어서 등기할 필요는 없다.93) 유치권자는 목 적물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과 동시에 감정가의 한도에서 변제받은 것이 되 고 채권은 소멸한다. 환가 후 대부분의 경우에 감정가가 채권액을 초과하는 때에는 부족액에 대하여 채무자가 여전히 채무를 부담하므로 이를 변제해야 한다.94)
(4) 과실수취권
유치권자는 유치물에 대한 천연과실과 법정과실 등의 과실을 수취하여 다 른 채권보다 먼저 그 채권의 변제에 충당할 수 있다(민법 제323조 제1항). 유
92) 김응용, 「유치권실무연구」, 유로, 2007, 421면.
93) 김준호, 앞의 책, 358면.
94) 이용득, 앞의 논문, 33면.
치권자에게 과실수취권을 인정하는 것은 유치권자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 무를 가지고 유치물을 점유․보존(민법 제324조)하여야 하므로 수취한 과실 을 채권의 변제에 충당하여도 채무자의 이익을 해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수취권을 인정하는 것이 공평하다.95)
(5) 유치물 사용권
유치권은 채권담보를 위하여 목적물을 점유하는 권리이기에 원칙적으로 유 치권자는 유치물을 사용할 수 없지만,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있 다. 첫째, 채무자의 승낙이 있는 때에 유치권자는 유치물에 대한 사용․대여 또는 담보로 제공할 수 있다(민법 제324조 제2항). 둘째, 승낙을 얻지 않더라 도 유치권자는 보존에 필요한 범위에서 유치물을 사용할 수 있다(동4조 제2 항). 다만, 유치권자가 보존에 필요한 사용에 의하여 얻은 이익에 대하여 다 수설과 판례는 이를 부당이득으로 보아 채무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한 다.96)
(6) 비용상환 청구권
유치권자가 유치물에 관하여 필요비를 지출한 때에는 소유자에게 그 상환 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325조 제1항). 비용상환 청구권은 유치권자가 지출 한 비용에 대하여 소유자에게 부당한 이득을 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유치권 자의 권리로 인정한다. 또한 유익비를 지출한 경우에 그 유치물의 가액의 증 가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소유자의 선택에 따라 그 지출한 금액이나 증가액 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동조 제2항). 지출한 비용이 유익비에 해당하느냐 의 여부는 유치권자가 아니라 소유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97)
95) 김준호, 앞의 책, 359면.
96) 곽윤직, 앞의 책, 390면; 대법원 1962. 8. 30 선고 62다294 판결.
97) 판례는 타인의 임야 내에서 토석을 채취하기 위하여 시설을 하는데 소요된 금액은 토 석채취자의 사업에는 필요한 비용이나 소유자가 그 임야를 보존하는데 필요한 비용 또는 임야의 가치를 증가한 비용이라 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비용상환 에 관한 규정은 임의규정이기 때문에 당사자 간의 특약으로 얼마든지 배제가 가능하 다(대법원 1957. 10. 20. 선고 4290민상153 판결).
나. 유치권자의 의무
유치권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유치물을 점유하여야 한다(민법 제324 조 제1항). 유치권자는 이에 위반하여 소유자 또는 채무자에게 손해를 야기한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민법 제390조). 또한 유치권자는 채무자의 승낙 없이 유치물을 사용․대여 또는 담보로 제공을 하 지 못한다. 그러나 유치물의 보존에 필요한 사용은 그러하지 아니하다(민법 제324조 제2항). 민법은 채무자의 승낙을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목적물의 소 유자가 채무자인 일반적인 경우만을 고려한 것으로 소유자와 채무자가 동일 인이 아닌 경우에는 소유자만이 승낙을 할 수 있을 뿐이다.98)
유치권자가 이와 같은 의무를 위반한 경우 채무자는 그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324조 제3항). 소멸청구권은 일종의 형성권으로서 유치권자의 승 낙이 필요하지 않고 유치권자에 대한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하여 그 소멸의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단독물권행위라고 보는 것이 통설이며 채무자의 소멸 청구가 있으면 유치권은 장래에 대하여 소멸한다.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