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담보채권이 유치권의 목적물에 생긴 것이어야 유치권이 성립하고, 이를 채권과 목적물 사이의 견련성 또는 견련관계라고 한다. 이것이 유치권 성립 에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목적물에 관해 생긴 채권’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의견이 나누어지고 있다.
가. 일원설
견련관계의 유무를 하나의 기준으로 결정하는 것으로써 유치권의 목적물이 되는 물건 또는 유가증권이 채권 발생의 직접 원인이 되는 경우에 한정하여 꼭 필요한 경우에만 견련성을 인정하며, 공평의 원칙상 이에 준할 수 있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67) 이에 의하면 양도담보 권자, 이중매매에 의한 처분뿐만 아니라 임대차 계약에 있어서 임차인의 보 증금반환청구권과 임차목적물 사이 또는 임차인이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 65) 이에 대해 유치권자의 수령지체의 경우에도 인정하자는 견해가 있다. 그 이유로 채권 자지체 중이라도 견련성이 인정된다면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권을 행사하는 것이 바 람직하며, 또한 이행지체는 유치권의 성립요건이 아니므로 변제기가 도래하면 채권자 지체에도 불구하고 유치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이은영, 앞의 책, 679면; 이영준,
「물권법」, 박영사, 2009, 770면).
66) 이정민, 위의 논문, 12면.
67) 이은영, 앞의 책, 680-681면.
한 경우에는 부속물대금채권과 대지의 반환의무 사이에 견련성이 인정되지 않아 유치권은 성립할 수 없다.68)
나. 이원설
이원설은 견련관계의 기준을 유형화하여 ‘물건이 채권발생의 직접적인 원인 으로 되는 경우’와 ‘물건이 채권발생의 간접적인 원인으로 되는 경우’에 견련 관계를 인정한다는 입장으로 통설적 견해이다.69) 즉, 채권이 목적물 자체에서 발생하는 경우와 채권이 목적물의 반환청구권과 동일한 법률관계 또는 동일 한 사실관계로부터 발생하는 경우에는 견련관계가 인정된다고 한다.
다. 판례의 태도
일반적으로 법원은 논리적 일관성 보다는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라는 조문을 인용하여 사용하면서 공평의 원칙에 비추어 유치권의 성립여부를 판 단하는 구체적 타당성에 치중하고 있다.70) 종래의 판례에서는 유치권에 관한 경우에 채권과 물건 사이의 견련관계의 인정에 관한 입장을 개별적으로 판단 하여 분명하게 나타내는 것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이른바 이원설 에 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71)
대법원은 “민법 제320조 제1항의 ‘그 물건에 관하여 생긴 채권’은 유치권 제도 본래의 취지인 공평의 원칙에 특별히 반하지 않는 한 채권이 목적물 자 체로부터 발생한 경우는 물론이고, 채권이 목적물의 반환청구권과 동일한 법 률관계나 사실관계로부터 발생한 경우도 포함한다. 한편 민법 제321조는 ‘유 치권자는 채권 전부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물 전부에 대하여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므로 유치물은 그 각 부분으로써 피담보채권의 전 부를 담보하며, 이와 같은 유치권의 불가분성은 그 목적물이 분할 가능하거 나 수개의 물건인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판시하여 이원설을 취하고 있다.72)
68) 이정민, 앞의 논문, 10-11면.
69) 김준호, 앞의 책, 346면; 곽윤직, 앞의 책, 379-381면; 권용우, 앞의 책, 447-449면.
70) 이정민, 앞의 논문, 11면.
71) 곽윤직, 앞의 책, 380면.
위 사안은 다세대주택의 창호 등의 공사를 완성한 하수급인이 공사대금채권 의 잔액을 변제받기 위하여 다세대주택 중 한 세대를 점유함으로써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경우에 그 유치권은 위 한 세대에 대하여 시행한 공사대금만 이 아니라 다세대주택 전체에 대하여 시행한 공사대금채권의 잔액 전부를 피 담보채권으로 하여 성립한다고 하면서 채권이 목적물 자체에서 발생하는 경 우와 채권이 목적물의 반환청구권과 동일한 법률관계 또는 동일한 사실관계 로부터 발생하는 경우에도 인정된다는 통설과 같은 이원설에 의하고 있는 것 이다.
라. 검 토
일원설에서는 물건과 채권의 견련성을 좁게 인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 나 상법에서의 유치권은 견련성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더라도 오늘날 의 생활관계이 있어서는 가능한 한 견련성의 인정범위를 넓힐 것이 요구된다 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직접적인 원인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간접적인 원인에 있어서도 견련성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73) 이원설은 직접적 원인과 간접적 원인을 구별하는데 채권과 관련이 있는 법률관계뿐만 아니라 사실관계에 있어서도 견련이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학설 중에서는 상당히 구체성이 있다고 여겨져 통설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동일한 법률관계나 생활관계’의 존재가 공평의 입장에서 판단된다는 점에 보면 사실 적으로는 사회관념이나 상당인과관계와 같이 추상적인 규정이므로 구체적인 적용에 있어 문제점이 발생할 우려가 많다고 할 수 있다.74)
유치권의 담보물권성은 우선변제권이 없어 다른 담보물권과는 특성이 다르 기에 일반 담보물권과 동일하게 취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견련성을 광범위하게 인정하려는 것에 대하여 유치권은 담보물권 이 므로 광범위하게 인정될 수가 없다는 반대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보여 진다.
결국 우리 민법상의 이원설은 견련성을 광범위하게 인정하려는 점에서나 그
72)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다16942 판결.
73) 공순진, “유치권의 성립요건으로서의 견련성”, 「동의법정」, 동의대학교, 2004, 35면.
74) 염규석, “유치권의 견련관계”, 「재산법연구」, 제17권 제1호, 한국재산법학회, 2000, 69면.
한계를 물건의 점유와의 상관관계와 반환청구권과의 관계에서 찾고 있는 점 등에서 볼 때 기본적으로는 타당성을 갖는다고 보여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