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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지지 분위기 만들기 : “애들이랑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수학 학습동기를 촉진하는 수업을 만들기 위한 두 번째 실행은 ‘학습 지지 분위기 만들기’였다. 수학 학습동기 부진의 요인을 파악하면서 친구 들이 만드는 분위기가 수학 학습동기에 아주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발

김서진 : 저희가 비대면 수업 때는 채팅으로 답을 보내잖아요. 근데 이 제 거기에 대해서 선생님 언급을 하시면서 이제 맞았다고 얘 기를 해주시거나 그럴 때, 뿌듯함을 느끼고 그러는 것 같아요.

견했다. 그래서 자신의 학습을 ‘염려’하여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친구의 학습을 ‘배려’(Heidegger, 1927/1998)하여 소란스럽지 않게 하고 친구가 공부하도록 독려해주는 ‘학습 지지 분위기’를 만드는 방안을 연구 참여자와 함께 마련하고 실행했다.

두 번째 실행인 ‘학습 지지 분위기 만들기’ 역시 ‘성취 기회 만들기’와 마찬가지로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하이데거 (Heidegger, 1927/1998)는 기분과 분위기를 ‘stimmung’이라는 같은 단어 로 표현했다. 개인의 기분이 그들이 모인 현장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 고, 현장의 분위기가 그 현장에 있는 개인의 기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이 이에 담긴 함의라고 볼 수 있다. 수업 현장은 교수자와 학습자가 모 여 이루는 현장이다. 그렇기에 교수자와 학습자의 기분이 수업 현장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고, 수업 현장의 분위기가 교수자와 학습자의 기분 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학습을 지지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나와 연구 참여자 모두에게 중요한 실행이었으며, 참여해야 하는 실행이었다.

대면 수업이 주를 이루던 연구 초반부에는 학습을 지지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조용반의 연구 참여자들과 실행한 것과 시끌반의 연구 참여 자들과 실행한 것의 초점이 사뭇 달랐다. 조용반의 연구 참여자들과 실 행한 것은 곁에 있으면서 서로에게 공부하라며 독려하고 궁금한 것을 편 히 물어볼 수 있는 친구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추어졌고, 시끌반의 연구 참여자들과 실행한 것은 오총사 아이들이 자신의 학습을 염려하여 스스 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친구의 학습을 배려하여 소란스럽지 않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졌다.

나는 조용반의 연구 참여자들이 수업 속에서 함께 공부할 친구를 자 연스레 만들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했다. 이를 위해 내가 설명하는 시간 을 줄이고 친구들과 함께 논의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렸 다. 그렇게 ‘학습 지지 분위기 만들기’에 참여했다.

조용반의 연구 참여자들은 실제로 그 시간을 함께 공부할 친구를 만 들고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하는 데 활용하며 ‘학습 지지 분위기 만들기’

에 참여했다. 현지와 가흔이는 연구에 참여하기로 한 후 수업 시간에

“책상을 돌려 붙이고는” 친구와 함께 “꽤 밝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면 서 푸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늘은 예진이 쪽으로 책상을 돌려 붙이고는 2차시 내내 함께 문 제를 풀었다. 나에게 질문은 좀처럼 하지 않았는데, 예진이와 이래 저래 이야기를 하면서 푸는 모습은 종종 눈에 띄었다. 현지는 첫 번째 차시에는 가흔이, 예진이와 책상을 붙여서 문제를 풀더니 2차 시 때는 예서와 책상을 나란히 하고 이야기를 했다.

요즘 이 말이 끝나면 현지와 가흔이가 예진이와 함께 붙어서 문제 푸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아마 연구가 시작된 후에 그런 모습이 부쩍 늘어난 듯 싶다. (중략) 보통은 현지와 가흔이가 예진이에게

“이거 어떻게 풀어?”라며 물어보고 예진이는 현지와 가흔이의 교 과서를 연필로 짚어가며 질문에 답을 해준다. 질문을 하는 현지와 가흔이의 목소리, 그리고 그에 답을 해주는 예진이의 목소리는 모 두 꽤 밝아 보인다.

특히 현지는 그 과정에서 자신의 학습을 염려하는 동시에 친구의 학 습을 배려하였다는 것을 면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현지는 “친구가 뭘 하고 있는지” 알고서 “친구한테 방해 안 가게” 질문을 하기 위해 책상을 돌려 붙이고 공부하기로 했다고 했다.

[사진 2] 책상을 돌려 붙이고 이야기를 하면서 공부하는 아이들

그 이전에는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지 않다가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그런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것인지, 실제로 연구에 참여하고 나서 함께 공 부할 친구를 만들려고 노력하게 된 것인지 확신이 들지 않아서 현지에게 그에 관해 질문했다. 현지는 그 질문에 연구에 참여하고 나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다른 친구랑 어떻게 자기 가 맞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서” 여러 친구와 공부를 해보고 있다고 했다.

연구에 참여하기 전 현지의 수업 활동지에는 거의 작성된 내용이 없 고, 연구에 참여한 후 현지의 수업 활동지에는 내용 대부분이 작성된 것 을 보고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현지의 수학 학습동기가 촉진되었음

연구자 : 일단은 내 느낌으로는 연구에 참여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뭔가 현지랑 가흔이가 예진이랑 이렇게 책상 붙이고 같이 공부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 거 같아. 그게 진짜로 연구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된 건지, 아니면 이전부터 그랬었는데 내 가 이제서야 그게 눈에 띄는 건지? 어떻게 생각합니까 현지 님?

박현지 : 연구하고 나서 애들이랑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연구자 : 어~ 왜 그렇게 됐어?

박현지 : 처음에는 가흔이랑 먼저 공부를 하는 거 시작했다가 가흔이랑 도 좋은데 또 다른 친구랑 어떻게 내가 맞는지 확인해보고 싶 어서 예진이랑도 같이 공부해보고 있어요.

박현지 : 친구가 멀리 있으면 뭘 하고 있는지, 열심히 뭔가를 하고 있 는지, 아니면 뭐 쉬는 시간을 갖고 있는지 알 수가 없는데 가 까이 붙여져 있으면, 친구가 열심히 하고 있는 걸 하고 있으 면 제가 좀 있다가 질문을 해도 되는데, 뭔가 쉬는 시간을 갖 고 그러고 있으면 제가 질문하기가 더 편해지니까, 친구한테 방해 안 가게 하려면 그게 좋은 거 같아요.

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용반의 연구 참여자가 함께 공부할 친구를 찾아 나서게 된 것에는

“문제는 답지 보는 거보다 친구들이나 선생님한테 물어봐서 이해하고 넘 어가는 게 훨씬 좋다.”라는 내가 가볍게 지나가듯이 한 말의 영향이 있 는 듯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친구와 함께 공부하는 것은 함께 공부하는 것이 어떤 방식으로든 그들에게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면담에 서 알 수 있었다. 가흔이와 현지는 “이해될 때까지 차근차근 설명을” 해 주기도 하고, 친구는 “가까운 존재다 보니까 묻기도” 좋아서 친구와 함 께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즉, 아이들이 친구의 학습을 배려하여 공 부하라며 독려하고 물음에 답해주는 것이 학습을 지지하는 분위기를 만 들고 수학 학습동기를 촉진했다는 것이다.

김가흔 : 쌤이랑 수업할 때 옛날에, 쌤이 모르는 ‘문제는 답지 보는 거 보다 친구들이나 선생님한테 물어봐서 이해하고 넘어가는 게 [사진 4] 연구에 참여한 후 박현지의 수업 활동지

[사진 3] 연구에 참여하기 전 박현지의 수업 활동지

한편 친구가 공부하라고 독려하거나 물어보는 것에 답해주는 것과 같 이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고, 곁에서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가흔이와 현지의 수학 학습동기가 촉진되었다는 것을 면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자신의 학습에 대해 염려하여 스스로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학습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그 주변 아이들의 수학 학습동기가 촉진 되었다는 것이다.

훨씬 좋다.’ 하셔 가지고 예진이한테 물어봤는데, 이해될 때까 지 차근차근 설명을 해 줘 가지고 자주 물어봐요.

연구자 : 음~ 자주 물어보게, 그게 언제, 왜 중간고사 이후에 그렇게 된 이유가 있어?

김가흔 : 중간고사 때 시험 준비한다고 막 열심히 하다가 물어보게 됐 고, 그러다가 그렇게 됐어요.

(중략)

연구자 : 음~ 그래서 물어보니까 아, 예진이랑 같이 공부하니까 되게 도움이 뭔가 많이 돼서 중간고사 이후에는 계속 그렇게 같이 붙어서 하게 됐다?

김가흔 : 네.

박현지 : 해 보니까 혼자 하는 거보다는 훨씬 효과 있는 거 같아요.

(중략) 어… 아무래도 선생님이나 그런, 어른들한테는 제가 쉽 게 질문하고 하는 걸 잘 못 하는데 옆에 친구가 있으면 아무 래도 친구가 가까운 존재다 보니까 친구한테 묻기도 좋고, 혼 자서 문제를 풀려고 하는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 무작정 답 지만 보고 답을 체킹하려는 습관이 있었는데 친구들이랑 같이 하면 바로 옆에 있으니까 물을 수 있어서 친구랑 하는 게 더 좋은 거 같아요.

나와 조용반의 연구 참여자들은 학습을 지지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 해 곁에 있으면서 서로에게 공부하라며 독려해주는 친구를 만들고자 했 다. 나는 내가 설명하는 시간을 줄이고 친구들과 함께 논의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리는 수업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방식으로 그 실행에 참여했다. 조용반의 연구 참여자들은 책상을 돌려 붙이고 여러 친구와 함께 이야기하며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그 실행에 참여했다. 그 리고 그런 실행을 통해 연구 참여자들은 묻기 좋고 이해될 때까지 차근 차근 설명해주는 친구, 그리고 곁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를 수업 속 에서 만났다. 그리고 그런 만남은 친구에게 계속해서 물어보고 수업 활 동지를 열심히 작성하는 등 그들의 수학 학습동기를 촉진하는 변화를 가 져왔다.

이에 반해 시끌반은 오총사가 주동자가 되어 만들었던 학습을 방해하 는 분위기를 학습을 지지하는 분위기로 바꾸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래서 시끌반의 연구 참여자들은 오총사가 자신의 학습을 염려하여 스스로 공 부를 열심히 하고, 같은 반 친구들의 학습을 배려하여 소란스럽지 않게 할 방법을 나와 함께 찾고자 애썼다. 나에게 자리 배치를 바꿀 것과 “지

박현지 : 대면 수업 때는 친구들이랑만 있는 게 아니고 반에 다른 친구 들도 공부하고 있고 그러니까 눈치가 보여서라도 조용히 하고 각자 공부를 했었는데

김가흔 : 책상 붙이고 하면은 그 모습, 서로 좀 더 잘 보이는데, 그냥 친구들이 막 문제 열심히 풀고 있고 집중하는 거 보고 있으면 저도 하고 싶어지고 이렇게 자극받는 거 같아요.

박현지 : 혼자 하면은 사실 어떻게 공부를 해야 될지 방향 잡는 것부터 어려울 때가 많은데, 옆에 친구가 있으면 친구가 어떻게 하는 지 방식 같은 거를 보고 따라 할 수 있으니까 길을 잡아주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