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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 남북통합을 위한 정책적 함의

본 연구는 남북통합에 대한 국민의식조사를 통해서 통일준비 차원 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들에 대한 국민의식의 현 주소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에 중점을 두었다.

우선 이 연구는 통일의 개념보다 통합의 관점에서 남북한문제에 접 근하고자 하였다. 통일이라는 개념은 남북한문제를 정치적·법적 단일 국가의 완성이라는 외적 측면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있고,여러 가지 요 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긴 과정에 대한 사안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문제가 있다. 그 대신 본 연구에서는 통합을 중심으로 남 북한문제를 바라보고자 했다. 통합은 분단 이후 정치군사적으로 대립 하고 갈등을 겪으며 이질화된 남한과 북한이 공존의 틀 위에서 하나로 접근하게 되는 긴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통합의 관점에서 남북한문제 를 바라보면, 남북한이 화해·협력과정, 통일협상과정, 통일 이후 통합 과정을 거쳐 하나의 공동체로 거듭 태어나는 과정에 중점을 두게 된다. 또한 통일이 정치적, 행정적, 군사적, 법적 측면의 제도결합에 중점을 두는 반면, 통합은 정치, 경제, 사회,문화, 예술, 의료, 복지, 일상생활 등 모든 분야에서 공존의 틀을 마련하는 내적 하나됨에 중점을 두게 된다.

그리고 본 연구는 남북한의 통합문제는 대북정책과 대내정책이 밀 접하게 관련된 문제라는 관점을 지니고 있다. 대북정책과 통일문제는 그동안 북한에 대한 정책을 어떻게 하고, 통일과정에서 북한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등 타자의 문제에 중점을 두어왔다. 그러나 통일은 북한사회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에도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차원의 문 제이다.그동안 통일연구는 통일이 한국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통일이 북한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주로 다루

었다. 본 연구는 통합이란 한국사회와 북한사회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연결된 과정이라는 관점에서 연구를 진행하였다.

또한 통합은 한국사회의 성격과 국민들의 의식으로부터 영향을 받 는다. 통합은 한국인의 인식과 태도, 정책적 성향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본 연구는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사회에 대한 인식과 태도 가 북한에 대한 태도,통합과정에 대한 태도,통일 이후 국가형성 등에 도 영향을 미친다고 전제하였다.

통일준비 차원의 과제는 대북정책,대내정책,대외정책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통일준비를 위한 대내 차원의 과제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통일준비의 대내적 과제는 한국사회를 어떻게 통일친화적이고 통일수 용적인 사회로 만드는가 하는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한국사회가 통합 에 대해서 포용적이고 공존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지니게 하는 것이 통일준비를 위한 대내적 과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가. 한국사회에 대한 신뢰도 제고

한국사회에 대한 전반적 인식과, 신뢰도는 통일준비를 위한 과제와 관련된다. 한국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를 제고하는 것은 통일준 비를 위한 첫걸음이다. 한국사회를 건강하고 신뢰감 있는 사회로 만드 는 것은 통일 미래를 한국사회에서 구현하는 것이다. 한국사회에 대한 신뢰도가 높을수록 통일과정의 불안정과 혼란을 극복하기 용이하다. 또한 신뢰도가 높은 한국사회의 수립은 북한주민들이 선호할 수 있는 통일국가의 미래상을 시범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사회 신뢰도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 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응답자들이 76.0%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국민들은 스포츠, 예술과 문화, 과학기술의 발전, 역사,경제성장 부문 에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자긍심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따라서 국민들이 자긍심을 느끼는 이러한 분야에서 국가위상을 상징화하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이러한 분야의 국민적 자긍심이 다른 분야에 서의 부정적 인식을 상쇄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들은 국제무대에서의 정치적 위상,민주주의 성숙도, 사 회보장, 공정한 사회적 대우 분야에서는 자긍심을 그다지 느끼지 못하 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가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과학·기술 분야 에서는 많은 성과를 기록했으나 이러한 분야에서의 긍지가 민주주의 성숙이나 사회보장, 사회적 공정성에서의 긍지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 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사회가 양적 성장에서 내적 발전과 질적 발전 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한국사회가 절차적 민주주 의와 함께 민주주의의 내적 조건인 사회복지 수준의 향상과 사회적 공 정성을 제고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한국사회에 대한 종합적 신뢰도는 10점 환산 평균 5.94로 그리 높지 않았다.특히 대통령,행정부, 법원,국회, 언론,기업,노동조합 등 주요 기관에 대한 개별적 신뢰도는 종합적 신뢰도보다 낮아 100점 만 점 중 50점 전후를 기록하였다. 특히 정당과 국회에 대한 신뢰도가 가 장 낮았다.대통령에 대한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약간 높았으나, 응답자 의 인구학적 변수에 따라 그 편차가 가장 컸다.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지역,세대 등 인구학적 그룹별로 격차가 컸다.한국사회의 정치,경제, 사회, 문화의 주요 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것은 사회의 통합성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큰 문제다. 세월호 사태에서 나타났듯이 한국사회 의 주요 기관과 지도층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이 폭 넓게 자리잡고 있 는 것이다. 특히 정책형성과 집행을 담당하는 국회, 행정부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 공론형성의 역할을 하는 언론,시민단체, 종교단체 등에 대한 신뢰도도 낮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한국사회의 주요 기관 이 철저한 자기검증과 제도개혁을 통해 잃어버린 신뢰를 찾는 것이야 말로 한국사회의 우선적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현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하는 것은 통일준비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한국사회의 정책방향을 어떻게 설정하는가 하는 것은 통일국가의 미래상을 건설하는 것과도 관련되어 있다. 한국 사회의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국민 세 명 중 한 명만이 만족한다 고 하였고,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사회가 향후 10년 동안 중요시해야 할 목표로 ‘높 은 경제성장 유지,’ ‘물가, 인플레 억제,’ ‘경제안정’을 꼽는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 다수가 한국의 경제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는 통일이 수반할 통일비용에 대해서 우 려하는 것과도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향후 한국사회의 정책목표의 2순위로 ‘좀 더 인간적인 사회 로의 발전’과 ‘직장, 사회에서 개인의 참여와 발언권의 확대’가 중요하 다는 것을 지적한 국민들의 의견도 상당히 높았다. 이렇게 볼 때,경제 발전과 안정이 중요한 국가적 목표가 되어야겠지만, 동시에 국민들은 분배와 정의의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성장 과 분배를 동시에 고려하는 정책개발이 필요하다.

통일준비 관점에서 보면 경제적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통일과정을 관리하고 통일 이후 체제통합을 위해 필요한 과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통일과정의 관리와 통일 이후 내적 통합을 위해서는 인간성 의 존중, 개인의 권리 신장, 참여의 확대 등과 같은 가치의 존중이 필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