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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식과 통합: 북한이미지 결정요인 분석

Ⅳ바. 정당선호 효과

2. 북한인식과 통합: 북한이미지 결정요인 분석

‘친북’ 혹은 ‘종북’이라는 날선 언어가 한국 정치를 극단화시키고 있다. 정치적으로 견해가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상대방의 북한에 대한 태도를 문제 삼는 것은 이제 너무 흔한 풍경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이 진보와 보수,여야 간의 친북/종북 논쟁에는 한국사회가 북한에 대한 인식을 기준으로 크게 두 집단으로 나뉘어 있다는 전제가 숨어 있다. 이 연구는 이러한 전제의 근거를 경험적으로 검증해보기 위한 시도이다. 즉, 한국인들은 북한을 어떤 방식으로 인식하며, 과연 그 집단 간 인식의 차이가 친북/종북 논쟁에서 전제되는 것만큼 극단 적인 것일까를 살펴보고자 한다.

기존의 친북/종북 논쟁은 지지하는 정당이 다르면, 혹은 정치 이념 이 다르면 북한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에 바탕하고 있다. 강우창에 따르면, “스스로를 진보 혹은 보수로 규정하는 주관적인 자 기이념에 따라 대북인식과 대미인식 간에는 진보-친북-반미, 보수-친 북-친미의 이분법적인 구조가 존재한다.”9 특히 기존 연구들은 한국인 의 이념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북한에 대한 인식 혹은 반 공이데올로기를 꼽고 있는 점에서 일치하고 있다.10

9_강우창, “한국인의 주관적 이념과 대외정책 신념체계:대북인식과 대미인식에서 나타 나는 일반국민과 엘리트의 차이를 중심으로,”동아시아연구,11권 단일호 (2005), pp. 91~92.

10_강원택,한국의선거정치:이념,지역,세대와 미디어(서울:푸른길, 2003);강원택,

한국의 이념 갈등과 진보·보수의 경계,”한국정당학회보,42(2005), pp.

193~217;이내영, “안보의식의 양극화와 외교정책 결정의 딜레마,”노무현 정부의 딜레마와 선택:국민여론·소수정부·정책선택(서울:동아시아연구원, 2003);정한 ·이현지, “여론 주도층,개혁의 균형추인가 보수여론의 진원지인가:여론 주도층과 일반 국민의 이념과 정책선호의 비교분석,”노무현 정부의 딜레마와 선택:국민여 ·소수정부·정책선택(서울: 동아시아연구원, 2003).

이 북한에 대한 태도를 둘러싼 남한사회의 갈등은 이른바 ‘남남갈등’ 이라고 불리며, 이에 대해서는 이미 상당한 연구 결과들이 누적되어 있 을 정도다.김갑식11은 남남갈등을 “지난 반세기 이상 한국사회를 지배 해온 냉전반공주의에 대한 갈등구조”로 정의하면서, 이 남남갈등의 근 저에는 “우리의 대북·안보·통일정책의 토대를 이루고 있는 대북관과 대미관에 대한 접근 방식의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다. 마찬가지로 구 성주의적 시각에서 남남갈등을 분석한 권숙도 또한 남남갈등의 원인 을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 내부의 서로 상반된 관점들”때문이라 고 보고 있다.12 이와 관련하여 경험적 연구를 진행한 강원택은, “우리 사회에서 나타난 이념성향의 특성은 ……특히 대북지원 문제와 보안 법 개정과 같은 ‘대북한’ 문제에서 가장 첨예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13

그런데 문제는 국가보안법이나 대북지원 문제 등에 대한 태도를 과 연 북한에 대한 태도와 인식을 보여주는 지표로 삼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물론 논리적으로 국가보안법 혹은 햇볕정책이나 대북지원 등 은 북한과 떼어놓을 수 없는 관련을 갖는 이슈들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정치적 이슈들에 대한 태도는 남한 내부의 첨예한 갈등과 정치 적 경쟁에 매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 자체를 북한에 대한 태도 혹은 인식이라고 규정하는 것에는 이론적인 무리가 따른다.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북한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측정해야 하는지 에 대해 큰 이론적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한국인이

11_김갑식, “한국사회 남남갈등:기원,전개과정 그리고 특성,”한국과국제정치,23 2(2007), pp. 31~59.

12_권숙도, “구성주의적 관점에서 본 남남갈등의 이해,”사회과학연구, 281 (2012), pp. 51~69.

, “ ,” , 2 1 (2003), pp. 5~30.

북한을 인식하는 방식을 친북 혹은 종북 같은 상당히 폭력적이고 비 과학적인 용어로 규정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북한을 인식하는 데에 는 하나 이상의 인식적 틀이 존재할 것이며, 그 틀들의 상호 관계는 어떠한지, 그리고 그 인식적 틀의 차이를 과연 이념이나 정당일체감 의 차이가 설명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이 연구가 답하고자 하는 물 음이다.

가. 북한에 대한 인식

(1) 북한인식의 측정

(가) 지원/협력 vs 경계/적대

1990년대부터 이어졌던 통일연구원의 통일의식조사와, 그 내용을 상당부분 이어받아 2007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통일의식조사에는 북한에 대한 이미지를 측정하기 위해서 동일한 문항을 사용하고 있다. 이 문항에서는 북한에 대한 이 미지를 다섯 가지로 분류하여 묻는데,그 이미지는 각각 지원대상,협력 대상, 경쟁대상, 경계대상, 적대대상이다. 이 이미지 측정 문항은 지금 까지 여러 서베이에서 매우 유용한 북한 연구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14 그러나 이러한 측정방식은 하나의 문항 안에서 다섯 이미지를 같이 제 시하고 그 중 하나를 고르도록 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범주형 변수(categorical variable)로 응답자 개인들의 북한이미지를 측정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좀 더 정교한 분석 방법을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2007년 이후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서베이에서는 북

14_은기수, “통일과 북한에 관한 사회조사의 동향과 실태,”통일과 평화,22 (2010), pp. 44~50.

한이미지에 아래와 같은 시계열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 Ⅲ-4 북한이미지의 변화 2007~2014

(단위: %)

출처: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통일의식조사 2007~2014.

북한의 이미지를 좀 더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이번 조사에서는 기 존의 이미지 문항을 변형시킨 새로운 문항을 개발하였다. 범주형 변수 로 북한이미지를 측정하는 기존의 방식 대신, 각 이미지를 11점 리커 트 척도(Likert scale)로 독립적으로 측정하도록 재구성하였다. 이렇 게 하여 측정한 다섯 개의 북한이미지 변수의 상관관계를 보면 다음과 같다.

표 Ⅲ-13 북한이미지 변수들의 상관관계(피어슨 상관계수)

지원대상 협력대상 경쟁대상 경계대상 적대대상

지원대상 1.00

협력대상 0.66*** 1.00

경쟁대상 0.22*** 0.26*** 1.00

경계대상 -0.19*** -0.21*** 0.14*** 1.00

적대대상 -0.27*** -0.33*** 0.16*** 0.68*** 1.00 Note: *** p < 0.001 ** p < 0.01 * p < 0.05

위에서 보듯, 지원대상 변수와 협력대상 변수의 상관계수가 0.66,그 리고 경계대상과 적대대상 변수의 상관계수가 0.68로 매우 높다. 반면 경쟁대상 변수는 기타 북한이미지 변수와 유의미한 수준에서의 상관 관계를 갖고는 있으나, 상대적으로 그 강도는 약한 편임을 알 수 있다. 상관관계의 방향에 있어서도, 경쟁대상 변수와 다른 이미지 변수는 모 두 정방향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섯 이미지 변수들의 관계를 좀 더 확실하게 분석하 기 위해 탐색적 요인분석(exploratory factor analysis)을 실시하였다. 우선 요인의 수를 결정하기 위해 Stata프로그램의 Paran패키지를 사용, 평행성 분석(parallel analysis)을 실시하였다.15 이 평행성 분 석 결과 요인의 수를 2로 결정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최대우도법

15_Alexis Dinno, “Implementing Horn’s Parallel Analysis for Principal Component Analysis and Factor Analysis,”Stata Journal, Vol. 9, No. 2 (2009), pp. 201~298;

Louis W. Glorfeld, “An Improvement on Horn’s Parallel Analysis Methodology for Selecting the Correct Number of Factors to Retain,” Educational and Psychological Measurement, Vol. 55, No. 3 (1995), pp. 377~93; John L. Horn,

“A Rationale and Test for the Number of Factors in Factor Analysis,”

Psychometrika, Vol. 30, No. 2 (1965), pp. 179~185.

(maximum likelihood method)을 사용하는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 하여 2개의 요인을 추출하였으며, 그 결과를 프로맥스(promax) 방법 으로 회전시켰다. 그 결과로 계산된 두 요인에 대한 각 변수의 요인적 재값(factor loading)은 아래와 같다.

표 Ⅲ-14 북한이미지 변수에 대한 탐색적 요인분석 회전 후 요인적재값

제 1 요인

(경계 및 적대) 제 2 요인

(지원 및 협력) 고유분산

(Uniqueness)

지원대상 -0.07 0.72 0.45

협력대상 -0.09 0.87 0.21

경쟁대상 0.29 0.38 0.81

경계대상 0.72 -0.03 0.48

적대대상 0.92 -0.10 0.10

다섯 가지 북한이미지 변수 중 경쟁대상 이미지는 두 가지 요인에 대한 요인적재값이 모두 낮은 편(<0.40)이어서 일단 제거가 가능한 것 으로 판단되었다. 이에 따라 지원대상 변수와 협력대상 변수를, 그리고 경계대상 변수와 적대대상 변수를 각각 더하여 합산척도(summation scale)를 만들었다. 이 합산척도들의 내적 일관성을 크론바흐 알파 (Cronbach’s α) 값으로 측정하였는데, 지원대상/협력대상 요인의 크 론바흐 알파 값은 0.79,그리고 경계대상/적대대상 요인의 경우는 0.81 로 충분한 내적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표 Ⅲ-15 북한이미지 합산척도 기술통계

합산척도 평균 표준편차 최솟값 최댓값 빈도

지원/협력 9.83 4.12 0 20 1000

경계/적대 11.53 4.17 0 20 1000

지원/협력 합산척도 변수와 경계/적대 합산척도 변수의 기술 통계는

<표 Ⅲ-15>에 정리되어 있다.두 변수의 평균값은 각각 9.83과 11.53 으로,경계/적대 이미지의 값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었는데,이 두 변수 값의 차이를 t검증으로 비교해 본 결과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0.001). 즉, 평균적으로 보았을 때 한국 사람이 북한에 대 해 갖는 이미지는 지원/협력 대상 보다는 경계/적대 이미지 쪽에 조금 더 경도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새롭게 만든 두 변수를 기초적인 인구학 변수 및 정당일체감, 그리고 응답자의 정치이념별로 나누어 기술통계를 구하고,또 각각 일 원분산분석(one-way ANOVA)을 계산하였다. <표 Ⅲ-16>에 정리 된 이 결과를 보면 매우 흥미로운 것을 알 수 있는데, 인구학 변수 및 정당일체감,이념 등이 북한에 대해 어떠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가와 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