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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신년화두는 단연 통일이었다. 통일대박론과 드레스덴 구상,

통일준비위원회 발족 등으로 이어지며 한국사회의 많은 부문에서 통 일에 대한 담론이 활성화되고 많은 성찰적 반성이 제기되었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통일 관련 담론들은 새로운 틀에서 통일을 사고 하기보다 기존의 담론구조 속에 다시 매몰되는 경향이 강하다. 남북관 계, 대북정책, 통일정책에 대한 담론은 다른 국내외적 이슈에 대한 담 론보다 변화의 속도가 느리다. 이러한 이유는 정책결정자, 전문가, 일 반 대중들이 자기만의 인지틀(framework)이 있고 그 틀을 바탕으로 규범적 판단을 먼저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통일대계의 장기적 구상을 위해 통일담론의 변화를 이해하고 동 시에 국내외, 그리고 북한과 관련된 환경의 변화를 진단하고 전망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절은 통일환경의 변화를 국제적인 차원에 서 진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국제적 차원의 통일환경은 국제질서 와 동북아질서의 변화, 미국과 중국의 아시아 전략과 통일과 한반도에 대한 전략, 그리고 북한의 국제질서에 대한 인식과 대응 등 네 가지 영 역으로 설명된다. 기존의 연구들이 국제질서와 동북아질서를 중심으로 국제환경을 평가하였는데, 이는 강대국에 의한 국제정치 구조가 통일 에 미치는 영향이 결정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의 아시아 전략과 더불어 한반도 통일의 행위자로서 북한의 국제질서에 대한 인식을 이해하는 것도 한국의 통일환경을 적극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이 절에서 통일의 국제적 환경에 대한 포괄적 설명을 전부 하는 것

으로 수행하는데 충분히 고려해야할 의제를 진단하고 제시하는 데 초 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하여 국제질서에 의해 결정되는 통일과정이 아니라 한국이 주체적 행위자로서 국제질서를 변화시키는 통일과정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여러 층위에서 구조적 속성과 행위자들의 이해관 계를 심층 분석하기 위한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가. 국제질서 및 동북아질서의 변화

(1) 힘의 분산과 무극적 국제질서

전통적으로 국제질서의 변화와 재편은 세계적 열강들이 개입된 주요 전쟁(major wars)의 결과로서 나타나며, 전쟁에서 승리한 강대 국이 자국의 이익 실현을 위해 힘을 투영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하 는 과정으로 이해된다.291 1815년의 비스카운트 캐슬레이(Viscount Castlereagh), 1919년의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 1945년의 해리 트루먼(Harry Truman)은 전쟁 승리 후 강력한 국가의 힘을 새 로운 국제질서로의 재편에 활용하였다. 냉전체제의 종식은 미국의 강 력한 힘을 바탕으로 단극체제라는 새로운 질서로 이행되었다.292 그런 데 2001년 9월 11일 미국에 대한 테러리스트 공격 이후 국제질서는 전 통적 설명과는 달리 미국의 국력 쇠퇴와 나머지의 부상(the rise of

291_ G. John Ikenberry, After Victory: Institutions, Strategic Restraint, and the Rebuilding of Order After Major Wars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1) 참조.

292_ Charles Krauthammer, “The Unipolar Moment,” Foreign Affairs, Vol. 70, No.

1 (1990/1991), pp. 23~33; Charles Kupchan, “After Pax Americana: Benign Power, Regional Integration and the Sources of Stable Multipolarity,”

International Security, Vol. 23, No. 1 (Fall 1998), pp. 40~79; Stephen M.

the rest)293으로 인한 힘의 분산 그리고 G2의 시대 및 신흥지역 경제

블럭의 부상에 따른 국제정치경제 구조의 변화와 지역 블록의 영향력 증가 등이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현재의 국제질서를 무엇으로 표현하더라도 그것은 19세기 영국 중 심의 세력균형 질서, 20세기 미국과 소련 중심의 냉전 질서, 탈냉전기 미국 주도 단극 질서와는 다르다. 2000년대 초반 많은 학자와 전문가 들이 탈냉전기 미국이 새로운 헤게모니 혹은 제국적 지위에 이를 것으 로 예상하였다. 미국의 군사주의와 제국적 팽창으로 인해 국제정치의 비극적 전쟁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우려하였다.294 그렇지만 미국과 중 국 중심의 현재 국제질서에는 군사적 갈등 요인이 상존하지만 동시에 경제적인 측면에서 경제적 상호의존이 증가함에 따라 강대국들의 관 계가 파국으로 치닫지 않고 있다. 끊임없이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비극적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는 강대국 정치에 대 한 예측295과 달리 미국이 여전히 나머지 국가들보다 월등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경제성장을 경험하고 있는 중국, 인 도 등 나머지 국가들과도 상호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단극체제 이후 국제체계의 힘의 분산을 다극체제 혹은 무극체제로의 이행으로 설명할 수 있다. 현재의 국제질서를 다극체 제로 이해하는 것은 미국과 중국, 인도, 일본, 러시아, 유럽연합 등 어

293_ Fareed Zakaria, The Post-American World (New York: W. W. Norton &

Company, 2008) 참조.

294_ Noam Chomsky, Hegemony or Survival: America’s Quest for Global Dominance (New York: Metropolitan Books, 2003); Charlmers Johnson, The Sorrows of Empire: Militarism, Secrecy, and the End of the Republic (New

느 국가 혹은 세력도 절대적으로 우월한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 문이다. 전통적으로 이와 같은 상황의 주요 행위자들은 협조체제(a concert of power)를 구축할 수도 있지만 세력균형이 무너졌을 때 세 력균형을 복원하기 위해 경쟁할 수도 있다. 현재의 국제질서는 이와 같은 19세기 말 유럽협조체제(The Concert of Europe)의 성격과 유 사한 점이 있지만, 국제정치의 주요 행위자 특히 미국과 중국이 공동의 이익에 대한 충분한 합의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과거의 다극체제와 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296

최근 국제체제의 힘의 분산은 국민국가 중심의 시각에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특징을 지니고 있다. 특히 고전적 의미의 다극체제와 달리 현재 의 국제체제에는 여러 주요 행위자가 존재하지만, 극으로서의 힘을 가진 행위자가 모두 국민국가가 아니다.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한 지역 블럭은 이미 국제관계의 중심행위자로 역할을 한 지 오래되었다. 또한 국민국가 중심의 국제관계는 각종 비정부기구와 기업, 그리고 다양한 층위에서 형 성되는 네트워크에 의해 도전받고 있다. 결국 오늘날의 국제체제에서 힘 은 ‘여러 손에 여러 곳에(in many hands and in many places)’297 분 산되어 오히려 다극체제가 아닌 무극체제라고 할 수 있다.

무극적 국제질서는 국제사회 리더십에 많은 도전을 제기한다. 패권 적 힘에 의존하는 국제적 리더십298 또는 국제제도에 의한 리더십299

296_ 최근 유럽협조체제와 미중 간의 협조체제 가능성에 대한 분석은 다음의 논의를 참

조하라. 신성호, “19세기 유럽협조체제(The Concert of Europe)에 나타난 강대국 정치를 통해 본 21세기 중국의 신형대국관계,” 󰡔국제정치논총󰡕, 제54집 3호 (한국국 제정치학회, 2014), pp. 141~175.

297_ Richard N. Haass, “The Age of Nonpolarity: Why Will Follow U.S. Dominance,”

Foreign Affairs. Vol. 87, No. 3 (May/June 2008), pp. 44~56.

Dalam dokumen 신통일대계 구현을 위한 구조분석 (Halaman 19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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