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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관이 평화인식 및 통일인식에 미치는 영향

가. 평화, 전쟁, 통일에 대한 사회적 표상

사회적 표상(Social Representation)은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 일상적 의사소통을 통해 특정문화권 또는 사회적 집단의 구성원들 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 신념, 태도, 행동을 망라하는 포괄적 지식을 의미한다.19) Durkheim의 집합적 표상 개념에 출발한 사회적 표상 이론은 모든 사회심리적 현상과 과정은 그것이 발생하는 역사적, 문 화적, 거시적, 사회적 환경 속에서만 이해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사회적 표상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환경과 대상을 객관적, 있는 그 대로 지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1) 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대상과 관련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표현해야 할지에 대한 일종의 공유된 규범의 역 할을 함으로써 의사소통을 촉진하고,

(2)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자신의 집단 규범이나 가치와 조화를 이루도록 재구조화하고,

(3) 사회적 표상을 공유함으로써 집단에게 소속감과 정체성을 부여하고,

(4) 표상 공유 여부로 집단 구분에 기여하며,

(5) 특정 상황에서 개인이 형성하는 기대와 예측에 영향, 개인의 행동을 안내한다.20)

19) Serge Moscovici, “The Phenomenon of Social Representations,” in Social Representations, eds. Robert M. Farr and Serge Moscovici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84), pp. 16~19.

20) 최훈석‧용정순, “한국 청소년과 성인의 게임에 관한 사회적 표상,” 󰡔한국심리학회지:

일반󰡕, 제29권 2호 (2010), pp. 199~200.

즉 사람들은 현실을 통해 사회적 표상을 생성하고, 이 표상을 통해 현실을 재구성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한국인이 생각하는 평화, 전쟁, 통일의 사회적 표상은 70년 분단의 환경에 의해 구성되었으 며, 구성된 사회적 표상을 통해 환경, 사건 등을 해석하고 미래에 대한 기대를 구성한다. 특히 사회적 표상은 사회집단에서 특별히 문 제가 되거나 논쟁의 대상, 갈등을 유발하는 대상(전쟁, 인권, 성적 지향성, 이념, 정치체제 등)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 에서,21) 분단 속에서 살아가는 한국인들이 평화, 전쟁, 통일에 대해 비교적 뚜렷한 사회적 표상을 형성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본 연구는 한반도 문제의 핵심인 평화와 전쟁, 그리고 통일의 사 회적 표상을 단어 연상법을 통해 조사하였다. 단어 연상법은 사회적 표상 연구에서 가장 흔히 쓰는 조사법으로 ‘평화’, ‘전쟁’과 같은 주 제어를 보거나 듣고 떠오르는 단어를 통해 사회적 표상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본 연구에서는 평화, 전쟁, 통일이라는 단어를 보고 떠오 르는 세 단어(1순위, 2순위, 3순위)를 물어보았다. 본 보고서에서는 해당 단어를 보고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른 단어인 1순위 단어의 분 석 결과를 제시하였다.

“평화”라는 단어를 듣고 제일 처음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는 ‘비둘기

(24.4%)’이었으며, 이어서 ‘통일(21.4%)’, ‘전쟁(6.6%)’, ‘북한(4.3%)’,

‘자유(3.7.%)’, ‘행복(2.8%)’의 순이었다(<그림 Ⅱ-2>). 2019년과 비 교한다면 비둘기와 통일이 평화와 관련된 지배적 연상어라는 점은 변함이 없었지만 비둘기와 통일의 순위가 바뀌었다는 점에서 차이 가 있었다.

인구통계학적 변수별 1순위 단어는 <표 Ⅱ-7>에 제시하였다. 남 성은 평화를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연상어로 비둘기와 통일의 비

21) 위의 글, p. 200.

율이 비슷했지만 여성은 비둘기의 비율이 높았다. 연령이 증가할수 록 비둘기의 비중은 작아지고 통일의 비중이 커지며 60대 이상에서 는 평화를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로 통일을 꼽은 비율이 비둘 기를 꼽은 비율을 상회하였다. 월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비둘기의 비중은 줄어들고 통일의 비중이 늘어나는 패턴이 관찰되었다. 진보 는 평화의 연상어로 비둘기와 통일의 비중이 비슷한 반면 중도와 보 수는 비둘기의 비중이 높았다.

<그림 Ⅱ-2> “평화”의 사회적 표상(1순위)

준거변수별로 살펴보면 협력을 통한 평화에 대한 지지도가 강할수 록, 군사력을 통한 평화에 공감도가 낮을수록, 통일지향성이 높을수 록, 분단지향성이 낮을수록, 압박정책에 대한 지지가 낮을수록, 관여 정책에 대한 지지가 높을수록 통일을 평화의 연상어로 꼽은 비율이 높았다. 비둘기와 같은 유토피아적 평화상(像)은 갈등이 고착화된 사 회의 특징이다. 하지만 적어도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뚜렷한 인식, 특히 소위 교류협력을 통한 체제통합의 과정을 선호하는 경우 상대 적으로 유토피아적 평화상이 약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분(단위: 명, %, 점) 사례 수비둘기 통일 전쟁 북한 자유 행복 안정 평화 남북한 세계 그 외 2019년 1,000 4.1 9.4 14.8 30.0 21.4 9.4 14.8 30.0 21.4 14.0 14.0 전체(2020년) 1,600 24.4 21.4 5.8 4.3 3.7 2.8 2.8 2.8 2.1 1.8 28.2 성별 남성 796 22.9 22.9 6.9 4.0 3.4 2.1 2.3 2.9 2.0 1.5 29.2 여성 804 26.0 19.9 4.7 4.6 4.0 3.5 3.4 2.6 2.2 2.0 27.1

연령

20대 278 30.6 16.5 3.2 3.6 2.9 2.5 2.2 5.4 2.2 1.8 29.2 30대 253 29.2 23.3 3.6 5.1 1.6 1.6 2.0 4.3 1.2 1.6 26.5 40대 314 25.5 21.0 5.4 4.5 3.5 1.3 3.2 2.5 1.9 2.9 28.4 50대 323 26.0 21.1 6.8 3.7 4.3 3.7 2.8 1.2 3.1 1.5 25.7 60세+ 432 15.7 23.8 8.3 4.6 5.1 4.2 3.5 1.4 2.1 1.2 30.2

<표 Ⅱ-7> 평화에 대한 사회적 표상 1순위 단어 중 상위 10개 단어의 비율

<그림 Ⅱ-3> “전쟁”의 사회적 표상(1순위)

“전쟁”이라는 단어를 듣고 제일 처음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는 ‘북 한(14.2%)’이었으며, 이어서 ‘6.25 전쟁(11.9%)’, ‘사망/죽음(7.7%)’, ‘공 포(4.6%)’, ‘핵무기/핵개발(3.5%)’ 순으로 나타났다(<그림 Ⅱ-3>). 대 부분의 인구통계학적 변수들에서 연상어 비중은 전쟁-6.25-사망-공 포의 순이었지만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표 Ⅱ-8>). 연 령대가 높아질수록, 진보적일수록 6.25 전쟁의 비중이 증가하였다.

구분(단위: 명, %, 점) 사례 수비둘기 통일 전쟁 북한 자유 행복 안정 평화 남북한 세계 그 외

연령 by 성별

남성 20대 146 21.9 17.8 5.5 4.1 2.7 2.7 3.4 6.2 2.1 2.1 31.5 여성 20대 132 40.2 15.2 .8 3.0 3.0 2.3 .8 4.5 2.3 1.5 26.5 남성 30대 129 31.8 24.0 3.9 4.7 2.3 1.6 2.3 4.7 1.6 1.6 21.8 여성 30대 124 26.6 22.6 3.2 5.6 .8 1.6 1.6 4.0 .8 1.6 31.4 남성 40대 158 22.8 20.9 5.1 5.7 3.8 1.3 1.9 3.8 2.5 1.9 30.3 여성 40대 156 28.2 21.2 5.8 3.2 3.2 1.3 4.5 1.3 1.3 3.8 26.3 남성 50대 165 30.3 23.0 6.1 1.2 1.8 .6 3.0 .6 2.4 2.4 28.5 여성 50대 158 21.5 19.0 7.6 6.3 7.0 7.0 2.5 1.9 3.8 .6 22.8 남성 60대+ 198 11.6 27.3 12.1 4.5 5.6 4.0 1.0 .5 1.5 .0 31.8 여성 60대+ 234 19.2 20.9 5.1 4.7 4.7 4.3 5.6 2.1 2.6 2.1 28.6

월 소득

~300만 원 344 28.5 17.4 3.8 4.9 5.5 2.0 4.1 4.4 2.0 2.0 25.4 300~500만 원 535 24.7 21.3 4.5 3.6 2.2 3.0 2.2 2.8 3.2 1.5 31.0 500만 원~ 603 21.6 25.0 7.8 5.1 3.2 3.2 3.0 2.0 1.3 1.8 26.1

이념

보수 316 21.5 17.7 11.4 5.7 3.2 4.1 1.9 .0 1.9 1.6 31.0 중도 743 26.2 21.1 3.8 3.8 4.2 3.0 3.5 3.2 1.9 1.6 27.6 진보 541 23.7 23.8 5.4 4.3 3.3 1.8 2.4 3.7 2.6 2.0 27.0 협력을

통한 평화

낮음 316 27.0 17.2 4.9 5.7 2.9 2.0 2.9 3.7 2.5 2.0 29.2 중간 743 26.2 21.5 6.0 3.2 3.7 3.0 3.0 2.4 2.5 1.6 26.9 높음 541 18.2 25.4 6.4 5.1 4.4 3.3 2.3 2.6 1.0 1.8 29.5 군사력을

통한 평화

낮음 407 24.7 24.2 5.7 4.1 2.8 3.4 2.8 1.5 2.6 2.1 26.1 중간 803 25.3 20.9 5.8 4.0 3.4 2.5 2.5 2.9 2.5 2.1 27.9 높음 390 22.3 19.4 6.0 5.2 5.2 2.8 3.4 3.6 .8 .8 30.6 통일

지향

낮음 388 31.6 13.4 5.4 4.5 3.3 4.8 1.2 2.1 2.4 2.4 29.0 중간 826 23.4 23.3 5.6 4.1 3.8 2.4 3.8 3.0 2.0 1.5 27.2 높음 386 20.1 24.0 7.0 4.9 3.6 2.1 1.5 2.7 2.1 1.8 30.0 분단

지향

낮음 335 22.9 23.5 6.9 2.6 2.6 2.6 2.9 2.9 3.6 1.3 28.2 중간 936 25.2 21.3 4.5 4.3 4.3 3.0 3.0 2.6 1.8 2.0 28.2 높음 329 24.0 20.0 7.8 5.6 3.3 2.6 2.4 2.8 1.6 1.6 28.2 관여

정책

낮음 306 26.5 17.6 6.5 4.9 3.3 2.9 2.6 2.0 2.0 2.9 28.8 중간 869 24.9 23.6 5.5 3.5 3.5 2.3 3.0 3.1 2.1 1.6 26.9 높음 425 21.7 19.0 5.9 5.9 4.6 4.0 2.4 2.4 2.4 1.1 30.5 압박

정책

낮음 306 23.0 23.9 5.3 4.3 2.9 2.9 3.3 2.6 2.4 1.6 27.9 중간 921 24.9 21.3 6.5 3.8 4.7 3.2 2.2 3.2 2.0 1.6 26.7 높음 373 26.8 16.2 5.9 5.0 3.9 2.2 2.8 2.5 1.7 2.2 30.8

구분(단위: 명, %, 점) 사례 수 북한 6.25 사망 공포 핵무기 총기 비극 평화 남북한 무기 그 외 2019년 1,000 16.1 10.4 9.2 5.1 4.3 2.8 3 2.1 1.3 1.8 27.8 전체(2020년) 1,600 14.2 11.9 7.7 4.6 3.5 3.1 2.6 2.6 2.5 2.3 45.0 성별 남성 796 14.1 12.7 9.2 2.9 2.9 3.8 2.5 3.4 2.0 2.5 44.1 여성 804 14.4 11.2 6.2 6.2 4.1 2.5 2.6 1.7 3.0 2.1 45.9

연령

20대 278 15.8 10.8 4.0 2.5 3.6 5.8 1.1 1.1 4.3 2.2 48.9 30대 253 19.0 12.3 5.9 2.0 5.5 4.7 4.3 2.0 2.4 1.2 40.7 40대 314 13.4 13.4 8.6 4.1 3.2 3.5 1.6 1.6 3.2 3.2 44.3 50대 323 14.2 12.4 7.4 5.9 4.0 1.2 3.1 3.1 1.5 2.2 44.9 60세+ 432 11.1 11.1 10.6 6.7 2.1 1.6 2.8 4.2 1.6 2.5 45.6

연령 by 성별

남성 20대 146 14.4 11.6 4.8 1.4 2.1 7.5 .7 1.4 2.7 3.4 50.0 여성 20대 132 17.4 9.8 3.0 3.8 5.3 3.8 1.5 .8 6.1 .8 47.7 남성 30대 129 19.4 13.2 5.4 1.6 2.3 5.4 3.1 1.6 3.1 1.6 43.4 여성 30대 124 18.5 11.3 6.5 2.4 8.9 4.0 5.6 2.4 1.6 .8 37.9 남성 40대 158 13.9 13.9 12.0 1.3 3.2 3.8 2.5 1.9 1.9 3.2 42.4 여성 40대 156 12.8 12.8 5.1 7.1 3.2 3.2 .6 1.3 4.5 3.2 46.2 남성 50대 165 12.7 13.9 11.5 4.2 5.5 1.2 1.8 3.6 1.8 .6 43.0 여성 50대 158 15.8 10.8 3.2 7.6 2.5 1.3 4.4 2.5 1.3 3.8 46.8 남성 60대+ 198 11.6 11.1 10.6 5.1 1.5 2.0 4.0 7.1 1.0 3.5 42.4 여성 60대+ 234 10.7 11.1 10.7 8.1 2.6 1.3 1.7 1.7 2.1 1.7 48.3 월 소득

~300만 원 344 11.6 11.6 6.7 5.2 3.8 2.9 3.5 1.5 1.2 2.9 49.1 300~500만 원 535 15.9 11.2 8.0 4.5 3.2 3.4 2.6 3.6 3.2 2.1 42.4 500만 원~ 603 15.1 13.1 8.6 4.1 3.8 2.7 2.3 2.5 2.8 1.5 43.4 이념

보수 316 15.5 11.7 8.2 4.7 4.7 1.6 1.9 6.0 1.9 3.2 40.5 중도 743 14.8 10.5 7.3 5.1 3.4 3.2 2.7 2.2 2.4 2.8 45.6 진보 541 12.8 14.0 7.9 3.7 3.0 3.9 2.8 1.1 3.0 1.1 46.8 협력을

통한 평화

낮음 316 18.2 10.3 8.6 3.9 3.4 2.7 2.2 2.5 2.9 2.2 43.0 중간 743 13.2 12.5 6.0 4.9 3.5 3.5 2.4 2.5 2.1 2.6 46.9 높음 541 12.3 12.6 10.3 4.6 3.6 2.8 3.3 2.8 2.8 1.8 43.1 군사력을

통한 평화

낮음 407 13.1 12.9 6.7 5.2 3.4 3.6 3.9 2.3 3.1 1.0 44.8 중간 803 15.5 11.9 7.1 4.1 4.0 3.0 2.1 2.4 2.8 2.8 44.3 높음 390 12.7 11.1 9.8 4.9 2.6 2.8 2.3 3.1 1.3 2.6 46.6 통일

지향

낮음 388 15.2 9.6 7.8 6.0 4.5 3.0 1.2 4.5 2.4 3.3 42.7 중간 826 13.7 12.3 7.4 4.3 3.2 3.6 2.7 2.0 2.7 2.1 46.0 높음 386 14.9 13.4 8.5 4.0 3.3 1.8 3.6 2.1 2.1 1.8 44.4 분단

지향

낮음 335 9.5 12.4 7.8 5.2 2.9 3.3 3.6 2.6 2.6 2.0 48.0 중간 936 15.2 11.2 7.6 4.7 3.3 3.5 2.9 1.5 3.1 2.1 45.0 높음 329 15.8 13.2 7.8 3.8 4.2 2.4 1.2 4.7 1.2 3.1 42.8 관여

정책

낮음 306 15.0 10.1 7.2 4.6 4.6 2.6 2.3 4.6 2.0 3.6 43.5 중간 869 14.5 12.6 6.9 5.2 3.1 3.6 2.5 2.0 2.7 2.2 44.6 높음 425 12.9 11.8 9.9 2.9 3.5 2.4 2.9 2.4 2.4 1.6 47.2 압박

정책

낮음 306 13.9 12.1 8.4 4.5 3.8 2.6 2.0 2.7 2.4 2.3 45.2 중간 921 15.0 11.3 7.3 4.9 3.2 4.3 3.4 1.8 3.6 1.2 44.1 높음 373 14.0 12.6 6.7 4.2 3.4 2.5 2.5 3.4 1.1 3.9 45.8

<표 Ⅱ-8> 전쟁에 대한 사회적 표상 1순위 단어 중 상위 10개 단어의 비율

협력을 통한 평화를 선호할수록, 군사력을 통한 평화를 선호할수 록 죽음의 비율의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평화를 실현 하는 방식에 대해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죽음의 공포를 더 느끼고 있다는 결과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사회적 표상이론에 따르면 표상에 따라 행동경향성이 달라진다. 사망이라는 표상이 사 망을 방지하는 방식에 대한 행동경향성을 유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관여정책에 대한 지지가 강할수록, 압박정책에 대한 지지가 약할수록 사망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도 특징적이다. 공포가 유화적 행동경향성을 유도한다는 선행연구와 부합하는 결과이다.22)

“통일”이라는 단어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이하 연상어) 는 ‘북한’이었다. 조사에 참여한 1,600명 중 20.8%가 ‘통일’이라는 단어를 보고 ‘북한’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고 응답하였다. ‘평화’, ‘분

단’, ‘통합/화합’이 그 뒤를 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 국민이 ‘통

일’을 ‘북한’, ‘평화’, ‘분단’, ‘통합/화합’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음

을 시사한다.

<그림 Ⅱ–4> “통일”의 사회적 표상(1순위)

22) Jennifer S. Lerner et al., “Effects of Fear and Anger on Perceived Risks of Terrorism: A National Field Experiment,” Psychological Science, vol. 14, no. 2 (2003), pp. 144~150.

‘통일’의 사회적 표상이 북한, 평화, 분단, 통합/화합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성별, 연령, 이념에 따라 4개 주요 연상어의 상대 적 중요성에는 차이가 있었다. ‘통일’이라는 단어를 보고 가장 먼저 머릿속에 연상된 단어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통일을 북한과 관련지 어 생각하는 여성의 비율이 남성의 비율보다 높았다. 연령대에 따른

‘통일’에 관한 사회적 표상의 차이도 관찰되었다. 20대와 40대의 경 우 통일과 연상된 단어의 중요성, 즉 각 연상어를 언급한 조사 참여 자의 비율은 ‘북한>분단>평화>통합/화합’ 순이었다. 30대와 50대의 경우 연상어의 중요성은 ‘북한>평화>분단>통합/화합’의 순이었으 며, 60대 이상은 ‘평화=북한>분단>통합/화합’ 순이었다. 마지막으 로 이념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중도는 ‘북한’, 진보는 ‘평화’, 보수는 ‘민족’을 다른 이념집단에 비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 이 있었다.

이상의 결과가 의미하는 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통일 에 대한 표상은 “나” 또는 “우리”가 아닌 “상대”, 북한에 초점을 두고 있다. 통일이 남북이 함께 만들어가는 과업이라는 점에서 통일을 생 각할 때 북한을 떠올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통일과 가장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 북한이며, 북한을 언급한 응답자 의 비율이 통일의 또 다른 주체인 남한을 언급한 응답자의 비율보다 5배 이상이라는 것은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는 우리 국민이 통일 을 우리의 현재와 우리의 미래가 아닌 북한의 현재와 북한의 미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19년 통일연구원이 실시한 통일인식조사에서 “통일이 되든 안 되든 내 생활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라는 명제에 동의한 비율이 56.2%였다. 통일이 우리 국민 의 삶과 괴리되어 있으며 국민들이 통일을 우리의 일이 아니라고 생 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해석을 뒷받침해주는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