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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변화의 중심에는 김정일이 있다. 물론 김정일의 변화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그러나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북한 내에서 그를 능가할 정치인이나 대안세력이 없다는 점과 의도가 무엇이든 급속한 대남·대외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일 정권의 당면과제 는 크게 경제난 해결, 연방제에 의한 통일달성, 미국으로부터의 체제 안전보장 확보 등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은 이의 달성을 위해 남북 대화와 대외개방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대내적으로는 주체사상과 혁명적 수령관에 입각한 무소불 위의 통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정상회담과 언론사 사장단 면담시에 목도한 것처럼 김정일의 권한은 어떤 절대왕정 하에서도 볼 수 없는 것이었다. 현재와 미래를 넘나들면서 정치적 낭만을 즐기듯이 기존의 모든 사고의 틀과 정책을 뒤흔든 모습은 마치 ‘신들린’ 사람처럼 보 였다.

이러한 김정일의 행보는 이미 예견된 것인지도 모른다. 내적으로는 김정일 자신의 자유분방함이, 외적으로는 현상타파 없이는 도저히 해 결할 수 없는 국내외 환경이 김정일에게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강 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전환이 사회전반에 관한 것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자신의 절대권력은 지키되 외부 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난을 해결하려는 의도에서 변화가 추진 되고 있기 때문에 사회통제나 군권의 강화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조 처들이 대외개방과 함께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일은 영화예술가적 기질로 인해 ‘극적 전환’을 선호하고 자유 분방하며 꼼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남한TV를 상시로 시청

함으로 인해 남한사정에 밝다. 이것이 또한 ‘위로부터의 변화’를 촉진 시킨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방성은 일반주민들에게 는 철저히 배제되었다. 수령에 대한 충실성, 주체사상의 우월성, 연방 제의 적절성, 미국의 호전성 등만이 주민들이 암송해야 할 ‘계명’인 것처럼 보인다.

한편 역사적으로 약소국인 북한은 주변환경의 변화에 대해 ‘대외 유연, 대내 통제’ 정책으로 대응해 왔다. 강대국간 대립이나 강대국의 대북 압력이 있을 때 북한이 가장 두려워 한 것은 유일지도체제에 대한 도전과 주민사상 이완이었다. 따라서 북한은 이를 저지하기 위 해 대외적으로는 유연한 입장을 취했지만 대내적으로는 절대권력을 더욱 강화하고 주민사상을 더욱 통제하는 방향으로 나갔다. 그 결과 오늘날과 같은 수령유일지배체제가 수립되었다. 수령의 권한은 ‘신권 (神權)’에 가깝다. 수령의 권한은 무한대이고 어떤 금기도 없다. 이러 한 권한은 수령후계자에게 그대로 전수되었다. 물론 수령후계자는 김 정일이다. 수령후계자인 김정일의 권한이 어느 정도인가는 금강산 관 광개방, 남북정상회담, 언론사 사장단 방북 등에서 이미 충분히 드러 났다.

그 동안 우리는 북한이 살길은 개방뿐이라고 주장해 왔다. 지금 북 한은 개방을 시도하고 있다. 물론 개방의 속도와 범위에 대한 의구심 은 아직도 잔존해 있다. 그러나 이 정도의 개방이라도 채택하고 있다 는 점 자체가 중요하다. 역설적이지만 절대자 김정일의 존재가 있었 기 때문에 그나마 가능한 것이다. 권력기반이 흔들림으로써 내부통합 이 되어있지 않다면 개방정책을 선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서두에 서 고찰된 바와 같이 김일성도 몇 차례 개방을 시도한 바 있었다.

그러나 김정일의 개방은 김일성의 개방을 ‘계승’하고는 있지만 그 질을 달리하고 있다. 따라서 김정일로서는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

다. 김정일 자신이 시인하였듯이 관료들의 반대도 있었을 것이다. 그 러나 그는 전향적인 대남·대외정책을 선택하였다. 그의 선택에 힘을 보탠 것은 경제난이 지속될 경우 ‘신권’까지 훼손될 수도 있다는 절 박함이었을 것이다. 수많은 아사자와 떠돌이들을 살리는 길은 ‘외부 예비’ 확보밖에 없다는 절대 절명한 상황은 ‘김정일 선택’에 대한 관 료들의 반대를 물리치게 하는 명분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환 경의 압박을 누구나 감지하고 수용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에서 김 정일의 ‘합리적 선택’은 긍정적 평가를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개방이 심화되면 될수록 수령체제는 강화될 것이다. 개 방으로 인한 관료동요나 주민일탈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통제 력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국방위원장체제 가 존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치안유지와 외부사조의 침투방지를 위해서는 ‘선군 정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종신대통령제’같은 ‘비정상적’ 정상체제로 환원될 것이다. 그 이유는 북한의 ‘환상’이기는 하지만 연방제 통일국가의 도래를 준비하기 위 해서 이다.

아울러 우리가 유념해야 할 것은 수령체제 강화는 개방확대를 위 한 예비조치이고, 강력한 지도체제가 오히려 급진적인 정책선택을 용 이하게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김정일이 대외개방을 적극 추진하는 한 그와의 대화를 지속하고 확대시켜야 할 것이다. 사실 이 길 외에 다른 대안은 없을 것이다. 북한에는 대안세력이 부재한 상태 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상회담을 ‘김정일의 승리’로 선전하고 이산 가족 상봉을 ‘장군님의 은덕’이라고 선전하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민 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승리감’이 있어야 대외개방을 지속할 것이 고 대외개방이 지속되어야 민주적 대내개혁의 단초가 마련될 수 있 을 것이다.

북한의 대외관계 변화

홍 용 표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Ⅰ. 서 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6월 김대중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자신의 대외활동과 관련 의미 있는 말을 하였다: “....구라파 사람들이 자꾸 뭐라 말하냐면 왜 은둔생활 하나, 나는 과거 중국도 갔었고 인 도네시아에 갔댔고 외국에 비공개로 많이 갔댔고 했는데, 나보고 은 둔생활이라고 하는데 김 대통령이 오셔서 은둔에서 해방되었다 라고 말한다.”

김정일의 이 말은 두 가지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 째, 김정일 자신이 정상회담에 직접 나선 것이 결코 갑작스러운 변화 는 아니며, 그 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대외활동의 연장선상에 있 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언급은 이제부터 김정일 자신이 공개적인 활동을 꺼리던 과거의 태도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대외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김정일은 세계적으로 방송 된 남 북정상회담을 통해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 버리고 새로 운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심으려한 것이 사실이다. 한마디로 북한 최

고지도자의 위와 같은 발언은 북한 대외정책에 있어서 지속과 변화 의 양측면을 함축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북한은 매우 활발한 대외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선 북한은 정상회담에 호응하고 이후 각종 후속 회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외교 부문에 있어서도 북한은 최근 미·중·일·러 등 주변 4강은 물론 유럽, 동남아, 오세아니아 지역국가들, 아세안 지역포럼(ARF) 등 다자간 협의체들을 대상으로 전방위외교를 추진하고 있다. 물론 북한의 외교 다변화 움직임은 이미 1980년대 말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소련 및 동구 사회주의체제의 붕괴 이후 냉전시대 의 진영외교가 불가능해지자, 북한은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주력하는 한편, 외교 활성화를 위하여 노력하여 왔다.1) 대남 정책에 있어서도 북한은 기본적으로 남한배제전략을 유지하였으나, 남북대화를 완전히 도외시하지는 않았다. 특히 북한은 김정일이 1997 년 소위 「8·4노작」을 발표한 이래 비록 전제조건을 붙이기는 하였으 나 남북 당국간 접촉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였다.

이와 같은 지속성에도 불구하고 최근 북한의 대외 및 대남정책에 의미 있는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북한이 남한 의 실체를 인정하고 남북대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매우 중대한 변화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북한 대외·대남관계의 지속과 변화는 어떻게 전개되고 있 는가? 만일 변화가 있었다면, 왜 변화하였고 어떻게 변화하였는가?

이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하여 본 논문은 북한 대외·대남관계와 관 련,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하였다.

1) 이와 관련, 황장엽씨는 최근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북한의 대서방 외교는 대외정책의 변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기 보다는 북한 당국이 오래 전부터 추 진해 온 정책의 결과라고 지적하였다. 「연합통신」, 2000. 4. 4.

첫째, 탈냉전 이후 북한의 최우선 국가목표는 체제의 생존이며, 따 라서 북한은 안보(대내외적 안보위기 탈피)와 경제(경제난 극복)를 대외정책의 주요 목표로 설정하였다.

둘째, 북한은 기본적으로 안보적 목표와 경제적 목표를 동시에 추 구하고 있으나, 안보적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경제적 목표 달성에 보 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다.

본 연구는 위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하여 제II장에서는 냉전 종식 이후 북한이 직면한 국제 및 국내적 환경변화와 이에 따른 대외정책 목표를 살펴볼 것이다. 제III장에서는 김일성 사망 이후 김정일이 추 진한 대외·대남정책을 검토할 것이며, 특히 대내외 상황 변화에 따른 정책의 변화와 지속을 분석할 것이다.

Dalam dokumen 북한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Halaman 4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