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합이 국가간, 지역간 경제적 불균등을 심화시킬 것인가 의 문제 못지않게 정책 결정자와 연구자의 관심을 끌고 있는 주
제가 ‘경제통합의 경제성장 촉진효과’라고 할 수 있다. 경제통합
의 성장 효과에 대한 분석은 발라사가 ‘경제통합의 동태학(the dynamics of economic integration)’이라는 주제로 설명한 것이 가장 처음으로 이 문제를 체계적으로 전급한 것이라고 할 수 있 다.70발라사에 의하면 경제통합의 동태적 효과를 가져오는 원인 으로, 규모의 경제, 기술의 발전, 외부경제(external economies), 경쟁의 촉진, 불확실성의 감소, 경제활동을 위한 환경 개선 등을 지적하고 있다.
70 B. Balassa, The Theory of Economic Integration.
가. 이론적 접근
경제통합의 성장효과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살펴보기 전에 정 리해야 할 개념이 있다. 그것은 영구적인(permanent) 성장 효과 와 잠정적인(temporary) 성장 효과의 차이점이다. 영구적인 성장 효과는 쉽게 말해서 경제통합을 통해서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증가되며, 그 결과 경제성장의 속도가 가속화되는 것으로 장기적 인 성장 효과라고도 한다. 반면에 잠정적인 성장 효과는 단기적 으로 성장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사라지는 경우를 의미 한다.71
신고전학파 성장이론(neoclassical growth theory)에 의하면, 경제통합은 성장잠재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 한다. 신고전학파 성장이론에서는 자본에 대한 보수가 감소하기 때문에 자본량과 취업자 일인당 산출물은 투자율=감가상각율+
기술진보율이 되는 지점까지만 증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균형 상태에서의 자본 축적량과 일인당 산출물은 기술진보율에 의해 서 결정되는 것이다. 또한 제도의 변화, 효율성의 증가 또는 투자 율의 변화는 성장률에 단기적으로만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 다. 이런 점에서 신고전학파 성장이론은 영구적인 성장 효과를 부정한다고 할 수 있다.
잠정적인 성장효과는 정태적(static) 효과와 동태적(dynamic) 효과로 구분할 수 있다.72정태적 효과는 동일한 투입량에서 산출
71 이하의 이론적 접근은 바딩거(Harald Badinger) 논문에 주로 의지하였다.
Harald Badinger, “Growth Effects of Economic Integration-the case of the EU Member States(1950~2000),” IEF Working Paper, No. 40(2001).
72 R. E. Baldwin, “On the Measurement of Dynamic Effects of Integ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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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경제통합 모형의 이론적 모색
물을 증가시키도록 하는 효과이고, 동태적 효과는 생산요소의 축 적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이다. 먼저, 정태적인 효과를 유발하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교역비용의 감소, 경제의 촉진, 생산 요소 이동성 강화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작동하여 효 율성을 증대시키게 되면 일차적으로 동일한 투입물하에서도 산 출물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정태적 효과). 투자율이 고정되어 있다고 가정하면, 산출물의 증가는 투자를 확대하도록 할 것이고 그에 따라 축적된 자본량도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는 다시 산출 물을 증대시키게 될 것이다(동태적 효과).
신고전학파 성장이론과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이론이 내생 적 성장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이다. 내생적 성장이론 에서는 일정한 조건이 주어질 경우 영구적인 성장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징적인 점은 외생적인 성장이론이라고 할 수 있는 신고전학파 성장이론에서는 잠정적인 성장이 투자의 생산요소 축적 효과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주장하는 데 반하 여, 내생적 성장이론에서는 영구적인 성장이 가능하며 그것은 기술진보의 효율성 증대효과를 통해서 나타난다고 인식하는 부 분이다.73
나. 실증적 검증 결과와 시사점
경제통합의 성장효과를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작업은 여러 학 자들에 의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위에서 언급한 두
Empirica 20(2), 1993, pp. 129∼144.
73 자세한 내용은 위에서 소개한 논문을 참고.
가지 효과 중에서 어느 쪽이 적합한지를 검증한 연구도 있고, 각 각의 효과를 별도로 검증한 연구도 있다. 이와 함께 추가적으로 경제통합체에 진입하는 국가에 대한 효과나, 외부성(externality) 효과와 같이 특정한 효과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된 연구도 있다.
검증 대상에 대한 차이점과 함께 나타나는 차이점은 방법론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경제통합의 정도를 어떻게 측정하느냐가 우선적인 도전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유럽통합의 확장단계에 따 라 더미변수를 사용하거나, 인구증가나 총 GDP를 대리변수
(proxy)로 사용하기도 한다. 또는 회원국간의 무역량을 사용하거
나 회원국의 총 무역량에서 상호 무역량이 차지하는 비중을 사용 하기도 한다.
다음 단계의 과제는 실증분석을 위한 모형을 구체화하는 작업 인데, Cobb-Douglas 생산함수를 비롯하여 다양한 형태의 생산함 수가 활용된다. 마지막으로 분석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실증분석 을 위하여 다양한 계량경제학적 접근방식(econometric approach) 이 도입되고 있다. 시계열 분석(time-series analysis), 표준 성장 회기 분석(standard growth regression analysis), 횡단면 분석 (cross-sectional analysis) 등이 그것이다.
란다우(Daniel Landau)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유럽연합에 가입 하는 것이 주는 성장효과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74 1950년부터 1990년의 기간 동안 OECD 17개 국가를 대상
으로 EEC 회원국과 비회원국 사이의 차이점을 검증한 결과 통계
74 Daniel Landau, “The Contribution of the European common Market to the Growth of Its Member Countries: An Empirical Test,” Weltwirtschaftliches Archiv, Vol. 131(1995), pp. 774∼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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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경제통합 모형의 이론적 모색
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유럽연합과 관련하여 경제통합의 장기적인 경제성장 효과를 부 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도 있다. 헨랙 손과 트로스텐숀(Magnus Henrekson and Rasha Torstensson) 은 횡단면 회귀분석방식을 동원하여 EC와 EFTA에 참여한 효과 를 분석하였다.75 이들이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경 제통합에 따른 경제성장 효과는 정(positive)이며 통계적으로 유 의미(significant)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EC와 EFTA 사이에 는 특별한 차이점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기 본적인 모형에서 나타난 결과이다. 다시 말해서 제어변수(control
variables) 집단의 변화와 추정 에러(measurement errors)라는
관점에서는 분명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연구결과는 지역차원의 경제통합 이 자원의 재분이나 장기적인 성장률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EU 회원국을 대상으로 경제통합의 성장효과를 분석한 바딩거
(Harald Badinger)의 연구에서는 영구적인(permanent) 성장 효과
와 잠정적인(temporary) 성장 효과의 가설을 검증하였다.76 1950년
부터 2000년간의 통계를 사용하고 시계열 분석(time series
approach)과 패널 분석(panel approach)을 동원한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장효과가 장기적으로 나타난다는 ‘영구적인 성장효과’
75 Magnus Henrekson and Rasha Torstensson, “Growth Effects of European Integration,” CEPR Discussion Paper Series No. 1465(1996).
76 Harald Badinger, “Growth Effects of Economic Integration-the case of the EU Member States(1950~2000),”
가설은 기각되었으며, 중기적인 성장효과를 강조하고 있는 ‘잠정 적인 성장효과’ 가설은 받아들여졌다. 결국, 영구적인 성장효과는 확인되지 못하였지만, 잠정적인 성장효과는 검증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유럽통합이 전후(戰後) 유럽의 경제성장을 촉진 했다는 점이 실증적으로 확인되었다. 1950년 이후 경제통합이 이 루어지지 않았다면 유럽국가 회원국들의 일인당 국민소득은 현 재 보다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통합의 효과 중에서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외부 성 효과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진행된 연구에서는 일정 기간 동안 성장의 확산효과(spillover effect)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77 일반적인 생산체계를 측정하기 위해서 EU 15개 국가를 대상으로 1985~2000년의 통계를 사용하였다. 이어 EU 국가들 사이에서 지역적 외부성(spatial externalities)를 추정하였 으며, 경제통합의 단계적 성과를 분석하기 위해서 6개국이 참여 한 초기 단계(1951년), 추가적으로 9개국이 참여함으로써 단일시 장을 구축한 확장 단계(1993년)로 구분하였다.78 연구 대상의 기 간 동안 경제통합의 正의 경제성장 효과가 의미있는 수준에서 존 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993년을 기준으로 하는 회원국 확대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였다. 이와 함 께 지역적 외부성(spatial externalities)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
77 Jeffrey P. Cohen and Catherine Morrison Paul, “Production Externalities, Integration and Growth: The Case of the European Union ‘Single Market’,”
Harry Bloch, ed., Growth and Development in the Global Economy (Cheltenham, Edward Elgar Press, 2003), pp. 53∼66.
78 초기 단계에 참여한 국가는 벨기에,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 란드이고, 추가적으로 참여한 국가는 덴마크, 아일랜드, 영국,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핀란드 그리고 스웨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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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경제통합 모형의 이론적 모색
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도시경제학이나 지역경제학에서 지역적 경제효과(location economies), 또는 집단 적 경제효과(agglomeration economies)라고 인식하고 있는 개념 의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가 시사하는 것은 경 제통합의 성장효과를 분석하는 데 있어서 경제교류의 공간적 차 원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한 특정 공간(지역)을 중 심으로 하는 교류․협력의 확대가 지니는 중요성을 재인식할 필 요가 있다는 것이다.
브로드체키(Tomasz Brodzicki)는 유럽경제통합의 효과를 중 기적인 효과와 장기적인 효과로 구분하여 접근하였다.79 검증 결 과에 따르면, 경제통합에 단순하게 참여한 사실만으로 중기적인 관점에서 경제가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1968년 관세동맹을 도입한 효과를 주요 5개 국가를 대상으로 분 석한 결과는 매우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80 반면에 시장을 통 합하는 프로그램은 개별국가마다 매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전 체적으로는 시장통합의 효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났지만 개별국가 의 차원에서는 3개국만이 긍정적인 성장효과를 보여준 것이다.
이외에도 단일통화의 도입도 참가국들에게 일반적으로는 긍정적 인 효과를 가져다 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장기적인 효과는 보 다 복잡한 회귀방정식을 동원하여 분석되었다. 가장 기본적인 모 형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으며, 경제 통합에 참여한 기간이 오래되면 성장하게 되고, 통합된 시장의
79 Tomasz Brodzicki, “In Search for Accumulative Effects of European Economic Integration,” Analizy I Opracowania, March 2003.
80 5개국은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