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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주권과 경제적 고유성 유지

경제통합의 추진과정에서 정치적 결정은 매우 중요하게 작용 한다. 경제통합이 심화될수록 개별국가의 경제정책을 수립․집행 하는 데 있어 제약이 커지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경제적인 통합 이 심화된다는 것은 상호의존적관계가 심화된다는 것을 의미하 기 때문에 한쪽의 정책방향이나 특정 정책수단의 사용은 다른 참 여국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경제통합이 심화될 수록 회원국들의 경제정책은 다른 회원국과 조정하는 범위와 심 도가 확대될 것이다. 이처럼 경제통합은 개별국가의 정책적 선택 을 제약한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영역과 겹친다고 할 수 있다. 경 제통합의 방법론이 주로 정치경제학분야에서 발전되어 왔으며, 정치경제학에서 제기된 다양한 방법론들의 차이점은 주로 경제 주권을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따라 구분된다는 점에서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경제통합과정에서의 경제주권의 문제는 경제 통합이 포함된 정치적인 통합영역까지를 망라한 통합 전반에 대 한 이론적 접근을 통해서 다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가. 이론적 접근

주권문제를 다루고 있는 대표적인 통합모형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연방주의(federalism) 이론, 신기능주의(neo-funtionalism)

이론, 그리고 (자유)정부간 협력주의(intergovernmentalism) 이

론이 그것이다.82 여기에서는 이론들 사이의 차이점을 살펴보기 위해서서 주권의 영역과 성격을 의사결정의 수준, 제도적 구조, 세력의 분포, 그리고 가치관 등 네 가지 지표를 통해서 파악하고 자 한다.

유럽통합의 연방주의 이론은 하나의 국가로서의 특징을 지니 는 유럽통합국가(European supra-national state)를 형성하기 위 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 기에는 유럽 정부, 유럽 의회, 유럽 군대, 유럽의 단일통화, 통합 된 유럽의 정체성 등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의 사례를 고려할 경 우, 연방주의 모형은 정치적 주권의 두 차원(유럽 전체 차원과 개 별국가 차원)을 내포한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둘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유럽통합 진전의 주요 과제로 대 두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럽의 차원으로 정치적인 결 정권을 집중시킬 경우, 수직적인 형태로 권력이 분포하게 되는데, 이는 민주적인 또는 민족주의적인 기반을 위협하게 되는 것이 다.83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방주의 모형은 제도화된 연방조직을 헌법이나 연방의 공식기구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서 개별국가들 의 갈등을 정치적으로 조율하면서 통합된 시민국가로 발전해 나

82 Corneliu Bjola, “Romanian Political Horizons: Political Sovereignty, European Integration, and European Elections,” <http://studint.ong.ro/

Nr7_eng.htm>.

83 이와 관련, 자치권에 대한 열망, 투명성과 정치적 책임성의 결여, 그리고 개별 국가로서의 정체성 상실 등의 문제는 분권화된 연방체제(decentralized federal system)를 선호하는 그룹에서 집중화된 연방체제(centralized federal system)가 지니고 있는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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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경제통합 모형의 이론적 모색

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신기능주의 이론은 1960년대 초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유 럽통합 연구의 주류를 형성해 왔다. 신기능주의 이론이 정치가들 의 눈길을 끌게 된 것은 유럽연합의 동방 확장정책(eastward

expansion)과 맥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경제통

합이 유럽연합의 정치적 조정 작용을 통해서 지역간의 갈등과 대 결구도를 완화시키는 데 필요한 정치적인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다. 신기능주의 이론의 가정은 분명하 다. 즉, 한 경제분야의 통합이 이루지면 이는 자동적으로 다른 분 야의 통합을 촉진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석탄․철강분야 가 통합되면, 파급효과를 통해서 물류․교통분야까지 통합의 효 과가 확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통합으로 이익을 누리게 되 는 집단의 크기가 증가하게 되며, 이러한 움직임은 개별국가에게 초국가기구의 결정권을 강화시키도록 요구하는 상향식 압력

(bottom-up pressures)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경제

통합이 유럽차원의 정치적 통합을 촉진시키게 될 것이라는 점이 다. 왜냐하면 경제통합과정과 효과의 정치적 조정은 초국가수준 에서 보다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 라서 신기능주의 이론은 고전적인 기능주의 이론과는 달리, 분권 화되고 개별국가에서 연방수준으로의 경제주권의 이양이 상향식 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지향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제주권의 이양 이 새로운 정치체제의 핵심 동력이 되는 것이다.

정부간 협력주의 이론은 유럽통합이 더디게 진전되면서 대두 된 신기능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정 부간 협력주의는 신기능주의 이론의 정치적인 실패를 보완하기

위하여 제기되었다. 경제통합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개별국가들이 자신들의 경제주권을 포기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외교정책, 국방정책, 그리고 통화정책 및 국내문제에 대해서 국가의 주권을 유지하기를 원한 것이다. 통합과정이 ‘낮은 수준의 정치(low politics)’뿐만 아니라 ‘높은 수준의 정치(high politics)’

도 포함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기능주의 이론의 한계를 쉽게 이 해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높은 수준의 정치 영역에서 보면, 국가 간 협력주의 이론이 보다 설득력있는 논리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정부간 협력주의 이론에서는 경제통합이 초국가적 인 시스템이 아닌 단순한 국가간의 협력체제를 통해서도 충분하 게 진전을 이룰 수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특히 각 국가들이 자신 들의 고유한 체제를 강화하는 것을 선호할 경우 더욱 그러한 현 상은 강화된다고 할 수 있다.

앞에서 논의된 이론들의 차이점을 요약해서 정리하면 다음의

<표 Ⅳ-1>과 같다.

<표 Ⅳ-1> 통합이론에서 제기된 경제주권

주권 연방주의 신기능주의 정부간 협력주의

주권 행사의 수준 연방국가와 개별국가 연방국가 개별국가 정치적 구조 연방체제 유럽단일국가 개별국가들의 연합체

세력 분포 수직적 권위의 집중 수직적 분산 수평적

지향점 유럽시민국가 유럽국가 유럽국가

출처: Corneliu Bjola, “Romanian Political Horizons: Political Sovereignty, European Integration, and European Ele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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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경제통합 모형의 이론적 모색

나. 정책적 시사점

남북한의 경제통합과정에서 경제적 주권을 어떻게 다룰 것인 지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접근할 수 있다. 하나는 과정으로서 경제적 주권을 이양하는 순서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가치적인 판단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먼저 경제를 통합하는 순서와 관련

EU의 경험은 우리에게 유익한 교훈을 제공한다. EU 차원에서 정

책적으로 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대부분 경제통상분야라 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경제분야의 통합이 우선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EU 조약상 개별 국가정책간의 조정이나 조율이 진행되고 있는 분야는 모두 17개 분야에 달하는데,84 이 중에서 상대적으로 통합 의 정도가 높은 분야가 있고, 상대적으로 낮은 분야도 있다. 특히 농업, 통상, 역내 단일시장 및 단일통화정책은 가장 통합 정도가 앞선 분야로서 중요한 정책결정이 EU 기구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공동농업정책(CAP)은 1962년부터 실시되고 있으며 EU 내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차지하고 있다. 공동통상정 책(CCP)은 1970년 통상정책을 EU 집행위원회로 일원화하여 조 정하고 있으며, 1994년부터는 공동체 차원의 반덤핑, 상계관세, 긴급수입제한조치, 무역장벽제거 조치(TBR)등 공동통상정책을 시행중이다. 또한, EU 집행위원회가 WTO 등 국제무역협상에서

EU를 대표하고 있다. 역내 단일시장을 위한 공동정책은 1993년

84 상품의 자유이동, 농업, 인력․서비스․자본의 자유이동, 교통․경쟁․과세 및 법령의 조화, 통화정책, 공동상업정책, 사회정책․교육․직업훈련 및 청 년․문화․보건․소비자문제, 연구 및 기술개발, 환경문제 등이 여기에 포함 된다.

부터 시작되었으며, 사람, 상품, 자본, 서비스의 자유이동을 보장 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도입한 단일통화정책은 1999년 11개회원 국간에 경제통화동맹(EMU) 제3단계가 출범하면서 시작되었으 며, 새로운 단일통화(Euro)를 도입하였고, 유럽중앙은행(ECB)가 이자율을 결정하는 공동통화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위의 4개 분야 외에는 통합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분야 마다 통합의 수준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통합의 진전이 더 딘 분야에서는 회원국이 자치권을 보유하고, EU는 최소한의 기 준을 정하거나 EU와 회원국들간의 긴밀한 협력을 추구하는 수준 에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EU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주요 사 업으로는 회원국간 조세 정책의 조화, 지역간 불균형 해소, EU 차원의 과학기술발전 지원, 경쟁제한 행위 규제, EU 차원의 환경 개선, 단일 에너지 시장 형성, 교육, 문화, 훈련, 연구, 보건 등에서 최소한의 보장 등이 있다.

경제통합을 추진하면서 개별국가들의 특수성이나 고유성을 어 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별다른 연구가 진행되어 있 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점에서 가치관과 제도적인 틀 사이의 관 계를 심도있게 조명한 미르달의 연구는 매우 유익한 시사점을 던 져 준다.85

미르달에 따르면, 특정 사회 안에서 통합을 통해 그것의 목표라 고 할 수 있는 기회 균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회 균등을 가로 막는 장애 요소를 제거함과 동시에 자원의 재분배가 요구되는데,

85 G. Myrdal, “‘Economic integration’ is the realization of the old western ideal of equality of opportunity,” 미르달에게는, 경제통합이라는 제도적 개혁이 추 진된다고 하더라도 가치의 변화를 동반하지 않을 경우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이해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