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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를 포함한 남북한 접경지역은 세계에서 군사력 밀집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며, 반세기 이상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지역이 다. 이에 한반도 접경지역은 갈등과 대립, 분단과 단절의 상징지역이었 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개선에 따라 이 지역에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이 실현되면서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의 계기들이 마련되었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남북 관계의 부침으로 이러한 변화의 계기들 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 접경지역에서의 새로운 협력 구상들 이 제기되고 있다. 예컨대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면서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비무장지대가 생태‧환경적 측면에서 주목을 받는 것은 역설 적이지만 새로운 협력의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비무장지대의 생태계는 잘 보존되었다기보다는 방치의 결과 로 형성된 기형적이고 교란된 생태계라는 표현이 적합하다. 철조망을 통과할 수 없는 대형 동물들은 인공적으로 형성된 회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사계(射界)확보를 위해 정기적으로 벌채·
소각되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철조망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작은 동물이나 조류, 그리고 수변 생태계 등이 존재 하기 때문에 비무장지대의 생태‧환경적 가치가 주목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한반도 접경지역에는 10여 개의 하천이 흐르고 있는데, 대부분 임진강과 북한강 수계에 속하는 하천들이다. 비무장지대 전체에 대한 체계적 조사는 이루어지지 못하였으나 그동안 실시된 조사들에서 임 진강, 북한강 주변의 생태계가 주목을 받았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 라고 볼 수 있다.
임진강과 북한강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단순히 양호한 수변생태계 때문만은 아니다. 두 강은 모두 북에서 남으로 흐르기 때문에 상류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은 북한강 수계에 임남댐, 임진강 수계에 황강댐을 건설하였다. 두 댐은 모두 유역변경식 발전을 하기 때문에 하류지역의 수량 부족을 낳을 수 있고, 반대로 댐 붕괴 시 하류 지역에 홍수가 발생하게 된다. 댐이 붕괴되지 않더라도 예고없이 댐을 대량으로 방류하게 될 경우에도 하류지역에 피해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남북한 간에 북한강 및 임진강 수계에서의 재난방지 및 공동협력과 관련된 논의들이 진행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북측의 성의 없는 태도 및 인식 부족 등으로 인하여 아직까지 실질적인 진전은 부 족한 상태이다.
이외에도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한강 하구지역은 비무장지대와는 다른 독특한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한국전쟁 중 진행된 정 전협정 당시 육상에는 비무장 지대를 설치한 반면, 한강 하구지역은 공 동으로 관리하는 중립지역으로서 평화적 용도의 항해를 법적으로 용 인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강하구 중립지역은 사실상 비무장지대 와 같은 취급을 받아왔으며 항해가 불가능한 지역으로 인식되어 왔다.
역사적으로 한강은 서해로부터 수도 서울에 이르는 주요 뱃길이었 으며, 임진강 역시 수많은 포구들이 즐비한 지역이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한강 하구 지역의 항행이 불가능해지면서 한강과 임진강은 바다 와 단절되었으며, 수많은 포구들은 기능을 상실하였다.
한강 하구 지역에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면서 습지 생태계는 활 성화되었으나 하구에 퇴적된 토사로 인하여 하상이 높아지고 그 결과 홍수가 빈번한 지역으로 변화하였다. 하구에 퇴적된 토사는 이제 건축 자재로서의 가치를 새롭게 인정받고 있으나 여전히 그 활용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접경지역의 남북 공동수계는 수많은 갈등과 협력의 잠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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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이 장에서는 남북 공동수계에서의 협력을 통해 그간의 갈등 구조를 극복하고 접경지역을 상생의 공간으 로 변모시키기 위한 과제를 제안한다.
우선 그간 수많은 수해가 발생했던 임진강유역에서는 수해방지, 산 림녹화 등을 통해 공동 재해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더 나아가 생태 공원 및 공동농장 조성, 역사문화재 발굴 등의 추진 방안을 제안한다.
둘째, 북한강유역에서는 산림녹화 및 수자원 공동이용 방안, 그리고 수 변 관광 및 접경생물권보전지역 지정 등을 제안한다. 남북을 가로지르 는 두 강 유역에서의 협력을 통해 공동방재는 물론이고 공동의 이익을 만들어내는 공간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셋째, 한강 하구 뱃길 개방을 제안한다. 한강 하구지역의 평화적 활용을 통해 한강 및 임진강 하류 지역 포구들이 되살아나고, 뱃길 확보를 위해 준설되는 토사의 건축자 재 활용 등을 통해 북측 지역에도 경제적 이익이 제공된다면 한강 하 구에서 서해에 이르는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는 효과도 있을 것 으로 기대한다.
남북 접경지역에서는 이미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특구가 조성되 어 있고, 접경지역 지자체를 중심으로 말라리아 공동방역 및 산림병충 해 공동 방재 등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남북 공동수 계를 활용한 남북 상생의 계기가 마련된다면 접경지역의 갈등 해소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생태‧환경에 대한 북측의 낮은 인 식, 자신들이 상류에 위치하기 때문에 가지는 소극적 태도 등의 극복이 과제가 될 것이다.
1.
임진강유역가. 제안배경
○ 북한지역에서 발원하여 남한지역으로 흐르는 남북한 공유하천인 임진강은 그동안 황강댐 등 수개의 댐건설 및 예고 없는 방류 등 북한의 일방적인 하천 이용으로 인해 임진강 하류지역의 반복되 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남북한 공유하천의 평화적 이용에 대 한 적극적인 협력이 시급한 실정임.
- 임진강유역의 상류는 전형적인 산지하천으로서 하상경사가 급하며, 반면 하류부는 사행을 이루며, 하천경사가 완만하고, 강우량도 커서 홍수 시 하류의 수해가 심각한 실정임.
○ 특히 한반도 서부 비무장지대를 관통하여 서해로 흘러가는 남북 한 공유하천인 임진강유역은 남측의 경우 도시지역이 집중적으 로 형성되어 있어 매년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홍수와 화재 등의 자연재해에 대한 근본적인 방지를 위한 남북한 정보의 교환 및 사전대책 수립이 필요함.
- 임진강은 유출률이 높아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하류지역에 홍 수 피해가 막대하여 지난 3년 동안(1996, 1998, 1999) 재산피 해 8,778억 원과 인명피해 184명에 이르고, 2010년에도 예고 없는 방류로 인명과 재산상의 피해가 큼.
○ 남북한 군사력이 집중배치되어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접경지역 에서 교류와 협력사업의 추진을 통한 국토공간의 공동활용과 남 북한 화해와 협력관계의 증진은 이 지역에서의 긴장의 완화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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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의 활성화를 가져오고 항구적인 평화정착의 여건을 조 성할 것으로 기대됨.
- 한국전쟁 동안, 가장 치열한 격전지대이며 현재에도 남북한 군 사력이 가장 집중되어 있고 정전협정의 상징인 판문점이 임진 강유역인 파주지역에 위치하고 있음.
○ 남북한 접경지역 인근의 임진강유역의 경우 비무장지대를 비롯 한 남북한 접경지역에 광활한 농경지가 형성되어 있어 남북이 공동으로 경작함으로써 남북한 농업협력을 통한 경제적인 협력 활성화가 가능함.
- 임진강 하류는 광활한 농경지가 남북으로 펼쳐져 있으며, 특히 비무장지대 내에 남측의 대성동 마을과 북측의 기정동 마을이 농업을 주업으로 유일하게 취락지역이 형성되어 있어 남북이 평화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음.
○ 임진강유역의 비무장지대와 인접지역에 산재해 있는 다양한 자 원과 문화재 그리고 풍부한 관광자원 등에 대한 개발 및 체계적 인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됨.
- 임진강유역의 대표적인 문화재로는 선사시대의 덕은리 주거 지 및 지석묘군, 통일신라시대의 철조비로사나불좌상, 고려시 대의 회암사지 선각왕사비, 조선시대의 숭의전 등이 있음.
나. 주요내용
재해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고 남북이 평화적으로 공유하천을 이 용함으로써 공동 이익을 창출함.
- 남북한 임진강유역의 상습 홍수 및 침수지역에 대한 재해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비무장지대 및 접경지역에서 일어나는 화재 에 대한 공동대책 수립, 솔잎혹파리 등 산림자원에 피해를 끼 치는 병충해 방지를 위한 공동산림 방제사업을 추진함.
○ 임진강 하류 비무장지대 인접지역을 중심으로 한 광활한 주변 농 지를 남북한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함으로 써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생산성을 제고함.
- 비무장지대의 기존 농경지에 시범 협동농장을 개발 (철원, 파 주 대성동 등)하고, 북측 접경지역에 대단위 농업생산기반 정 비사업을 실시함. (장단, 평강)
○ 임진강 주변의 다양하고 희귀한 생태자원을 보전하고 생태공원 을 조성하여 우수한 자연자원을 활용한 생태관광자원을 육성함.
- 비무장지대의 생태계공동조사 및 생태공원조성을 통한 관광자 원화를 모색하고, 북한과 함께 임진강유역 남북협력 산림녹화 사업, 생태계 공동연구소 설치 및 종합관리 시스템을 마련함.
○ 교류협력센터를 조성하여 남북한 인적 물적 교류협력 활성화의 실질적 창구로 개발, 남북상품교역장, 통관시설, 이산가족 만남 의 광장 및 평화공단 등을 설치함.
- 경의선 철도와 국도 1호선이 통과하고 있는 파주지역은 임진강 하류의 광활한 평야지역으로 남북이 평화적인 교류협력을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