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리커창 중심의 차기 중국공산당 정권의 국내정치는 18대 보 고에서 잘 드러났듯이 정책의 ‘지속’에 방점을 두고 점진적이고 소극적 인 ‘변화’의 요소를 가미하는 정책적 특징을 그대로 계승할 것으로 보
인다. 18대 보고에서 나타난 정치·경제·사회정책의 방향은 대체로 차
기 지도부가 직면할 국내적 도전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 이는 공산당이 보시라이 사건 등으로 불거진 간부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인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반부패를 특별하게 강조한 점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18대 이후 중국 국내언론과 민간을 중심으로 부패관료들을 직접적으로 고발 하는 사건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공산당의 엄벌 조치들도 이 어지고 있어 공산당 체제에 대한 불만 여론을 일정정도 잠재우는 성과 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사회정책 분야에서 민생을 강조하는 정 책 방향을 제시하면서 개혁개방에 따른 역설과 부작용(예를 들면, 도농 격차, 소득 불평등, 의료보장, 노동환경, 주거문제 등)의 해소에 대한 중국 인민들의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이미 구조적으로 만연한 중국의 부패문제를 과연 공산당이 해결할 수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이다. 무엇보다 공산당의 핵심 지도부 들의 청렴성에 대한 불신이 확대된 상황에서 근본적 수술 없이 곁가지 치기식의 반부패 개혁이 인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민생 개혁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민생문제 해결에 대한 다양한 자구책들이 이미 후진타오 집권기에 여 러 차례 시도되었지만 서민들의 살림살이와 상대적 박탈 문제가 눈에 띄게 달라지지는 않고 있다. 물론, 정치적 수사로 민생 개혁이 인민들 에게 듣기 좋게 다가올지 모르지만 극단적인 정책의 전환이 실시되지
18차 대 당 회의 치 정 경‧ 제‧ 사회 정책 향 방 에 대 한 분 석과 망 전
않는 한 불평등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공산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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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민생과 분배를 강조한다고 하더라도 근본적으로는 분배보다는 성장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고 성장과정 속에서 불가피한 희생은 상위 계층보다는 하위계층, 즉 서민들에게 강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계경제위기의 여파로 인해 경제성장 역시 그 탄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고, 중국 경제발전 방식에 대한 불가피한 전환이 요구 되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의 희생양은 개혁개방의 수혜계층이 아닌 피해 계층이 될 것이다.
한편, 서민들의 권리와 이익회복을 위한 민주화 가능성은 여전히 요 원한 상황이며 18대 보고에서도 예상과 같이 근본적인 정치개혁에 대 한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다. 정치개혁이 요원한 현실 속에서 경제성장 이라는 과실의 수확률마저 떨어진다면 중국의 정치적 안정성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힘들다. 특히, 개혁개방 과정 에서 수혜를 받아왔던 정치·경제 엘리트들이 사회의 다원화과정 속에 서 이익집단화 되었고, 자신들의 기득권 수호를 위해 중앙의 반부패 및 분배정책 강화에 반발 혹은 비협조할 가능성도 높다. 그렇게 된다면 중국의 반부패 및 민생개선의 의지 표명은 선언 수준에서 멈출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구나 각종 민생시위가 우후죽순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밑으로부터의 저항이 아직까지는 부패관료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된다면 이 저항의 방향이 언제 중국 공산당 핵 심을 직접 겨냥하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향후 시진핑 지도부의 국내 정책들로 인하여 공산당 정권의 명운이 위협받 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다. 만일 이러한 상황이 가중된다 면 중국의 대외적 행보 역시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중국 대외정책의 균형 상실 가능성이다. 시진 핑 지도부 1기는 공산당 정권 교체의 연속성과 지속성이라는 특성상
후진타오시기의 대외전략인 평화발전론과 조화세계를 유지하면서 국 내발전 및 사회안정에 국가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문 제는 과거와 달리 시진핑 1인 카리스마의 상대적 쇠퇴, 엘리트 집단의 분절화와 다원화적 특징으로 인해 차기 지도부가 국내정치 문제에 대 한 장악에 실패할 경우 엘리트 내부에서의 다양한 목소리와 이해의 분 출을 통제하지 못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만일 국내적 모순이 확대되어 밑으로부터의 저항이 거세지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과정에서 엘리트 내 부의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경우 국내문제의 심각성을 외부로 돌릴 가능 성이 높다. 이렇게 된다면 중국 지도부는 민심달래기 및 체체 안정을 위한 미봉책으로 중화민족주의와 공세적 혹은 대외팽창적 외교의 유혹 에 흔들릴 개연성이 높다.37
이미 18대 보고 및 시진핑의 취임연설에서도 중화민족의 부흥은 여 러 차례 강조가 되었기 때문에 만일 국내위기 해결책이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할 경우‘위대하고 강한 중화민족’이라는 미명하에 강한 중국, 강대국 외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중국 인민들의 불만을 일시적으로 해소시키고 인민단결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을 고 려하면 중국의 대외행보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보다는 다소 감정 적이고 비합리적인 형태로 전개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38 또한, 체제유지를 위해 공산당에 대한 근본적 비판을 제외한 일시적 자유화 조치, 대표적으로 언론 자유 확대 등이 확산되면서 중국식 대중 정치(일종의 포퓰리즘)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통제력이 일시적으로 약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상업언론들이 무분별하게 민족주의 정서를 상
37_배정호 외, 뺷리더십 교체기의 동북아 4국의 국내정치 및 대외정책 변화와 한국의 통일외교전략뺸 (서울: 통일연구원, 2012), p. 69.
38_이기현, “중국 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와 신지도부의 등장: 의미와 전망,” (통일연 구원 Online Series CO 12-40, 2012.11.20).
18차 대 당 회의 치 정 경‧ 제‧ 사회 정책 향 방 에 대 한 분 석과 망 전
품화시키고 중국의 강대국 지향 논리가 인민들의 인기를 얻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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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외정책 역시 국내여론의 영향을 받아 균형감각을 상실할 수 있다.
18차 대 당 회의 외 대 안‧ 보정 책 방 향에 한 대 석 분 과 전 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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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18차 당대회의
대외 ‧안보정책 방향에
대한 분석과 전망
KINU 정책연구시리즈 12-05
중국 18차 당대회 분석과 대내외정책 전망
18차 대 당 회의 외 대 안‧ 보정 책 방 향에 한 대 석 분 과 전 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