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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통일 및 통합과정에서 도시간 자매결연의 역할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이후부터 1990년 5월 6일 동독의 지방자치선거 실시와 1990년 10월 3일 독일통일의 실현에 이 르기까지의 기간은 두말할 것도 없고, 통일이후 행정체계의 통합이 본 격적으로 이루어졌던 1991년까지 도시간 자매결연은 양적 팽창은 물 론이고 질적인 측면에서 매우 큰 역할을 담당했다. 통계에 의하면, 베 71) Andereas von Below, “Innerdeutsche Städtepartnerschaften - ein Weg

zu mehr Begegnungen: Eine Fachtagung der Konrad-Adenauer-Stiftung,”

Deutschland Archiv, Nr. 4 (1988), p. 409 참조.

를린 장벽 붕괴이후 동독지방자치선거의 기간동안 약 646개의 새로운 도시간 내지 기초 지자체간 자매결연이 체결되었으며, 통일의 실현된 당시에는 총 854개의 자매결연이 이루어졌다. 또한 1993년 초 연방내 무성의 자료에 의하면, 구동서독 지역의 기초 지자체간 협력사업은 최 소한 1,993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다.72)

베를린 장벽 붕괴이후 동독체제의 전환과정에서 도시간 자매결연 사업의 기여는 크게 두가지 측면으로 대별할 수 있다. 첫째, 분단시기 형성되었던 동서독 주민들의 이질성을 극복하기 위한 주민들 개개인 이나 단체들간의 접촉이었다. 과거의 자매결연 사업은 단지 선발된 제 한적 인원만이 상호 방문하거나 사업을 추진했으나, 베를린 장벽붕괴 이후에는 주민들 개개인이나 각종 민간단체들의 자발적 참여가 가능 해짐으로써 상호이해의 폭을 넓일 수 있는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추진 될 수 있었다. 여기에는 여행, 교육, 예술, 문학, 체육, 구호단체 등 모 든 종류의 교류가 포함되었다. 특히 동독지역의 식량, 소비재, 그리고 의약품 부족 사태와 관련하여 자매결연 차원에서 대동독 지원이 급증 하기도 했다. 이 경우, 과거부터 자매결연 사업이 지속되었던 도시간 에는 경제적 지원이 더욱 원할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73)

둘째, 더욱 직접적이고 가시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서는 구동독의 행 정체계 재건을 위한 서독 지자체들의 도움을 들 수 있다. 동독 지자체 선거이후 체제전환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통일이후 통합과정에서 동독 의 행정구조와 규정들이 새롭게 구성되거나 경우에 따라 과거에 없었 던 새로운 기구가 창출되어야 했다. 이러한 재건과정은 매우 빠른 속 도로 진행되어야 했으나, 구동독지역에는 업무를 감당할 인력과 재정 이 결핍되어 있었다. 따라서 구동독지역의 주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72) Manfred Klaus, Städtepartnerschaften zwischen ost- und westdeutschen

Kommunen, p. 56.

73) ibid, p. 54.

조직을 신설·재편하기 위한 서독측의 지원은 필수적이었다. 서독측의 지원은 원칙적 차원에서 이미 통일조약에 명기되어 있었으며, 이를 토 대로 연방내무성내에 연방정부, 신·구연방주 및 지자체 대표로 구성된

“연방-주 조직정비처”와 “신연방주 재건단”이 설치되고 동시에 연방내 무장관이 주도하는 “연방자치단체협의회”가 설립되었다.74)

서독측 자매결연 도시들은 통일이전부터 동독측 파트너 도시에 자 문관 파견, 세미나 개최, 인력 파견 등을 통해 행정개편을 도왔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 동독도시들의 약 65%가 서독측 자 매결연 도시로부터 행정개혁을 위한 각종의 지원을 받았던 것으로 드 러난다.75) 그러나 통일이 실현되면서 단순한 지원을 넘어 보다 적극 적인 행정지원이 필요했기 때문에 연방자치단체협의회의 주도 아래 직접적 개입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자매결연이 매우 유용하게 활 용되었으며, 서독측 도시의 공무원들이 구동독도시에 파견되어 행정조 직, 규정, 인사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대 개의 경우에는 시간적 긴박성으로 인해 서독의 조직이나 규정을 그대 로 모방할 수밖에 없었다.

연방자치단체연합회는 구동독지역 지자체 재건 지원을 위해 매우 다양한 프로그램과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연방내무성의 재정지원 아래 74) 연방자치단체연합회의 주목표는 구동독 신설 지방자치단체를 실정에 맞게 구축하고 조속한 시일내 양독지역의 생활조건 격차를 해소하도록 행정지원하는 데 있었다. 또한 주업무는 자치단체장이 긴급과제에 익 숙할 수 있도록 각종 정보와 상담을 해주고, 구동독지역 부흥을 위한 공동대책을 포함하여 연방정부의 각종 지원대책에 관해 보고하며, 주 정부의 각 기관, 연합회, 신탁청 및 기타 유관기관들 사이의 의견 교환 을 도모하는 것이었다. 통일원, 「독일통일백서」 (서울: 통일부, 1995), pp. 95-99; 한부영·금창호, 「통일대비 지방행정 통합방안」 (서울: 한국 지방행정연구원, 1998), pp. 68 & 70-74 참조.

75) Manfred Klaus, Städtepartnerschaften zwischen ost- und westdeutschen Kommunen, p. 12.

추진된 “신연방주 지방자치행정 구축지원” 프로젝트는 다양한 서독 전문가들을 구동독지역에 자문위원으로 파견했다. 이들 가운데 구동독 지역 지자체들은 경영인이나 연방에서 파견된 전문가들보다 자매결연 도시에서 파견된 서독 공무원을 더욱 선호했으며, 더 높은 신뢰를 보 였다. 실제로 경영전문가나 연방공무원들은 구동독지역에서 점차 기피 의 대상이 되었으며, 이와 달리 서독 지자체 공무원들은 질적 능력뿐 만 아니라 구동독 출신의 공무원 및 시민들과의 교류에서도 호응을 얻었다.76) 전자들이 대체로 경쟁사회의 효율성을 강조했던 반면, 후자 들은 자신들의 전문지식을 지자체의 특성에 맞게 적용시킨 결과로 평 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도 도시간 자매결연은 사회통합과 정에 매우 긴요하게 활용되었음이 분명하게 입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