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화예술교류 현황
가. 교류연혁
남북간의 문화예술 교류는 1989년 6월 남북교류협력지침이 제정되기 이 전부터 남북의 화해를 도모하고 민족 동질성을 확인하는 상징적 차원에서 활용되었다. 1985년 9월 남북의 예술공연단이 이산가족 교환방문단과 함께 서울과 평양에서 최초의 교환공연을 가진 것이 남북 문화예술교류의 시작 이었다. 남과 북에서 각 50명의 예술공연단이 평양대극장과 서울 중앙국립 극장에서 정치적 성격을 배제한 전통 민속가무 중심의 공연을 펼친 것이다.
1985년의 예술단 교환공연은 민족의 하나됨을 확인하는 뜻깊은 행사였으며 분단이후 경색되었던 남북의 정치적 관계를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남북교류협력지침이 적용된 1989년 이후부터 남북간에 활발한 문화예술 교류가 진행되었다. 1989년 6월 이후 2007년 6월말까지 총 310건(1,429명)의 문화예술인 접촉과 128건(2,153명)의 방북공연 및 6건(510명)의 남한방문 공연이 성사되었다. 시기별로 보면 1990년에 통일음악회가 개최된 것 외에 는 이렇다 할 문화예술 교류가 없다가 1998년부터 활발한 왕래와 교류가 진행되고 있다.
1990년 평양과 서울에서 각각 개최된 ‘통일음악회’는 <남북교류협력법>
이 적용된 첫 공연이었다. 1990년 10월 평양에서 ‘범민족통일음악회’를 개최 한 데 이어 12월에는 서울에서 ‘송년통일음악회’를 개최하였다. 그러나 1990 년대 초반에는 제3국에서의 교류가 주를 이루었다. 뉴욕의 ‘남북영화 제’(90.10), 일본의 ‘환동해 국제예술제’(91.5), 북경의 ‘남북코리아 서화전 및 세미나’(91.5), 사할린의 ‘통일예술제’(91.8, 92.8), 동경의 ‘남북평화미술 전’(97.10) 등이 제3국에서 진행된 대표적인 예술교류였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1998년 이후 리틀엔젤스의 평양공연(98.5), ‘평화친
선음악회’(99.12) 등의 예술공연이 시범적으로 실시되었다. 이러한 문화예
술 공연은 민족의 하나됨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가장 효과적이었다.
1999년 12월 평양의 봉화예술극장에서 개최된 ‘2000년 평화친선음악회’는 남한의 청소년 인기그룹도 참가하여 청소년들에게 통일열망을 고취하는 데
71 IV. 문화예술분야 거버넌스 활성화 방안
크게 기여하였다.39 또한 금강산관광이 시작되면서 관광사업 실무자들의 방북증가와 금강산관광사업이 상승작용을 하여 대규모 예술공연이 성사되
었다. 1999년에는 권옥연 등 미술계 인사 11명이 방북(99.9)했는데, 이는 원
로 중견 문화예술계 인사가 분단후 처음으로 대거 평양을 방문했다는 점에 서 의의가 크다.
2000년대 들어 북한예술단의 남한방문이 활발했다. 평양학생소년예술단
의 서울공연(2000.5), 평양교예단의 서울공연(2000.6), 조선국립교향악단의 서울공연(2000.8) 등의 왕래교류가 진행되었다. 이러한 공연을 위해 평양소 년예술단 102명, 평양교예단 102명, 조선국립교향악단 132명 등 대규모 예 술단이 서울을 방문했다. 리틀엔젤스 평양공연에 대한 교환 형태로 이루어 진 평양소년예술단의 공연과 평양교예단의 공연은 남북한 국민들에게 강렬 한 동포애와 민족적 자부심을 자아내면서 통일의 열기를 더해주었다.
2001년에는 남원 시립국악단이 평양봉화예술극장에서 춘향전을 공연
(2001.2)했고, 김한길 문화부 장관의 방북(2001.3), 민족옷 전시회(2001.6),
남북공동사진전 ‘백두에서 한라까지’(2001년 6월 평양, 8월 서울) 등이 성사 되었다. 2002년 이후에는 KBS 교향악단 평양공연(2002.9)이 성사되어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단독공연 및 북측과 합동공연을 실시했다. 또 ‘2002 MBC 평양 특별공연’(2002.9)에는 이미자 외에도 윤도현 등 남한의 신세대 대중가 수가 참가하는 공연을 생중계함으로써 남북간 문화이질성을 극복하는 데 기여하였다. 2003년 KBS 평양노래자랑(2003.8)이 있었고, 류경정주영체육 관 개관기념 공연(2003.10)에서는 설운도, 이선희, 조영남, 베이비복스, 신화 등의 가수가 출연했다.
문화예술교류는 방송사와 연계되어 있어 방송교류에서도 다루어지는 분 야로 대중매체를 통한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조용필 평양공연(2005, SBS) 등 인기가수의 평양방문 공연은 남북 모두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가극과 오페라 공연도 이루어졌는데, 가극 ‘금강’ 평양공연(2005.6), 오페라
‘아! 고구려-광개토대왕’(뉴서울오페라, 2005, 평양) 등의 공연이 진행되었 다. 남북문화재 관련 교류로는 ‘특별기획전-평양에서 온 무덤벽화’(민화협,
39_빌 클린턴 미대통령의 동생 로저 클린턴 콘서트 형식으로 성사된 이 음악회에는 남한에서 패티김과 태진아, 설운도, 젝스키스, 핑클 등 인기가수가 참여했고, CNN 과 남한의 TV를 통해 외부로 보도되었다.
2002, 서울), ‘북한국보유물전’(국립중앙박물관, 2006, 서울), 북관대첩비 북 한이관행사(2006.3) 등이 대표적 사업으로 추진되었다. 고대사를 소재로 한 문화교류는 남북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여서 무리없이 추진되었다.
최근에는 전시, 영화, 애니메이션, 음반제작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교류가 진행되고 있다. 2006년에는 서울국제영화페스티벌 등 남한의 애니메이션 영상사업 관계자들이 평양소재 국영스튜디오인 4.26아동촬영소 등 북한과 의 남북합작 애니메이션 제작문제를 논의하였다.
문화예술교류는 민족의 하나됨을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교류방 법이다. 문화예술공연을 통해 느끼는 민족적 감정과 자부심은 분명히 남북 한이 한 핏줄이며 한겨레라는 뜨거운 민족정신과 겨레의식을 불러일으킨 다. 이러한 민족의식과 감정은 통일과정에서 전쟁 적대감이나 정치이념의 이질성, 생활방식 차이 등으로 인해 공동체로부터 이탈하려는 갈등의 원심 력을 끌어당기는 통합의 구심력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
나. 주요 행위주체와 역할
(1) 국내차원
남북 문화예술교류의 거버넌스 체제에 참여하는 국내 행위자로는 정부기 관과 비정부기구(NGO), 그리고 남북공동 민족행사를 주관하는 반관반민 형태의 「6‧15남측위원회」로 구분된다. 정부차원에서는 통일부가 민간 행위 자들의 대북교류사업에 대한 관리와 지원을 담당하고 있고, 문화관광부와 국정원은 보완적 지원기관으로 남북 예술교류 사업을 돕고 있다.
민간 행위자로서 남북교류에 참여하고 있는 예술단체는 KBS 교향악단, 남원 시립국악단, 리틀엔젤스 등의 예술단체와 민족문화교류재단, 남북문 화교류협회 등의 기관, 그리고 예술활동을 하고 있는 개인들로 구분할 수 있다. 6‧15남측위원회는 6‧15와 8.15민족행사에 노동, 농민, 청년, 교원, 학 술, 언론, 환경, 종교, 보건, 체육 등의 분과와 함께 문예분과를 구성하여 북 한과의 교류를 주도하고 있다.
「민족문화교류재단」(98년 남북강원도문화교류재단으로 창립, 2001년 명 칭변경)이나 「남북문화교류협회」(91년 창립),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등의 기관은 예술교류를 위해 북한과의 접촉
73 IV. 문화예술분야 거버넌스 활성화 방안
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각 지방자치단체별로도 문화예술 교류사업에 참여 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간 예술문화 교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행위자는 예술단체들과 개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국내차원의 가장 유력한 행위자는 방송사다. MBC의 이미자-윤도 현 특별공연(2002년), KBS의 평양노래자랑(2003년), SBS의 조용필 특별공 연(2005년) 등 국내 방송 3사가 예술공연을 직접 기획하여 진행하였다. 또한 정주영체육관 개관기념 공연과 같이 다른 행사와 병행하여 추진하는 예술 공연도 방송사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기 때문에 남북문화예술교류에 있어서
는 3대 방송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크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예술공연의 성격상 예술가 개개인이 유력한 행위자 가 된다. 대중가요의 이미자와 윤도현, 조용필, 미술계의 권옥연 등 개인의 방문과 공연 등이 남북 문화예술교류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을 무 시할 수 없다. 또 합창단이나 교향악단, 국악단, 교예단(서커스)과 같은 집단 예술공연은 그 자체로 중요한 행위자이다. 민족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문화교류는 주로 문학가들의 모임으로 진행된다.
한편, 대북지원 NGO를 통한 문화예술교류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공식적인 예술공연 교류는 아니지만 NGO의 대북지원 과정에서 김원균명 칭 평양음악대학을 방문하여 예술가들이 개인자격으로 남북간의 만남과 대 화를 통해 교류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7 남북정상회담 시 참관지로 널리 알려진 김원균명칭 평양음악대학은 남측 인사들의 주요 방문지가 되면서 대북지원 NGO의 개별방북을 통한 문화교류, 예술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담 당하고 있다.
(2) 남북관계 차원
남북 문화예술 교류에 참여하는 북측 행위자는 정부, 반관반민 형태의
「6‧15북측위원회」와 「민화협」, 그리고 교류에 직접 참여하는 민간 예술공 연단과 「문예총」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정부기구로는 북한의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와 「조평통」을 들 수 있으며, 통전부와 「조 평통」은 남북교류를 지도·통제하는 역할로 참여한다. 문화성과 국가안전보 위부도 남북교류의 지원자로서 정부쪽 역할을 하고 있다.
반관반민 형태의 「6‧15북측위원회」는 남북공동 민족행사에서 문예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