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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002년 말 현재 5MW 연구용원자로, 방사화학실험실,

핵연료제조공장·저장시설에 대한 감시 장치를 제거한 뒤 재가동을 위한 시설 점검·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IAEA가 파견한 사

찰관 3명도 추방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와 같이 핵시설을 재가동하

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 북한은 핵사찰 수용을 촉구 하는 유엔의 결의안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직접 불가침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에 임하도록 핵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태도를 보일 가능성 이 있다. 즉, 북한은 향후 5MW 연구용원자로에 새 핵연료봉을 장전해 가동하고, 완공 1~2년을 앞두고 중단하였던 영변의

50MW 원자로와 평북 태천의 200MW 원자로를 재건설하며, 금속

108) 「조선일보」, 2002. 12. 31 참조.

주조 속에 보관 중인 폐연료봉 8,000여개를 꺼내 3~4개월간의 재처리를 거쳐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등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일 가능성이 있다.109) 아울러 NPT 탈퇴를 선언하 여 핵개발을 규제하는 대한 법적·제도적 의무를 모두 폐기하는 태도 를 보일 것이다.

북한이 핵개발을 강행할 경우 미국은 KEDO 집행이사국들의 동 의를 얻어 경수로 공사를 중단하는 등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이다. 한편, IAEA 집행이사회는 북한의 국제협정 위반 사항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문제가 상정 되면 유엔 안보리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본격 논의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미국은 한국과 일본·중국·러시아·EU국가들에 대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에 적극 나설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 다.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핵사찰 수용을 촉구 하는 결의안에 대해서는 미국과 입장을 같이 할 것이다. 그러나 미 국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결의안을 채택하려고 한다 면 중국과 러시아는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북 봉쇄정책에 대한 한반도 주변국들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미국은 단독으로 북한에 대한 경제·군사적 제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북한 미사일 수출 선박을 한반도 근해에서 나포하고, 영변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도 고려할 수 있다. 북한이 핵위기의 수위를 한단계씩 올려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와 같은 최악의 시 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러나 이라크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이 라크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북한과의 극단적인 대결은 일단 회피하

109) 폐연료봉 8,000여개를 3~4개월 재처리하면 핵무기 3~6개를 제조 할 수 있는 플루토늄 239를 25kg 정도 추출할 수 있는 것으로 평 가되고 있다.

려 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핵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북한의 일관

된 주장, 한반도의 전쟁 위기는 자국의 안정적인 경제성장에 부정 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는 일본·중국·러시아의 입장, 어 떠한 경우에도 전쟁은 원하지 않는다는 한국 정부의 단호한 태도, 그리고 이라크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미국의 현실적 제약 등 모든 여건을 고려해 볼 때 북·미간 물밑접촉 또는 중국·러시아의 중재 등 을 통해 최악의 사태에 도달하기 전에 북·미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대화가 재개되면 양측은 협상의제 선정에서부터 격렬한 논쟁

을 벌이게 될 것이다. 미국측은 핵·미사일, 생화학 무기, 재래식 군 비태세, 테러, 인권 문제 등을 모두 협상의제로 올려놓고 포괄적으 로 협상하기를 원할 것이다. 한편, 북한은 핵·미사일, 불가침협정, 경제재제 해제, 국교정상화를 중심으로 논의하기를 바랄 것이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국과 북한은 핵·미사일 문제를 지속적으로 협 의해 왔다. 그러나 생화학무기, 재래식 군비태세, 인권문제 등은 부 시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국이 새로운 협상안건으로 제시한 것으 로 양측간에 협의해 온 적이 없다. 따라서 북한은 부시 행정부가 새로 제시한 안건에 대해서는 일단 거부하는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대화는 재개되어도 난항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단행한 후 단기간에 최소한의 희생을 통해 완승을 거둘 경우, 북·미협상이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미국의 협상 자세는 다시 강경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경우 북·미협상은 다시 결렬되어 한반도 위기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 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양측 모두 또 다시 대치국면에 들어가 는 데 대해서는 부담감을 느낄 것이다. 북한은 KEDO의 중유공급

및 서방국가들의 식량지원이 단절된 상태가 장기화되는 것을 우려 할 것이다.110) 한편, 미국은 북한에 대해 과다한 요구를 함으로써 협상을 파국으로 몰고 간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 문제 이외의 안건을 문제삼아 북·미협상을 결렬시키면 미국에 대한 지지 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핵문제에 관한 미국의 대북정책에 적극 협력하 고 있다. 그러나 북한 미사일 개발에 대한 이들의 입장은 핵문제 만큼 분명하지 않다. 오히려 미국과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변 화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의 미사일 계획은 순 수한 평화적인 목적을 띠고 있다고 강조하여 미국이 강조하는 북한 의 미사일 위협이 MD체제 구축의 명분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111) 한편, 중국은 파키스탄·이란 등에 미사일 기술 을 제공함으로써 직·간접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지원하고 있 다고 의심받고 있다. 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해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중국·러시아는 생화학무기, 재래식 군비태세, 인권문제 등으로 인해 북·미협상이 결렬된다면 그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비난 하게 될 것이다.

국제적 압력을 의식하여 미국과 북한이 협상의제들을 절충하게 될 경우, 핵 문제에 관한 협상은 제네바 합의를 수정·보완하는 방식 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즉, 북한은 플로토늄 및 농축 우라늄 을 이용한 핵개발 포기 및 핵사찰 수용을 약속하게 될 것이다. 이

110) KEDO가 연간 50만t 씩 공급해 온 중유는 북한이 사용하는 에너지 의 30%에 이르고 있어 중유공급 중단은 북한에게 상당한 부담으 로 작용하고 있다.

111) 여인곤, 「러시아의 안보·군사전략 변화와 푸틴의 한반도정책」 (서 울: 통일연구원, 2001), p. 120~122 참조.

에 대해 미국은 북한에 대해 불가침을 문서로 보장하고 경제제재 해제 등을 약속하게 될 것이다. 양측은 핵문제 해결을 위한 이와 같은 큰 틀에 합의하는 데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그러 나 구체적인 세부 사안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상당한 난항 을 겪을 것이다. 특히 핵사찰 문제 및 합의 사항의 이행방식을 둘 러싸고 상당한 격론이 예상된다. 핵문제의 경우 사찰 범위가 문제 될 것이다. 미국은 유엔 결의안을 통해 이라크에 대해 요구하는 것 과 같은 북한의 의심시설에 대한 IAEA의 무조건적이고 무제한적 인 접근을 허용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무조건적이고 무제한적인 사찰에 대해 주권침해라면서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합의사항 이행방식도 큰 쟁점이 될 것이다. 북한은 동시실 천을 강조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미국은 핵 투명성이 확보된 이후 에 체제안전을 보장해주겠다는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은 북한의 이란·시리아 등 중동지역 에 대한 미사일 수출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사정거리 300km, 탄두 중량 500kg 이상의 미사일 및 관련 부품·기술의 이 전을 통제하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가입할 것을 촉구해 왔다. 그러나 북한은 미사일 개발·생산·배치는 자위권에 속하는 문 제라고 주장하며, 미사일 수출은 향후 3년간 해마다 10억 달러를 보상할 경우 중단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112)

향후 미사일 협상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중·단 거리 미사일 부품 및 기술 수출을 중단하면 미국이 이에 대한 대가 로 경제적 협력을 약속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113) 미사일

112) 북한은 미사일과 미사일 관련부품, 이동발사대차량 그리고 미사일 기술을 중동국가에 수출하여 연간 5억 달러 정도를 벌어들이는 것 으로 추정되고 있다. 장준익, 「북한 핵·미사일 전쟁: 최악의 핵전쟁 시나리오」 (서울: 서문당, 1999), p. 310 참조.

협상에서 미국은 핵문제와 달리 보상을 통한 해결책을 모색할 것으 로 보인다. 미사일 문제는 핵문제와 달리 이를 강제적으로 규제할 국제적 규범이 없다.114)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서는 제네바 합의를 근거로 이를 중단할 것을 강요할 수 있지만, 미사일 개발·수 출 문제에 대해서는 이를 중단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즉, 미사일 문제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북·미간에 아무런 합의 서도 채택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미국은 미사일 문제에 대해 서는 보상을 통한 해결이라는 보다 융통성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북한은 보상액의 수준을 낮추어 적절 한 선에서 타협점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핵·미사일 협상뿐만 아니라 생화학무기, 재래 식 군비태세 등에 관한 협상도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생화학무기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으나 핵·미사일 문제와 분리하여 재래식 무기에 관한 협상의 연장선상에서 논의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재래식 군축 문제에 관해서 북한은 재래식 군사력은 자위수단으로서 최소한 남한에서 미군이 물러가기 전에는 논의의 대상조차 될 수 없다는 완고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북한군 을 무장해제시키기 위해 재래식 군비감축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113) 2000년 11월 1~3일 개최된 제6차 북·미 미사일협상에서 양측은 장 거리 미사일 대리 발사 및 중·단거리 미사일 수출 중단에 대한 보 상 문제에 관해 일부 진전을 이루었으나 미사일 개발 규제 범위 등 협상안의 세부사항에 대해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114) MTCR의 법적 성격은 공식적인 국제조약이 아니며, 미사일 부품·

기술에 대한 이전 통제 및 불이행에 대한 제재조치는 각 회원국의 국내법에 의존하고 있다. 회원국들의 자발적인 수출통제를 전제로 한 MTCR에는 2002년 현재 33개국이 가입하였다. 한국은 2001년 3월 26일 가입하여 33번째 회원국이 되었고 북한은 가입하지 않은 상태이다. 김경수 외, 「국제 비확산체제와 한반도 대량살상무기 통 제」 (서울: 한국국방연구원, 1996), pp. 102~118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