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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경제협력과 아시아 평화 증진방안

(1) 개발협력과 평화

개발협력을 위한 대외 원조는 여러 가지 목적을 갖는다. 국제사회에 서 원조의 역사를 살펴보면 시기에 따라 대외 원조의 주목적이 달라졌

음을 알 수 있다. 크게 원조의 목적은 외교적 목적과 개발이라는 목적 으로 대별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외교적 목적으로 분류될 수 있는 원조의 목적은 다양한 대외 원조의 목적들을 포괄하고 있다. 가장 대 표적인 것인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외교적 목적 으로 원조를 제공하는 경우이다. 자국의 식민지였던 나라들에게 독립 후 원조를 제공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 하나의 목적은 평화이다.

원조를 통해서 갈등의 원인이 되는 빈곤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평화를 확보할 수 있다. 또는 원조를 통해 수여국의 사회를 안정시키고 경제 적으로 강화시킴으로써 세력균형을 통한 평화를 얻을 수도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제공한 대규모 원조 계획인 마샬플랜은 이러한 목적의 원조 중 대표적인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원 조의 목적은 점차 개발을 강조하였다. 각종 원조 기구들의 등장, NGO 의 원조 참여 등이 본격화되면서 개발을 위한 원조들이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오면서 원조를 통한 평화 조성의 움직임이 다시 등장하였다. 1990년대에 들어와서 국제 원조의 목적에는 정치적 체제 전환, 국제 문제 해결, 지역적 분쟁 완화, 민주정치 증진이라는 네 가지 목적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178 특히 1990년대 말 미국과 세계은행

(World Bank), UNDP, 스칸디나비아 등의 여러 구호 기관들은 발칸

반도와 과테말라, 아이티, 앙골라, 모잠비크,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전후 원조 활동을 벌였는데 이것은 지역 분쟁 완화를 위한 원조들이었다. 그리고 1997년 DAC 가입국들은 분쟁, 평화, 개발협력 정책 합의서에 서명했다.179 2001년 9・11 테러 이후 평화

178_케일 랭커스터, 유지훈 옮김, 󰡔왜 세계는 가난한 나라를 돕는가?󰡕 (서울: 시공사, 2007), p. 70.

179_위의 책, p. 71.

목적을 위한 대외 원조가 다시 강조되기 시작했다. 9・11 이후 빈곤과 불평등을 테러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해석하는 견해들이 나타났고 아프리 카, 중동 국가들에 대한 대외 원조가 이러한 차원에서 등장하기 시작 한 것이다.

신아시아 외교는 단순히 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 는 차원을 넘어서서 아시아의 번영과 평화를 비전으로 하는 외교 전략 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ODA 전략 역시 조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아시아 ODA 정책의 핵심은 지나치게 경제적 차원 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보인다. 특히 자원 확보와 대외 원조를 연계하 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외 원조 정책은 다양한 목표를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으며 아시아의 평화구조를 형성 하는 외교적 목표를 위해서는 원조 정책에서 외교적 고려를 더욱 강화 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의 경우 현재 베트남,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이 주요한 원조 대상국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러한 나라 이외에도 절대적 빈곤을 벗어나고 있지 못한 아시아 빈국들에 대한 대외 원조를 증액하 거나 다자적 원조 프로젝트 등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중점 지원 국에 대해서는 이 중에서도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와 같은 국내 분쟁이 있는 지역에 대한 다양한 차원의 원조 제공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한 가지 명확히 해야 할 것은 민주주의 증진을 위한 원조의 제공 같은 미국 등 선진국이 해왔던 원조 방식은 한국이 담당하기는 어려운 형태의 원 조이므로 이러한 직접적인 외교 목적의 원조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개발협력을 통한 아시아 평화의 증진방안은 개 발협력을 통해 이룬 동아시아 빈국들의 경제적 성장을 바탕으로 상 호의존과 상호 협력을 이룰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적 틀은 포괄적인 경제 파트너십이 될 수도 있고 경제공동 체의 성격을 가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개발협력을 통해 경제적 격차 를 줄이고 이들의 경제적 성장이 지속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하 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적 틀이 마련되게 되면 공유하는 이익이 장기 적으로 존재하게 되며, 또 계속하여 확대되기 때문에 평화를 증진하려 는 동기가 커지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은 신아시아 외교를 통해 DAC 권고 수준의 개발 원조와 한국형 원조모델을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의 원조 모델의 장기적 목표는 단순한 돈의 제공이 아 닌 안정된 사회를 유지해나갈 수 있는 거버넌스의 전수가 될 것이다.

(2) 자유무역협정과 평화

현실주의적 학자들은 지역주의를 국가 간 권력 정치의 반영으로 생각한 다. 실제로 많은 경우 지역주의는 국가들의 권력 추구 혹은 영향력의 확대 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조셉 그리코(Joseph Grieco)는 지난 50년 동안 지역적 협력체의 제도화 정도는 국가 간의 권력 관계에 의해 영향받아 왔다고 주장한다.180 멘스필드와 밀너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들이 전간기처럼 정치‧군사적 목적으로 지역주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는 않 지만, 아직도 국가들은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거나 균형의 수단으로 지역 주의를 이용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181 지역협력의 한 형태인 FTA 역시 경제 영역의 사안이지만 그 파장은 경제적 영역에 한정되지 않는다.

180_Joseph M. Grieco, “Systemic Source of Variation in Regional Institutionalization in Western Europe, East Asia and the Americas,” Edward D. Mansfield and Helen V. Milner (eds.), The Political Economy of Regionalism (New York:

Columbia University Press, 1997).

181_Edward D. Mansfield and Helen V. Milner, “The New Wave of Regionalism,”

International Organization, Vol. 53, No. 3 (Summer 1999), p. 612.

따라서 FTA의 추진 동기에는 국제정치적 고려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유럽 통합의 시발점이 된 유럽 석탄철강공동체의 경우를 보면 공동체 의 출범은 석탄과 철을 둘러싼 독일과 프랑스의 갈등을 사전적으로 관리하 려는 프랑스, 영국, 그리고 미국의 의도가 중요한 동기로 작용하였다. 현재 진행 중인 많은 FTA 협상들(예를 들어 중국-ASEAN)도 단순한 경제적 동기 이외에 국제정치적 영향력의 확대라는 동기들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미 FTA도 그동안 미국의 FTA 전략, 한‧미 간의 안보 관계, 그리고 최근의 동아시아의 국제정치적 다이나믹스 등을 고려해 볼 때 국제 정치적 동기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FTA를 통한 경제적 연계의 강화는 중요한 안보적 함의를 갖는다.

국제정치경제 연구 주제 중 하나인 국가 간 경제 관계와 동맹 관계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결과들을 보면 동맹국 간에는 무역과 같은 경제 협력 관계가 더 쉽게 이루어진다는 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이 유는 무역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안보 외부 효과가 동맹국 사이에서는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적 상호의존의 심화는 국가 간의 다른 관계들 역시 강화시키며 궁극적으로 정치적 관계에서까지 협력 적 경향을 강화시키게 된다. 상호의존론자들 그리고 통상적 자유주의 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국가 간의 무역이 활발해지면 그 때문에 이득을 보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이들은 전쟁이 생기면 바로 경제 적 피해를 입기 때문에 이들은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원하는 세력이 된다는 것이다. 결국, 전쟁을 피하고 평화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교역을 증대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한‧중‧일이나 동아시아 국가 간 의 FTA로 인해 국가들 간의 경제적 관계가 심화되게 되면 상대국가 의 안정과 평화와 자국의 경제적 이득과의 연관성도 강해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각 국가들의 이 지역의 평화에 대한 헌신(commitment)

역시 커지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먼저 필요한 방안은 한‧일, 한‧중 FTA 협상을 재개 그리 고 개시하는 것이다. 한‧중‧일 삼국의 자유무역을 통한 상호의존은 아 시아 평화에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통상적 자유주의자들의 견해를 수 용한다면 동북아 그리고 동아시아의 평화는 이들 지역 국가들 사이의 긴밀한 통상 관계가 발전할수록 달성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한‧중‧일 FTA 그리고 동아시아 FTA 등은 아시아의 평화를 증진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둘째, 아시아 평화를 증진하기 위한 자유무역 분야의 실천 방안은 중‧일 간 혹은 한‧중‧일 간의 FTA를 완성하는 것이다. 현재 동북아의 가장 큰 긴장 요인은 중‧일 간의 경쟁이다. 중국과 일본은 지역에서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 중이며 영토 분쟁, 역사적 유산, 지역 패권, 미국 중심의 대중국 협력 체제 등을 놓고 갈등의 정도가 점차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센카쿠 열도 부근에서 조업하던 중국 어선을 나포한 사건 으로 중‧일 간의 외교전이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두 나 라 사이의 관계에 존재하는 휘발성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중‧일 간의 경제적 의존, 특히 교역상의 의존은 두 나라 간의 관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ational Intelligence Council)의 2008년 보고서

󰡔Global Trends 2025󰡕도 중국의 경제적 성장이 계속되어 일본의 경제

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경우 두 나라 간의 FTA가 2025년보다 훨씬 이전에 체결될 것이고 두 국가는 우호적 관계를 맺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182이러한 점에서 볼 때 중‧일을 포괄한 한‧중‧일 FTA는 그 경

182_미국 국가정보위원회 지음, 󰡔Global Trends 2025󰡕 (서울: 예문, 2009), p. 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