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상호작용 전문성과 학습민첩성의 관계
현대사회에서는 처음 맞닥뜨린 상황을 빠르게 학습하여 적응하는 능력 이 주목되고 있다. 최근 기술경영 인재의 성장과정을 살펴본 류혜현 (2014)의 연구에서는 민첩한 학습 능력을 부각하며 민첩성이라는 어원을 살펴보고 있다. 민첩성이라는 단어에서 ‘재빠를 민’은 일을 재빠르게 한 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빠를 첩은 베틀작업을 하는 재빠른 손동작을 의미한다. 손의 움직임이 발로 베틀을 디디는 빠르기를 이긴다는 의미에 서 이길 첩으로도 쓰인다. 산업심리학 분야에서 학습민첩성(learning agility)의 개념은 ‘처음 접하는 새롭고 힘든 상황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새로운 역량을 학습하는 능력과 그러한 의향’으로 정의된다 (Lombardo & Echinger, 2000).
학습민첩성은 비교적 최근에 대두된 개념으로, Center for Cereative Leadership(이하 CCL)의 효과적인 리더십과 잠재력 연구로부터 시작되 었다. CCL의 연구(Lombardo et al., 1988; McCall & Lombardo, 1983)에 서 지속적으로 승진에 성공한 임원은 새로운 기술과 사고방식을 학습함 으로써 변화에 적응해 나간 반면, 중도에 이탈한 임원은 새로운 요구 앞 에서도 기존의 사고와 행동방식을 고집하였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통해 연구자들은 리더의 장기적인 성공을 예측해 주는 요소로서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능력에 주목하게 되었다(류혜현, 2016, 재인용). 이러한 주 장에 기반하여 ‘경험을 통한 학습 능력(ability to learn from experience)’의 개념 틀이 제시되었고, Spreitzer 등(1997)은 이를 더욱 발 전시켜 피드백 추구, 피드백 활용, 유연성, 비판에 대해 열린 자세, 학습 기회 추구, 문화적인 모험심의 여섯 가지 요소로 구성된 측정도구를 개 발하였다.
관리자들에게 중요한 역량이 경험을 통해 학습된다는 CCL의 연구는 직무 경험에 내재된 특성에 관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는데(McCall
et al., 1988), 일상적인 직무에서보다 도전적인 직무에서 ‘더 많은’ 학습 을 하게 된다는 점이 후속 연구에서 입증되었다(McCauley, Ruderman, Ohlott, & Morrow, 1994). 또한 Billett(2001)는 일터에서의 경험을 일상 성의 정도에 따라 일상적인 경험과 비일상적인 경험으로 구분하면서, 각 각의 경험은 다른 ‘형태’의 학습을 구성한다고 설명하였다. 일상적인 경 험을 통해서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을 강화하는 학습이 일어나는 데 반해, 비일상적인 경험을 통해서는 새로운 지식을 생성하는 학습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학습이 요구되는 도전적인 직 무에서 빠른 학습이, 새로운 지식을 생성하는 비일상적인 일 경험에서 유연한 학습이 더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McCall(1988)은 중요사건기법을 활용해 관리자로서 큰 교훈을 배운 경험과 그 경험에서 배운 교훈이 무엇인지를 바탕으로 직무경험학습이론을 만들었다. 어떤 경험사례에서 다른 경험보다 더 많은 학습을 하게 되는 경험이 존재함을 확인했다. 이런 경험을 개발잠재력이 있는 경험이라고 한다.
이 같은 연구를 토대로 Lombardo와 Echinger(2000)는 개인이 가진 잠 재력을 평가하고 핵심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학습민첩성 개념 을 제시하고 대인민첩성, 사고민첩성, 변화민첩성, 결과민첩성의 4가지 하위요인으로 구분하였다.
대인민첩성은 스스로를 잘 알고 건설적으로 타인을 대하면서 주변 사 람들과의 충돌에도 발전적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사고민첩성은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생각하고, 복잡한 상황 가운데서 도 핵심을 찾아내고. 여러 가지 지식과 기술을 연결하여 체계적 조합을 찾아내는 능력의 정도를 의미하며 아울러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관점을 명확히 제시하고 자신의 생각을 잘 설명할 수 있다는 것도 포함한다. 변 화민첩성은 아이디어에 대한 열정이 있으며, 새로운 실험이나 기술 습득 활동에 참여를 좋아하고 문제에 대해 새로운 방법을 찾아 습득하는 능력 의 정도를 의미한다. 결과민첩성은 목표달성에 대한 열정이 높고, 타인에 게 동기부여하여 목표달성을 할 수 있도록 하며, 어려운 조건하에서 결 과를 만들어내는 정도를 말한다(Lombardo & Echinger, 2000).
반면 DeRue, Ashford, Myers(2012)는 민첩성이 갖는 속성 중 속도 (speed)와 유연성(flexibility)에 초점을 맞춰, 학습민첩성을 “어떤 상황에 대해서 재빠르게 이해하고 경험 안에서 혹은 경험 간에서 유연하게 생각 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학습민첩성 을 이전과 다른 단일차원적 특성 접근의 개념적 틀을 제안하였다. 이 모 형에서는 학습민첩성에 영향을 주는 개인적 요소로 목표지향성, 인지 및 메타인지적 능력, 경험에 대한 개방성을 제시하였다. 학습민첩성이 발현 되는 인지적 과정으로는 인지적 시뮬레이션, 가설적 사고, 패턴 인식을 꼽았으며 행동적 과정으로는 피드백 추구, 실험, 성찰이 일어난다고 제안 하였다. 아울러 학습민첩성이 발현되는 이러한 과정은 학습이 일어나야 할 대상경험이 가지는 도전성 및 복잡성과 같은 환경 및 맥락적 요인들 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고 보았다(박정열, 2019).
구분 주요 내용
대인민첩성 (people agility)
-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경험으로부터 배우며, 다른 사람들과 건설적으로 대함
- 적극 피드백을 구하고, 이를 통해 변화 노력을 기울임 -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있더라도
상호 협력적이고 건설적인 관계로 인식, 다양한 관점 에 개방적
사고민첩성 (mental agility)
- 문제로부터 새로운 관점을 갖고 사고함
- 복잡함, 애매함에 대해 편안하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 에게 자신의 생각을 잘 설명할 수 있음
- 문제를 철저히 분석하고 의미를 찾음 변화민첩성
(change agility)
- 호기심이 많고, 아이디어에 대한 열망이 가득함
- 새로운 상황이나 도전을 편안해 하고 받아들이며, 새 로운 스킬을 배우는 데 적극적임
결과민첩성 (result agility)
- 처음 시도하는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결과를 창출함 - 다른 사람들을 독려하여 자신감을 심어주고, 이를 통
해 보통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 냄 [표 II-8] Lombardo & Echinger(2000),학습민첩성의 하위요인
[그림 II-5] DeRue 외(2012)의 학습민첩성 개념 모형
DeRue가 제시한 학습민첩성 개념이 인지적 측면에만 국한되어 있다는 비판 또한 제기되었다(Arun, Coyle, & Hauenstein, 2012; Wang &
Beier, 2012). 류혜현과 오헌석(2016)은 이러한 논쟁과 관련하여 다차원적 특성에 기반한 연구를 포괄적 접근, 인지적 특성에 기반한 연구를 한정 적 접근이라고 하였다. 이들은 기존 학습민첩성 연구가 ‘처음 하는 일을 잘 하는 능력’이었다면, 처음 접하는 새로운 상황과 정보를 신속하게 이 해하고 습득하는 능력‘이라고 보았다.
이런 학습민첩성 개념과 상호작용 전문성은 연관 관계에 있다. 상호작 용 전문성 자체가 처음 대면하는 상황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한 빠른 학습 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상호작용 전문성의 속성 중 하나로 학습민첩성을 들 수 있다. 특히 Collins(2002)가 대인관계 능력이나 성찰능력을 일부 상호작용 전문성에 포함되는 개념으로 보았는데, Lombardo와 Echinger(2000)에서 학습민첩성의 하위요인 중 대인민첩성, 사고민첩성 과 유사한 개념이다. 이를 통해 학습민첩성과 일부 중첩되는 지점을 찾 을 수 있다.
다만 학습민첩성은 상호작용 전문성의 일면을 나타내 주는 모습인 것 이지 상호작용을 통한 학습의 고유한 속성에 관련한 국면들은 설명해 주 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학습민첩성을 상호작용전문성 의 속성을 보여주는 주요 개념으로 보고 학습민첩성의 주요 개념들을 차 용하였다.
나. 상호작용 전문성과 문제해결의 관계
전문성은 문제해결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Csikzentmihayi와 Getzel(1988)는 창의적 문제해결은 미래에 창의성이 평가될 수 있는 산 출물을 만들어내는 창의적 활동의 생산적인 측면이라고 주장했다.
Weisberg(1986)은 문제해결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양상들이 창의적 과 정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개발원(2001)은 창의적 문제해결이란 문제해결 과정에서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이며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 여 문제해결에 유용하며 독창적인 산출물 또는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것 (이홍규, 2015, 재인용)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Amabile(1988)는 문제해결 과정과 창의성에 대한 이론적 모델을 구성 하는 세 가지 요소를 제시했다. 여기서 말하는 창의성이란 적절한 평가 자들이 평가한 결과물의 창의성을 일컫는다. 이 틀 안에서 영역과 관련 된 기술(Domain-relevant Skills)는 주어진 분야에서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기본 토대로 지식, 기술, 재능 등이 포함된다. 두 번째로 창의성과 관련된 기술(Creativity-relevant skills)는 인지적 유형으로, 새로운 인지 적 경로와 작업 유형을 탐색하는 데 필요한 발견적 학습을 할 수 있느냐 가 관건이다. 세 번째로 과업 동기(task motivation)로, 주어진 과업을 수 행하도록 결심하게 하는 동기와 관련된 변인들이다. 해당 분야와 관련된 기술은 해당 분야에서의 전문성으로 풀이될 수 있는 것으로, 해당 분야 에 대한 사실적 지식과 정통성이 포함된다. 즉 해당 문제를 푸는 데 필 요한 시나리오, 다양한 논쟁거리에 대한 의견, 지식 패러다임, 미적 기준, 사실, 원리 등이 모두 분야와 관련한 지식에 해당한다. 창의성과 관련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