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최 교사: “엄마라는 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몰라요”

일반 영어교사로 25년 이상 근무한 최 교사는 중학교 때 처음 영어를 배

우기 시작했는데, 정 교사와 마찬가지로 “팝송”을 접하면서 영어에 더욱 관 심이 생겼다고 한다. 최 교사는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종류의 팝송을 즐겨 들었으며, 평소 좋아하는 팝송을 많이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어에 자주 노출되게 되고 이러한 것이 영어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켰다고 회상했다.

30년 전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외국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은 않은 시대이 다보니 팝송이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신선한 외국 문화로 여겨지던 때이다.

친구들보다 팝송을 좋아하고 잘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적으로 외국 문화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라고 여겨지기도 했으며, 이로 인해 팝송을 좋아한다는 것 은 곧 팝송에 사용되는 언어인 영어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 었다.

최 교사의 경우 영어에 더 큰 흥미를 갖게 된 계기는 당시 중학교 선생 님의 추천으로 나가게 된 “교내 영어 말하기 대회”였다. 최 교사는 영어 말 하기 대회를 위해 부단히 연습하고 준비하며 자연스레 영어 공부를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 결과 다른 친구들보다 자신의 영어 실력이 늘고 있음을 느끼고, 스스로를 “영어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영어 공 부에 더 매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교내 영어 말하기 대회는 일 부 학생들이 교사의 추천을 받아 나가는 대회인데, 그 수가 매우 적다보니 선생님의 추천을 받기 위해서는 수업 태도가 우수하여야 하며 어느 정도 우 수한 영어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했다. 최 교사는 이미 학창 시절부터 모범 적인 학생으로 수업 태도가 우수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최 교사의 경 우, “교내 영어 말하기 대회”가 훗날 영어교사가 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결정 적인 이유는 스스로가 “내가 영어를 잘하는구나”라고 여기는 자기인식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첫째는 교내 영어 말하기 대회에 나갈 학생을 선 발하는 과정에서 많은 후보 중 하나로 선발되었다는 것, 두 번째는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계속 영어를 계속 사용하고 연습함으로써 영어를 자주 접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 결과 최 교사는 영어 실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느끼고 교내 영어 말하기 대회는 최 교사 스스로를 “영어 잘하는 학생”으로 여기게끔 만들었다. 또한 “교내 영어 말하기 대회”를 계기로 최 교사는 이 후에도 꾸준히 영어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으며, 이는 최 교사가 교과 교사

가 될 때에도 영어 교과를 선택하는 이유로 작용했다.

제가 중학교 때부터. 저는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세대니까. 중학교 때부터 (계기가 됐던 거는) 팝송을 좋아했었어요. 어렸 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영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될 수밖에 없었고. … (중략) … 중학교 1학년 때 영어선생님의 추천으로 교내 영어 말하기 대 회에 나갔었는데 그걸 위해서 많이 연습하고 준비하다보니까 좀 다른 친 구들에 비해 내가 영어를 잘하나보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되고. 그게 또 계 기가 돼서 계속해서 영어공부를 열심히 할 수가 있었고.

(최 교사 인터뷰)

최 교사는 면담 중 고등학교 때 은사님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언급했다.

최 교사는 고등학교 기간 내내 한 영어선생님에게 영어를 배웠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사립학교든 공립학교든 한 교과 선생님한테 3년이라는 기간 내 내 배우기가 쉽지 않은데 최 교사의 사례가 그러했다. 그렇기 때문에 학창 시절의 최 교사는 영어선생님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었고, 교 사가 된 이후에도 함께 같은 교과 교사로 재직하며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 왔다고 언급했다. 또 최 교사는 영어교사가 된 이후 심화연수를 받았는데 우연히 같은 기간에 고등학교 때 은사님도 심화연수를 신청하셔서 함께 연 수를 받았다고 한다. 최 교사의 학창 시절은 고등학교 기간 내내 지도해주 셨던 영어 선생님으로 더욱 특별하였으며, 이러한 것이 최 교사의 영어 교 사 정체성에도 특히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즉, 고등학교 시절 영어 선생님은 단순히 교과를 가르치는 교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최 교사에게 는 하나의 “특별한 인물(Special figure)”로서 여겨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저는 고등학교 때 3년 내내 영어선생님한테 영어를 배웠어요. 아까 말씀 드렸던 저한테 가장 큰 영향을 주셨던 은사님이고, 지금도 인사드리고 만 나 뵙기도 하고 또 교사로서 많은 충고와 교훈도 들을 수 있는 그런 분이

신데. 영어교사 심화연수 때는 같은 연수생으로서 참여하기도 했었거든 요. 그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는 영어교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최 교사 인터뷰)

최 교사의 “교사되기(becoming a teacher)”에 영향을 미친 것은 어린 시 절 최 교사의 다양한 경험들이었다. Dewey(1938)는 일반적 용어인 ‘경험’을 교육연구의 탐구적 용어로 바꾸고 교육적 삶에 대한 좀 더 나은 이해를 가 능케 하는 용어로 제시하였다(홍영숙, 2014 재인용). Dewey는 경험이 끊임 없이 변화하고 지속되는 속성의 것으로, 이전의 경험이 다음 경험에 영향을 미치며 우리의 삶은 곧 다양한 경험의 연속이라고 보았다. 즉, Dewey는 현 재의 경험이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고, 동시에 미래에 영향 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시간적인 연속성(continuity)을 지닌다고 보았다 (Dewey, 1938). 최 교사의 어린 시절 경험은 최 교사가 교직에 꿈을 갖고 교직에 입문하여 교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며, 초임교사 시절부터 현 재까지 최 교사의 다양한 교육적 활동 및 경험들은 현재의 최 교사가 존재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어린 시절의 최 교사는 모르는 것을 친구들의 눈높이 에서 쉽게 알려주는 데 소질이 있었고, 친구들 또한 ‘최 교사의 설명이 선 생님의 설명보다 쉽다’며 격려해주었다. 학창 시절 주변 친구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은 최 교사로 하여금 가르치는 것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하였으며, 또한 “나는 친구들을 잘 가르칠 수 있다, 설명을 잘 한다”는 자기 효능감을 높여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최 교사는 설명했다.

그리고 제가 어떤 걸 설명해줬을 때 같은 친구들이 선생님보다 ‘네가 설 명하는 게 더 잘 이해가 된다’ 그렇게 말하니까. ‘아! 나는 설명하는데 소 질이 있나보다’ 그렇게 생각을 해서 ‘영어 교사가 되어야겠다’ 라고 자연 스럽게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최 교사 인터뷰)

최 교사는 일찍이 영어교사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정하고, 이후 사범대학 에 진학하여 영어교사가 되었다. 최 교사는 사범대 재학시절 과 수석을 할 정도로 전공에 특기가 있고 실력이 있었으며, 영어교사가 되고 싶은 의지도 강한 편이었다. 또한 최 교사는 첫 임용고사 세대로, 평가와 선발을 통해 교직에 들어온 교사였다. 이전 세대까지는 국립대 사범대를 나오면 비교적 쉽게 교사가 되었는데 반해, 최 교사는 본인의 노력과 의지로 교사가 된 첫 임용고사 세대였던 것이다.

대학 졸업하면서 그 때 바로. 제가 90학번이거든요. 90학번이 졸업하던 그 때가, 그 이전까지는 국립대 사대생들 중에서 몇 프로, 사립 사대생 중 에서 몇 프로 선발하는 비율이 정해져 있었어요. 근데 중앙대 영어교육과 학생들이 헌법소헌을 내서 그거는 차별이다 해서 그런 비율 없이 국사립 사대생들을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임용시험을 치룬 첫 해였었거든요. 저는 공개임용 첫 세대였어요.

(최 교사 인터뷰)

최 교사는 교직에 들어와서 여러 학교에 근무하며 교직 경험을 쌓고 나 이가 들어가면서는 부장교사 역할도 하며 교사의 본분을 다하고 있었다. 최 교사는 특히 학교에서는 영어교사로, 가정에서는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하 며 두 가지 역할에서 오는 어려움과 문제를 상보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능 동적인 교사였다. 일반적으로 교사들은 교사 외에도 다수의 하위 정체성이 있기 때문에 여러 역할과 정체성 간에 갈등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의 교사 정체성과 가정 내에서 여러 지위 및 역할들로 인한 정체성 역할이 중 첩될 경우 교사들은 정체성 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최 교사는 가정 내 “엄마”라는 하위 정체성을 학생들을 이해하는 하나의 도구이자 수단으로 접근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엄마교사’라는 교사정체성을 긍정적으로 형성 해가고 있었다.

큰 애가 중학교 다닐 때 제가 OO중학교에서 근무를 했어요. 그러니까 집에도 중학생이 있고 학교에도 중학생이 있는 거죠. 그게 얼마나 큰 도 움이 되는지 몰라요.

(최 교사 인터뷰)

최 교사는 중학생 시기의 아들을 키우며 겪었던 문제들을 표본 삼아 현 재 가르치는 아이들을 이해하고자 했으며, 교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학생 들을 보며 가정에 돌아가서 아들의 입장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인터뷰했다. 이는 젊은 교사들이 갖기 어려운 고경력 교사이자 “엄마”라는 하위 정체성을 갖고 있는 교사들만이 가질 수 있는 최대의 강점으로, 최 교 사가 젊은 교사들에 비해 “너그러운” 교사, “이해심 많은” 교사가 될 수 있 는 데 도움을 주었다. 더 나아가 최 교사는 중학교에 근무하며 많은 학생들 을 마주하는 것이 자녀 양육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언급했다. 자녀 양육 과 학교 업무를 병행함으로써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체력에 부칠 것이라는 연구자의 예상과 달리 오히려 최 교사는 하위 정체성으로 현재 마주한 위기 를 성공적으로 극복해내고 있었다.

그러니까 교과적인 측면보다는 아이들과의 래포 형성 측면과 아이들만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돼요. 그리고 제가 이제 지금 둘째가 중학교 1학년이니까 제가 1학년 아이들을 지도할 때 ‘아! 나는 집에도 중학생이 있네’ 집에 있는 아이들하고 얘기하다 보니까 학교에 있는 아이들하고의 소통도 원활해지고. 또 학교에 있는 아이들을 대하다 보니까 또 집에 있 는 아이도 이해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집에 있는 자녀 양육에도 되 게 큰 도움을 받았어요.

(최 교사 인터뷰) 최 교사는 세 명의 참여교사 중 영어교사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은 교 사였다. 최 교사는 영어교사라는 현재의 직업 및 교과에 대해 만족도가 매 우 높았으며, ‘다시 교과를 선택해도 영어교사가 되고 싶다’고 말할 만큼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