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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교과의 경우 국어, 역사, 과학과 같이 교직 경력이 쌓임에 따라 교 과지식이 축적되는 교과와 달리, 언어 교과이자 도구 교과로 시대의 흐름이 나 변화에 따라 교과 지식이 새롭게 추가, 변화되기도 하는 교과적 특성을 보인다. 더 나아가, 제2외국어로 언어를 배우는 우리나라 학습 환경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자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영어 공부를 의도적으로 꾸준히 하지 않으면 영어 실력이 도태될 수밖에 없는 학습환경이다. 이러한 이유로 영어교사들은 꾸준히 자기계발에 매진하며 영어교사로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가. 교과 내용의 변화: “영어는 트렌드를 따라야 해요”

참여교사가 모두 공통적으로 힘들다고 지적한 부분은 새로운 교과지식을

꾸준히 학습해야 하는 영어교과의 특수성이었다. 영어는 대표적인 언어교과 로서, 영어를 가르치는 대부분의 영어교사는 비원어민으로서 제2외국어로 그들도 영어를 배워왔고 현재는 제2외국어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교사들도 영어공부를 꾸준히 하지 않으면 일정 수 준의 영어실력을 유지하기 어려우며, 때로는 변하는 시대적인 흐름에 맞춰 영어표현을 새롭게 익혀야하기도 한다. 이러한 것들이 모든 영어교사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오며, 특히 고경력 영어교사들은 새로운 것을 익히고 학습하 는 것에 대해 더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다른 교과와 비교해서도 국어나 역사와 같은 교과는 경력이 쌓일수 록 교과 지도에 대한 전문성이 축적되는 반면, 영어는 고경력 교사가 되어 갈수록 오히려 발음이나 단어, 표현에 있어서 교사들의 자신감이나 실력이 줄어들 수 있는 교과 특성을 보이고 있었다. 최 교사는 경력이 쌓여감에 따 라 유창한 발음이나 회화 능력과 같은 영어교사로서 갖는 메리트가 줄어드 는 경향이 있으며 교과 특성상 고경력 교사들이 최신 트렌드에 취약할 수밖 에 없는 점을 지적했다. 최 교사는 고경력 영어교사로 살아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달았다.

늘 영어 선생님들끼리 모이면 말씀하신 것처럼 역사라든가, 국어라든가.

다른 교과 선생님들은 경력이 더해지면서 교과 지도와 관련된 노하우가 점점 더 축적이 되는 반면, 영어교사들은 노하우 측면에서는 모르겠지만, 영어교사로서의 메리트 이런 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줄어드는 게 사실 이잖아요. 언어라는 교과 특성상 최신 트렌드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이 제 발음이라든가 그런 것들에 있어서 젊은 선생님들을 따라갈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영어교사들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는 교과가 아닌가’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죠.

(최 교사 인터뷰)

최 교사는 영어교과는 끊임없이 트렌드를 따라잡아야 하는 교과로, 영어 교사들 간의 정보교류가 가장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교사들 간 정보교류와

학습창구가 될 수 있는 전문적학습공동체가 현실적으로는 많은 제약을 갖고 있음을 지적했다. 최 교사는 전문적학습공동체가 학교마다 있기도 하고 없 기도 하며, 있다 하더라도 교내의 전문적학습공동체는 교사들의 수가 한정 적이기 때문에 교류할 수 있는 정보의 양도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관내 단위의 전문적학습공동체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사들의 시간 확보가 중요한데 각 교사마다, 학교마다 일정의 차이가 있고 주로 퇴근 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문적학습공동체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자신의 시간을 희생해야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교과에 비해서 영어는 끊임없이 트렌드를 따라 잡아야 되는 교과니 까. 영어교사들 자체가 전문적학습공동체나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에 많이 목말라 있는 게 사실인 것 같아요. 또 전문적학습공동체라는 게 교내에서 하기에는 선생님들 인원수가 너무 적잖아요. 그러니까 그 안 에서 오갈 수 있는 정보도 사실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그리고 이관내 에서 하다 보면 시간적인 제약 때문에 힘들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엔 일단 전문적학습공동체가 활성화되기 위한 주변 여건이 어느 정도 조성돼야 선생님들이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일단 시간확보가 안 되는 상황에서 전문적학습공동체를 하라고 하면 그것도 역시 하나의 업무처럼 여겨질 수밖에 없죠.

(최 교사 인터뷰)

이 교사 역시 영어교사로서 시대적인 변화와 흐름에 따르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고 인터뷰했다. 일례로 이 교사는 수학 교과를 들며, 수학은 10년, 20년이 지나고 교과서적인 지식이 크게 변하지 않는 것에 반해 영어는 시 대적인 흐름을 따라야 할 필요가 있는 시의성 있는 교과임을 지적했다. 물 론, 영어 외에도 여러 교과들이 시대적 흐름이나 변화에 따라 가르치는 방 점이나 교수법 등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영어는 특히 언어교과 이기 때문에 새로운 어휘나 표현이 추가되기도 하고 사용 빈도가 낮은 표현

들은 사라지기도 하는 등 언어의 역사성8)과 관련된 특성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교과이다. 이러한 것이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 올 수 있다.

생각해봐요. 수학이 변해요? 수학은 10년 20년 후에도 똑같은 거야. 그런 데 영어는 시의성도 있고 또 이렇게 아무래도 좀 더 시대적인 흐름을 따 라야 되잖아. 그래서 영어교사가 좀 더 부담이 되는 건 맞는 것 같아.

(이 교사 인터뷰)

정 교사도 영어가 교과로서 가르치기 쉬운 교과가 아님을 지적하며 주요 교과이지만 동시에 교과 교사로서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는 교과라고 언 급했다. 심지어 정 교사는 본인들이 지도하는 학생들조차 영어교사가 결코 쉽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하며 왜 선생님은 영어교사를 하는지에 대해 의구 심을 제기한다고 우스갯소리로 얘기하기도 했다.

교과적으로는 상당히 쉬운 과목은 아니지만. 애들이 선생님 뭐 하러 영어 를 가르치냐고 물어. 이 힘든 영어를. 자기들도 영어가 힘들다고 생각하 니깐. 영어, 수학은 어려운 교과라고 생각되는 거야.

(정 교사 인터뷰) 참여교사들은 영어 교과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는 교과, 시대적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교과, 경력이 쌓임에 따라 교사로서 메리트가 줄어드는 교과 등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다른 교과와 비교해서 영어 교과가 언어를 가르치 는 교과여서 발생하는 특성들이었으며, 새로운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고 따 라가지 못하는 고경력 교사들에게는 영어교과를 가르치는 것이 다소 버겁게 느껴짐을 알 수 있었다.

8) 언어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음운이나 어휘 등의 측면에서 생성, 성장, 소멸하며 변화하는 특성을 언어의 역사성이라 한다.

나. 발음 문제: “발음이 이상해요”

고경력 영어 교사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두 번째 문제는 영어 발음과 새 로운 영어표현의 문제였다. 영어는 언어 교과이기 때문에 교과 특성상 새로 운 단어가 추가되기도 하고, 과거에는 많이 쓰였지만 더 이상 잘 쓰이지 않 는 표현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트렌드를 반영한 영 어 표현을 학습하길 원하는데, 고경력 교사들에게는 최신 영어 트렌드를 반 영하여 영어를 지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영어는 교과목로서 학문적인 속성 도 있지만, 동시에 다른 나라의 언어로서 의사소통 수단으로서도 기능한다.

예전에는 학문적으로, 문법적으로 영어 교과를 지도해왔다면, 최근에는 회화 중심의 일상용어 표현까지 고려하여 교과를 지도하다보니 고경력 교사들의 수업준비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특히 발음은 영어교사의 실력이 가장 외적으로 보이는 요소 중 하나이다. 즉, 영어 실력을 떠나 일단 발음이 좋으면 매력적인 영어교사 로 인식되는 것이다. 많은 경우 영어 발음을 통해 영어교사의 실력을 평가 하거나 측정하며, 영어교사들은 이에 대해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특 히 영어교사들은 학부모 공개 수업이나 동료 장학과 같이 스스로의 수업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것에 대해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 이유 는 영어교과의 경우 공개수업 시 영어로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데 일부 학부 모들은 교사들이 교수학습적으로 어떤 영어 수업을 기획하고 준비했는지보 다 외적으로 드러나는 교사의 발음에 더욱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영어교사의 경우 “발음이 좋으면 영어를 잘한다”라는 우리나라 사람들 의 인식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라 할 수 있다.

다른 모든 것은 무시하고 발음만 좋으면 ‘오! 그 사람 영어 잘한다’ 이렇 게 되는거야. 영어적으로 머리에 지식이 아무리 많이 있어도 일단 발음했 을 때 유창하지 않으면, 선입견을 먼저 가져버리는 거야. 그런 선입견에 대한 부담감. 학부모들이 수업 참관 왔을 때 나이 들어가면서 영어가 유 창하게 술술 안 나올 때 남들이 갖는 선입견. 이런 것들도 참아내야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