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배출권
거래제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동 제도의 구체적인 도입방안이 공식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까지는 배출권거래제의 도입을 위한 대략적인 추진계획만을 마련한 상태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 서는 향후 국가차원에서 배출권거래제의 도입이 결정될 경우를 가정하 여, 배출권거래제 추진체계 및 시스템 디자인 방안에 대한 에너지경제연 구원(2007)의 연구결과를 재검토하여,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권거래 제 도입방안을 새롭게 제시한다.
가. 배출권거래제 시스템 구도
향후 우리나라가 기후변화협약에서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2012년 이후 부터 어떠한 형식으로든 부담해야할 가능성이 높음을 감안할 경우, 우리 나라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 포트폴리오를 설계함에 있어서 온실가스의 총량적 관리가 용이한 배출권거래제를 정책 포트폴리오의 중심축으로 도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7) 배출권거래제는 일반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신축성(flexibility)을 부여하여 온실가스 감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수단으로 평가되고 있다.
향후 국내 배출권거래제의 도입이 국가차원에서 결정될 경우, 크게 도 입초기단계와 성숙단계를 구분하여, 도입초기에는 기존 정책을 지속적으 로 추진하되,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며 경험축적을 목적으로 시스템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 한편 성숙단계에서는 도입초기에 축적된 경험을 바
7) 배출권거래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여러 정책수단의 하나이다. 따라서 국내 온 실가스의 비용효과적 감축을 위해 탄소세 등 여러 정책수단과의 비교분석 및 검토 를 통해, 우리나라의 특성과 여건에 맞는 정책포트폴리오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탕으로 가능한 많은 부문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 실시하는 것이 적절 할 것이다.
현재 배출권거래제의 도입과 관련하여 법률 및 사회적 근거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지만, 향후 기초적인 제반 근거가 마련될 경 우 온실가스 국내배출권거래제 도입은 산업체의 온실가스 감축에 신축 성을 제공하며 비용효과적인 정책수단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도입될 배출권거래제 시스템은 신축성(Flexibility), 포괄성(Comprehensiveness), 공평성(Equity) 그리고 투명성(Transparency)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상황과 실제여건을 반영하여 사회적 반발을 최 소화하며, 낮은 거래비용 및 행정비용으로 실행가능(Practicable)한 시스 템이어야 한다.
본 장에서 제시하는 우리나라의 배출권거래제 시스템은 주요 쟁점사 항인 거래 참여대상, 배출권 배분방법 등 주요 쟁점사항들을 감안하여 크게 도입초기와 성숙기로 구분하여 설계되었다.8) 전체적으로 도입초기 에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시스템으로 그리고 성숙단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복잡한 시스템으로 설계되었다. 도입초기를 약 3년~6년으로 설정하여, 배출권거래제의 참여 및 운영을 통해 참여자와 운영자의 배출권거래제 에 대한 관리 및 대응능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하였다.
8) 배출권거래제의 성숙단계라 함은 평가하는 주체 및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배출권의 거래가 경쟁적 시장에서 투명하고 낮은 수준의 거래비용으로 이루지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이는 결국 시장에서의 배출권 거래가격이 안정화 단 계에 도달한 시점을 의미한다.
나. 감축목표 및 참여대상
먼저 우리나라는 현재 구속적인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없기 때문에, 국내 배출권거래제의 도입 시기는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 배출권거래 제의 조기 도입은 국내 온실가스 배출원의 조기 감축노력을 유인하고, 향후 우리나라의 구속적 감축의무 부담에 따른 적응력을 높이는 장점이 있을 수 있으나, 향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의무감축 수준에 대한 협상 에서 조기감축에 따라 과도한 감축의무를 부여받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 서 도입 시기는 향후 우리나라의 감축의무에 관한 협상동향을 면밀히 검토․분석하여 우리나라에 적절한 도입시점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 다. Post-2012 협상이 현 시점에서 여러 국가들을 통해서 2009년 말까지 종결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바, 협상 종결 시점을 감안하여 2010 년에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배출권거래제의 참여범위는 발전부문과 하류부문이 참여하는 혼합형 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0%
를 차지하는 최대 배출원인 발전부문의 경우에는 배출권거래제에 강제 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하류부 문의 참여범위는 도입초기와 성숙기로 구분하여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으로 판단된다.
도입 초기에는 기존의 자발적협약에 참여하는 기업 및 사업장(부분적 대규모 하류부문)들을 대상으로 자발적으로 배출권거래에 참여하게 유도 함으로써, 도입초기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9) 자발적
협약에 참여하는 기업을 우선적으로 참여시키더라도 2006년말 기준 우 리나라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최대 약 50% 정도까지 배출권거래제도를 통하여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자발적협약에 참여하지 않던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배출권거래에 참여하고자할 경우, 시장을 개 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10)
9) 현재 연간 연료 사용량이 500toe 이상이며, 에너지사용량이 연간 2,000 toe이상 사 용업체를 대상으로 자발적협약을 시행 중이다.
10) 배출권거래제의 도입초기 참여 기업들의 범위에 대하여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즉, 자발적협약 참여기업이 아니라 전력, 정유사, 철강, 수송부문의 대규모 수요처를 도입초기 참여대상으로 설정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한편, 각 경제주 체 및 기업들이 배출권거래 참여 또는 탄소세 납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향후 추가연구에서 실시할 예정이 다.
쟁점사항 주요 선택 옵션 및 도입 방안
기본원칙
․시장메카니즘을 기초로 공정하고 투명하며 실행 가능한
거래시장 형성도입시기 및 거래기간
․2010년 (※ Post-2012
협상2009년 종결 가정)
․1차시기(2010년~2012년), 2차시기(2013년~2015년)
감축목표․산업계,
전문가 및 관련 이해당사자들과의 다각적인검토를 통해 결정
배출권거래 참여대상
․혼합형 (발전부문 +
하류부문)․도입초기:
하류부문의 경우, 자발적협약 참여 기업 및사업장
(부분적 대규모 하류부문)
․성숙기:
수송, 가정 및 소규모 배출원을 제외한 일정 수준 이상의 하류부문으로 확대(예:
년간3,000TOE
이상 에너지 소비 사업장)․CDM
및 감축사업을 통해 인증된 감축크레딧 보유자 참여 허용※수송부문의 경우, 연료공급자를 참여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 검토 가능
참여방식
․도입초기:
발전부문(강제적), 하류부문(자발적)․성숙기:
일정수준의 하류부문에 대한 강제적 참여 검토 배출권거래대상 온실가스
․도입초기:
이산화탄소․성숙기:
적절하게 범위 확대배출권거래제 참여 및 탈퇴
․감독위원회가 정한 기준(예:
배출량 산정 및 관리체계 등)에 부합하는 사업장은 자발적 참여 가능․강제적 참여사업장(발전부문)은 탈퇴 불가
․자발적 참여사업장은 탈퇴 가능하나,
참여 중인 거래기간에는 탈퇴 불가<표 14>
우리나라의 배출권거래제 도입방안 주요내용: 감축목표 및 참여대상배출권거래가 성숙기에 접어들 경우, 현실적으로 배출권거래에 참여 하기 어려운 수송부문과 가정부문 그리고 소규모 배출원을 제외한, 일정 수준 이상의 하류부문 기업 및 사업장들을 거래에 참여시켜 배출권거래
참여자들의 범위를 확대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성숙기에 어느 수준까지의 하류부문을 참여시킬 것이며, 참여방식을 자 발적 참여에서 강제적 참여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와 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청정개발체제(CDM) 및 국내 온실가 스 감축사업을 통해 공식적으로 인증된 감축크레딧 보유자들의 배출권 거래 참여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도로수송을 중심으로 온실가스가 집중적으로 배출되는 수송부문과 다 수의 소규모 개별 배출원이 대부분인 가정/상업부문의 경우, 2004년 우 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8.1%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배출원 이다. 그러나 이들 부문의 특성상 개개의 소규모 배출원 모두를 배출권 거래에 참여시키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들 부문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는 배출권거래제 이외에 다른 보완적인 정책수단 이 도입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수송부문의 경우에는 그 중요성이 점진적으로 커지고 있음에 따라, 필요한 경우 수송연료 공급자를 배출권 거래에 참여시키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11)
배출권거래의 대상이 되는 온실가스는 교토의정서에서 규정한 6가지 의 온실가스 중에서, 도입초기에는 상대적으로 배출량의 산정 및 검증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연료연소를 통해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만을 대상으 로 설정하여도,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측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배출권거래에 참여하는 배출원과 거래에 참여하지 않 는 배출원 간의 공평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시장의 성 숙도에 따라 온실가스의 범위를 적절하게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1) 호주의 배출권거래제 도입 시안(Green Paper)에서도 수송부문의 경우에는 수송연 료 공급자(Supplier)를 배출권거래 참여 대상자로 설정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