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Strategies and Initiatives for the New Southern Policy and New Northern Policy
3. 정책추진을 위한 도전적 환경
가. 신남방정책의 위험 요인
(1) 미‧중‧일 등 주요국의 경쟁적 지역주의 구상과 수출 경쟁의 심화 미‧중‧일 등 주요 강대국이 경쟁적으로 인도‧아세안 지역에 대한 정책 구상을 전개하고 있고, 특히 미국이 인태전략과 한국의 정책 동조화(synchronization)를 요구하는 상황은 한국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는 미국과 전략적 경쟁 구도 속에서 중국이 한 국의 입장을 대미 편승적인 것으로 인식하여, 사드 보복과 유사한 견제책을 전개할 위험성을 가진다. 또한 이런 위험성을 떠안는 것은
‘헤징전략’으로 신남방정책의 기본 방향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이지 만, 그렇다고 미국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 없는 우리 정부의 입장 에서는 미국이 동조화를 구체적으로 압박해 올 경우 딜레마이자 위 험 요인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
또한 교역 관계에 있어 중국과 일본은 지속적으로 한국의 경쟁국 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그림 Ⅲ-16>에서처럼, 아세안 국 가들의 대중 수입 비중은 2017년을 기준으로 2010년 대비 6.7% 증 가한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1.9% 상승하는 데에 그쳤다. 또한, 선 별된 주요 품목에 대한 수출 구조의 유사성을 측정하는 ‘수출경합도 지수(Export Similarity Index: ESI)’로 보면, 한-중, 한-일 모두 이 지역에서 높은 경쟁 관계를 보일뿐 아니라 그 경향이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Ⅲ-16> 아세안 수입 시장에서 한중일 비중
(단위: %)
출처: 심혜정‧조의윤, “아세안 무역환경 진단과 우리 수출전략,” Trade Focus, 23호 (2019), p. 13.
<그림 Ⅲ-17> 아세안 내 한‧일 수출경합도
<그림 Ⅲ-18> 아세안 내 한‧중 수출경합도
출처: 위의 자료, p. 19.
(2) 성장 정체‧무역 보호 조치의 지속에 따른 우리 기업의 기대 감 하락 가능성
사실 인도‧아세안 국가들의 높은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우 리 정부의 신남방정책 추진 훨씬 이전 여러 해외 투자가들이 공유하 는 것이었으나, 이들 국가들의 경기 사이클에 따른 성장 지체, 경직 적 경제 제도, 비효율적 관료 시스템 등 장애 요인으로 인해 그 기대 감이 꺼졌다 되살아났다를 반복하였다. 우리 기업의 대(對)인도 투 자의 경우, CEPA 협정 체결 등을 계기로 포스코 등 주요 기업이 대 거 진출하였다가 토지 수용 등 과정에서 엄청난 갈등을 경험하며 이 후 상당 기간 투자의 정체기를 경험한 바 있다. 아직 인도‧아세안 국가들의 기업 활동 환경이 좋은 상황은 아니므로 생산 기지로서 노 동력 제공 등 역할의 제약이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인도의 경제 정책은 개방 정책이라기보다는 자국의 재벌 기 업 중심의 육성 중심의 성장 정책이라는 점에서 향후 주의가 요구된 다. 모디 정권 하에서 인도의 평균 관세율은 제조업 제품 약 10%, 농산품 약 30%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2000년대 들어
빠르게 감소하던 관세율 추세가 오히려 모디 총리 집권 이후 정체 추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229) 아래 <표 Ⅲ-3>은 인도의 비관세 장벽의 추이는 이러한 경향을 한층 더 명확히 보여주는데, WTO(World Trade Organization, 세계무역기구) 규정 위반의 소지 가 매우 큰 수량 제한을 제외한 다른 모든 비관세 조치가 모디 정부 들어 오히려 증가 추세에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자동차 부문 관세 가 60%에서 2017년 125%로, 철강 부문 관세가 동 기간 7.52%에서 9.34%로 높아지는 등의 추세는 모디 정부가 타타 자동차(Tata Motors Limited), 미탈 그룹(Mittal Steel) 등 자국 재벌 기업을 전 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보호 조치를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230)
기간 위생
검역
무역상
기술 장벽 반덤핑 상계관세 세이프
가드 수량 제한
1999~2003 4 13 21 0 0 0
2004~2008 43 35 58 0 0 0
2009~2013 22 12 66 0 0 59
2014~2018 145 40 174 12 2 0
<표 Ⅲ-3> 인도의 비관세 장벽 추이: 1999∼2018
(단위: 건수)
출처: 박래정‧강선구‧조성완, 불확실성 걷히기 시작한 인도 경제(서울: LG경제연구원, 2018).
(3) 인적 교류와 국가 이미지의 취약성
상기한 바와 같이, 전반적으로 한국의 국가 이미지가 매우 개선되 었으나 여러 사건‧사고에 의해 그러한 트렌드가 뒤집힐 위험성 역시
229) 한형민 외, “인도 모디 2기 정부 출범의 의의와 경제정책 방향,” KIEP 오늘의 세계 경제, 제19권 15호 (2019), p. 13.
230) 김유철, “부동국가(Swing State)로서의 인도: 외교노선의 진화 경로와 미국과의 이해 관계 수렴에 대한 논쟁을 중심으로,” p. 184.
배제할 수 없다. LG 화학의 인도 공장 유독 가스 배출 사건, SK건설 이 시공한 라오스 댐 붕괴 사건, 우리 언론사에서 수차례 탐사 보도 한 바 있는 현지 공장의 반인권적 근무 환경, 한국 거주 현지인에 대 한 살인‧폭력 사건 등 여느 국가들과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우발적 사건에 의해 국가 이미지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은 상존한다.231)
가장 최근 발생했던 사건‧사고로는 2020년 5월 7일 발생한 엘지 화학 인도 공장의 가스 누출 사고를 들 수 있다. 이 사고로 인해 12명 이 숨지고 최소 300여명의 주민들이 치료를 받는 등 피해가 발생하 였다.232) 이후 사건이 발생한 인도 안드라프라데쉬(Andhra Pradesh)주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실사를 진행했는데, 결과 보고서는 사업장 내 안전 규칙이 지켜지지 않고 사이렌 등도 작동하 지 않는 등 21개 원인 가운데 20개가 LG 폴리머스 경영진의 책임이 라 지적하고, 공장을 주거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전할 것을 권고하였다. 이후 인도 당국은 한국인 직원 포함 12명을 체포, 본격 적인 수사에 돌입하였다.233) 일부 언론에서는 본 사건으로 인해 현 지의 반한 감정이 확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제기되기도 하 였으나, 우리 외교부 및 인도 대사관은 이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 았다.
사실 한국 기업의 인도‧아세안 진출 증가와 함께 한국 기업이 인 권침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는 사례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가 장 대표적인 사례가 인도 오디사(Odisha)주에서 2005년부터 추진
231) “글로벌 삼성, 지속 불가능 보고서,” 한겨레신문, <http://www.hani.co.kr/arti/
ISSUE/260/home01.html> (검색일: 2020.8.15.).
232) “LG화학 인도 가스누출 피해 주민 “잠든 새벽 맨몸으로 대피…경보도 안 울렸다”,”
한겨레신문, 2020.5.15.,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 /945154.html> (검색일: 2020.7.4.).
233) “LG화학공장 법인장 등 12명, 인도 당국에 체포됐다,” ECONOMIC REVIEW, 2020.7.8.,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403932>
(검색일: 202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