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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추진을 위한 우호적 환경

New Strategies and Initiatives for the New Southern Policy and New Northern Policy

2. 정책추진을 위한 우호적 환경

가. 신남방정책의 기회 요인

(1) 인도‧아세안 국가들의 헤징전략

인도‧아세안국가들은 전반적으로 중국의 급격한 부상과 공세적 외교정책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미국의 지나친 군사적 대응 혹은 균 형(balancing) 정책에의 편승은 꺼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와 선린‧우호관계를 유지하면서 자국의 안 보와 경제 번영을 추구하는 것이 인도‧아세안 국가군의 전반적 노 선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이 중국과의 양자 관계 개선을 이

159) 민지영‧김초롱, “우즈베키스탄 미르지요예프 정부 경제정책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KIEP 기초자료󰡕, 제18권 33호 (2018), p. 14.

160) 이연호 외, 󰡔신북방경제협력 추진전략 및 기본 계획 수립 연구보고서󰡕, p. 182.

루고 역내 공헌을 더욱 강화할 경우 미국이 추구하는 확대 동맹 정책 에 완전히 편승하고 있고 ‘인도-태평양 전략’이라는 지역주의 구상 까지 공유하고 있는 일본에 비해 보다 유리한 전략적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이러한 인도‧아세안 국가군 의 전략적 노선을 가장 잘 표현하는 용어가 바로 ‘헤징’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헤징 전략은 본래 선물‧외환 시장 등에서 상반되는 두 옵션에 투자하는 전략을 일컫는 금융용어로써, 국제관계 맥락에 적용될 경우

“국가가 균형, 편승 또는 중립과 같이 매우 명쾌한(straightforward) 대안을 결정할 수 없을 때, 대립적 상황을 회피하는 전략으로서 다 른 국가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거나 미연에 방지하 는 중간자적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161)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도‧아세안 국가군은 그 세부적 유형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헤징전 략을 전개하는 것으로 관측된다.162)

<그림 Ⅲ-9>에서 확인되듯이, 아세안의 헤징전략은 2020년 ISEAS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미중 양국 어느 한 국가를 따르지 않아야 한다고 31.3% 전문가들이 응답했을 뿐 아니 라 양 강대국의 압력을 막기 위해서 아세안의 단결과 협력을 강화해 야 한다는 응답은 거의 절반인 48%에 이르고 있다.

161) 장준영, “미얀마-중국 관계의 변화: 헤징과 균형,” 󰡔동남아시아연구󰡕, 제24권 3호 (2014), p. 92, 재인용: 김유철, “위험분산을 위한 다층적 그룹핑 전략: 문재인 정부 신남방 정책 구상의 전략적 배경과 이행방안,” p. 140.

162) Cheng-Chwee Kuik and Gilbert Rozman, Light or Heavy Hedging: Positioning between China and the United States (Seoul: Korea Economic Institute, 2014), pp. 3~5.

<그림 Ⅲ-9> 아세안의 “non-choice”에 대한 인식

출처: Tang Siew Mun et al., The State of Southeast Asia: 2020, p. 28의 내용을 저자가 재구성.

이러한 정책 정향은 최근 발표된 성명에서도 확인된다. 아세안 국 가들은 2019년 6월 말 개최된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입장(ASEAN Outlook on the Indo-Pacific: AOIP)」

을 채택하고, 아세안 지역이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공동 대응을 추구 하고 있다. 동 합의는 ① 포용성(inclusiveness) ② 경제 협력 우선

③ 아세안 중심성 유지 등의 원칙을 강조로 핵심 내용을 정리할 수 있다.163) 동 합의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면, 우선 ‘포용성’ 원칙의 강 조는 인도 태평양 전략을 통해 ‘반중연합’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대중 압박에 아세안 국가가 완전히 동조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지의 표명 과 함께 중국과의 협력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164)

두 번째로 동 합의는 해양협력(maritime cooperation) 및 해양을 통한 연계성, 지속가능한 발전 등 경성안보 이슈보다는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한 여건 조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주요 양‧다자 회담에서 다수 아세안 국가들은 미국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군사 안보

163) ASEAN, “ASEAN Outlook on the Indo-Pacific,” 2019.6.23., <http://www.asean.

org/asean-outlook-indo-pacific> (검색일: 2020.8.15.).

164) 최원기, “신남방정책 관련 자문회의”(통일연구원 자문회의 발표자료, 2020.8.18.).

분야 협력보다는 경제 개발, 인프라 투자, 해양 개발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동 합의를 주도하 였을 뿐 아니라 아세안 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인도네시아의 경우, 대중 안보 위협을 적절히 관리하면서도 중국과 같은 역외강대 국과 안보적 긴장관계를 형성하지 않으려는 정책 노선을 견지하는 것으로 보인다.165)

마지막으로 동 합의는 아세안 주도의 다자협력을 ‘아세안 중심성’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의 심화에 따라 아 세안 일부 국가가 어느 한 국가에 편승하여, 아세안 역내 협력이 약 화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미얀마‧ 캄보디아‧라오스 등 대륙부 아세안 국가군은 다소 친중적 경향을 보여주는 반면, 태국‧베트남 등 국가는 보다 적극적으로 미국 주도 의 인도-태평양 전략 참여를 선호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인도 역시 아직 미국이 추구하는 반중연대에 참여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이러한 헤징전략과 유사한 외교 노선을 걷는 것으로 분류 할 수 있다. 물론 인도가 최근 수년 도크람(Doklam), 라다크 (Ladakh) 등 접경 지역에서 연이은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을 겪고, 중국의 공세적 해양 정책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어, 보다 적극적 으로 미국 주도의 인태전략에 참여할 유인동기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미국‧인도‧일본‧호주로 구성된 쿼드(Quad) 그룹에 인도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실은 인도의 반중 연대 참여 역시 선택지의 하나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166)

그러나 종합적으로 볼 때 인도의 외교 노선은 아직 헤징전략에 가 까운 것으로 보인다. 인도가 과거 엄격한 비동맹노선에서 벗어나 탈

165) 위의 자료.

166) “인도태평양 전략 실종 사건,” 󰡔동아일보󰡕, 2019.3.19., A35.

냉전기에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 서방 국가와 관계 강화를 도모한 것 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하며 이슈별로 협력 파트너를 달리하며 실리주의적 외교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 보다 타 당해 보인다. 비록 인도가 미국과 쿼드 등 소다자안보체를 통해 해 양협력을 추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진주 목걸이(String of Pearls)’ 전략으로 상징되는 중국의 확장적 해양 정책, 즉 특정 이슈 에 대한 대응일 뿐이라는 것이다. 무역 및 해외 투자 등 경제 협력의 경우 중국과도 상호 의존의 수준을 높여가고 있으며, 무기 수출입의 경우 러시아와의 협력을 지속해나가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해석의 논거로 들 수 있다.167)

이러한 인도‧아세안 국가들의 헤징전략은 미‧중 양국 중 선뜻 어 느 한쪽에 편승하기 힘든 한국과 상당한 접점을 가진다. 향후 상당 기간 한미동맹을 통해 대북 위협 및 동북아 안보 불확실성에 대응해 나가야 하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척을 위해 중국의 대북 레버리 지를 일정 정도 활용해야 하는 한국에게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은 상당 한 딜레마를 안겨준다. 더욱이 경제 성장을 교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을 최대 교역국으로 삼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일련의 보호무역 조치를 통해 강압적 대중 정책을 전개하고 있는 트럼프 행 정부의 모든 정책에 전적으로 동참하기는 여러 제약 요인이 따른다.

즉, 미국 주도의 반중 연대에 전적으로 동참했을 경우 따르는 정치‧경 제적 비용이 그 어느 국가보다 큰 것이 한국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인식하에 우리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태 전략 간의 접점을 경제 개발 및 일부 연성안보 이슈에 제한하는 입장 을 취하고 있다. 우리 외교부는 미 국무부와 함께 신남방정책과 인

167) 김유철, “부동국가(Swing State)로서의 인도: 외교노선의 진화 경로와 미국과의 이 해관계 수렴에 대한 논쟁을 중심으로,” 󰡔국제정치논총󰡕, 제60집 1호 (2020), pp. 17 2~185.

도-태평양전략의 병행 추진을 위한 협력 동향을 정리한 「공동설명 서(Joint Fact Sheet)」를 공개한 바 있다. 동 설명서는 에너지, 인프 라, 개발금융, 디지털경제 등의 협력을 망라하는 ‘번영’의 축, 굿 거 버넌스(good governance)와 시민사회 등 원칙을 강조하는 ‘사람’, 메콩지역 물 관리 및 태평양 도서 국가의 기후 변화 대응 역량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평화’의 축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168) 이러한 입 장은 중국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경성안보 협력에 대한 참여를 회 피함과 동시에 미국의 정책적 요구에 부응하는 절묘한 균형을 잡은 대응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림 Ⅲ-10> 미중 경쟁 속에서 아세안의 전략적 파트너

출처: Tang Siew Mun et al., The State of Southeast Asia: 2020, p. 30.

2020년 ISEAS의 조사에 의하면,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아세안 이 선호하는 전략적 파트너는 일본(38.2%), 유럽연합(31.7%), 호주 (8.8%)로 응답했으며, 한국은 불과 3.0%에 불과했다(<그림 Ⅲ-10>

참조). 따라서 현 상황에서 한국이 아세안의 헤징전략에서 중요한

168) 노지원, “한-미 ‘신남방인도태평양 전략 협력’ 공동 설명서 공개,” 󰡔한겨레신문󰡕, 2019.11.4., <http://www.hani.co.kr/arti/politics/diplomacy/915629.html> (검 색일: 2020.10.30.).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보다 치밀한 전략을 수립해 추진해야 할 필 요가 있다. 특히 현재의 전략적 환경에서 한국과 인도‧아세안 국가 와의 전략적 연대 강화는 자유주의 국제 질서 회복 및 중국의 선린우 호정책 유지를 위한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글 로벌 수준에서 프랑스‧독일이 주도하는 유사입장국 간 비공식협의 체인 ‘다자주의 연대(Alliance for Multilateralism)’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보건 의료 협력 아젠다를 제시하는 등 다자주의 복원을 위한 노력을 전개한 바 있다. 인도‧아세안 국가 역시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수혜자이자 지지자로 분류되는 만큼 이 러한 외교적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있으며, 아세안 차원의 여러 성 명서 및 결의에서도 이를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인도‧아세안 국가들과의 전략적 연대는 또한 중국의 공세적 해양 전략을 어느 정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한국 수출입의 상 당량이 인도양-말라카 해협을 통과하는 해운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 은 남중국해-인도양에서 평화적 항행의 권리가 우리의 국익과도 긴 밀히 연계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공동의 이익은 한국과 인도‧아세안 국가 간 지속적 연대의 강력한 동기로 작용하며, 이는 우리 신남방정책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2) 인도‧아세안 국가들의 높은 성장 잠재성 및 한국과 상보적 경제 구조

신남방정책 수립‧추진의 주요 동기로 작용한 인도‧아세안 국가 들의 높은 경제 성장 잠재력과 해외 투자 수요는 향후 수십 년간 트 렌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통해 중국 이외 대안적 시 장의 모색을 통해 대중 수출 의존을 줄이고자 했던 신남방정책 본래 의 목적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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