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주민대회의 진행과정과 성격

Dalam dokumen 저작자표시 - S-Space - 서울대학교 (Halaman 37-47)

(1) 주민대회의 일반 진행과정

이 논문에서 분석 대상으로 하는 주민대회 약 2,400여 건은 모두 주

민들이 발의하고 주민들의 참여가 확인된 것들이다.25) 먼저 분명히 해 둘 것은 주민대회가 일시적인 행사나 단발성 집회가 결코 아니라는 것 이다. 주민대회는 주민들의 의사가 드러나고 토론되는 공간 자체이며, 그 정리되고 결집된 의사로서 구체적인 행동이 결정되는 결의단위이 고, 사안의 해결을 직접 수행하는 실행조직의 성격을 경우에 따라 모 두 또는 신축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민대회가 주민 일부 또는 특정한 집단이 임의 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일제시기 모 든 집회가 경찰의 허가를 받아야 가능했기 때문인데, 그 허가의 요건 은 대회를 발기하고 개최, 진행하는 인사들이 구체적이어야 하고, 사안 이 단위 지역주민의 공적 사안으로 인정되어야 하며, 대회참여자는 단 위 지역주민으로서 다른 자격제한이 없거나, 또는 일정한 방식을 통해 주민들을 대의하거나 대표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어서 개최된 주민대회는 명확한 주민의사의 표출 과 결정에서 공식성을 획득하게 된다. 이러한 공식성에 의해 대회의 결정은 주민들 전체가 실질적으로 따라야 하는 힘까지 가지게 되고, 다른 한편 식민당국에 자신들의 의사와 결정을 압박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26)27)

25) 주민대회 형식의 명칭을 쓰고 있더라도 1937년 이후 시국관련 대회나 행정협찬 결의 등 관제대회가 분명한 것은 제외하였다. 주민대회에 관리들이 참석하여 의견 을 얘기하거나 진행을 주시하는 경우는 많이 발견되고, 면장, 군수가 직접 소집하 는 경우, 주민들의 토의와 동의과정이 실질적으로 존재하면 관제대회로 보지 않았 다. 면장, 군수가 소집한 대회에서 그들이 논박당하고 관청의 요구가 거절되면서 대회가 파탄나는 경우도 자주 발견된다.

26) 식민 경찰 또한 기본적으로 사안이 무엇이든 간에 다수의 인원이 자신들의 의사 로 모이는 것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면민대회보다는 면민유지자대회를 선 호하고 또 될 수 있으면 유지간담회 수준의 모임으로 할 것을 종용하기도 한다. 물 론 사안이 행정당국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의 성격이 클 때에는 사전에 금지하거나 진행중에 해산시킨 경우도 많다. 2,420건 중에서 약 100여 건이 금지, 해산되었다.

27) 그러나 이러한 힘과 근거의 크기는 무엇보다도 다수 주민의 참여에 달려 있을 것 이다. 주민대회의 참여주민수가 보도된 430여 건의 대회에서 반 이상이 300명 이 상 참여한 대회였다. 430건중 70여건의 대회만이 100명 미만의 참여자를 보이고 있다. 일반면지역의 대회에서 100명 정도의 참여자가 있었다면 이는 1개 행정리에 10명 정도가 참여했다는 것이고 평균 면인구로 볼 때, 10~20여 가구 마다 1명이 참여한 것으로서 이것만 해도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니라고 본다.

이와 같은 기본적 조건을 충족하며 개최된 주민대회는 크게 보아 두 번의 단계적 진행을 보이는데 이는 신속히 중첩되기도 하고 경우에 따 라 첫 번째에서 멈추기도 하고, 이미 충분한 지역의 공론이 모아진 경 우에는 두 번째로 직행하기도 한다. 첫 번째는 지역사회에서 개별적으 로 제기되고 문제시되는 사안이 공적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주민들에게 전파하고자 하는 ‘공론조성’ 주민대회이다. 이 단계의 주민대회는 개별적 피해·이해당사자들이나 이를 지켜보는 각종 주민단 체, 그리고 공적 사안에 대한 개입을 자임하는 ‘有志’들에 의하여 발기 되고 개최된다. 이들은 주민대회 개최에 앞서 다종의 집합행동을 전개 한다. 통상적으로 식민당국에 대한 집단적인 민원이나 진정을 제기하 고, 그것이 해결되지 아니할 때는 점차 그 대응의 수위를 높여 관청이 나 관리, 문제대상자에 대한 고소나 고발, 관청이나 문제대상자에 대한 직접적인 시위와 물리적 충돌 등을 전개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 안의 공론화가 지역사회에 주지되면 그때에 주민대회를 개최한다. 대 회의 개최를 통해 그 사안의 공적 사안화가 식민당국과 지역사회에 두 루 인정되면 그 다음에는 ‘사안해결’ 주민대회로 진전된다. 해결 방안 의 형태는 다시 단순 진정에서부터 물리적 충돌까지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 모두 동원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제해결이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거의 없기 때 문에 문제해결을 계속 추진할 단위체를 구성하는 것이 일반이라는 것 이다. 통상 ‘면민대회 실행위원회’ 같은 것을 구성하지만, 별도로 각종 기성회를 조직하여 그 사안의 최종적 해결을 전담케 한다. 이들 기성 회의 지역에서의 활동 근거는 바로 주민대회로부터의 수임(受任)에 있 는 것이다. 물론 학교설립기성회, 철도촉성기성회 등 각종 기성회는 주 민대회 경유 없이 문제 제기자들의 임의적인 단체로 조직되어 활동하 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주민들로부터의 수임과정이 없는 기성 회는 지역자체의 자금조달이나 기타 주민들의 행동을 요구해야 하는 경우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들 기성회가 만들어지 는 것은 그 사안과 명분이 주민들로부터 암묵적 동의를 받을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인데, 주민들은 비록 대회 등을 통해 자신들로부터 직접

수임 받지 않은 기성회라 할지라도 그 활동이 부진하거나 문제가 있으 면 기성회 간부를 바꾸는 주민대회를 개최하는 경우도 발견된다.

그런데 아주 희소하지만, 주민대회 자체가 상설기구로 존치되어 활동 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의 의미는 중대하다. 이렇게 조직된 상설 주민 대회는 특정 사안에 국한된 대회가 아니라 지역의 모든 공적 사안에 대하여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 각종의 조처를 행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설 주민대회는 그 성격이 일종의 주민자치의회=자치(대의)기 구와 같다고 할 수밖에 없다. 주민대회 일반이 실질적으로는 일제가 지역주민통제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면협의회, 부협의회 등 의사대의 기구의 전 기능을 대체하는 성격을 가진다고도 볼 수 있다. 거기에 더해 상설 주민대회가 활동한다는 것은 이들 기구가 사실상 철저히 무 력화되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1925년에 조직된 함남 고원군의 군민대회이다. 군민대회 집행위원회가 지역의 각종 현안에 일종의 권위를 가지고 개입하고 있다. 1927년까지도 일정하게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언급해둘 것은 일반 주민단체가 지역의 대표기 관으로 자임하는 경우가 산견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체로 지역의 유 력자들로 구성된 단체인데, 주민들로부터 공식적인 어떤 추인을 받은 바가 없기 때문에 다만 자신들의 활동의 성격을 그렇게 자임하는 수준 으로 끝나는 것이지만, 이러한 경우들도 지역에서의 공식적이고 실질 적인 자치(대의)기구에 대한 강한 욕구를 살펴볼 수는 있는 것이다. 28) 따라서 이러한 기구는 식민당국에 의하여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기 도 하다. 이것은 주민대회를 개최하는 주민들의 최종적 목적, 궁극적 추향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다음과 같은 한 지방기자의 발언은 당시 주민대회에 대한 자치(대의)기구적 성격 부여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29)

원래 시민대회라든지 군민대회라든지는 수양이나 어떠한 사상단체로 집회되는 것이 아니요 실제적 문제를 포착하여 이를 해결하고자 할 28) 「高原郡民大會準備, 郡內의 諸問題로」, 동아일보 1927. 4. 9 (4) 등 참조 29) 「市民아 奮起하라 -- 신의주 일기자」, 동아일보 1926. 9. 2 (4)

것이나 환언하면 위정당로자로서 어떠한 부문을 물론하고 민의에 배치가 유하다 하면 차의 혁신을 도하여 당로자를 책려개선케 할 사건이 있은 경우에나 또 민중으로서 실행할 혹종의 사실이 있다면 또한 자치의 의미로서 집회가 불무하리라 한다. 그런데 우리의 사정은 우리 손으로 된 정치기관 즉 대의제라든가 소비에트제가 無하므로 더욱 차종 대회의 절실을 통감하는 바이다.

이상을 그림으로 도시하면 다음의 [그림 1]과 같다.

• 비폭력성

• 준법/

합법성

• 조직성

• 과두성

• 폭력성

• 비법성

• 자연 발생성

• 집단성 개별

적/단 기적

• 물리적 충돌

• 다중 항의

• 고소·

고발

• 민원·

진정

(공론 조성) 주민 대회

• 지역 주민의

공감

• 지역 주민의

직접, 간접적

참여

(사안 해결)

주민 대회

• 소요·

폭동

• 시위

• 물리적 충돌

• 다중 항의

• 고소·

고발

• 민원·

진정 집단 적/장 기적

상설 주민 치 치 관 관 실행 조직 지역

주민 피해·

이해 당사 자 (개인,

단체, 집단)

有志 (volunteer)

/ 각종 지역·

사회 단체, 조직,

집단

사안의 지역 공론화

•문제제기

• 토론/

결정 : 진행/수렴

: 상호 추동/귀결

[그림 1] 주민대회 진행 개념도

(2) 주민대회의 성격

주민대회의 성격 규정은 여러 가지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만 한다. 주민대회가 발생한 부·군·읍·면이라는 각급 지역의 전반적인 사 회적이고 역사적인 상황과 아울러 주민대회의 사안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결합하여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부·군·읍·면이라는 각급 지역이 가지고 있는 전반적인 사회역사적 성 격에 대한 정리는 별도의 큰 연구주제일 것이므로 여기서는 통상적인 이해에 입각할 수밖에 없다. 면단위 지역은 농촌지역으로서 전통적인 측면이 많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부와 읍지역은 다수 인구가 집 중하여 도시화와 근대적 측면에 더 진입해 있는 지역이다. 군단위 지 역은 평균 10개 정도의 면과 1, 2개의 읍지역을 가지고 있으므로, 전 체적으로 보자면 전통과 근대, 농촌과 도시라는 양단적 구분 속에서는 아무래도 양자의 중간 또는 혼합의 양상을 보일 것이다.

주민대회의 사안에 대한 분류와 각각의 특성에 대해서는 제3장에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여기서는 주민대회의 전반적인 성격을 파악하 는 데에 필요한 수준에서 먼저 주민대회 사안들을 개괄하기로 한다.

주민대회의 사안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로 비중이 큰 사 안은 식민행정당국의 행정행위를 직접 문제 삼고 개입하며 요구하는

‘식민행정요구·비판’의 사안이다. 이 사안은 전체 주민대회 사안의 거의 50%를 육박하는 비율을 보인다. 둘째로는 지역주민들이 자신들의 지 역에 대한 발전구상을 구체화하거나, 지역내 각종 현안에 대해 주민들 스스로의 대처방안을 논의, 결정하는 ‘지역운영·발전’의 사안이 있었다.

세 번째 비중으로는 일제시기 전기간을 통해 지역사회의 항상적 현안 이었던 ‘학교설립·운영’에 대한 사안이 있었다. 넷째 사안은 지역단위 내의 현안이 아니라 전국적 또는 사회적 사건, 갈등 및 사회운동에 참 여하고 개입하는 것으로 ‘사회적 운동·사건’의 사안이었다. 이렇게 네가 지로 크게 분류되는 주민대회의 사안은 다시 2개씩의 하위 분류를 가 지며, 이하 범주화 될 수 있는 사안들은 40여개에 육박한다. 이들 사 안의 대·중·소분류의 건수와 비율은 [표 1]과 같다.

Dalam dokumen 저작자표시 - S-Space - 서울대학교 (Halaman 37-47)

Dokumen terka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