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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유엔 인권레짐이 북한 인권정책에 미치는 효과

3. 평가

북한의 실리를 위한 전방위 외교는 인권 문제에도 반영되어 유엔 인권레짐을 포함한 다양한 다자적, 양자적 인권 포럼에 적극 참여하 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16년만에 유엔 인권이사회에 의무 사항인 정 기보고서를 제출하고 위원들이 서면으로 제시한 질문에 진위 여부와 는 관계없이 통계자료 등을 포함하여 인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와 시행 여부에 대해 답변하고 대표단을 파견하여 인권이사회 심사위 원들과 토론을 전개한 것은 상당한 발전으로 평가된다. 북한 당국은 국제규범에 일치하는 국내법 개정 사안에 대해서는 분명히 답변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으나 관심의 대상인 국제규범의 실천적 부문에 대한 답변은 구체성이 없거나 불리한 질문에는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 다. 특히 주요 인권 유린 사안으로 간주되는 사형 관련 형법 개정 문제와 공개처형 및 신체의 자유, 거주·이동의 자유 등 자유권에 대한 개선에 대해서는 국가 주권, 자결권 및 남북분단의 특수성을 이유로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나 체제 안정과 관련이 덜한 사안에 대 해서는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였다

또한 북한 당국은 인권이사회가 2001년 심사과정에서 개선 조치를 권고하고 일년 내에 보고하도록 한 사안에 대해서 제75차 인권이사 회(2002년 5월)에 몇 가지 사안에 대한 간단한 보고서를 제출하였는 바,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구금 중에 일어나고 있는 고문과 비인간적인 처우에 대해서 는 국가 기관이 이를 엄격히 감독하고 있어 1998-2000까지 단지 6 건의 불평이 접수되었다고 보고하고, 법 집행 일꾼들의 사명감 있는 업무 태도로 이러한 불상사는 없을 것으로 보고함으로서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부인하고 있다.

둘째, 독립적인 인권위원회의 설립에 대한 토론이 있었으나 집행권 이 없고 제한된 인원으로 효과가 없어 불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인권이사회의 권고를 거절하였다. 법집행 일꾼들의 권력 남용은 기존 의 청원 또는 신소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하였다.

셋째, 북한에서 종교적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고 주장하였다. 국가는 김일성 대학에 종교학 교수를 임명하고 신자들 의 자제들에 대한 교육을 맡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넷째, 표현과 언론의 자유는 보장되어 있고, 지난 3년간 출판의 자 유에 개입한 것은 군사적 안보를 이유로 약 30건이 있었다. 외국 신문 구독에 대한 제약은 없으나 북한 내에서 널리 구독되고 있지는 않다.

외화 부족과 언어 문제에 기인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섯째, 집회의 자유는 보장되어 있고, 집회는 3일 전에 공안기관 에 통보하면 허용되고 있다.

여섯째, 여성 매매는 대단히 심각한 범죄로 취급되고 있다. 최근 자 연재해로 월경하는 자들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고, 이 과정에서 여성 들이 외국에 가서 결혼해서 생활하거나 귀국하는 사례가 여성매매로 잘못 보도되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매매로 밝혀진 사례는 없다. 북한 은 이 문제에 대해 자세한 조사를 마치고 인권이사회에 보고할 것이 다.82) 북한 당국은 인권이사회가 강력히 권고하는 인권 침해를 감시 하는 독립적인 위원회 설립과 관심사안인 문호개방에 대해서는 아직 82) Human Rights Committee, CCPR/CO/72/PRK/Add.1(5 August 2002)

유엔 인권레짐이 북한 인권정책에 미치는 효과 99

도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인권이사회의 권고 사안에 대한 조치들에 대해서 인권이사회에 대응책을 신속하게 보고한 것은 북한의 인권위원회 위원국으로의 진출(2004년)을 염두 에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고 의무를 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해가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 제기구의 규칙을 형식적으로 준수하는 것도 사회화와 학습 효과에 긍 정적인 측면으로 볼 수 있으나, 더 중요한 것은 국제규범의 내면화로 국내법과 실행에 반영되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북한 당국의 국제인권규범의 사회화와 학습효과에서 외교적 수용은 실행적 수용보다 긍정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고, 실행적 수용에서도 국제규범의 법제화는 그 실행에 비해 앞서고 있다. 이와 같은 학습효 과의 괴리는 유엔 인권레짐의 권한이 제약되어 있어 외교적 창피를 주거나 국제적으로 부정적 여론과 비판이라는 간접적인 제재 외에 체 제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행적 측면 에서의 효과를 기대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요구될 것이다. 또한, 외 교적(형식적)수용과 실행적 수용간의 괴리 및 인권 규범에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체제적 특성과 전통적 유산 및 정치문화에 도 기인하고 있다.

우선 인권레짐에 가입 등 외교적 수용은 많은 부담을 수반하지 않 으면서 정치적, 외교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레짐의 요구를 수 용하는 것은 시간적 여유가 있고 보고서 제출 등 절차적 수용 자체가 중대한 외교적 부담이 되지 않는다. 현재까지 유엔 인권레짐과 문제 가 있더라도 국가 주권원칙 때문에 인권레짐이 외교적 압력과 창피를 주는 것 이외에 체제 안보에 직접적인 제재를 가하기는 어렵고, 또한 외교적인 제재도 성공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둘째,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 통치에서 법의 지배라는 전통이 약하

고, 사회주의 체제의 특성 상 국가 주권, 자결권 및 문화적 상대주의 를 강조하고 있어 개도국들의 동정과 지지를 얻고 있다.

셋째, 권력이 개인에 집중되어 있고 법의 지배보다는 의법통치에 익숙해 있고 제도와 절차를 무시하고 정치적 편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인권 문제에서도 법과 제도적 보장보다는 정치 지도자의 관용 과 시혜로 간주하고 있다.

넷째, 전통적인 유산과 정치문화와 관련, 법보다는 윤리, 법적 제도 보다는 도덕적 합의와 우월을 중요시하고, 견제와 균형보다는 관대한 정부, 갈등해소에서 다자적 개입보다는 양자적 관계에서 해결하려는 사고는 공식적이고 계약적인 합의 및 국제법 계약에 의한 문제 해결 을 추구하는 서방의 방식과 대조적인 특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1990년대 발생한 급격한 정치적 변화에도 기인하고 있 는바, 지도자 교체, 경제난과 식량난에 의한 체제 불안정, 미국과의 갈등 지속과 남한의 국력 우위로 인한 안보 불안 등의 요인들이 인권 의 보편성에 대한 학습과정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는 요인이 되고 있 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유엔 인권레짐과의 관계를 지속하고 개방 정책 을 추진할 경우에 국제인권규범에 대한 사회화의 학습효과는 전 분야 에서 점진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유엔 인권레짐이 북한 인권정책에 미치는 효과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