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추진체계
이상에서 살펴본 한국의 주변 4국에 대한 평화‧통일 공공외교의 추진체계 현황을 평가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미국의 경우이다. 정 부, 1.5트
랙, 그리고 민간 차원에서 대미 평화
‧통일 공공외교를 활 발하게 추진해왔지만, 한계점들
도 나타나고 있다. 우선 정부의 역할측
면에서 미국 당국과의 협의가 긴밀하게 진행되어왔음에도 불구하 고, 보다 넓은 의미에서 정부의 대미 평화
‧통일 공공외교가 얼마나체
계적으로 효과적으로 전개되어왔는지는 평가가 필요한 지점이다.현재 통일부와 외교부가 각각 대미 평화‧통일 공공외교 역할을 수
행하고 있으나, 역할의 구
분이 명확하지 않다. 이 문제는 공공외교
가 일반적으로 외교부의 임무이지만 대북정책은 기본적으로 통일부
의 업무영역이라는 점과 관계가 있으며, 대미 평화‧통일 공공외교 의 체계적, 조직적 추진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의회가 대미 평화‧통일 공공외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현재 비중있는 역 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한계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대미 평화‧통일 공공외교가 정부의 주요 과제라는 인식이 확산된 지 오
래
되지 않았으며, 그에 따라 법‧제도적 뒷받침이 미비한 것도 문제 점이라 할 수 있다.싱크탱크
를 비롯한 전문가 집단의 대미 평화‧통일 공공외교가 과거에 비해 많이 활발해졌다. 그러나 얼마나 체계적으로, 전략적 으로 추진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필요하다. 특히 정부출 연기관들의 경우, 좀 더 체
계적이며 전략적인 대미 정책 공공외교 를 진행하기 위한 상호 협력이 필요하지만, 아직 그러한 전략적 협 력은 미흡해 보인다. 기관별로 개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미 정
책 공공외교 현황‧계획에 대한 공유와 검토를 기반으로 한국의 대 북정책에 대한 미국 정부, 전문가 집단, 여론주도층의 지지 확보 방안을 적극적으로 함께 모색하는 정부출연기관 간 협력체계 구축
이 필요하다.정부 혹은 1.5트랙 차원 대미 평화‧통일 공공외교의 이러한 한 계 혹은 문제점들은 본 연구가 수행한 미국의 전문가들을 대상으 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한국의 평화‧통일 공공외교에 대한 부 정적 평가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과 관계되는 것으로 보인다(본 보고서의 4장 참조). 정부 차원의 대미 평화‧통일 공공외교를 더
욱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개선방안에 대한 적극적 검토가 필
요해 보인다.또
한 정부 및 1.5트랙 차원의 역할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민간 차 원의 역할이 미진하다는 점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민간 연구기관 뿐 아니라 언론과 시민사회의 역할이 증진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민간 영역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정 부의 간섭이 아 닌 지원 그리고 민
‧관 협력 방식 추진에 관한 개선방 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대미 평화‧통일 공공외교의 대상
측
면에서도 평가가 필요하다.대상이 주로는 미국 정부와 전문가 집단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경향 이 있다. 또한 미국 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공공외교도 아직은
폭넓게 안정적으로, 전략
적으로 진행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를테
면, 대상이 소수의 미국 싱크탱크 전문가 집단에 국한되는 경향이 있으며, 신진학
자 혹은 전문가들을 ‘지한파’로 유도하려는 시도는 상 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에서 새로운 한반도 전문가 들
을 발굴하거나육
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할 것이다.또
한 미국 의회 의원과 보좌진, 그리고 미국의 언론과 언론인, 재 미교포 사회를 대상으로 한 공공외교는 매우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재미교포 대상의 경우 정부 고위인사의 방미시 워싱턴이나 로스엔
젤 레스 한인단체 방문 그리고 민주평통 차원의 해외지부 활동을 제
외하고, 별도의 활발한 움직임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한계 혹 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더 많은 자원의 투여와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다
음으로, 대중국 평화
‧통일 공공외교 추진실태에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대중국 평화
‧통일 공공외교 목표
의 우선순위가 명확하지 않다. 중국은 북한과 특수한 관계를 유지 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통일 관련한 문제에서 타국가들과 다른 입장
을 갖고 있다. 그런데 기존 공공외교는 평화보다는 한반도 통일의이미지가 주로 부
각
되고 있는 한계를 노정하였다. 동시에 중국의 일 대일로와 한반도 경제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공동번영의 이미 지 산출에도 다소 한계가 있었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목표가 너무앞
서다 보니 정작 중국이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공동번영을 다소 소홀
히 한 것으로도 판단된다. 따라서 향후에는 한반도 평화 구축을 통해 동북아의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을 우선적으로 강조하면서 한반
도의 비핵‧평화 프로세스를 위해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밖 에 없도록 주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목표 설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둘째, 주체는 평화
‧통일 공공외교의 특성상 지식‧정책 공공외교 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정부나 1.5트랙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평가된다. 다만, 과거 평화‧통일 공공외교의 주요 역할을 담당했던 1.5트랙 차원의 국책기관들이 개별적이고 산발적인 활동이 많 았기 때
문에 다양한 조합과 그룹핑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공공외교 주체 그룹을 결성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민간의 역할이 상대적으
로 부족한 점도 발견된다. 평화
‧통일 공공외교의 특성상, 민간의 역할이 제한적이라고 해도 정부나 1.5트랙과의 연계 혹은협업은 충분
히 가능할 수 있었는데, 이런 부분에서의 성과가 부족하다고 평가된다.셋째, 자산과 대상의 문제이다. 대중국 평화
‧통일 공공외교를 위 한 주요 자산은 한국의 대북정책 (평화, 번영, 비핵화 등), 한국의
발전경험, 문화예술, 경제, 지식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정 부의 주요 정책이나, 한반도 통일, 평화라는 이슈 자체
가 정치적이 고 민감
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공공외교의 주요 대상이 관료
나 전문 가들에게 국한되어 왔고, 중국 대중 들의 관심을 유발시키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중국 대중들의 관심을 유발시 킬 수 있는 다
양한 콘텐츠의 개발 그리고 정책‧지식 자산 외에도 문화예술, 경제 자산 등과 연계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많지 않았다. 향후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다.
넷째
, 다양한 자산을 활용하고 대상을 확대한다 하더라도 결국 평 화‧통일 공공외교 수행을 위해서는 한국의 대북정책, 통일방안, 평 화외교 등에 대한 지식‧정책 자산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서는 결국 콘텐츠의 전파를 위한 매체가 중요할 수밖에 없고, 주로 전문가, 여론주도층의 회의체에 국한되어 있는 매체들을 적극 활용 할 수밖에 없다. 기존의 매체 활용이 다소 단순하였다면, 중국의 인터넷 및 언론의 성 장을 활용한 다양한 개
인과 민간들의 자연스러운매체 확장
에 대해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또 한 중국이라는 국가가 지역별로 다 른 특 징
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 산과 매체의 활용 역시도 그 특징을 감
안한 맞춤형 공공외교가 되어
야 할 것이다.이어서 한국의 대일본 평화통일 공공외교를 본 연구의 분석틀에 의거해 평가하면 다
음과 같다. 먼저, ‘목표’와 관련, 한국 정부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정책’을 대일본 공공외교에도 적용하려고 하지만, 일본 정부 및 국민
들에게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정책이 잘
설명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 모두
북핵문제를 중요한 안보 위협으로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그 해결방법에 있어서 ‘대화’를 중시하는 한국과 ‘압력(대북제재)’을 강조하는 일본 사이에는 대북정책에서 상당한 인식의 차이 역시 존재한다. 따라서 한국의 대일본 평화통일 공공외교는 한국의 한 반도 정책을 명확히 일본측에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면서 대북정책 에서 한일이 공조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다는 차원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주
체의 측면에서 한국의 대일본 평화
‧통일 공공외교는 1, 1.5, 2트 랙
모두 활발한 활동을 보여준다. 비록 2019년 한일 관계 악화 이 후 정부 차원에서 그 동안 제도화된 한일정책대화가 중단된 상황에 서도 1.5트랙 및 민간 차원은 여전히 대일본 공공외교의 핵심적인
추진 주체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지식, 정책 공공외교는 1.5 트 랙
차원에서, 문화 공공외교는 민간 차원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 다. 하지만 한일 관계의 부침에 따라 정부기관 및 지방자치단 체가
대일본 평화통일 공공외교를 여론의 눈치를 보면서 일관되게 추진 하지 못하는 점은 정부 주도형 공공외교의 한계로 평가된다.자산과 관련, 지식, 정책, 그리고 문화외교를 대일본 공공외교 의 주요 자산으로 사용하였다. 특히, 문화자산은 한일관계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한일 간 교류의 주요 영역으로 나타나고 있 으며, 일본 내 한류 열풍은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대일본 공공외 교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평화‧통일 공공외교와 관련 된 한반도 평화, 동아시아 평화, 한반도 통일, 남북관계, 북일 관 계를 포함하는 콘텐츠 부재는 대일본 평화‧통일 공공외교의 한계 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