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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인권-발전과의 상관관계

Dalam dokumen PDF -õf-éêõòõ&Ö (Halaman 109-136)

가. 평화의 인권-발전과의 상관관계의 개념화: 유엔을 중심으로

유엔의 3대 기둥이자 상호 밀접히 연관된 평화(peace)-인권(human rights)-발전(development) 사이의 선순환적인 증진은 유엔을 비 롯한 국제사회의 오랜 관심사이자 과제이다. 특히 평화는 발전과 인권의 근본적인 토대로 간주되어왔다. 평화는 그 자체로도 소중한 인권일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인권 증진을 위한 전제 조건에 해당 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151)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는 “중심적인 능력(central capabilities)”이 보호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평화 는 신체의 안전뿐만 아니라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중심적인 능력”, 즉 “건강한 생활, 지식의 습득, 적절한 생계, 타자와의 공존, 지속가능한 사회적‧정치적‧경제적 환경, 시민적‧정치적 권리” 등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152)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논의와 합의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 져왔다. 1984년 평화권선언에서는 “전쟁 없는 삶”이야말로 “물질적 인 생활, 국가의 발전과 진보, 그리고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완전히 이행하는 데에 최우선적인 조건”이라고 명시했다. 이러한 내용은 2016년 12월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평화권선언(Declaration on the Right to Peace)에서 재확인되었다. 특히 이 평화권선언에서는 평화 권의 주체를 인민(peoples)에서 “모든 사람(everyone)”으로 확대해 개인도 평화를 누릴 권리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153)

151) 정욱식, “제3장 한반도 평화체제와 평화권: 평화-발전-인권의 선순환을 위하여,”

󰡔제3세대 인권과 북한󰡕 (서울: 통일연구원, 2019), p. 132.

152) Bo-hyuk Suh, “The Right to Peace and the Anti-THAAD Movement,” Journal of Peace and Unification, vol. 9, no. 1, spring (2019), pp. 55~56.

153) UN General Assembly, “Declaration on the Right to Peace,” UN Doc. A/HRC/

RES/32/28 (18 July 2016), p. 5.

유엔의 주요 활동과 프로그램도 이와 맥락이 닿아 있다. 유엔은 오랫동안 분쟁 지역 내의 평화구축(peacebuilding) 활동에 있어 인 권과 발전 증진을 주요한 목표 중 하나로 강조해온 것이다. 이러한 원칙은 다양한 유엔 문서와 프로그램에 녹아들어 있다. 일례로 2016 년 통과된 유엔 총회 결의는 유엔 회원국들이 인권이사회(Human Rights Council)가 제시하는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에 참여할 책임성을 강조하며, “평화구축 활동에 있어 인권의 측면을 고려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154)

안토니우 구테후스 유엔 사무총장은 2018년에 이러한 유엔의 논의 를 집약해 「평화구축과 평화의 지속에 관한 유엔 사무총장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유엔에서 합의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의 취지를 집약한 지향성이 ‘평화의 지속(sustaining peace)’이며, 지속적인 평화 없이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성취는 불가능하다”고 강 조한다. 동시에 유엔 기관들의 평화구축 노력에 있어 인권 증진을 위한 활동에 더욱 큰 중요도를 부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155)

유엔 사무총장의 보고서는 최근 유엔의 “평화와 발전이라는 원 칙 사이의 긴밀한 협력과 결합을 위한 노력”으로 지난 2017년 총회 의장이 주재한 ‘지속가능한 발전과 평화 유지 고위급 회담’, 그리고 인권이사회가 제34회 총회에서 “평화구축과 인권의 상관관계”를 안건으로 논의했던 사실을 일례로 들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은 이 러한 최근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인권의 가치를 평화, 안보, 그리고 발전이라는 유엔 사업의 주요 기둥들(pillars)과 더 유기적으로 결합시킬 것을 강조한다. 이 주요 목표들의 달성을 위한

154) UN Doc. A/RES/70/262 (12 May 2016) 참조.

155) UN Security Council, “Peacebuilding and Sustaining Peace: Report of the Secretary-General,” UN Doc. A/72/707 – S/2018/43 (18 January 2018) 참조;

정욱식, “제3장 한반도 평화체제와 평화권: 평화-발전-인권의 선순환을 위하여,”

p. 184.

구체적인 상호 간 협력(cross-pillar cooperation) 사례로는 서아프 리카의 감비아가 언급되고 있다. 이는 감비아에서 2017년 대선 이후 불거진 분쟁 이후 유엔개발계획(UNDP)과 정치국(Department of Political Affairs: DPA), 그리고 인권최고대표(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UNHCHR)가 신속한 기금 집행과 유엔 기구 간의 협력을 통해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평 가를 그 내용으로 한다.

유엔의 평화구축 활동은 대체로 “자유주의적 평화구축(liberal peacebuilding)”이라고 일컬어지는 모델에 근거한다. 이 모델은

“(분쟁 이후 국가의 형성‧재건에 있어) 적법성이 부여되려면 자유주

의와 민주주의가 제시하는 원칙에 따라 국가 기관 및 사회 제도를 구성해야 한다”는 명제를 내포한다. 유엔은 이러한 명제에 따라 민 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 증진을 목표로 하는 활동을 계획

‧실행하고자 한다. 최근 평화구축 체계에 인권 의제를 더욱 적극적 으로 포함시키고자 하는 유엔의 움직임 역시 이러한 이론적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다. 법치주의와 인권을 도모함으로써 평 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믿음이 그것이다.156)

그러나 평화구축 활동의 결과물은 “손에 잡히기 어려운 것 (intangible)”이기에 분쟁지역 내 이해 당사자들이 유엔의 노력에 따른 결과를 어떻게 체감하는지 그 기준과 지표를 마련하고 계량화 하기란 쉽지 않다. 평화구축 활동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157) 유엔 기구들의 평화구축 활동이 지속가능 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의 달성에 얼마

156) Roland Paris, “International Peacebuilding and the ‘Mission Civilisatrice’,”

Review of International Studies, vol. 28, no. 4 (2002), pp. 637~656; Roland Paris, “Peacebuilding and the Limits of Liberal Internationalism,” International Security, vol. 22, no. 2 (1997), pp. 54~89.

157) Riva Kantowitz, “Advancing the Nexus of Human Rights and Peacebuilding” 참조.

나 기여하고 있는지 또한 평가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유엔이 전 후 복구 및 평화구축 과정에서 인권 의제를 현실화하고자 할 때, 그러 한 노력들은 종종 “톱다운(top-down)” 또는 “법리적(legalistic)”으로 비춰지곤 하는 문제점도 있다.158)

전쟁으로 파괴된 국가들이 분쟁의 과거에서 벗어나 성숙한 민주주 의와 활발한 시장경제를 성취하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다. 또한 분쟁 지역 내의 각기 특수한 정치‧사회적 요소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평화구축 과정의 변수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평화 파괴 이 후 이를 복구하는 과정이 해당 국가나 지역의 전통, 문화, 필요와 동 떨어진 방향으로 이뤄지면 분쟁 상태가 언제든 재발될 수 있고 또한 인권과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발칸 지역의 사례를 보더라도 세르비아-코소보 국경을 포함해 역내 국가들 간의 국경 분쟁 은 지속되고 있고, 유력 정치인들이 공공연하게 국경을 재편하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다수의 발칸 지역 국가들이 법치주의를 실현하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경제 개발 성과 또한 제한적이다. 발칸 지역은 현재 우수 인재들이 더 나은 보수와 근무 조건을 찾아 타국으 로 이민을 떠나는 “두뇌 유출(brain drain)”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따라 미래의 경제 개발 전망까지 어두워진 상황이다.159)

유엔이 평화-인권-발전 사이의 선순환적 발전을 위해 개념화 와 국제적 합의, 그리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첨예한 다수의 나라들의 합의 방식으로 이뤄지 다보니 모호하고 추상적이며 논쟁 회피적인 성격도 띠고 있는 것 역 시 부인하기 어렵다. 이러한 유엔의 성과와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이

158) Ibid.

159) House of Lords, “The UK and the Future of the Western Balkans,” 1st Report of Session 2017–19 (London: House of Lords, 2018) 참조 <https://publications.

parliament.uk/pa/ld201719/ldselect/ldintrel/53/53.pdf> (검색일: 2020.9.1.).

를 뛰어넘는 컨센서스를 구축하려는 시도도 존재해왔다. 광범위한 국제 단체들과 전문가들이 참여해 채택된 「산티아고 평화권선언」이 대표적이다. 이 선언은 평화가 인권 및 발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해 가장 포괄적이면서도 진취적인 방향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10년에 채택된 이 선언은 평화권의 주체로 집단과 인민들은 물론 이고 개인까지 포함시키면서 교육권, 인간안보권, 안전환경권, 불복 종 및 양심적 병역거부권, 저항권, 난민지위권, 이주정착권, 사상 표 현 및 종교의 자유, 구제권, 군축권, 발전권 등을 망라하고 있다.

특히 “모든 사람은 인간안보의 권리를 가지며 여기에는 a) 인간다 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물질적 도구와 수단 및 자원을 가질 권리, b) 고용, 노동조합 참여 및 사회보장에서 공정한 조건을 향유할 권 리가 포함된다”고 규정하면서 군축권을 강조한다. “모든 사람은 a) 어떤 국가로부터도 적으로 간주되지 않을 권리, b) 모든 국가로 하 여금 일반적이고 투명한 군축을 하도록 할 권리, c) 군축으로부터 얻어진 자원을 부의 재분배와 인민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증진에 사용할 권리를 갖는다”고 규정하면서 다른 권리를 실현하는 데 있어서 군축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160)

나. 평화 추구 방식이 인권과 발전에 미치는 영향

평화가 인권과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논할 때, 가장 중요한 질문 은 ‘어떤 수단으로 평화를 달성하려고 하느냐’라고 할 수 있다. 평화 의 정의부터 평화를 지키고 달성하는 수단에 이르기까지 평화를 바 라보는 관점의 차이는 크기 때문이다. 평화가 인권과 발전에도 긍정 적인 영향을 미쳐 ‘선순환적인 트라이앵글’을 실현하는 데에 있어서

160) 이대훈, “평화권을 적용한 북한인권 개선,” 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 편, 󰡔제3세대 인권과 북한󰡕, pp. 178~180.

가장 부합하는 평화는 ‘적극적 평화’라고 할 수 있다.161) 특히 군사 적 긴장관계에 있는 상대방에 대해 적대관을 분명히 하면서 군비증 강에 매진하기보다는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및 군비통제와 군축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격 언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다수의 국가들이 전쟁 억제력 추 구를 평화 유지의 가장 유력한 방식으로 택하면서 평화 자체도 불안 정하고 깨지기 쉬운 상태로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인권 및 발전 과의 선순환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1)

힘에 의한 평화

와 인권 및 발전과의 상관관계(1)

많은 국가들은 ‘힘에 의한 평화’를 추구하고 있다. 여기서 힘은 주 로 군사적 억제력을 의미한다. ‘내적 균형(internal balancing)’으로 써의 자체적인 군사력 보유를 통해 타국의 침략이나 무력 사용을 억 제하고 억제 실패시 승리를 추구한다. 자체적인 군사력만으로는 부 족하다고 판단될 경우 ‘외적 균형(external balancing)’으로써의 타 국과의 군사동맹을 통해 이러한 목표를 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힘에 의한 평화’가 인권 및 발전의 전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전쟁 억제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다는 것을 전적으로 부인하기는 어렵다.

가장 강력한 군사력인 핵무기의 역설적 기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가도 이러한 맥락에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인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서구 국가들이 재래식 무기로 그들(유럽에서 군사적으로 압도적인 우위에 있었던 바르샤바 조약 기구-필자 주)과 같은 수준에 다다르려 했다면, 아마 자유민주주의 와 자유시장을 철회하고 영구적 전시 상태에 놓인 전체주의 국가가

161) 적극적 평화에 대해서는 본 연구의 Ⅱ장과 Ⅳ장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

Dalam dokumen PDF -õf-éêõòõ&Ö (Halaman 109-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