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하천정비 사업은 여타 국내의 중소도시 하천과 같이 집중호우에 의한 하천의 범람과 침수를 방지하고자, 하천 바닥을 긁어내고 일자형으로 굴 곡을 펴는 형태로 추진되어왔다.
치수 위주의 하천정비로 인해 옹벽과 인공제방의 건설되었고, 하천의 생태 적 기능 상실을 초래하였다. 그리고 일부 구간에 있어서 하도 전체를 콘크리 트로 덮음으로써, 제주도 하천의 고유한 돌경관을 훼손해 한라산과 중산간에 서 이어지는 하천경관의 단절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또한, 하천 주변 녹지가 직강화와 도로의 건설, 주변 필지의 개발 등으로 감소하여 하천과 연계되는 생태계와 녹지의 흐름을 단절시켰다.
구분 단면도 현황사진
오현교 (하류 방향)
콘크리트 옹벽+복개구조물
(출처 : 제주특별자치도)
가령교 (상류 방향)
콘크리트 옹벽
(출처 : 제주특별자치도) 자료 : 제주특별자치도(2009)의 하천기본계획을 기준으로 작성
[표 2-2] 하천정비에 따른 하천단면의 변화
A. 홀천(연구자 촬영) B. 동홍천(연구자 촬영) [그림 2-14] 자연성이 훼손된 제주도 도시하천
도시하천에 있어 복개는 경관의 많은 변화를 초래하였다. 국내 중소하천의 복개화는 60, 70년대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 시기에 하수도화 된 하천을 은 폐해 주거환경의 시각적 개선을 도모하고, 도시 밀집 지역 내 인구와 차량증 가에 따른 부족한 도로와 주차장을 확보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러 한 하천 복개는 그 형태와 더불어 기능도 변화시켜 이수와 환경기능을 잃은 하천은 마침내 하수도에 더 가까워져 결국 법정 하천에서 제외되기에 이른다 (노혜정, 1994; 고병련 등, 2004). 제주도 역시 전국적인 하천복개 사업의 붐을 통해 산지천, 병문천, 홀천, 한천, 동홍천 둥 일부 구간이 복개되었다. 하지만 집중호우가 많이 발생하는 제주도 기후의 특성상 이들 구간에 있어 매년 범람 으로 인한 재해가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복개로 인한 문제해결을 위해 산지 천을 시작으로 복개 구간의 복원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구분 하천 하수도
기능 및 형태
자연 수로 / 비교적 큰 유역면적의 물이 모여 청정한 자연류가 흐름
원칙적으로 개수로
하천으로 인해 독특한 환경이 조성돼 주변 환경이 좋음
인공 배수로 / 비교적 적은 유역면적의 물이 모여 오수가 주로 흐름
원칙적으로 암거
원칙적으로 도로 밑에 있고 가능한 한 사람의 눈에 띄지 않게 은폐함 자료 : 노혜정(1994)에서 재인용을 바탕을 재구성
[표 2-3] 하천과 하수도의 구분
3절. 소결
제주도 하천은 자연자산으로 고유한 돌경관과 폭포, 계곡 등의 다양한 지형 경관과 수자원으로 지하수 함양과 홍수저감의 기능을 갖는다. 또한 선형자원 으로 한라산에서 해안에 이르는 연속된 경관을 지님과 동시에 중산간, 도시지 역, 해안 등 위치 따른 다채로운 경관을 형성한다. 또한, 최근 제주도 하천길 과 ‘내창트레킹’의 등장하며, 이러한 선형경관을 즐기는 활동이 증대되고 있다. 그리고 예로부터 물이 귀한 제주도의 특성상 하천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었고, 상수도가 보급되기 이전까지 하천은 제주도민의 삶의 공간으로 역사와 문화를 형성하였다. 또한, 산지천과 외도천, 솜반천의 도시지역 내 일 부 사시사철 깨끗한 물이 흐르는 친수공간은 도민에게 다양한 문화·여가 서 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병걸(2004)은 이러한 도시 속 하천을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심에서 유일하게 살아 숨을 쉬는 경관’이라고 하며 제 주도 하천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 하천은 우수한 경관적 가치를 지님에도 불구하고 도시지역에 있어 주변 토지이용의 세분화와 하천정비사업 등으로 인해 자연경관이 훼손되 었다. 치, 이수 위주의 정비사업으로 인한 하천구역의 축소와 주변 녹지 감소 는 하천을 환경적 기능이 전혀 없는 배수로의 형태로 전락시켜 기존 도시공간 과 도시민의 일상생활에서 점차 멀어지게 하였다. 그리고 한라산에서 해안에 이르는 경관의 연속성이 도시지역 구간에 있어 단절, 훼손되었다.
하천관리 측면에서도 하천은 제주특별법에 의거 절대·상대보전지역과 관리 보전지역의 지하수보전지구 1등급으로 지정·관리되고 있지만, 자연보전을 위 한 개발억제 형태로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기존 하천 경 관과 도민들의 낮은 인식을 유지하며, 제주도 주요 자연자산인 하천을 보전하 기 위한 지속가능하고 체계적인 계획·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섬 전체가 한라산을 중심으로 하나의 산지를 이루고 있는 제주 도의 특성상, 제주도 하천은 내륙의 일반적인 축적 하천에 비해 고유한 경관 특성을 갖지만, 기존 수환경 중심의 하천에 대한 사고와 천편일률적인 내륙의 하천정비사업으로 대부분 건천인 제주도 하천경관이 저평가되고 고유경관의 훼손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도시지역에 있어 경관과 생태단절이 심화되었으며, 하천경관의 특성과 문제점이 다음과 같이 분석되었다.
첫째, 생태적, 환경 측면에서 무분별한 하천 정비사업으로 인해 하천의 고유 한 경관과 생태환경이 훼손되어 그 결과 하천공간이 획일적이고, 인공적으로 변화하였다. 그리고 치수, 이수의 기능만이 유지된 채 하천공간이 방치되었고 하천에 대한 주민들의 무관심이 발생하게 되었다.
둘째, 도시경관 측면에서 하천은 고밀화로 인해 폐쇄적이고 개성이 없는 도 시경관 내 자연성과 개방감, 다양성을 지닌 공간으로 색다른 매력을 지닌다.
셋째, 녹지자원으로 도시공간 내 부족한 녹지를 제공해 시민들에게 자연 체 험의 기회와 여가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해안까지 여러 지역에 걸쳐 있는 하천의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지역 내 산재 된 다양한 역사·문화·녹지 자원을 연결할 수 있다. 그리고 연결을 통해 제공되는 통합된 녹지는 시민들 에게 자원 간 이동과 이용의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어메니티 측면에서 고도로 개발되어 문화, 휴식공간이 부족한 인근 주민들에게 수변공간 활용을 통해 어메니티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특 히, 도시하천은 주변으로 주거밀집지역이 형성되어 있어 물리적으로 일상 생 활공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하천 공간의 활용을 통해 일상생 활의 질을 높이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하천을 활용한 도시 생태네트워크 계획을 통해 도시지역에 있어 제주도 하천의 경관과 생태단절을 회복하고, 질적으로 향상된 녹지공간 을 제공하여 도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