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_한국에 다문화 소수자가 늘어나면서 다문화 상담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많은 상담자들은 인식과 태도 측면에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반면, 긴 다문 화 사회의 역사를 가진 북미에서는 주류 인종인 백인 상담자와 다인종 내담자의 관계에 서 형성되는 인종 정체성을 다문화 상담 역량의 주요 요인으로 보고, 이를 상담자 발달 에 활용해왔다. 본 연구는 북미에서 발달한 다양한 백인 정체성 모형들을 살펴보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적 상황에서의 시사점을 중심으로 한민족 상담자 정체성 모형 연구의 필 요성에 대해 논의하였다. 첫째, 한국에서는 인종 차별에 더해 단일민족주의에 대한 고려 가 필요하다. 둘째, 한국사회에서는 소수자에 대한 동등성 갈등보다 온정주의가 더 팽배 하다. 셋째, 한국사회에서는 아직 주류 인종의 특권에 대한 인식이 미흡할 수 있다. 넷째, 한국에는 자민족 우월주의보다는 인종적 위계주의가 차별 행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한민족 정체성 모형의 개발은 향후 다문화 사회에서 한국인 상담자의 다문화 역량을 높 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어_ 한국적 다문화 상담, 상담자 다문화 인식과 태도, 인종 정체성 모형
한민족 상담자의 인종정체성 모형 개발의 필요성 연구
Sunhee Eissenstat
*·오수오**·이윤희**** 주저자, Rutgers, the State University of New Jersey, 조교수, [email protected]
** 공동저자, 고려대, 교육학, 석사과정 수료, [email protected]
*** 교신저자, 고려대, 교육학, 박사과정, [email protected]
1. 서론
한국의 경제 성장은 국외 인구 유입의 증가로 이어졌고, 현재 한국은 도시뿐 아니라 지역 곳곳까지 다문화 사회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질적 배경을 가진 인구가 5%를 넘을 경우 다문화 사회의 조건을 충족한다는 정의에 따르면 한국 은 이미 다문화 사회라고 할 수 있다(김진희 2019). 국내 전체 출생 중 다문화 출 생의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여 2010년 4.3%에서 2020년 6%가 되었으며(통계청 보도자료 2021.11.8), 이는 한국 사회의 다문화 구성원이 외국 이주민에 그치지 않을 것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인식 부재는 소수자에 대 한 편견, 차별,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져 이로 인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김 민영·한규은 2018; 김혜숙 2007; 최윤정 외 2019). 결혼이민자 등 외국 성인의 30.9%, 다문화가정 자녀의 9.2%가 차별과 무시를 경험했다고 보고하였으며(최 윤정 외 2019), 한국인의 22%는 다문화인을 이웃으로 삼고 싶지 않다고 응답하 였다(Haerpfer et al. 2020). Berger와 Sarnyai(2015)는 앞서 다문화 사회를 경험 한 나라들의 연구를 통해 차별이 소수자들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결 과를 보고하였으며, 이는 한국에서도 다문화 소수자들의 낮은 주관적 행복과 높 은 우울, 낮은 자아존중감 등으로 동일하게 보고되고 있다(고지원 외 2020; 이미 경 외 2021). 주현옥 등(2017)은 캄보디아 출신 어머니를 가진 청소년의 우울감 과 자살 관련 행동이 한국 청소년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음을 밝혀 이들에 대한 정신건강 대책이 시급함을 시사하였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이러한 다문화 소수자들의 정신건강 수요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실정이다(윤형준 2019). 다문화 소수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의 상담 시설이나 상담자의 공급도 미비하지만, 상담자들의 다문화 상담에 대한 준비 또 한 부족하다. 상담자 교육과정에서 아직 상담자의 다문화 역량 증진이 적극적으 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고(정지선 2020), 이러한 교육의 부족은 상담자들의 문화 적 민감성 부족으로 이어져 의도하지 않은 차별적 행동이 내담자들에게 표출되 어 치료적 관계를 손상할 수 있다. 상담자가 내담자와의 문화적 배경의 차이를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대비하지 않는다면 치료적 관계가 형성되기 어려워 상담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Hays 2020; Yeo and Torres-Hardin 2021). 상 담자들의 문화적 민감성을 기르는 방안으로, 많은 다문화 상담자 교육은 상담자 개인의 다문화 인식 개선에서 그 시작점을 찾는다(Sue et al. 2022). 즉, 개인이 다문화 사회에서 자신과 소수자의 관계를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상담자의 다문 화 상담 역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상담자가 사회적 주류 인 종인 경우, 자신의 특권을 인정하고 그것이 소수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데, 한국인들의 경우 짧은 다문화 역사로 인해 자신이 사회 적 주류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위주원·최한나 2015).
반면, 오랜 기간 다문화 갈등을 겪어온 북미에서는 개인의 다문화 사회에서의 정 체성이 상담자의 다문화 역량에 미치는 영향이 큼을 인정하고 인종별 정체성 모 형을 개발해 상담자의 자기 인식 발달을 도와왔다(Helms 1995).
본 연구는 이러한 배경 아래에 한국 다문화 상담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보완할 대안으로 북미의 인종 정체성 모형의 한국적 적용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를 위하여 역사적으로 한국인들이 오랫동안 ‘우리’라고 인식해온 한민족 또는 종 족을 가리키는 경우 ‘한민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그 외에 국적과 상관없이, 한국에 거주하는 한민족 외의 사람들을 가리키기 위해서는 ‘다문화 소수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윤인진 2016). 본 연구에서는 대다수 상담자가 한국의 주류 인종인 한민족일 것임을 감안하여, 북미의 주류 인종인 백인을 대상으로 한 백인 정체성 모형을 중심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다문화에는 인종 외에도 상담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본 연구에서는 인종을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하며, 인종적 주류성이 상담자의 자기 이해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한국의 다문화 상담 역량에 대한 이해 를 기반으로 향후 한국적 모형의 개발에 어떤 부분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인지 논 의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모형의 개발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는다. 상담자들이 다문화 내담자를 보다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수인종 정체성 모형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으나, 현존하는 북미의 모형에 나타나는 소수자와 한국의 다문화 소수 자는 그 배경과 역사, 인종이 다르므로 문헌 연구의 시사점에 한계가 있어 본 연 구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2. 한국 상담자의 다문화 상담 현황
국어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다문화란 “한 사회 안에 여러 민족이나 여러 국가의 문화가 혼재하는 것”을 의미한다(국립국어원 2022). 상담학에서는 ‘다문화’라는 용어가 더 포괄적이고 광범위하게 통용되는데, 연령, 사회적 지위, 종교, 성별 및 성적 지향 등 국적이나 인종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구학적 특성을 하나의 문화로 간주하여 사용하기도 한다(Pedersen 1991). 다문화 상담이란 내담자의 문화적 특징뿐만 아니라 상담자 자신의 문화적 특징에 모두 유의하는 상담적 접근을 뜻 한다(Sue et al. 2022). 다문화 시대에서 다문화 역량은 상담자들에게 필수로 요 구되는 역량이다. ‘다문화 역량’이란 자신의 가치관, 고정관념 및 편견 등을 인식 하고, 다른 문화와 세계관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비판단 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Mio et al. 2012; Sue et al. 1992).
국내에서 다문화 상담을 주제로 한 연구는 1990년대 초반부터 실시되었고 정부 가 ‘다문화가족지원법’을 제정한 2008년을 전후로 그 수가 급증하였다(김춘희·
손은령 2014).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진행된 다문화 상담 관련 연구물들을 분 석한 결과, 다문화 지원센터나 학교에 근무하는 상담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들의 상담 과정 및 방법과 어려움, 소진, 다문화 수용성, 다문화 자질 등에 관한 연구들 이 상당수 이루어졌고, 한국의 문화적 배경 내에서 새로운 상담 방향을 모색하여 한국식 상담 모형의 토착화를 시도한 연구들도 있었다(김춘희·손은령 2014). 이 후로도 상담 종사자들의 다문화 상담 역량에 대한 학문적 논의와(이영란 2021;
임은미 2015; 임은미 외 2018; 최가희 2018), 이론을 바탕으로 한 다문화 상담 개입방안 제안 연구(김태선·신주연 2020), 다문화 및 사회정의 상담 수퍼비전 연구(정지영·임은미 2021) 등 다문화 상담 개입에 관한 연구들이 조금씩 이루어 지고 있다.
다문화 상담 역량에는 인식과 신념, 지식, 기술의 3가지 요소가 포함되는데, 이 중 인식과 신념 요인은 상담자 자신에 대한 문화적 이해와 이것이 상담자의 태도 에 미치는 영향을 뜻한다(Arredondo et al. 1996). 이에 따라 상담자 교육과정에 서는 다문화에 대한 지식 및 개입 방법에 더해 인식과 신념 또한 다문화 상담의
중요한 요인으로 다루고 있지만, 교육과정만으로 인식과 신념을 발달시키기에 는 한계가 있다(정지선 2020). 상담자이자 한 개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다문화 소 수자에 대한 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과 함께 상담자의 자기성찰 노 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고윤희·박성현 2014).
다문화 역량이 낮을 경우, 상담자들은 다문화 상담 장면에서 다양한 어려움 을 겪을 수 있는데, 선행 연구에서는 상담자와 내담자 간의 언어와 의사소통 방 식 차이, 문화 및 가치관 차이, 생활양식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이 제시되었다(주은 선·이현정 2010). 예를 들어, 상담자들은 다문화 배경을 가진 내담자와 일반적 인 소통을 하거나 심리검사를 실시할 때 언어 장벽으로 오해를 경험했고, 문화 적 역전이를 처리하기 어려웠던 적이 있으며, 상담에 통역사가 함께 참여할 경우 통역의 정확성을 고려해야 하는 동시에 통역사와의 역동 또한 다루어야 하는 경 우가 있었다(위주원·최한나 2015). 또한, 다문화 배경을 가진 내담자들이 감정 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 사적 영역을 침해한다고 느끼고, 주로 법률, 체류권 문 제 등의 정보 중심의 호소를 하는 상황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보고한 상담자도 있 었다(주은선·이현정 2010). 그러나 이와 같은 상담자의 반응은 내담자들에게 자 신의 환경적 특성으로 인한 어려움이 과소평가되고 상담자로부터 부적절한 대 우 혹은 차별과 무시를 당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김현아 2013). 즉, 내담자가 호소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다룰 때 상담자 자신이 속한 문화와 내담자 문화 간의 차이를 민감하게 인식하지 못하면 상담의 효과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내담 자들에게 오히려 상담으로 인한 상처를 주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김춘희·손은 령 2014). 이외에, 우리나라의 상담자들이 다문화 상담 장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또 다른 원인에는 다문화 상담 개입 범위의 혼란이 있다(강기정 외 2011). 상담자 들은 사회경제적 기반이 열악하고 가정 및 법률문제와 관련한 정보 제공이 필요 한 내담자들을 마주했을 때, 상담의 적절한 개입 범위를 알지 못해 혼란을 경험 하였다(위주원·최한나 2015). 일부 상담자들은 내담자를 위해 임금협상 및 자원 동원을 하거나, 부모 역할을 하거나, 법률문제를 위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활동 은 상담이 아니라고 구분짓는 경우도 있었다(김현아·이자영 2013). 즉, 선행 연 구 속 다문화 상담자들은 내담자의 열악한 환경과 심각한 호소문제에 따른 특수
한 상황을 마주하였을 때 상담자 역할의 한계를 느꼈는데, 이는 다문화 상담자들 에게 전통적 상담자의 역할에서 벗어나 사회연계자원을 충분히 활용할 줄 아는 역할 유연성이 필요함을 보여준다(위주원·최한나 2015).
위와 같은 어려움에 더하여, 국내 다문화 상담자들의 인식과 태도에 관하여 시 사할 점들 또한 보고되었다. 일부 상담자들은 다문화 배경을 가진 내담자들과 동 등한 관계를 맺기보다 사명감과 연민을 갖고 이들을 만난다는 위계적이고 시혜 적인 태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주은선·이현정 2010). 상담자들은 다문화 내 담자들을 취약계층으로 바라보며 온정주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김혜진·
김현주 2017; 민무숙 외 2009), 내담자들은 본인들을 동등한 시각으로 바라봐 주 기를 기대하였다(김현아·이자영 2013). 이에 더해, 다문화 상담자들이 가지고 있는 이주민에 대한 편견적인 태도와 차별적 인식이 보고되었는데, 그 예로 내담 자들로부터 받을 부정적 영향을 염려하여 의식적으로 거리두기, 한국 문화의 일 방적 주입 등이 있었다(김현아·이자영 2013; 민무숙 외 2009; 주은선·이현정 2010).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인 태도에 대한 상담자의 자기인식 수준은 낮은 것 으로 나타났는데, 한 다문화 역량 조사에서는 이주자에 대한 상담자들의 인식과 태도 점수가 다문화 관련 지식과 이주자 지원 기술 점수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민무숙 외 2009). 또한, 다문화 분야 종사자들은 자신의 다문화 태도 발달 정도 를 높게 인식하고 있었으나, 실제 문화간 감수성 발달 단계는 중간 정도임이 나 타나기도 하였으며(박주희·정진경 2008), 다문화 상담의 어려움으로 의사소통 의 한계와 호소문제에 대한 부담감은 다수 보고된 반면 자기인식 관련 내용은 비 교적 적게 보고되었다(위주원·최한나 2015). 이는 곧 상담 과정에서 자신의 편 견과 선입견을 인지하고 수용하는 경우가 적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어려움에 대한 극복방안으로, 상담자들은 내담자의 문화와 언어를 이 해하고, 한국 문화를 안내하려고 노력하거나, 상담 내 동시통역사와 돈독한 관 계를 맺고, 적극적인 교육과 수련을 받는 등의 노력을 하였다(위주원·최한나 2015). 이에 더해, 추가적인 대처방안으로 다문화 관련 업무 종사자 간에 공조체 계를 구축하거나, 국적별 법률적 기본지식 등 다문화 상담을 위한 전문화 교육의 필요성이 제시되기도 하였다(주은선·이현정 2010). 하지만 이와 같은 교육과 제
도적 개선은 상담자의 인식과 태도 함양을 위한 적극적인 해결책으로 보기 어려 우며, 결국 상담자들이 다문화 감수성에 대한 실제적인 자기평가와 본인의 다문 화 정체성을 되짚어볼 기회가 적음을 시사한다.
한국 사회의 인종 구성 변화는 한국 상담자들 중 대다수인 한민족 상담자들에 게 주류 인종으로서의 본인과 소수인종인 내담자와의 관계를 고려해볼 것을 점 차 요구하고 있다. 상담자의 주류 인종적 배경이 소수인종 내담자의 치료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일찍이 경험한 북미에서는 그들의 주류 인종인 백인 상담자들이 소수인종과의 더 나은 치료 관계를 위해 어떻게 상담자의 인종 정체성을 발달시 킬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상담자의 인종적 주류성이 내담 자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북미에서 이미 발달한 상담자의 주 류 인종으로서의 정체성 발달 모형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 다. 특히 지금까지 논의하였던 한국 사회의 다문화와 한민족 상담자들의 특성을 북미 정체성 발달 모형과 연결지어 살펴보고 한국 내 상담자 인종 정체성 발달을 논의하는 것은, 향후 한국 사회에서 점차 증가할 다문화 상담을 준비하는 데 도 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3. 미국의 백인 정체성 모형
상담자 개인의 다문화 인식이 변화하는 양상을 이해하고 개선하기 위해 북미 에서는 인종 정체성 모형이 소개되었고, 그 중 백인 정체성 모형은 상담자가 소 수인종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자신의 백인 인종 정체성을 어떻게 성립했는지를 보여주었다(Helms 1995). 백인 상담사가 미국사회의 주류 인종로서 어떠한 인 종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다문화 상담의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으며(Mid- dleton et al. 2011), 이에 인종 정체성 모형은 주류 상담사들이 자신의 인종 정체 성을 확인하고 인식하는 주요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Daniels 2001). 인종 정 체성 모형은 상담사 뿐만 아니라 주류 인종 내담자 상담 시에도 유용하게 활용되 어, 인종 정체성 모형과 척도는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보완되고 있다(Ponterotto
and Park-Taylor 2007).
다수의 모형은 정체성이 선형으로 발달한다고 가정하는 단계적 모형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Hardiman(1982)의 모형에서 백인 정체성은 순진단계(Naivete) 에서 시작하여 순응(Acceptance), 저항(Resistance), 재정의(Redefinition) 단 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내재화(Internalization) 단계로 발달한다. 이후로 제시된 Helms(1984)의 모형은 단순한 선형적 발달 모형에서 벗어나고자 하였으나, 그 의 초기 모형 역시 접촉(Contact) 단계로 시작해서 분열(Disintegration), 재통 합(Reintegration), 가독립(Pseudo-independence), 몰입/출현(Immersion/
emersion)을 거쳐 자율(Autonomy) 단계로의 모형을 띄고 있다. Sue와 연구진 (2022)의 모형 역시 순진(Naivete), 순응(Conformity), 분열(Dissonance), 저 항 및 몰입(Resistance and immersion), 내적성찰(Introspective), 통합적 의식 (Integrative awareness), 반인종차별주의적 행동(Commitment to antiracist action)의 정체성 발달 순서를 제시한다.
표 1. 백인 정체성 모델 비교
발달 모형 유형 모형
Hardiman (1982; 2012)
Helms (1984; 1997)
Sue 외 (2022)
Rowe 외 (1994)
순진 접촉 순진 회피 유형
순응 순응 지배 유형
저항 분열 분열, 저항 및 몰입 갈등 유형, 분열 유형
재통합 종속 유형
가독립
재정의 몰입/출현 내적 성찰 반응 유형
내재화 자율 통합적 의식, 반인종차별
주의적 행동 통합 유형
자료: 각 모형을 연구자가 정리.
이들 모형의 유사점과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발달 단계 기반의 모형 중 다수는 가장 이른 발달 단계 상태를 인종 차별에 대한 개념이 없는 상태로 정의
한다. Helms(1997)은 인종 차별에 노출될 기회가 없어 이러한 개념이 없는 것이 백인의 특권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즉, 인종 차별에 대한 개념이 없다는 것은 다 른 의미로 인종차별적일 수 있다. 이 단계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인종과 상관 없이 모든 사람이 동등한 기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여 사회에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Hardiman(1982)과 Sue(2022)의 순진 단계가 여기에 속하며, Helms의 모형 중 접촉 단계에 속한 사람들은 다른 인종의 사람들과 접촉한 경 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순진하게 모두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 고, 사회에 만연한 인종 차별을 무시하여 인종차별적 사회를 강화하는데 기여하 게 된다. 나아가, 초기 단계의 차별적인 행동은 제도적, 문화적 차별이 체화되어 행동으로 발현되었을 가능성이 크다(Helms 1997). Hardiman(2012)은 이를 더 욱 세부적으로 구분하여 제도적, 문화적 차별이 체화되기 이전의 어린아이들에 게서 많이 발견되는 양상을 순진 단계로 정의하고 차별을 내재화하는 단계를 순 응 단계로 나누었다. 초기 단계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은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졌기 때문에 다문화 개인의 실패를 개인의 잘못으로만 이해한다.
추후 가해자로 비난을 받거나 그들의 현실을 목격하는 등 타 인종의 삶이 그들의 삶에 개입되기 시작되고 나서야 차별의 존재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한다(Helms 1997).
둘째, Hardiman(1982), Helms(1984), 그리고 Sue(2022) 모두 인종차별적인 사회에 불편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을 백인 정체성 발달의 다음 과정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다른 인종에게 주어지는 차별을 직접 목격하기 시작하면서 이루어 진다. 백인인 자신에게 주어진 특권에 대해 인식하고 나면 인종차별적인 사회에 순응하는 것은 어려워진다. Helms(1984)의 분열 단계 및 Hardiman(1982)의 저 항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사회가 모두에게 평등하다는 이전의 인식이 깨지면서 인종 차별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전처럼 간단하지 않고 불편감을 느끼 게 된다. 그 불편감의 예로는 죄책감, 부끄러움 등이 있다. 여기서 Helms(1984) 은 다른 모형들과 달리 재통합이라는 단계를 하나 더 추가하였는데, 어떤 사람들 은 이러한 불편감에 대한 반동으로 이전의 백인이 더욱 우월하다는 믿음으로 돌 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분열 단계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자신 혹은 환경을
변화시키려는 과정에서 인종차별주의적 사회로의 순응은 내면적 갈등을 해결하 는 쉬운 방법일 수 있다. 이전 단계에서 느꼈던 유색인종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 감은 두려움과 분노로 표출되며, 인종 차별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또 다른 위기 경험이 없으면 개인은 이 단계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셋째, 사회의 인종차별적인 요소를 인식하기 시작한 개인은 내적인 고민과 성 찰을 하기 시작한다. Hardiman(1982)의 재정의 단계는 백인으로서 사회에 만연 한 인종 차별에 대한 책임을 인식하기 시작하며, 백인 사회와 유색인종 사회 양 쪽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며 감정적인 불편감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Helms(1984) 는 이 단계를 인지적 수준에서만 백인우월주의를 극복한 가독립 단계와 감정적 으로도 내적인 인종 갈등을 해결한 몰입/출현 단계로 나누어 제시하였다. 가독립 단계에서 개인은 죄책감 혹은 그의 반동으로 이루어졌던 인종차별주의에의 순 응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유색인종을 가르치고 계몽하려 한다. 하지만, 몰입/
출현 단계에서는 개인은 우월주의에서 벗어나 백인인 자신의 인식을 바꾸려 노 력한다. Sue(2022)의 내적 성찰 단계에서는 백인으로서 자신이 인종차별적 사회 에 기여 해왔다는 내적 성찰을 하게 된다.
넷째, 정체성의 마지막 단계에서, 개인은 내적인 성찰을 통해 다문화적 가치들 을 내재화하여 내적으로 이룬 가치들을 행동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Hardiman (1982)의 내재화 단계, Helms(1997)의 자율 단계, Sue(2022)의 통합적 의식/반 인종차별주의적 행동 단계). 이전 단계에서의 내적 성찰을 통해 백인 개인은 차 별주의적인 사회적 시각과 분리된 자신만의 인종에 대한 철학을 기반으로 더 이 상 다른 인종에 대한 논의에 불편감을 느끼지 않는다(Helms 1997). 또한 내재화 된 가치를 기반으로 사회 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이와 같이 많은 백 인 정체성 모형은 인지적 변화에서 감정적 변화로 발달해 최종적으로 사회 참여 로 귀결된다.
Rowe(1994)는 이러한 단계적 모형들이 소수인종의 정체성 모형을 기반으로 발달하여 백인 자체의 정체성 발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오직 소수인종, 특히 미국의 맥락에서 흑인과의 관계로만 백인의 정체성 발달을 이해하려고 한다는 비판을 제기하였다. 또한, 정체성을 선형적 발달로 이해함으로써 단계 간 회귀
나 생략과 같은 현상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비판하였다. Rowe(1994)는 백인 정 체성이라는 단어 대신 ‘백인 인종 의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유형별 모형을 제 안하였다. 이는 Marcia(1980)의 자아 정체성 모형처럼 인종적 갈등에 대한 경험 을 기반으로 한 ‘탐색’ 요인과 자신의 인종 집단에 대한 ‘헌신’ 요인을 두 축으로, 인종적 의식 성취와 미성취 각각에 관한 탐색과 헌신의 여부를 기반으로 유형을 나누었다. 미성취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는데, 회피 유형(Avoidant)은 인종 문 제에 대해 무지하거나 회피하고, 종속 유형(Dependent)은 타인의 타 인종에 대 한 태도를 모방하고, 분열 유형(Dissonant)은 그들의 믿음과 경험 사이에서 갈등 을 느낀다. 성취에는 네 가지 유형이 있는데, 지배 유형(Dominative)은 자문화 중심적으로 백인 우월주의를 주장하고, 갈등 유형(Conflictive)은 차별에 대해서 는 인식하지만 더이상의 변화를 만들려고 하지는 않는다. 반응 유형(Reactive)은 인종 차별에 자신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하며, 통합 유형(Inte- grative)은 인종적인 갈등을 통합하여 이를 자신의 생활 원칙에 항상 적용한다.
Helms 역시 이후의 논의에서 모형 내 요소들이 발달의 단계라기보다는 각각의 정체성에 대한 상태라고 명명함으로써 개인에 따라 각 상태가 선형적으로 발달 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하였다(Helms 1995). Hardiman(2012)은 최근 문헌에서 인 종과 성별, 성적 지향, 종교 등 다른 정체성과의 교차성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고 제안하여 모형이 처음 발표된 이후에 진행된 다양한 정체성에 관련한 논의를 반 영하였다.
4. 한국에서의 적용 시사점
상담자 역량을 논의함에 있어 다문화 상담 역량은 일반 상담 역량 못지않은 주 요한 요인이 되었다(Ratts et al. 2016).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 상담에 대한 요구 는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문화 소수자를 상담하는 한민족 상담자의 다문화 민감성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지고 있다(최가희 2018). 다수의 연구 에서 상담자 교육과정에 다문화 사회정의 상담을 포함할 것을 제안하고 있으나
(김은하 외 2019; 정지선 2020), 역량의 구성 요소인 태도, 지식, 기술 중 태도는 개인의 인식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단기간에 교육과정을 통해서 전환되기 어렵 다(Ratts et al. 2016). 북미의 백인 정체성 모형에서 알 수 있듯 주류 문화적 배경 을 가진 상담자는 다문화 소수자와의 관계에 있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재 확립할 필요가 있다. 비교적 최근에 다문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 상담 자들은 다문화 사회에서의 자신의 인종 정체성에 혼란을 겪으며 다문화 상담에 서 상담자의 역할을 정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임은미 외 2018; 위주원·
최한나 2015; 김현아·이자영 2013). 이러한 한국의 상황에서, 북미의 백인 정체 성 모형은 상담자가 자신의 다문화 상담 역량과 관련하여 태도와 인식적인 측면 에서 자신이 현재 어디에 있으며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의 다문화 사회의 특징인 1) 단일민족주의, 2) 소수자에 대한 온정주의, 3) 특권에 대한 미흡한 인식, 4) 인종적 위계주의를 중심으로 백인 정체성 모형을 이해하고 향후 적용점을 논의하고자 한다.
백인 정체성 모형에서는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개인의 이해와 태도가 주요한 요인으로 다루어진다. Helms(1984), Rowe(1994), 그리고 Sue(2022)의 모형에 서는 정체성의 발달이 사회의 인종차별주의에 동조하는 모습과 이를 극복하고 자 하는 모습의 양극단 사이를 진동하며 움직이는 형태로 그려지고 있다. 북미나 다른 다문화의 역사가 오래된 사회에서는 꾸준한 사회 운동의 결과로 인해 인종 차별주의가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예를 들어, Helms(1984)의 모형에서는 인종 차별주의자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타 인종과의 접촉을 회피하는 분열 단계가 있을 만큼 북미에서는 인종차별주의자인 것은 사회적 낙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 비교적 짧은 다문화 사회 역사를 지닌 한국은 인종차별주의에 대해 사회적으로 나 개인적으로 충분히 숙고할 시간이 없었다. 특히 한국에서는 주로 단일민족의 가치를 옹호해왔는데, 이는 혈통주의에 더해 한국 전통문화를 수호하는 것으로 연결되어 타 문화 배척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김진희 2019; 강정희 2016).
이는 기존 연구에서 중고등학생의 다문화 수용성이 낮게 보고된 이유를 이 시기 의 강한 한국인으로서의 민족 정체성 때문으로 해석한 것과 일맥상통할 수 있다 (박선웅 2013; 최현 2007).
최근에는 인종차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대되어 교과서에서 단일민족주 의에 대한 언급을 의식적으로 삭제하기도 하였다(최대희 2018). 그러나 조선족 을 배제하고 탈북자를 소수집단화 하는 등 주류 한국인을 중심으로 한 계층화된 국가정체성이 단일민족주의와 비슷한 양상으로 여전히 존재하기도 한다(강진웅 2018; 2019). 이러한 단일민족주의는 상담상황에서 문화와 관련된 역전이로 나 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내담자가 본인의 문화를 한국 사회에서 향유하려할 때 상담자의 이에 대한 반감이 상담자-내담자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따라 서 한국적 맥락에서는 인종차별주의에 더해 상담자가 자신의 단일민족주의적 가치를 성찰하는 과정이 추가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사회에는 백인 정체성 모형들의 초기 단계와 같이 모두가 동등한 기 회를 가지고 있고 차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고 또한 팽배하지만 동시에 이와 상충하는 다문화 소수자에 대한 온정주의 또한 공존한다. 특히 다문화 소 수자에 대한 단순 접촉과 매체 중심의 노출은 온정주의로 이어질 수 있는데 많 은 연구에서 이러한 온정주의가 TV 뉴스를 포함한 모든 매체에서 예외 없이 나 타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이인희·황경아 2013; 정선주·최성보 2015). 다문화 사회의 도래로 많은 매체가 다문화 소수자를 다루고 있지만, 질적 상호작용 없 는 단순한 노출과 접촉은 다문화 수용도 향상에 기여하지 못하고(김진희 2019), 오히려 전달 매체의 시각에 따라 온정주의를 확대시킬 수 있다. 이러한 온정주 의적 접근은 여러 사회적 상황과 맞물리며 2010년대 이후 냉담주의로 발전하고 있음이 연구를 통하여 시사되기도 했다(윤인진 2016: 151). 이는 질적인 이해 없 는 단순한 온정주의는 거부감을 일으켜 백래시(Backlash) 현상을 동반할 수 있 음을 보여준다. 온정주의는 장애인 재활 상담 연구에서 많이 밝혀졌듯, 상담 관 계 형성에 악영향을 미치며 내담자의 저항을 높여 상담 효과를 떨어트릴 수 있다 (Keferl et al. 2004).
백인 정체성 모형의 순응 단계(Hardiman(1982)의 Acceptance, Sue(2022)의 Conformity)에서 개인은 사회자원의 접근도에 있어 인종 간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며, 따라서 실패를 개인의 잘못으로 귀인한다. 이는 주류인으로서 개인이 가 진 특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부터 기인한다. 특권에 대한 인식은 다문화
소수자들의 환경적 어려움을 이해하는 데 밑거름을 제공하므로 다문화 교육 및 상담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진다(정지선 2020). 다문화 소수자인 내담자들 이 상담 시간에 가정 및 법률문제, 복지와 관련된 정보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를 원하는 것 또한 그들의 환경적 어려움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그 거부감이 줄어들 수 있다(위주원·최한나 2015; 주은선·이현정 2010). 실제로 다문화 상담은 상 담 시간에 감정을 다루는 것과 함께 내담자들이 삶에서 부딪히는 장애에 대해 상 담자가 자원을 소개해줄 수 있을 만큼 준비되는 것도 상담자의 역량으로 받아들 여진다. 하지만 북미에 비해 짧은 다문화 역사로 한국의 상담자들은 주류인으로 서 개인이 가진 특권에 대한 인식이 중요함을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져(위 주원·최한나 2015) 이에 대한 적극적인 고려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백인 정체성 모형은 또한 자문화 중심주의의 단계를 포함하는데 이는 Helms (1984)의 모형에서 재통합 혹은 가독립으로, Rowe(1994)에서는 성취-지배 유 형으로, Sue(2022)에서는 순응 단계로 나타난다. 이 단계에서 상담자는 내담자 에게 주류 문화를 강요하고 다문화 소수자의 문화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은 상담 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이렇게 자문화 중심주의를 보이는 정도가 대상 인종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주은선과 이현정(2010)의 연구는 상담자들의 다 문화 내담자에 대한 위계적이고 시혜적인 태도를 보고하였는데 이러한 다른 인 종들에 대한 위계성은 북미의 백인 정체성 모형들과는 다른 점이 있다. 한국에서 타 인종에 대한 위계적인 시선은 피부색이 어두울수록, 특히 이들이 하층 노동 시 장의 수요로 유입되었거나 특정 사회계층의 결혼 수요로 유입되었을 경우 더 도 드라지게 드러난다(정현 외 2017). 이는 한민족이 백인처럼 백인이 타 인종에 비 해 능력적으로 우월하고 성실하다는 백인우월주의와 같은 인식이 있다기보다는 가난한 나라 출신이라는 무시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정현 외 2017). 출신 을 중요시하는 한국의 시각은 백인 혼혈에 대한 태도에서 알 수 있다. 과거, 백인 혼혈은 주한 미군의 역사와 함께 차별의 대상이었으나 현재에는 다른 인종과의 혼혈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차별을 적게 받기도 한다(조하나·박은혜 2013). 또 다른 예로, 사용하는 언어가 영어를 비롯한 유럽어인 경우, 차별을 적게 받거나 오히려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한민족 정체성 모형은 이러한 “출신”
에 대한 위계적인 차별적 태도의 차이에 대한 고려가 추가로 요구된다.
백인 정체성 모형의 후기 유형들은 주로 사회의 제도적인 차별에 있어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고 인식하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Rowe(1994)의 성취-반응 유 형과 통합 유형의 차이는 차별의 존재는 인정하지만, 그것에 대한 자신의 역할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따라 나누어진다. Hardiman(1982)은 다문화 사회에 서 인종 차별과 관련하여 문화적 주류인 자신의 역할을 인정한 단계를 재정의라 고 하였고 Sue(2022)는 반인종차별주의자적 행동이라고 하였다. 자신이 주류 한 국인으로서 특권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한국사회에 팽배한 다문화 차별에 어 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인식하는 것은 이후 적극적인 옹호 활동과도 관련된다. 이 는 현재 다문화 연구에서 가장 활발히 논의되는 사회정의에의 참여와도 멀지 않 다. Hardiman(1982)의 내재화 단계, Helms(1984)의 몰입/출현 단계, Sue(2022) 의 반인종차별주의적 행동단계가 이에 해당한다. 다문화 사회에서 주류인의 가 장 발전한 정체성은 차별을 없애려는 적극적인 사회 활동 혹은 사회 운동에 기여 하는 것임을 다수의 이론에서 보여주고 있어, 한국형 모형에도 이러한 고려가 필 요함을 시사한다.
지금까지 논의했듯 다문화 문제에 있어 북미의 상황과 한국의 상황은 역사적, 사회적으로 차이점이 많아 백인 정체성 모형을 한국사회에 그대로 적용함에는 한계가 있다. 미국의 인종갈등은 과거 노예제도에서 시작한 제도적 억압과 함께 이미 수 세대를 거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과 비교적 최근 이주한 다양한 이민자 의 각기 다른 이민 상황과 어우러져 있다. 한국은 뿌리 깊은 단일민족주의와 인 종차별주의, 해외 이주여성과 그들의 자녀, 그리고 분단 상황 및 재외 동포 문제 가 한국만의 사회경제적 요인과 함께 맞물려 있다. 따라서 한민족의 배경을 가진 한국의 경우, 자기 인식과 다문화 소수자에 대한 인식, 그리고 사회적, 제도적 차 별에 대한 인식과 각 역할에 대한 인식을 실증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어떤 요인들이 다문화 사회에서 한국인들의 정체성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지, 어떤 과 정을 거쳐 다문화 사회에 적합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 하다. 이러한 연구는 다문화 사회를 살아갈 모든 구성원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특 히 다문화 소수인들에게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할 상담자들의 다문화 상담 역
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5. 논의
가까운 미래에 한국은 다양한 인종적 구성과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한국에서 태어나거나 자란 다문화 소수자 집단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다. 우리의 문화가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빠르게 따라잡지 않는 이상 현존하는 인식적, 제도적 차 별로 인하여 다문화 소수자들이 경험하는 다소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는 앞으로 더욱 공고해질 것이며, 이들이 이후 한국 사회에 정착할 때 또 다른 사회적 계층 을 형성해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것으로 예측된다. 즉, 인종 차별로 인한 사회 적 갈등은 더 이상 다른 나라의 이야기로 보기 어렵다. 여기서 상담은 다문화 소 수자의 정신건강과 진로 발달을 도와줄 수 있는 중요한 사회적 도구가 될 수 있 다(정지선 2020). 하지만 상담자에게 다문화 상담 역량이 부족할 경우, 치료 관계 에서 차별 및 억압적 양상을 재생산하여 다문화 소수자의 적응을 돕는 역할을 다 하지 못하게 된다(Hays 2020). 다문화 상담 역량이 인식, 지식, 및 기술로 구성된 다고 볼 때, 상담자의 인식 변화는 교육과정만으로는 이끌어내기 어렵다. 다문화 에 대한 인식은 상담자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된 것으로 전생애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현존하는 북미의 백인 정체성 모형은 한국에 사는 한민족 배경의 상담자들이 평생에 걸쳐 자신의 인식을 평가하고 개 선하는데 시사점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북미와 한국의 다문화 사회는 그 역사적, 사회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모형을 적용하기에는 제한점이 있다. 따라 서 본 연구에서는 북미의 백인 정체성 모형을 검토하고, 현재까지의 선행 연구들 을 바탕으로 한국의 한민족 정체성 모형에는 다문화 소수자를 향한 온정주의 및 인종 계층의식, 낮은 사회적 인식에 기반한 자기 이해 부족 등의 요소들이 적극 적으로 반영되어야 할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현존하는 모형들은 오랜 논의를 거 쳐 개인이 다문화 사회에서 주류인종으로서의 정체성 발달이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논의의 시작은 선형적 모형이었으나 많은 개인
이 비선형적인 발달 모습을 보여 최근의 논의는 정체성 발달을 유형별 변화로 구 분하는 경향이 크다. 한국의 한민족 상담자의 정체성 또한 선형적 모형의 가정보 다는 유형별 분석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또한 다문화 정체성에 사회적 참여 혹은 사회 정의에 있어서 상담자의 역할에 대한 논의도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국내외의 선행 연구들을 통하여 상담자의 다문화 상담 역량 증진을 위한 한민족 주류 정체성 모형의 개발 필요와 가능성을 모색해보았다. 추후 이를 바탕으로 상담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증적 연구를 진행하여 한민족 주류 정체성 모형을 개발한다면, 한국 상담자들의 다문화 상담 역량 발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상담자의 다문화 역량 발달에는 다문화에 대한 노출 정도 및 다문화 교육 정도가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했을 때(정지선 2020), 정체성 모형 개발 연구는 다양한 노출 및 교육 정도를 가진 상담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 사회는 급속한 변화로 인한 세대 간의 차이가 크며 연령은 다 문화 수용성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주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므로(김혜숙 2007), 다양한 세대와 나이를 아우르는 상담자를 연구에 포함해야 할 것이다. 이 미 선행 연구에서 다문화 태도 척도 등을 활용하여 한국 상담자들의 다문화 관련 인식 및 태도를 측정하고 있으므로(강혜정·임은미 2012), 추후 연구에서는 상담 자의 다문화 정체성과 관련하여 질적인 접근에 더해 양적인 접근도 가능할 것으 로 보인다.
정체성 모형은 상담자뿐 아니라 다문화 사회에 사는 모든 구성원의 자기 인식 과 점검에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본 연구에서는 특히 상담자에게 주어지는 이 점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먼저, 정체성 모형은 한민족 배경을 가진 상담자로 하여금 자신이 다문화 사회에서 주류라는 인식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며, 주류 라는 인식은 자신이 다문화 소수자에 비해 특권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게 할 것 이다. 특권에 대한 인식은 다문화 상담 역량에서 주요한 요인으로 논의되어 왔다 (Arredondo et al. 1996). 다문화 소수자들이 상담자 본인들과는 다르게 많은 사 회적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할 때, 이들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자 원을 역차별로 여기거나, 이들 개인의 노력이 부족하여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다 는 편견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체성 모형은 상담자들로 하여금 자신
의 인종차별주의적인 모습을 인식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한국의 상담자들은 상대적으로 인종차별주의라는 개념에 많이 노출되지 않아 자신의 인종차별주의 적인 모습을 인식할 기회가 많지 않다. 이러한 인식 부족은 많은 연구에서 보고 되고 있으며(박주희·정진경 2008; 위주원·최한나 2015), 이는 상담자들이 내담 자를 돕고자 하는 의도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데 예상치 못한 걸림돌로 작용 할 수 있다. 상담자들이 정체성 모형을 내재화할 경우, 다문화 사회에서 갈등을 겪는 한민족 주류 내담자들이 자신이 가진 편견과 차별을 보게 함으로써 성장할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체성 모형이 내재된 상담자들은 내적 성찰을 기반으로 차별이 없는 사회를 위한 변화에 헌신하게 될 것이다. 이 는 최근 많은 다문화 문헌에서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고 다수의 백인 정체성 모 형에서 마지막 단계로 제시되고 있는 사회정의 상담 역량으로써, 상담자들이 보 다 적극적으로 내담자를 옹호하고 상담 관계를 넘어 사회 정의에 대한 옹호 활동 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사회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교신: 이윤희(고려대학교 교육학과 박사과정)([email protected])
Correspondence: Yoon Hee Lee(Doctoral Student, Departmnet of Education, Korea University) ([email protected])
2023.01.16 접수, 2023.01.22 심사, 2023.02.16 게재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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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 on the Need for Developing Racial Identity Model of Korean Counselors in the Multicultu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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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hee Eissenstat* · Su Oh Oh** · Yoon Hee Lee***
Abstract_Demand for multicultural counseling services in Korea will increase
due to the number of people with diverse cultural backgrounds, yet more efforts are required to prepare counselors regarding their awareness and attitude towards people with diverse cultural backgrounds. In North America, with a long history of multiculturalism, counselors’ racial identity is adopted as a key factor to en- hance counseling competence. Researchers have examined White racial identity models from the North America and discussed the need for Korean racial iden- tity model in the Korean context of: 1) ethnic nationalism, 2) paternalism, 3) low awareness of privilege, and 4) racial hierarchism. Korean racial identity model based on these considerations is expected to advance multicultural counseling competence among Korean counselors.
Keywords_ Multicultural Counseling in Korea, Multicultural Awareness and
Attitude of Counselors, Racial Identity Model
* First Author, Assistant Professor, Department of Psychiatric Rehabilitation and Counseling Professions, Rutgers, the State University of New Jersey, [email protected]
** Co-Author, Master Student, Department of Education, Korea University, [email protected]
*** Corresponding Author, Doctoral Student, Department of Education, Korea University, yoonheelee94
@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