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PDF www.konige

N/A
N/A
Protected

Academic year: 2023

Membagikan "PDF www.konige"

Copied!
26
0
0

Teks penuh

(1)

www.konige.kr

한국교양기초교육원

e-JOURNAL 2016. 4+5+6. vol.24

두루내한국교양기초교육원

e-JOURNAL 2016. 4+5+6. v ol.24

(2)

발간등록번호 e저널-2016-6 발행인 한국교양기초교육원장 손동현 편집위원장 김유신 교수(부산대)

편집위원 강혜정 교수(서울대), 고재석 교수(성균관대), 손민정 교수(한국교원대), 손승남 교수(순천대), 이보경 교수(연세대), 홍성기 교수(아주대), 신미나 사무국장(한국교양기초교육원) 발행일 2016년 6월

디자인·인쇄 대한정보인쇄(주) 02)2632-0416(代)

e-JOURNAL

2016. 4+5+6. vol.24

01

편집인의 말 | 김유신 편집위원장

04

권두논설 | 김기현 서울대학교 교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상

10

특별기획 | 윤원근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교양교육,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16

확대경 | 홍은실 전남대학교 기초교육원 원장

두 번의 정기개편을 통한 전남대학교 교양교육의 성과와 개선 방안

22

교양교육 현장스케치 | 고재석 성균관대학교 학부대학 교수 오래된 새로움의 가치 공유, 성균관대학교 MOOC

24

고전을 만나다 | 정용환 순천대학교 인문학부 철학전공 교수 가까운 것에서 삶의 의미를 생각하다 : 『근사록』

28

권하고 싶은 책 | 홍성기 아주대학교 다산학부대학 교수 파히드 자카리아의 『In Defence of a Liberal Education』

32

독후감 | 이세원 아주대학교 간호학과 학생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_ Albert Camus의 『이방인』을 읽고

36

두루내 카페

40

독자투고 | 가르침? 가리킴?

유광수 연세대학교 학부대학 교수

42

2012~2016 두루내 목차

편집인의 말

얼마 전에 이세돌이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 둑 대결에 패하면서 우리는 큰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 인간은 1960년도에 로켓으로 달에 착륙했다. 그 때 온세계가 이성의 위대한 승리 라며 환호했다. 이제 한층 진보된 과학의 산물 인 알파고를 바라보며 인간 이성의 더 큰 성취 로 생각하여 더 기뻐해야 할 텐데 그와 정반대 로 우리는 어떤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인간 정신은 기계와 과연 무엇이 다른가?

다시 말해 인간 정신이란 고작 컴퓨터 알고리 듬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또한 이제 곧 인 간의 많은 직업들을 인공지능이 빼앗아 버리 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전자는 우 리의 정체성과 관련된 철학적 의문인 반면에 후자는 우리 사회가 미래의 기술을 통제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다.

최근에 이러한 불신을 가중시키는 몇몇 사 건들이 발생하여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하나는 ‘묻지마 살인’이란 명패 아래 기 술된 여성 살인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가습 기 살균제로 인한 무고한 인명의 희생이다.

전자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한 개인의 불 만이나 정신적 문제가 원인인 것처럼 보이는 반면에 후자는 그 자체로 조직적인 사회적 범 죄인 것처럼 보인다. 비록 두 사건의 외양은 서로 다르지만 사실은 둘 다 지극히 사회적이 다. ‘묻지마 살인’은 우리 사회의 연대성이 파 괴되었다는 아노미 현상을 보여주고,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인명 피해는 정부와 학계 그 리고 산업체가 서로 합작하여 만들어낸 부정 으로 보인다. 이것은 우리 사회에 일어난 불 행한 비정상적 일탈 사건이라기 보다는 너무 나도 뿌리 깊은 부패가 마치 정상적인 것처럼 만연하는데서 비롯되었음을 보여 준다.

이러한 사건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기본 적인 질문을 불러 일으킨다. 무엇이 우리 사 회를 이렇게 만들었는가? 부패의 골에는 무

(3)

다. 따라서 인간다움이란 독립적으로 행동하 고 생각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 뿐만 아니라 공 동체를 위해서 일하는 것을 인생에서 가장 고 귀한 업적으로 여기는 데에서 온다. 이러한 인 간다움이 무엇인지는 윤리적 차원에 속한다.

대학의 교양교육은 점차적으로 이러한 윤리적

토대를 잃어가고 있는 우리 사회에 최후의 버 팀목이 될 수 있는 더불어 사는 능력을 가르치 는 가장 중요한 필수 과정으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유신(두루내 편집위원장, 부산대학교 교수) 관심한 채, 성과와 효율성만 노리는 노력들이

과연 가치가 있는지를 되돌아 보아야 하는 시 점에 도달했다. 우리 사회에 공동체 의식이 있는가? 우리가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기 위 해 지키고 가꾸어야 할 중요한 관계적 이치가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은 우리 사회의 기틀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윤리 문제들이다. 윤 리는 지켜야 할 당위적인 어떤 것이기 때문에 비트겐슈타인은 윤리는 사실 바깥에 있는 것 으로 보았다.

강자 중심의 윤리는 당위를 강조하지 않더 라도 강자는 지키려 할 것이다. 따라서 윤리 는 약자를 고려하는 약자 중심의 윤리가 타당 한 것 같다. 이 약자 중심의 윤리야 말로 인간 다운 사회의 근본적 토대라고 생각한다. 우리 는 이 토대를 잃어버리고 있다. 강자는 자신 만 보호하려 하고 심지어 교육조차도 강자를 지향하는 기술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이 시점에서 다시금 우리의 교양교육을 되 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교양교육조차도 이러 한 강자지향적인 교육에 동참하고 그것을 위 하려 하지 않는가 하는 반성을 해본다. 대학의 교양교육은 크게 두 가지 차원을 가진다. 하나 는 전문적 학문을 할 수 있는 기초사유 강화이 다. 이것은 단지 학문을 잘 하기 위한 도구로 서의 기술적 사유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 문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 분과학문이 어 떤 인식론적 토대를 가지고 있는지를 고려한 기초 강의이다. 단지 학문의 기초를 가르치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지식의 지구본에서 이 학문의 위치와 의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초사유 강화는 일반 학문의 기초필수를 포 용하면서 아우르는 더 넓은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시민으로 서 더불어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치는 것 이다. 창조가 필요한 시대라고 외치지만 이 창 조는 더불어 살 수 있는 동감 속에서 일어난

(4)

미래사회의 도래를 극적으로 드러내 주어 우리로 하여 금 대비할 기회를 준 것도 반가워할 일이다. 새로이 도 래하는 시대는 어떤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으며, 그 시 대는 인재상에 어떤 변화를 주고 있는가?

근대의 개인주의와 산업 자본의 발전

우리는 지금 큰 틀에서 보면 개인주의시대, 자유주 의의 시대에 살고 있다. 고대에서부터 중세에 이르기 까지는 공동체적 규범이 개인의 자유와 인권에 우선 하여, 개인의 행복과 윤리는 공동체 전체를 아우르는 규범 속에서 정의되었다. 근대가 도래하면서 개인의 존엄에 대한 자각과 더불어, 자유와 인권의 개념이 전 면에 부각되고 공동체 규범을 지배하던 국가의 위상 은 상대적으로 약화된다. 자유로운 개인의 위상이 강

화되면서 개인의 쾌락과 행복추구는 더 이상 부끄러 워할 일도, 공동체의 규범에 종속되어야 할 일도 아닌 것으로 간주되기에 이른다.

개인주의/자유주의 시대의 도래에 의하여 해방된 쾌락과 행복추구의 권리는 과학의 발전과 결합하여 산업발전의 동력을 제공한다. 필요와 욕구의 만족을 위한 시도는 산업을 발전시키고, 개인은 또 다시 새로 운 욕구를 창출하고, 이는 다시 산업발전의 동력을 제 공하는 순환이 시작된다. 이 과정은 부가가치를 더 효 율적으로 창출하기 위한 매체의 발전을 촉진시키고, 이는 1차에서 4차로 이어지는 산업혁명의 근간을 이 룬다.

권두논설

인공지능은 1960~70년대에서부터 발전하여 인간의 지능을 대체 하기 위하여 인간 자신에 의하여 개발되었다. 물론 그 배경에는 컴퓨 터과학의 발전이 가로놓여 있다. 지능이란 문제를 푸는 능력이고, 이 부분을 컴퓨터가 대신하면서 나타난 것이 소위 인공지능이다. 인공지 능은 생산공정의 자동화 등을 통하여 인간의 노동을 기계가 대신하게 하였고, 인간의 자연적 지능을 통하여 측정할 수 없는 것을 측정할 수 있게 해주었다. 다양한 산업적 효용성에 힘입어 인공지능에 많은 인 적 물적 자원이 투여되었고, 인공지능은 1980년대 정체기가 있었지 만 전체적으로 꾸준한 발전을 이루었다.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른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그에 어떻게 대비 하여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알파고가 이세돌에 압승하며 이 논의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사실 알파고의 승리는 시간 문제이지 결과 자체는 놀랄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빨리 나타났다는 것 이외에는 말이다. 오히려 반가워 할 일이다. 반가워 할 이유는 두가 지다. 우선은 인간을 유익하게 하는 지식과 기술의 발전이 빨리 진행되 고 있음이 기뻐할 일이고, 둘째는 예견되었지만 피부로 느끼지 못하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상

글 김기현

서울대학교 교수

(5)

부를 구성하게 된다. 이 상황에서는 컴퓨터가 얼마나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가 뿐 아니라, 얼마나 인 간에게 매혹적으로 또는 친근하게 작동하는가도 상품 성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된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산 업계 전반의 중요한 변수가 되고, 창조산업의 특징이 산업계 전반으로 이어지면서 오늘의 경제를 창조경제 라고 부르게 된다.

알파고 사건은 이미 벌어지고 있던 세상의 변화 -스마트폰이 우리의 기억을 대체하고, 네비게이션이 공간 지각을 대신하며, 계산기가 계산능력을 대체하 는- 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주었을 뿐이다. 인공지능의 4차 산업혁명은 앞으로의 세계는 정보를 저장하고 그 에 기반하여 문제를 푸는 작업은 더 이상 인간의 몫 이 아닐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일들은 인 공지능이 담당할 것이며, 인간에게 필요한 능력은 새 로운 문제를 던지는 능력이다. 이전에 생각해보지 못 한 문제를 던지고 그 해결을 위한 틀을 구상하는 능력 은 먼 미래의 인공지능은 몰라도 한동안은 인간의 몫 으로 남을 것이다. 창의성을 정확히 정의하기는 어렵 지만,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문제를 던지고, 이 전에 없던 방식의 생각의 틀을 구성하는 것이 창의성 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지금 다가오는 세계는 지식 과 더불어 창의성이 같은 비중으로 또는 더 무겁게 강 조되는 세계다.

첫째 화두: 창의성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개 인들의 욕구를 가장 효율적으로 만족시키고자 하는 이념은 근대에서 시작하여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20세기 후반으로 들어서며 새로 운 기류가 추가된다. 소위 창조경제의 이념과 인공지 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조류다. 이 두 조류 가 새로운 시대의 인간의 비전을 구성하는 데에 중요 한 요소로 작용하다.

창조경제와 관련된 흐름은 20세기 후반 영국을 중 심으로 형성된다. 부가가치 최대화의 시도는 새로운 산업영역에 사람들이 눈뜨게 만든다. 영화, 드라마, 패션, 산업디자인 등으로 대변되는 문화 산업 영역이 다. 이 영역이 기존의 산업영역에 비하여 효율성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많은

자본이 몰리게 된다. 그러면서 소위 ‘창조산업cre- ative industry’이라는 용어가 만들어지고, 처음에는 문화산업을 가리키는 목적으로 쓰인다.

지식기반의 기존 산업에서는 무엇을 알며, 아는 바 를 어떻게 상품으로 만드는가가 경쟁력의 핵심을 이 룬다. 예를 들어, 작은 반도체 내에 얼마나 많은 메모 리를 담는가는 과학적 지식과 그를 적용하는 기술의 함수다. 그러나 산업디자인과 같은 문화 산업에서는 지식과 기술보다는 사람을 매혹시키는 창조적 아이디 어가 경쟁력의 핵심을 이룬다. 아이디어가 강조되는 창조산업의 정신은 이후 기존의 문화산업 영역에 머 물지 않고 기타의 산업영역으로 확장된다. 인간과 밀 접히 관계를 맺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 면서, 컴퓨터는 마치 인간의 마음과 신체의 일부처럼 된다. 사물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하여 우리와 연결되어, 단지 대상적 도구에 머물지 않고 환경의 일

(6)

둘째 화두: 감성

인공지능 시대로의 이행에서 주목하여야 할 두번째 조류는 감성이 강조된다는 점이다. 앞에서 언급하기 는 하였지만,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 사회의 발전은 기기 및 환경과 인간의 관계의 본성을 변화시 킨다. 산업기술 사회에서 기계와 환경은 정복의 대상 이며, 이용하여야 할 수단이다. 그러나 정보통신기기 들은 이제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과 신 체의 일부를 이루게 된다. 핸드폰은 단순한 수단이 아 니라, 우리 마음의 일부의 기능을 위탁받은 마음의 확 장자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사회적 관계의 중요한 구 성요소로 자리를 잡고, 사물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이 핸드폰은 다시 사물과의 관계를 구성하게 된다. 마음 이 확장되면서 사물과의 경계, 타인과의 경계가 이전 처럼 명백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정보통신으로 점철된 외부환경과 내가 얽히

면서, 이제 정보통신 기기는 물론이고 주변의 사물에 대한 기대가 달라진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내가 바라 는 일을 수행하는가가 주변의 기기에 대한 기대였다 면, 이제는 주변의 기기들이 나의 태도와 기대에 적합 하게 작동하기를, 다시 말하면 나의 몸의 일부처럼 작 동하기를 기대하며 나의 기분을 만족시켜 주기를 기 대하게 된다. 정보통신의 중요한 연구분야의 하나인 HCI (Human Computer Interaction: 인간-컴퓨 터 상호작용)의 관심사가 이전에는 컴퓨터와 사용자 의 인터페이스를 효율성의 측면에서 최적화하는 데에 관심을 갖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 에서 점차 사용자의 태도, 취향, 감성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기기를 디자인하는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으로 이동하는 것도 이러한 경향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감성 충족의 욕구가 부각되는 것을 단지 인 터넷시대 산업구조의 재편에 따른 변화로만 보아서는

안된다. 이는 근대 이후 시작된 무한경쟁에 지친 오늘 의 우리의 자화상을 반영한다. 개인의 존엄과 행복추 구의 권리라는 이름 하에 시작된 욕구충족을 향한 무 한경쟁은 사회주의 운동의 붕괴 이후 신자유주의라는 이름 하에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사람들은 이 러한 신자유주의의 흐름에 피곤함을 느끼면서도 정서 적 안정과 유대를 향한 마땅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포괄적 시대적 갈급이 산업계에 이어져 감성과 부합하는 기기 및 상품에 대한 욕구로 표출되 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마치며

4차 산업혁명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창의성과 감성의 화두 아래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 같

다: 감성을 포함한 인간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기 존의 사고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인재. 새로운 시대의 산업환경이 이러한 인재를 요구 할 뿐 아니라, 무한경쟁에 지친 사회적 상황이 이러한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결국 새로운 인재는 인간에 대 한 이해를 중심에 놓고 각 분야의 전문지식과 연결시 킬 수 있는, 아울러 호기심과 모험심을 갖춘 그런 재 목이어야 한다. 이런 재목은 교육을 통하여 육성될수 밖에 없다. 우리의 교육이 추격경제의 덫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할지 곰곰이 그러나 신속히 생각하여야 할 시간 이다.

김기현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학/석사과정을 수료하고 미국 아리조나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미국 오클라호마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서울대 인문대학 교학부학장, AFP부주임, 한국인지과학회 회장, 2008세계 철학대외 한국조직위 사무총장, 대통령직속 인문정신문화 특별위원회 위원을 맡은 바 있다.

현재는 서울대학 철학과/인지과학협동과정 교수로 재직 중이며, 철학지 철학적 분석 편집장과 중앙일보 컬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현대인식론’(민음사)와 다수의 논문이 있다.

(7)

특별기획

운 좋게도 나는 후마니타스 칼리지 출범 당시부터 중 핵 교과1 <인간의 가치 탐색>과 중핵 교과2 <우리가 사 는 세계>의 강의를 담당하였으며, 처음 몇 학기 방학마 다 이 두 과목의 교재를 만들고 개정하는 편집 위원으로 활동하였다. 또 나는 후마니타스 칼리지의 설립 취지에 맞게 보다 좋은 강의를 제공하기 위해 몇 년에 걸쳐 한 달에 두 번 씩 정기적으로 실시된 중핵 교과 워크샵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였다. 참고로, <인간의 가치 탐색>은 학생들이 유사 이래 인류가 추구해 온 다양한 가치들을 학습해, 평생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 아갈 수 있는 기초체력을 쌓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과목이 고, <우리가 사는 세계>는 학생들이 인류 문명의 자산으 로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현대문명의 성취들을 공부 하고 현대문명이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탐 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과목이다.

교재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또 중핵 교과 워크샵 에 참여하면서 나는 ‘좋은 교양교육이란 무엇인가? 궁극 적으로 무엇을 가르쳐야 성공적인 교양교육이 될 것인 가?’에 대해 나름대로 깊이 고민하였다. 고민의 결과 나 는 ‘동감과 창조’가 교양교육이 추구해야 할 양대 축이라 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나는 이 결론을 각 대학 교양교육 담당 교수님들과 나누고 싶다.

수학자로 시작해 물리학자, 시인, 극작가, 발명가 등 으로 활약하며 ‘20세기의 르네상스인’으로 불린 브로노 우스키(J. Bronowski)는 『과학과 인간의 미래』라는 책에 서 과학의 진리 탐구 활동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변

화를 거부하는 가치’와 ‘변화에 기여하는 가치’가 모두 필 요하다고 말했다. 변화를 거부하는 가치들은 인간에 대 한 존중, 정의(공정성), 합당한 명예, 관용 등이며, 변화 에 기여하는 가치들은 독립성, 독창성, 이견, 자유 등이 다. 과학에 대한 브로노우스키의 논의는 인간 사회에도 적용될 수 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가치들은 인간 사회의 안정성을 보장해 주는 튼튼한 기반이 되고, 변화에 기여 하는 가치들은 새로운 것을 창출해 인간사회가 끊임없이 발전하도록 한다.

동감은 변화를 거부하는 가치들의 인간적 뿌리이다.

인간에 대한 존중, 정의, 합당한 명예, 관용은 인간의 자 연스런 동감을 근거로 해서 생겨나는 가치들이다. 반 면에 창조는 변화에 기여하는 가치들의 열매이다. 독립 성, 독창성, 이견, 자유가 보장될 때 창조 활동이 활발하 게 이루어진다(독창성과 창조는 다르다. 독창성이 공적 인 인정을 받을 때 창조가 된다). 뿌리가 튼튼하고 열매 를 많이 맺는 나무가 좋은 나무이듯이, 동감이 두텁게 받 쳐주면서 창조 활동이 활발한 인간과 사회가 좋은 인간 이고 좋은 사회이다. 동감과 창조가 서로 조화를 이룰 때

‘더 좋은 인간, 더 좋은 세계’가 실현될 수 있다.

동감과 창조의 중요성은 애덤 스미스(Adam Smith)가 이상적인 인간사회로 제시한 자연적 자유체계를 통해 잘 논증될 수 있다. 그는 여러가지 조건 때문에 자연적 자유 체계가 완전히 실현되기 어렵다고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인간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보편적인 조건이라고 보았다. 자연적 자유체계는 모든 구성원이 인간의 본성 글 윤원근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교양교육,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동감과 창조(sympathy & creation)

경희대학교는 교양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선구적 안목과 사명 의식 을 가지고 2011년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신설하였다. 후마니타스 칼리 지가 “더 나은 인간, 더 나은 세계를 향한 교육”을 모토로, 21세기 교 양교육의 패러다임을 확립하기 위해 달려온지도 벌써 5년이 지났다.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인문·사회·과학을 통합하는 세 개의 융합적 중핵교과(<인간의 가치 탐색>, <우리가 사는 세계>와 2016부터 운영 되는 과학 교과 <빅뱅에서 문명까지>), 시민적 역량과 실천력을 함양 시키는 시민교과, 사유와 표현능력을 키우는 글쓰기, 소통 역량으로서 의 외국어 등 4개 교과를 공통 필수교과로 정하고 있다. 여기에 우주, 생명, 상징, 역사, 문화, 윤리, 수량 등 7개 주제 영역별 배분이수 교 과, 예술·체육, 고전읽기 분야를 아우르는 자유이수교과들이 개설하 고 있다(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2016년 가이드 북). 경희대가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시작한 후 여러 대학교들이 교양교육의 중요성 을 새롭게 인식하고 나름대로 교양교육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고 있다.

(8)

을 자유롭게 발휘하고 표현할 때 이루어지는 사회의 모 습이다. 그는 자연적 자유체계가 ‘사물의 자연적 진행’과

‘인류의 자연적 감정’, 두 차원으로 이루어진다고 보았 다. 사물의 자연적 진행은 창조와 연관되어 있고, 인류 의 자연적 감정은 동감과 연관되어 있다.

사물의 자연적 진행은 인간 외부의 물리적 자연(물질 세계)과 관련해서 일어나는 인간의 삶을 말한다. 이것은 물리적 자연에 대한 지식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사물의 자연적 진행에 잘 따르는 자질 을 갖추면 특정한 인간이나 인간 집단은 많은 생산적인 결과를 손에 넣을 수 있다. 부지런하고 신중하며 용의주 도한 사람은 사업에서 성공하고, 반대로 게으르고 무분 별하며 준비가 소홀한 사람은 사업에서 실패하는 것, 목 표에 가장 적합한 수단을 강구하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것은 모두 이 차원에 속한다. 또 과학의 발명과 발견도 이 차원에 속한다. 창조력이 뛰어난 사람은 사물의 자연 적 진행과 관련하여 우수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창조 는 상상력을 통해 사물의 자연적 진행속에서 새로운 질 서를 찾아낼 때 가능하다. 창조는 과학이나 예술을 포함 해 모든 인간 활동에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 사회의 변화 에 기여하는 가치들인 독립성, 독창성, 이견, 자유가 보 장될 때 창조는 가장 잘 일어난다.

이와 달리, 인류의 자연적 감정은 인간의 마음에서 고 유하게 반응하는 감정들을 말한다. 어떤 사람이 진실하 고 정의로우며 인간애가 많다면 인류의 자연적인 감정은 그를 ‘선한 사람’으로 여기고 신뢰와 존경과 사랑을 나타 낼 것이다. 반대로 그가 거짓되고 불의하며 무자비하다

면 사람들의 자연적인 감정은 그를 ‘악한 사람’으로 여겨 불신과 경멸과 분노를 나타낼 것이다.

스미스에 의하면, 인류의 자연적 감정은 동감을 중심 으로 작용한다. 동감은 동료 인간의 기쁨, 슬픔, 고통, 분노 등과 같은 감정에 대한 동료 감정을 의미한다. 영화 볼 때나 책을 읽을 때 주인공이 부모를 잃고 슬퍼하는 장 면이 나오면 마음이 찡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흐 를 때가 있다. 또 주인공이 악당의 꾐에 빠져 부당한 누 명을 쓰고 고통을 겪으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런 게 바로 동감의 예이다. 동감 현상은 특별한 부류의 사람 에게만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서 찾 아 볼 수 있다. 이탈리아 파르마 대학교의 리촐라티(G.

Rizzolatti) 교수는 이처럼 동감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는 세포를 인간의 뇌 속에서 발견하고 그것을 ‘거울신 경세포’라고 불렀다.

동감과 유사한 용어로 공감과 교감이라는 용어가 서 로 혼용되고 있으므로 정리가 좀 필요하다. 감정의 일치 가 큰 순서대로 배열하면, 동감>공감>교감 순이다. 동감 은 관망자가 당사자의 상황과 감정에 두 발을 다 담그는 것이라면, 공감은 한 발만 담그는 것이고, 교감은 발을 걸치기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거울 신경세포를 통해 인간은 동료 인간의 감정에 동감할 수 있는 본성을 갖고 있다. 동감의 본성을 바탕으로 해서 우리는 공감과 교감의 능력을 배양하고 습득할 수 있다. 동감, 공감, 교 감은 인간들 간의 소통에 매우 중요하다. 동감이 보다 잘 일어나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상황에 대한 관망자의

따뜻한 관심과 관망자가 함께 동감할 수 있는 정도까지 자신의 열정을 억제하려는 당사자의 냉정한 절제가 필 요하다.

동감 현상에 근거하여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서로의 행위에 대해 동감하는 것과 동감하지 않는 것을 관찰해 서 일반화하면, 우리는 인간사회의 도덕 원칙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우리 모두는 대중 가운데 한 사람에 불과하 며, 어떠한 점에서도 다른 사람들보다 나을 것이 없다.

만약 우리가 맹목적으로 자신을 다른 사람들에 우선시킨 다면 우리는 분개와 혐오와 저주의 정당한 대상이 될 것 이다.> 우리는 이러한 도덕의 일반 원칙을 ‘맹목적인 자 기 우선 거부 원칙’이라고 부를 수 있다. 동감 원리에 의 하면, 어떤 사람이 맹목적으로 자신을 우선시키는 정도 가 클수록 그는 동료 인간의 반감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반대로 맹목적으로 자신을 우선시키지 않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정도가 클수록 그는 동료 인간의 동 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변화를 거부하는 가치들인 인 간 대한 존중, 정의, 합당한 명예, 관용은 동감의 뿌리에 서 생겨난 맹목적인 자기 우선 거부 원칙 안에 포함된다.

사물의 자연적 진행과 인류의 자연적 감정은 서로 별 개로 작용한다. 사물의 자연적인 진행은 인류의 자연적 인 감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신에 순응하는 유능하 고 창조적인 강자를 보상하고 거스르는 무능하고 비창 조적인 약자를 처벌함으로써 자연도태와 적자생존의 원 칙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그러나 인류의 자연적인 감정 은 그러한 차원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진실, 정의, 인간 애를 발휘하는 선한 사람이 신뢰와 존경과 사랑의 대상 이 되고 거짓, 불의, 무자비를 저지르는 악한 사람이 불

신, 경멸, 분노의 대상이 되도록 하려고 한다. 따라서 사 물의 자연적인 진행과정은 유능하고 창조적인 악인(惡人 )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인류의 자연적인 감정은 무능 하고 비창조적인 선인(善人)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자연의 두 차원이 일치한다면 즉, 선한 사람이 유능하 고 창조적이어서 성공하고, 반대로 악한 사람이 무능하 고 비창조적이어서 실패한다면 인간사회를 포함하는 자 연 세계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이 두 차원은 일치하지 않는다. 사물의 자연적인 진행은 유 능하고 창조적인 악인이 무능하고 비창조적인 선인보다 우위에 서게 만듦으로써 인류의 자연적인 감정에 충격을 주는 많은 결과들을 산출한다. 이런 경우 인류의 자연적 인 감정은 도덕적으로 분노하면서 사물의 자연적인 진행 에 개입하여 이를 교정하려고 시도한다.

(9)

‘자본주의 위기 담론’은 이러한 교정 시도의 한 사례이 다. 사회주의가 몰락한 후 의기양양하던 자본주의가 위 기를 맞게 된 근본 원인은 사회주의에 대한 승리를 시장 의 승리로 단정짓고 과도하게 시장주의를 추구한 것에 있다. 과도한 시장주의가 왜 문제를 일으키는가? 그것은 사물의 자연적 진행 차원에서 효율성과 경쟁력을 지나치 게 강조한 나머지 인류의 자연적 감정에 상처를 입히는 많은 해악들을 초래한다. 위기 해결을 위해 자본주의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나오지만 설득력 있는 해 법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특별한 비책이 없어 보인다.

시장은 인간 현상이다. 따라서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기 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위기 해결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이다. 그것은 인류의 자연적 감정을 무시한 채 작동하는 사물의 자연적 진행을 교정해 인류의 자연적 감정에 순 응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물의 자연 적 진행이 동감의 토대를 벗어나게 되면 도덕이 파괴되 고 사회질서가 무너진다.

스미스는 『도덕 감정론』(1759)에서 동감을 중심으로 인류의 자연적 감정을 분석하면서 도덕의 일반원칙(맹 목적인 자기 우선 거부 원칙)을 제시하였고, 『국부론』

(1776)에서 부를 창출하는 사물의 자연적 진행을 분석 하면서 정치-경제학 원리를 제시하였다. 시장은 화폐를 매개로 끊임없이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는 사물의 자연적 진행 과정이다. 동감에 바탕을 둔 도덕은 창조적 파괴가 왕성하게 일어나 풍요로운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안정적 인 사회적 환경을 제공한다.

동감은 인성교육의 바탕을 이룬다. 2015년 7월 21일

부터 인성교육진흥법(이하 인성법)이 시행되고 있다. 인 성교육을 법으로 제정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와는 별 도로, 인성법은 인성에서 동감의 중요성을 소홀히 취급 하고 있다. 인성법 2조 1항, 2항, 3항에 보면 “인성교육”

, “핵심 가치·덕목”, “핵심 역량”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 고 있다. 1.”인성교육”이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 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을 말한다. 2.”핵심 가치·덕목”이란 인성교육 의 목표가 되는 것으로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마음가짐이나 사람됨과 관련되는 핵심적인 가치 또는 덕목을 말한다. 3.”핵심 역량”이란 핵심 가치·덕목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실천 또는 실 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공(동)감·소통하는 의사소통 능력이나 갈등 해결능력 등이 통합된 능력을 말한다.

이 정의에 의하면, 공(동)감은 인성의 “핵심 가치·덕 목”이 아니라 그것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역량이다. 그러 나 동감은 어떤 핵심 가치·덕목들보다 더 근본적인 핵 심 가치·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동감이 예, 효,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을 더 잘 실현하도록 해 주 는 것이 아니라 동감의 덕목이 바탕이 될 때 예, 효, 정 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이 진정한 가치와 덕목 이 되는 것이다. 동감을 바탕으로 하지 않을 때 이러한 가치나 덕목들은 일방적인 요구나 지배를 정당화하는 위 선으로 타락할 위험이 있다. 아무리 상대방을 위한 사랑 의 행위라 할지라도 상대방이 그 사랑에 동감하지 않는 다면 그 사랑은 사랑이라 할 수 없다. 그런 사랑은 ‘사랑 이라는 이름의 폭력’이 될 수도 있다.

지금 한국사회는 동감의 덕목과 창조의 능력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한국인들은 효율 성에 치중한 나머지 동감의 정서가 크게 훼손되었다. 민 주주의 문명의 성숙을 위해서 동감의 덕목을 갖춘 시민 들이 필요하다. 민주주의 문명은 근본적으로 국민의 동 감을 구하는 동감 원리에 의해 운영된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결정적 이유는 동감을 무시한 일방통행 식 권위주의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대한민국은 추 격 국가에서 선도 국가로 변신하기 위해서 창조의 능력 을 갖춘 많은 인재들을 필요로 한다.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의 교양교육도 궁극적으로 동감과 창조로 요약될 수 있다.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다 양한 교과들을 통해 “인간에 대한 깊고 넓은 이해 위에 서 공감과 소통, 배려와 존중, 상상과 창조의 가치를 육 화”할 수 있어야 하고, 이와 함께 “비판적 성찰과 과학 적 사고능력을 통합하는 실천 능력”을 갖춘 “탁월한 개 인, 책임있는 시민, 성숙한 공동체 성원”을 길러내는 교 육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2016년 가이드북). 다양한 용어로 표현되어 있지만 공감 과 소통, 배려와 존중은 모두 동감의 범주에 속하는 가치 들이고, 상상과 창조, 비판적 성찰과 과학적 사고 능력 은 창조의 범주에 속하는 가치들이다.

경희대학교 미래대학리포트 2015에 보면, 7개 대학 이미지 비교에서 경희대는 공감성, 친근성, 이타성, 정

의에서 다른 대학들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얻었다. 이 네 가지는 모두 동감의 범주에 포함되는 덕목들이다. 비 록 지성과 수월성에서 6위 평가를 얻었지만 나는 경희대 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희대는 지 성과 수월성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얻었지만 공감성, 친 근성, 이타성, 정의 부분에서 낮은 평가를 얻은 다른 대 학들보다 한국사회와 인류문명을 선도하는 인재를 배출 할 잠재성이 더 클 수 있다. 한국의 교육 체계에서 지성 과 수월성이 창조 능력과 큰 관계가 없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지성과 수월성에서 낮은 평가가 나왔다고 창 조 능력이 낮은 것은 아니다. 후마니타스 칼리지가 동감 의 덕목을 토대로 교양교과 6대 원칙인 ①학제성 원칙,

②지구성, 다양성, 복잡성의 원칙, ③지평 융합의 원칙,

④비직선성의 원칙, ⑤문제 탐색의 원칙, ⑥핵심 공유의 원칙을 잘 결합시켜 융·복합적인 상상력을 자극한다면 머지않아 탁월한 인간성과 창조적 수월성을 갖춘 범지구 적 인재들이 많이 배출될 수 있을 것이다. 후마니타스 칼 리지 2기(2016-2020)를 맞아 새로 마련된 학생 주도의 자율적인 <독립연구> 교과는 창조적 인재를 길러내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흥미롭게도 경희대 조인원 총장의 교육 화두가 바로 ‘공감과 창조’이다!

현재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부산대학교 사회학과 박사

학위 논문 : 『K. Marx와 M. Weber의 사상에 나타난 독일 지적 전통의 공동체 지향성에 대한 연구』

주요 저서 : 『동감 신학』, 『성서, 민주주의를 말하다』, 『유사 나치즘의 눈으로 읽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말하다』,

『세계관의 변화와 동감의 사회학』, 『현대 사회들의 체계』 등

(10)

확대경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초·중등학교에서 길러내야 할 인 재상으로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인재는 구체적으로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 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 6대 핵심역량을 갖추도록 요구받는다. 이러한 핵심역량 중심으로 초·중 등학교의 미래교육 방향이 설정된 것과 맞물려 대학 역시 학부교육 내실화 를 통해 사회가 요구하는 다양한 핵심역량을 학생들이 갖출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개혁하고 있다. 특히 교양교육과 기초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교양 교육과정의 전면적인 개편을 통해 대학마다 고유한 핵심역량을 설정하 고 이를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남대학교 역시 이러한 핵심 역량 중심의 초·중등 및 대학교육 개혁에 대응하기 위해 학생들의 기초 능 력을 증진하고 다양한 융복합 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두 번의 정기개편을 통해 교양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교양교육과정 개편 방향 및 내용

전남대학교는 4년 주기로 교양교육과정 개편이 이루어진다. 2010년에 교양교육지원센터 설립과 더불어 2011~2014학년도 교양교육과정 개편 이 진행되었고, 최근에는 2015~2018학년도 교양교육과정을 개편하였다.

2011~2014학년도 교양교육과정 개편은 단순 지식 전달 위주의 교과목이

교양교육과정 운영

전남대학교는 교양교육 내실화와 체계적인 교양교육 과정 운영시스템 구축을 위해 핵심교양 운영 및 평가실 시, 교양교과목·표준강의안·교재 개발 지원사업, 핵 심교양 워크숍 및 글쓰기 교수법 워크숍 개최, 열린 글

쓰기 상담실 운영, 핵심교양 보고서 공모전 개최 등의 다양한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교양교육 강 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 중 대표 사업으로 핵심교양 운영 및 평가와 열린 글쓰기 상담실의 운영을 소개한다.

글 홍은실

전남대학교 기초교육원 원장

두 번의 정기개편을 통한

전남대학교 교양교육의 성과와 개선 방안

다수 편성, 학생들이 기초학력 증진이나 학문횡단형 문 제해결능력 향상보다는 학점취득 및 과목이수의 편리성 중심으로 교과목 선택, 학과에서의 교양교과목 지도 미 흡, 교양교과목을 담당하는 전임교원의 비율 저조 등의 문제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학생들이 요구 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이 될 수 있도록 교양교육 체계를 정비하였다.

2015~2018학년도 교양교육과정 개편은 이전 교양 교육과정의 개편된 내용을 유지 및 발전시키고 더불어 사회의 변화와 요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진행되었다.

기본적인 개편 방향은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을

갖춘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전남대학교 상황에 맞는 핵 심역량 설정, 다양한 형태의 융합교육을 통해 다학제 융 복합역량 강화, 자기주도적 학습과 창의·문제해결능 력 함양을 통한 실무능력 강화 등으로 설정하였다. 개편 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교양 최소 이수학점을 27학 점에서 30학점으로 상향 조정하였고, 전남대학교 6대 핵심역량을 소통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학문기초 역 량, 글로벌 역량, 비판적 분석 역량, 민주시민공동체 역 량으로 설정하였다. 또한 융복합 교육강화를 위해 융복 합 교과목을 개발하였고, 이공계 학생들의 기초 수학능 력을 증진하기 위한 교과목을 개발하였다.

<그림 1> 전남대 교양교육과정 개편 내용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 중심

•핵심교양 교과목 대폭 정비

•핵심교양 12학점 이상 이수

•기초교양 1과목 이상 필수 이수 2011~2014년 교양 교육과정 개편

•핵심역량 갖춘 리더 양성 중심

•전남대 6대 핵심역량 설정

•교양 최소 이수학점 상향 조정

•융복합 교과목 및 기초수학능력 증진 교과목 개발

2015년~2018 교양 교육과정 개편

(11)

1. 핵심교양 운영 및 평가

전남대학교는 교양교육과정이 내실있게 운영될 수 있 도록 교과목 운영 및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특히 선택 필수로 운영하고 있는 핵심교양 교과목 운영에 많 은 지원을 쏟고 있다. 이 중에서도 핵심교양 교과목의 강의 난이도와 질을 유지하기 위해 강의관리노트를 도 입하였다.

강의관리노트는 교과목 운영과정 및 결과의 집합물 로, 핵심교양 교과목의 강의 질 제고를 목적으로 2010 년 시범 도입하여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구성은 필수 제출자료와 선택 제출자료로 구분된다. 필수 제출 자료는 강의계획서, 학생 강의평가자료, 교수 강의 자 가평가자료, 과목 운영위원회 운영자료 등으로 구성되 고, 선택 제출자료는 중간평가 및 과목필독서 지도 자 료 등 기타 과목운영 참고자료로 구성된다. 강의관리노 트 요소 중 과목 운영위원회는 동일 교과목을 담당하는 교수들 간의 협의체로, 한 학기에 2회 이상 의무적으로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여, 주로 과목 운영계획 및 운영 성과, 과목필독서 선정 및 활용방법, 효과적인 교수법, 교재 및 강의안, 학생 평가방법 등에 관하여 논의하고 있다. 과목 운영위원회는 핵심교양 담당교수들로부터 과목 내용 및 교수법 공유 등에 있어 매우 도움이 된다 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핵심교양 교과목의 경우에는 해당 교과목의 성격을 이해하고 깊이 있는 사 고와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과목필독서를 최 소 1권 이상 선정하여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읽히고, 수업 중 발표 및 토론 등에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핵심교양 교과목과 담당교수를 대상으로 매 학기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평가는 핵심교양 교과목의 강 의 질 제고, 동일한 핵심교양 교과목을 담당하고 있 는 교원 간 협조체제 구축, 과목별 취약 분야 보완 및 강점 분야 강화를 통해 지속적인 교양교육 경쟁력 강 화 및 핵심교양 교과목 담당 교수의 교육력 제고 등을 목적으로 2011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평가지표는 과 목별 강의관리노트와 핵심교양 워크숍 참석, 과목 필 독서 지정 및 활용 여부 등이다. 평가 결과를 바탕으 로 과목의 경우에는 최우수 1과목과 우수 4과목(영역 별 1과목씩)을 선정하여 소정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기초교육원에서 주관하는 사업참여 시 인센티브를 제 공하고 있다. 평가 기준에 미달한 교과목에 대해서는 간담회를 개최하여 효과적이고 내실있는 과목 운영을 유도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평가 결과가 낮은 과목 에 대해서는 분반 수 축소 등의 불이익을 주고 있다.

교수의 경우에는 영역별로 2명씩 우수 교수를 선정하 여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핵심교양 운영 및 평가는 담당교수들로 하여금 핵심교양의 정체성 에 맞게 과목을 운영하고 지속적으로 수업의 질을 개 선하도록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2. 열린 글쓰기 상담실 운영

열린 글쓰기 상담실은 온라인과 면대면으로 글쓰기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온라인 글쓰기 상담은 국내 대학 최초로 ‘대학생 글쓰기 상담 도우미’를 양성하여, 의뢰자와 상담 도우미와의 상호작 용을 통해 학생의 기초역량 증진 및 글쓰기 피드백 활성 화 측면에서 전남대 및 타 대학의 주목을 받아왔다.

온라인 글쓰기 상담은 학생이 누리집을 통해 글쓰기 상담을 요청하면, 글쓰기 상담 교육을 받은 3~4학년생 으로 구성된 대학생 상담 도우미와 대학원생 상담 도우 미가 글의 주제, 구성, 표현 측면에서 온라인을 통해 피 드백을 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원칙적으로 상담 도 우미는 학생의 글을 직접 수정해 주지 않고, 보다 나은 글을 쓸 수 있도록 상담 의뢰인에게 조언을 해주는 방향 으로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 면대면 글쓰기 상담은 박 사급 전문 상담가가 의뢰자와 직접 만나 글쓰기 상담을 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상담 소요시간은 30분 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면대면 글쓰기 상담 시에도 온라인 글쓰기 상담과 마찬가지로 학생의 글을 직접 수 정하지 않고, 조언을 해 주는 방향으로 피드백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열린 글쓰기 상담실은 학생들이 편리하게 글쓰기 상 담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일상적으로 제공하였다는 점 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글쓰기’ 교과나 ‘핵심교양’

수강생의 경우, 담당 교수로부터 자신이 쓴 글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일반 교과 수강생 은 자신이 쓴 글을 피드백 받아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열린 글쓰기 상담실이 운영되면서 대학생 및 대학원생에게는 상담을 일상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된 것이다. 특히, 열린 글쓰기 상담 실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학생이 글쓰기 상담 내용에 대 해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학생 이 언제든지 자신의 글을 상담 받을 수 있고 그 상담 내 용 또한 만족스러울 만한 것이었다는 점은, 열린 글쓰기 상담실의 큰 성과라 볼 수 있다. 실제, 2015학년도 2학 기에 열린 글쓰기 상담실을 이용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결과, 온라인 글쓰기 상담 만족도가 4.49/5.00점으로 나왔으며, 온라인 글쓰기 상담 프로그 램의 추천도는 98.9%가 나와 이용 학생들은 상담 내용 에 대해 만족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년도 글쓰기 상담 건수 상담 도우미 수

2013 온라인 1,545건 학부생 36명, 대학원생 14명

2014 온라인 1,376건, 면대면 41건 학부생 31명, 대학원생 12명 2015 온라인 1,873건, 면대면 172건 학부생 35명, 대학원생 13명

<표 1> 최근 3년간 열린 글쓰기 상담실 운영 현황

(12)

교양교육과정 성과 및 개선 방안

교양교육과정의 운영 성과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창조 및 통합 역량을 갖춘 융 합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2015~2018학년도 정기 개편을 진행하면서 융복합 교 육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사회 및 학문적 변화 요구에 대응하고 학생들의 융복합 지식 및 능력 향 상을 위해 2015학년도에 융복합 교과목 개발 사업을 진 행하여 <철학하는과학>, <미디어문화와디자인>, <삶과 지적대화> 3과목을 개발하였다. 또한 융합교육 강화를 위해 학문계열별 교양교과목 교차 이수 지침을 강화하 였다. 예를 들어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은 이공계열 교양

교과목을 최소 9학점 이상 이수해야 하고, 이공계열 학 생들은 인문사회계열 교양교과목을 최소 12학점 이상 이수하도록 하였다.

두 번째 성과는 체계적인 교양교육과정 운영 및 평 가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교재 및 표준강의안 사업 을 통해 교양교과목의 수업 질 개선을 지원하고 있고, 매 학기 핵심교양 워크숍 및 글쓰기 교수법 워크숍을 개최하여 담당과목 교수들의 교수역량을 강화하고 있 다. 또한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핵심교양 교과목의 경우 에는 매 학기별로 과목과 교수를 평가하여 그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전남대학교는 2015년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을 통해 교 양교육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하였다. 컨설팅 결과 전남 대학교 교양 교육과정의 문제와 개선사항이 몇 가지 제 안되었다. 전남대학교는 이러한 제안을 반영하여 교양 교육과정의 개선 방안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먼 저, 학생들의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양교 과목을 활성화하려고 한다. 현재 학과 선택필수로 운영 하고 있는 글쓰기 교과목의 경우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학 과에서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글 쓰기 과목의 교육 질 향상을 위해 글쓰기 전문강사 위주 로 과목을 이끌어가려고 한다. 또한, 2016학년도부터 신설한 말하기 교과목을 지속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 이다.

2015년 한국교양기초교육원 컨설팅에서는 일반교양 영역이 방만하게 구성되어 있고 중복 개설된 교과목이 많다는 점에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이 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향후 국내외 대학의 교양교육 과정 현황을 분석하고, 전남대학교 특성을 반영하면서 핵심 및 기초교양과의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방안을 마 련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교양교육을 전담하는 기구를 확대할 계획 이다. 현재는 기초교육원 하위에 교양교육지원센터로 있는 교양교육 전담기구를 향후에는 하나의 독립된 기 구로 조직함으로써, 교양교육과정의 기획, 운영, 평가 등의 업무를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전남대학교는 정기적인 교양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이 룩한 성과를 계승하고, 드러난 문제를 지속적으로 보완 및 개선함으로써 교양교육의 체계와 내용이 보다 견실 해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지금까지 교양교육 의 내실화를 위해 기울인 다양한 노력이 실제 수업 현장 에서 교수의 성실한 가르침과 학생의 진정한 배움을 통 한 의미있는 결실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홍은실 교수는 전남대학교에서 가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Delaware대학교 방문교수를 역임하였다. 소비자학, 소비자교육, 소비자복지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전남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생활환경복지학과 교수이자 기초교육원 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13)

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2014년부터 이미 재학생 및 일반시민을 위한 성균관대 지식 나눔 프로젝트인 S- MOOC “청어람(靑於藍)”을 시작하여, 지식 전달을 위 주의 일방적 온라인 강좌에서 탈피한 개방과 참여가 이 루어지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15년 K-MOOC 운영결과 성균관대학교에서 개설 한 <논어>와 <창의적 발상> 강좌는 10개 대학의 27개 강좌 중 수강생 누적 점유율 1위, 수강생 만족도 3위를 달성하여, 콘텐츠 우수성을 확인하였다.

2016년도에는 경영학·기초과학·어학·동양학·

인문학 분야로 확대하여, <차이나마케팅>, <생명의과 학>, <미적분학>, <세계로 통하는 한국어>, <대학중용

>, <미래로 가는 길, Al의 미래>가 준비되고 있다. 개설

강좌는 학내 공모를 통해 정책적으로 결정되었고, 수강 생 수업집중 및 만족도를 위해 가능한 8주 이내로 주차 를 구성하고 있다. 학습효과 증대를 위해 다양한 이미 지 컷과 애니메이션을 구성하고 있고, 5대 이상의 카메 라를 투입하여 영상구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한 해외 MOOC와의 연계를 통해 FutureLearn에 1개 강좌를 공개하고 있고, 올 하반기에는 Coursera와 MOU체결 을 하여 1개 강좌를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성균관대학교는 K-MOOC의 강좌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플립러닝의 방식을 활용하여 정규교과와 연계하 고 있고, 일반 수강생들에게는 이수증(Certificate)을 발급하여 캠퍼스와 강의실의 장벽을 넘어서는 교육 컨 텐츠의 실질적 확산을 시도하고 있다.

MOOC의 장점은 일방적인 사이버강의의 한계를 넘 어 개방과 소통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온라인강의 시스 템이다. 적극적인 참여와 즉각적인 피드백을 통해 온라 인에서 토론과 포럼이 이루어지고, 다양한 학생들이 스 스로 문제를 해결하여, 개인지성이 아닌 집단지성이 중 시되는 교육이 요청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숙제를 남기고 있다. 온라인에서의 상호교류가 이루어진다 하 더라도, 여전히 학습자가 고립될 수 있고, 오프라인에

서의 강좌와 달리 깊이 있는 내용보다는 개론에 가까운 내용 공유로만 그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MOOC는 분명 대학의 우수강좌와 차별화 된 콘텐츠를 발굴하여 고등교육의 확산과, 교육콘텐츠 의 국제적 이동에 발맞춰 국가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MOOC에 대한 IT 기술력의 보완과 교육방법에 대한 고민은 고등교육의 역할을 다 시금 성찰하고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공개강의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s)가 대학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edX, Udacity, Coursera, Futurelearn과 같은 해외 MOOC들이 하버드, MIT, 스탠퍼드 등의 명문대학 강의를 공유하고 개방하면서, 참여와 소통이 이루어지는 교육혁 신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교육부도 대학의 열린 고등교육의 역할을 책임지고 국제적인 확산에 동참하기 위해 한국형 무크(K-MOOC) 강좌를 개발하고 100여개로 확대 계획을 밝혔다.

성균관대학교는 2015년부터 2개 과목을 공유하면서 K-MOOC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K-MOOC 확산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2000년부터 사이버수업에 대폭 투자하여, e-learning을 위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축 적하였기 때문이다. 사이버수업은 본래 인문과학캠퍼스와 자연과학캠퍼스로 분리된 공간적 원거리의 단점을 보완하 기 고안된 대안이었지만, 교육 격차에 따른 제약을 완화 하고 고등교육의 기회균형을 실현하는 K-MOOC에 이점 교양교육 현장스케치 글 고재석 성균관대학교 학부대학 교수

오래된 새로움의 가치 공유,

성균관대학교 MOOC

(14)

고전을 만나다

좋은 삶에 이르고자 한다면 좋은 것은 취하고 나쁜 것은 버려야 한다. 몸 건강을 위해서는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유해한 미세먼지가 포함된 탁한 공 기를 멀리해야 한다. 마음 건강을 위해서는 진실한 사람과 사귀고, 굴종을 요구하거나 속이는 사람을 멀리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 다. 자동차와 각종 산업시설이 들어찬 도시에서 미세먼지를 피하면서 깨끗 한 공기만 마시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로 복잡다단하게 얽히고설킨 사회속에서 권위적이거나 위선적인 사람을 멀리하면서 진실한 사람만을 골라 사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심신이 건강한 삶을 얻기 위해서 는 복잡한 인간관계를 끊고 도시를 떠나 깊은 산중에 은거하는 자연인이 되 어야 하지 않을까? 작금의 무한경쟁적 현실 속에서 좋은 삶이란 불가능에 가 까운 이상이 아닐까? 이러한 류의 상념에 이르면 현실에 대한 회의감에 젖기 마련이다.

과연 어떻게 하면 좋은 삶을 얻을 수 있을까? 이 물음과 관련해 이 책은 현실에 대한 치열한 반성을 통해서만 좋은 삶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의 제목에 보이는 ‘근사(近思)’라는 말에는 그러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근사’라는 말은 『논어』 『자장』 편에 나오는 “절실히 묻고 가까운 것에서 생각 한다(切問而近思)”는 구절에서 유래한다. ‘근사’란 자신의 비근한 일상에서

삶의 의미를 생각하여 깨닫는 것을 뜻한다. 근사의 윤리학에는 자신이 처한 현실로부터 이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성리학적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 이 책에 의하면 “도(道) 바깥에 사물이 없고, 사물 바깥에 도가 없다. 천지 사이에 어디를 가더라도 도(道) 아닌 것이 없 다.” 그런 까닭에 이 책의 편찬자인 주희는 현실을 근거로 하여 이치를 추구하는 학문이 야말로 참된 학문, 곧 실학(實學)이라고 정의한다. 성리학에서 현실과 이상 간의 불가분 적 관계는 “이치(理)와 기(氣)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이기론이나 “사물에 나아가 앎을 이루어야 한다”는 격물치지설(格物致知說) 등으로 종합된다.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현실적 지평에서 삶의 의미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 한다.

첫째, 우주적 지평이다. 인간의 삶은 자연과 불가분적이다. 인간의 정체성은 천지(天 地)에서 기원하므로 천지와 더불어 좋은 삶을 획득할 수 있다. 천지 안의 모든 사물은 음 양(陰陽)과 오행(五行)이라는 기(氣) 운동을 통해 존재한다. 천지 안의 만물은 뜨고, 가라 앉고, 올라가고, 내려오는 음기와 양기의 밀고 당기는 운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 역 시 그러한 기 운동을 속성으로 하여 생겨난다. 천지가 대우주라면 인간은 소우주이다.

기가 모이면 생명이 탄생하고 기가 흩어지면 죽음에 이른다. 좋은 삶이란 대자연의 섭 리에 따라 심신을 잘 영위하는 데 있다. 그러다가 기가 노쇠해 흩어질 때에는 죽음을 편 안하게 받아들인다. 이처럼 천지자연의 섭리에 공명하는 삶의 태도에는 생태학적 사고 가 깃들어 있다. 봄이 되면 식물이 따사로운 햇볕을 받아 자라나듯이, 사물들은 상호 의 존적인 방식으로 공생한다. 이 책에서는 사물들 간의 상생적인 이치를 가리켜 “살리고 살리는 이치(生生之理)” 혹은 인(仁)이라고 말한다. 공생의 관점에서 보면 천지 안의 만 물은 하나의 몸을 이루고 있다(萬物一體). 그러므로 인간은 다른 사물의 안타까운 처지 를 보면 저절로 측은지심을 느낀다. 성리학자 주돈이는 창가에 씨앗이 떨어져 자라난 풀 글 정용환

순천대학교 인문학부 철학전공 교수

가까운 것에서 삶의 의미를 생각하다

: 『근사록』

(15)

을 보고서 뽑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고 한다. 비록 그것이 이름 없는 풀에 불 과할지라도 살려는 의지(生意)가 있다고 느꼈기에 그렇게 하였을 것이다. 이 책에 의하면 “성인은 천지와 덕을 함께 하고, 일월과 밝음을 함께 하고, 사계 절과 순서를 함께 한다.”

둘째, 사회적 지평이다. 인간은 본성상 사회적 존재이다. 좋은 삶이란 사 회적 환경이 적절하게 갖추어져 있어야 가능하다. 가족구성원 간의 친밀감, 이웃에 대한 관용, 정부의 적절한 통치 등은 인류가 좋은 삶을 얻기 위해 진 화시켜온 사회적 가치들이다. 가족관계에서는 부모에 대한 효(孝), 자식에 대한 사랑(慈), 형제자매 간의 우애(弟) 등이 잘 보존되어야 한다. 또한 정부 는 인정(仁政)을 통해 시민들의 기초생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복지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이와 같은 사회적 가치들이 파괴된 상태에서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것은 나무 위에 올라가 물고기를 잡으려고 하는 것처럼 공허하기 짝 이 없다. 가족, 이웃, 국가 등과 같은 사회적 환경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으면 삶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개인이 좋은 삶을 얻기 위해서는 사 회에 정의, 평등, 협력 등의 가치가 충분하게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 사회적 지평의 건전성 문제는 무한경쟁적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가 귀기 울여야 할 부분이다. 2015년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삶의 질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아버지가 자신의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3분 에 불과하다. 이처럼 가족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포기하고서 자본주의적 무 한경쟁에서 승리한다고 한들, 그것은 큰 것을 내주고 극히 작은 것을 얻는 허무한 승리일 수밖에 없다. 개인과 사회는 동근원적이라는 점에서 가족, 이 웃, 국가 등과 관련한 사회적 가치의 퇴보 속에서 좋은 삶을 얻기를 기대하 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셋째, 심신적 지평이다. 스스로 직접 깨달음을 얻는 것을 일러 자득(自得)이라고 한다.

이 책은 자득을 중시한다. 자득의 주체는 몸과 마음이다. 마음속 생각은 몸을 통해 밖으 로 드러나며, 몸은 밖의 사물과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마음과 몸과 사물의 불가분적 연계성을 상즉(相卽)이라고 부른다. 상즉의 관점에서 보자면 세계와 나는 하나의 이치를 공모적으로 드러낸다(物我一理). 사물의 이치를 관찰하는 것은 곧 자신을 알아가는 것과 이어져 있으며, 자신의 심신을 살피는 것은 곧 사물의 이치를 깨닫는 것과 이어져 있다.

그러한 점에서 삶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부터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서는 자신의 심신을 돌아보면서 점차 사물의 이치를 깨우쳐 나가기를 멈추 지 않으면 어느 날 확연하게 알게 된다고 말한다.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물음이 있어 야만 삶의 의미에 다가설 수 있다. 그런 까닭에 “군자는 자신의 행위를 돌아봄으로써 덕 을 닦는다.”

아무리 그럴듯한 지고의 이념일지라도 현실과 괴리되어 있다면 공허함을 면치 못한 다. 반대로 삶의 이치에 대해 깊게 사색하지 않는 현실주의는 삶의 의미에 다가가지 못 한다. 이 책에 의하면 본체와 현상은 그 뿌리가 하나이다(體用一原). 달리 말하면 현실과 이상은 틈을 용납하지 않는다(顯微無間). 현실과 이상 사이에 털끝만큼이라도 틈이 벌어 지면 맹목적 이기주의나 체념적 허무주의 중 하나로 떨어지게 된다. 오직 현실적 지평에 서의 치열한 반성과 개혁을 통해 이치를 궁구할 때라야 좋은 삶에 다가갈 수 있다(下學 而上達).

주희·여조겸 편찬

정용환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순천대학교 인문학부 철학전공 교수다. <동양철학고전입문>, <감성철학> 등을 가르치고 있으며, 저서로는

『인(仁)의 재발견: 사랑과 협력의 근거』, 『철학적 성찰로서 유교론』 등이 있다.

(16)

2014년 1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나는 여러분에게 분명히 말하겠지만, 미국인은 예술사 학위보다는, 잠재적으로 숙련된 제 조업이나 무역으로 훨씬 더 많은 것을 성 취할 수 있습니다”라는 놀라운 혹은 놀랍 지도 않은 발언을 하였다. 그러자 미국 텍 사스 오스틴 대학의 예술사 교수 앤 콜린 스 존스(Ann Collins Johns)는, 그녀 자신 은 오바마의 열렬한 지지자이지만, 백악관 웹사이트에 항의의 글을 올렸다. 놀랍게도 오바마 대통령은 그녀에게 사과의 편지를 자필로 써서 보냈다:

그러나 오바마 자신도 자유학예에 속하는 전공을 학부에서 공부하였지만(정치학) 그 의 언급은 단순한 실언만은 아니었다. 현재 미국에서는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주정부 에서 자유학예전공자에 대해 대학 등록금 보조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있으며, 오바마의 발언도 이런 맥락과 분위기에서 나온 것이었다. 미국의 이런 행태에 대하여 『자유의 미 래』의 저자인 자카리아(Fareed Zakaria)는 2015년 『In Defence of a Liberal Educa- tion』 이라는 책을 썼고, 여기서 그는 “현재 워싱턴에서 자유학예에 대한 지원을 줄이자 는 데에 드물게 볼 수 있는 민주당, 공화당 양당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비꼬고 있다. 어 쩌면 미국도 한국처럼 산업수요와 대학의 인력배출이 상응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특히 쉐일가스로 인해 미국 제조업이 부활하면서 기술인력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자카리아는 이 책에서 전통적인 자유학예교육을 통해 (1)글쓰는 법, (2)말하는 법 그 리고 무엇보다도 (3)배우는 법을 배울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즉 그는 응용학문의 경 우 수년만에 현재의 지식이 낡은 지식이 될 수 있는 기술변화의 시대에는 높은 학습동 기와 탐구열로 평생 자기교육의 기반이 되는 기본역량을 함양하는 자유학예교육의 중요 함을 역설하고 있다. 이 책에 대한 자카리아와의 인터뷰에서 템플대학교에서 교양강의 를 하는 철학교수 조단 샤피로(Jordan Shapiro)가 자기 대학의 학생들은 교양교육(Gen Ed)을 자유학예교육으로 간주하면서, “교양교과목은 자신들의 진정으로 선택한 것이 아 니라 강요된 것이라며 일종의 시간낭비”라는 주장을 한다고 말하자, 자카리아는 이렇게 답한다. “그들은 아마 경영학 수업을 듣고 싶어할 거예요. 학생들은 교육을 받는 이유를 오로지 첫 직업을 얻기 위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허지만 어떤 비즈니스를 하던 당신이 배워야 할 것은 극히 기초적인 것이기에 직장에서 3개월이면 배울 수 있습니다.

18세에서 24세 사이의 귀중한 시간을 회사마다, 산업마다, 분야마다 다른 이런 기계적 인 일을 배우는 데에 투자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파히드 자카리아의

『In Defence of a Liberal Education』

한국에서는 『하버드 학생들은 더이상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는다』라는 ‘괴상한’ 제목으로 번역이 되었다. ‘Liberal Education’은 ‘자유교육’으로 번역이 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자유에 대한 이해와 관용을 키우는 교육이라는 뜻이 없지는 않지만 한국에서는 ‘자유방임교육’, ‘자유를 강조하는 교육’ 등의 오해의 소지가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Liberal Education’은 인문•사회•자연과학의 자유학예를 의미하는 ‘Liberal Arts’에 기반한 것으로 보기에 ‘자유학예교육’을 번역으로 사용한다.

앤- 나의 즉흥적인 언급에 대해 사과하고 싶습 니다. 나는 예술사의 가치에 대해서가 아니라 단 지 직업 시장에 대해서 말하고자 했습니다. 예술 사는 내가 고등학교 때에 좋아했던 과목들 중의 하나였고, 아마도 배우지 않았다면 아쉬워했을 기쁨을 삶에서 경험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습니 다. 그러니 대학 전체에 나의 주절거림에 대한 사 과를 전해주기 바라며, 그 언급은 아직 4년의 대 학생활에 대하여 미리 결정하지 않은 젊은이들이 훌륭한 삶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술훈련에 대하 여 마음을 열도록 고무시키려는 뜻이었음을 이해 해주기 바랍니다.

충심으로, 버락 오바마 권하고 싶은 책 글 홍성기

아주대학교 다산학부대학 교수

Referensi

Dokumen terkait

대학 교양교육의 역사를 일별해 볼 때, 일본 대학의 교양교육 역사는 한국 대학의 교양교육 역사와 매우 유사한 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일본은 1991년 대강화大綱化를 겪으면서 대학의 교양교 육을 전학체제全學體制 등 몇 가지 유형의 교양교육 조직을 시도하고 있는 한편,, 한국은 1995년 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