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th Korea’s Leadership Structure and Post-Socialist Transition
Ⅵ. 결론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북한의 과거 ‘종교인가족’으로 불리는 신앙공동체는 한국전쟁 이후, 특히 1958년의 대대적 탄압 이후 와해되어 개인적으로 신앙을 유 지하거나 가족·친척 내 소규모 가정예배 모임으로 생존을 유지하였다. 1972년 이 후에는 북한당국에 의해 공인 종교조직으로 일부가 동원되었고, 1980년대에는 대 외적 과시 목적 및 사회내적 필요성에 의해 공인 종교조직으로 동원되거나 개별 가정예배 모임의 활성화가 진행되었으며, 1995년 식량난 이후에는 이른바 ‘지하교 회’ 활동에 핵심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북한의 종교인가족의 존재양 식은 세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개인적 혹은 가족·친인척 중심의 모임으 로 매우 느슨한 공동체로 존재하거나, 둘째, 국가에 의해 동원된 공인 종교조직의 구성원으로 활동하며, 셋째, 지하종교의 공간에서 조직적 신앙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즉 북한의 과거 종교인가족은 북한의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 종교활동의 핵 심적 구성원이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종교인가족의 규모가 현재 어느 정도로 증가하였는지에 대해서는 개략적인 추 정 정도만 가능할 뿐이다. 6.25전쟁 이후 10만 명의 종교인가족이 생존했다고 보 면 종교인가족 1세대 중 2010년까지 생존 가능한 인구는 20%에 불과하여 그 규 모는 10만 명 보다 훨씬 작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종교인가족으로 분류·관리 되고 있는 이들은 북한의 열악한 종교적 환경에서도 60년 가까이 다양한 방법으 로 종교인가족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정부당국의 차별과 사회적 냉대 및 비판 속에서도 꾸준히 신앙의 가계를 이어오고 있다. 외적으로는 종교인가족이라 는 사회적 차별을 공감하는 집단정체성을 갖고 있고 내적으로는 결혼과 상징적 관습 유지, 상부상조 등 일상생활에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당국도 종교인 가족의 신앙 활동에 대해서는 과거로부터 내려온 개인적 차원의 신앙생활로 간주 하여 어느 정도 묵인 내지 용인해 주고 있다.
종교인 가족의 이러한 역사적 변천 과정을 살펴 볼 때, 1980년대 이후 북한의 종교활동을 단순한 외화벌이 목적으로 보거나 혹은 종교의 자유를 대내외적으로 선전하기 위한 정치적 차원으로 간주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논리라 할 수 있다. 물 론 북한당국의 이러한 대외적 과시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북한 당국이 봉수교회와 칠골교회를 건축하고 종교활동을 전격적으로 허용한 배경에는 북한 내 점증하는 과거 종교인가족들의 신앙활동에 대처하고 사회적 통합을 도모 하려는 내적 필요성도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는 북한내 종교인가족들의
끈질긴 노력과 해외가족들의 희생적 지원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북한 종교인가 족은 당국에 의해 가정예배소와 공인 종교조직에 동원되어 종교활동을 지속하고 있고, 지하 종교활동을 통해서도 신앙활동의 공간을 확대하고 있다.
북한종교의 성격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과거 종교인가족을 주의 깊게 살펴보아 야 한다. 당국의 통제 하에 종교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공인 종교조직은 과도 하게 정치화되어 있고 지하 종교활동은 정보네트워크에 포섭되어 있다. 그 속에서 종교인가족들은 2대, 3대로 내려오면서 부모들로부터 구전을 통해 신앙의 가족이 라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교리는 주설적 신앙이나 민속신앙과 혼합되어 존재하 고 있고 ‘하나님’이라든가 ‘기도’라는 개념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종교적 의례 를 거의 가져보지 못하기 때문에 신앙적 교리의 내용은 거의 없고 종교인가족이 라는 의식과 몇 가지 도덕윤리 생활지침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북한당국의 감시와 통제 하에, 때로는 통제의 눈을 피해 신앙인의 가족 정체 성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의 통제 하에 놓여 있는 공인 종교조직이나 통제 바깥에 있는 개별 가정예배 모임 또는 지하 종교활동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신앙공동체 로서의 성격으로 변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간혹 한국사회에서 공인 종교 활동에 동원된 신앙인들을 향해 ‘꼭두각시’ 혹은
‘가짜’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북한당국에서 차별적 대상으로 존재하는 과거 종교인가족이 남한에서도 비난의 대상이 된다면 이들은 이중적 차별을 받는 불행한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종교인가족의 신앙내용이 없다거나 활동이 부족하 다고 하여 폄하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앙활동이란 지식의 많고 적 음이나 수행의 연한으로 따질 수 없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북한의 종교인가족이 신앙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신앙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 록 지원 내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북한종교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 종교인가족의 존재와 역할이 중요함을 인식하여 앞으로 기독교 외에 불교와 천주교, 천도교의 종교인가족에 대해서도 실체를 밝히는데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이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 접수: 4월 13일 ■ 심사: 6월 3일 ■ 채택: 6월 13일
참고문헌
1.
단행본고태우. 북한의 종교정책. 서울: 민족문화사, 1988.
______. 북한의 종교. 서울: 통일연수원, 1992.
김병로. 북한사회의 종교성: 주체사상과 기독교의 종교양식 비교. 서울: 통일연구원, 2000.
______. 북한 종교정책의 변화와 종교실태. 서울: 통일연구원, 2002.
김흥수·류대영 공저. 북한종교의 새로운 이해. 서울: 다산글방, 2002.
류성민. 북한종교연구 Ⅰ, Ⅱ. 서울: 현대사회연구소, 1992.
______. 북한주민의 종교생활. 서울: 공보처, 1994.
박완신. 북한종교와 선교통일론. 서울: 지구문화사, 2001.
백중현. 북한에도 교회가 있나요?. 서울: 국민일보, 1998.
북미주기독학자회. 기독교와 주체사상. 서울: 신앙과 지성사, 1993.
북한교회사 집필위원회. 북한교회사. 서울: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1996.
신법타. 북한불교연구. 서울: 민족사, 2000.
양한모. 민족통일과 한국천주교회. 서울: 일선기획, 1990.
윤동현. 북한의 종교실태. 서울: 국토통일원, 1986.
정태혁. 북한의 종교실태. 서울: 국토통일원, 1981.
정하철. 우리는 왜 종교를 반대하는가?. 평양: 로동당출판사, 1959.
현대사회연구소 편. 북한종교연구 1, 2. 경기 성남: 현대사회연구소, 1991, 1992.
홍동근. 비엔나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서울: 형성사, 1994.
2.
논문법 성. “북한의 종교,” 북한의 인식 4: 북한의 사회. 서울: 을유문화사, 1990.
신평길, “노동당의 반종교정책 전개과정,” 북한. 1995년 7월.
윤이흠. “북한의 종교정책과 종교현상.” 통일논총 제16호, 1998.
조동진. “역사 전환기에 있어서의 북한의 종교정책 변화와 우리의 대응.” 평화통일과 북 한선교 (Ⅰ). 서울: 서부연회출판부,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