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교육과정‧교과서 통합의 기본 전제와 방향
(1) 기본전제
교육과정 및 교과서 통합방안을 수립함에 있어서, 먼저 남북 통합의 과 정과 방법은 이미 제Ⅲ장에서 논의한 바 있다. 제Ⅲ장에서 논의한 바 있 는 교육통합의 접근방법에 기초하여 교육과정 및 교과서 통합의 전제를 간략하게 정리해 보기로 한다.
먼저 이 연구에서 상정하고 있는 통일의 과정은 평화적인 방법에 의하 여 남북한 당국자가 협상을 통하여 통일을 성취하려는 방식을 취하였다. 이는 이미 남북연합을 기점으로 하여 남북한 실질적 통합단계에서 추구하 고 있는 민족교육공동체 건설과 관련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 분 야에서는 남북한 교육의 이질성을 점차 해소하면서 동질성을 회복하려는 기능주의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기능주의적 접근은 기본적으로 남북한 상호간의 접촉·교류가 가능한 분야부터 통합을 시도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비정치적, 물적인 교류와 협력을 우선시하며, 단계적, 점진적 통합을 추 진하는 전략이다.
남북한은 교육분야의 이질성을 해소하고 동질성을 회복함으로써 궁극적 으로 교육공동체의 형성을 지향한다. 현실적으로 교육과정과 교과서 분야 에서 남북한은 상당히 이질적인 요소가 산재해 있다. 이질적인 요소를 통 합하여 동질화한다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작업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남북한간에는 동질적인 요소 또한 무시할 수 없이 존재하고 있는 것도 사
실이다. 남북한이 통일된 이후에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려면 교육분야에 서 동질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교육의 동질성은 민족동질성을 확보하고 민족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남북한이 상호 긴밀한 유대관계를 형성 하면서 하나의 통합된 교육체제를 형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남북한이 교육통합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단계적이며, 점진 적인 과정을 통한다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3단계 통일방 안에 의하면 통일의 과정을 교류‧협력단계, 남북연합단계, 실질적 통합단
계의 3단계로 설정하고 있다. 이 3단계의 통일단계에 있어서 교육분야의
통합과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류‧협력단계에서는 남북간에 인적‧물적인 면에서 초보적인 교 류를 추진하는 단계에 해당한다. 이 단계에서는 교육분야의 각종 자료를 상호교화하고 각기 독자적으로 연구조사 작업을 추진하는 한편, 연구조사 결과를 남북한이 공동으로 발표‧토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교육‧학술분야의 연구 조사 작업에 중점을 두어 추진하는 데, 이를 위하여 연구진이 상대 지역을 상호 방문하여 자료수집 또는 조 사작업을 착수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남북연합단계에서는 남북간의 교류‧협력이 보다 활성화됨으로써 남북한의 전문가가 합동으로 공동연구를 추진하며, 공동연구의 결과에 기 초하여 교육통합에 대한 시범적인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교류‧
협력단계에서는 남북한 독자적으로 연구를 추진하는데 비해서 연합국가단 계에서는 공통의 주제를 선정하여 협동 연구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연구의 결과에 따라서 교육과정 또는 교과서 분야에서 남북한의 공동 자료를 개발하고, 표준교육과정의 시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비이념적인 교과 영역에서는 공동시안을 남북한이 시범적으로 적용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실질적 통합 단계에서는 남북한 당국자간의 합의에 기초하여 남 북한이 통일된 표준교육과정을 적용하고 이에 맞추어 교과서를 개발, 사 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잠정적으로 통일시기를 2020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으로 약 20년의 통일준비과정이 있는데, 이 기간 동안 교육통합을 준비한다면 통일국가에서 표준교육과정을 적용하는데 큰 무리
는 없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변화하는 통일상황을 감안하여 앞으로 지속적으로 교육과정 및 교과서 통합 준비가 진척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통일국가단계에서도 표준교육과정의 개발과 개선을 위하여 연구‧개발 사 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2) 남북한 교육과정 및 교과서 통합의 방향
남북한 교육과정 및 교과서 통합의 방향은 교육과정의 이념적 원칙으로 서의 방향과 교육과정 구성방식으로서의 방향을 동시에 제시하려고 한다. 먼저 이념적 원칙에서는 ‘민족공동체교육’, ‘민주시민교육’, ‘창의성교육’의 세 가지 방향을 제시하고, 교육과정 구성 방식에서는 학생의 교과선택의 폭을 확대하고, 다양한 형태의 특별활동을 강화하며, 교과교육에서 지식 과 경험, 이론과 실천의 연계성을 강조하며, 교과서 제도를 민주사회에 적합하도록 개편하는 방향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교육과정‧교과서 통합의 방향을 모형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가) 민족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교육
남북한이 이질화된 의식을 극복하고 통일된 민족사회를 수립하기 위하 여 민족의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교육을 지향한다. 민족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기 위하여 남북한의 상호 이해와 화합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며, 민족의 공통적인 역사와 문화에 대하여 이해를 증진시키고, 민족적인 단 결과 연대의식 및 협동정신을 함양하도록 한다.
(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민주적인 태도를 함양하는 교육
민주주의 이념을 근본으로 하여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교육을 지향한 다. 민주주의 교육에서 학생들이 민주주의의 원리와 생활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민주시민의 자질과 태도를 함양하도록 하며, 특히 다원화된 사회에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식과 도덕성을 증진시키고, 인류사회의 평
화에 기여하는 보편적 가치관을 함양하도록 한다.
(다) 개인의 전인적 발달을 도모하고 창의성을 계발하는 교육
학생 개인의 자아실현과 전인적 성장 및 창의적 능력의 신장을 도모하 는 교육을 지향한다. 개인의 적성과 능력을 최대한으로 신장하도록 하며, 기초적인 지식과 기능의 습득, 그리고 학습능력의 배양에 주력하고, 더불 어 비판적 사고력과 같은 고등정신 기능을 계발하고, 나아가 국제 경쟁력 을 갖춘 우수인재를 양성하도록 한다.
(라) 학교와 학생의 교과 선택 폭을 확대
선택 및 교양 과목을 다양하게 설치하여 학교단위에서 교과 선택의 폭 을 넓히도록 하고, 학생의 필요와 관심에 따라 과목 선택을 허용하도록 한다.
(마) 다양한 형태의 특별활동을 강화
학교에서 다양한 형태의 예‧체능 활동, 단체활동, 사회봉사활동을 학생 들에게 제공하도록 하고, 특별활동시간을 확충하여 학생의 자유선택으로 실시한다. 특별활동을 강화하기 위하여 학교의 교육시설을 확충하고, 전 담교사 또는 자원인사를 확보하며, 특별활동 평가를 강화하여 입시에서 내신 성적으로 반영하도록 한다.
(바) 교과 교육에서 지식과 경험, 이론과 실천의 연계성 강조
지식 중심의 교육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교육활동을 전개하며, 교과교육 에서 실생활요소를 강화하도록 하며, 실험, 실습, 참관, 현지 참여 등의 활동을 강화하고, 학교교육과 산업체, 생산현장의 연계성을 중시하도록 한다.
(사) 교과서 제도를 민주사회에 적합하도록 개편
교과서 제도를 민주사회에 적합하도록 개편하기 위하여 국정을 폐지하 고 검인정제 중심으로 전환하되 국어, 국사, 도덕은 한시적으로 국가에서 개발기관을 지정하여 3~4종을 개발하도록 한다. 또한 표준교육과정 하 에서 남북한의 언어, 문화의 차이를 감안하여 잠정적으로 남북한 별도의 교과서를 사용하되 점차적으로 같은 종류의 교과서를 채택하도록 한다.
나. 남북한 교육과정‧교과서 통합방안
(1) 교육과정의 방향과 목표 (가) 통합의 필요성
남한과 북한의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통합하려면 무엇보다도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방향과 목표를 우선적으로 통합해야 할 것이다. 교육과정의 기 본방향은 교육의 전체과정이 지향할 방향을 제시하기 때문에 교육과정의 방향을 통합하는 과제는 우선적으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교육의 목표와 방향에 있어서 남한과 북한은 유사점보 다는 상이점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북한은 공산주의 인간 육성이라는 사회주의 교육이념에 기초하여 주체 사상 교육을 강조하고 있으며, 집단주의 교육을 지향한다. 또한 북한은 교육원리로서 교육과 실천의 결합, 교육과 노동의 결합을 추구하면서 실 생활에서의 실천과 노동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남한은 민주주의 교육이 념에 기초하여 인격완성, 자아실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남한은 주지주 의적 학습능력을 강조하고 있으며, 개인의 능력과 적성을 중시하는 개인 주의적 경향을 띠고 있기도 하다.
한편 남한과 북한의 교육과정을 비교해보면 공통점도 간과할 수는 없 다. 남북한은 공통적으로 지덕체의 전인적 인간형성을 중시하고 있으며, 기초적인 생활규범, 도덕적인 품성을 학교교육의 중요한 목표로서 중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