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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이주 북한주민에 대한 사회보장제도 적용방안

통일 후 북한주민에게 거주 이전의 자유를 부여하여 남한으로의 이 주를 허용한다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남한으로 이주하게 될 것이 다.171) 남한으로 이주한 북한주민에게는 어떤 사회보장 및 공공서비스 제도를 적용해야 할까? 한 가지 가능한 방안은 남한으로 이주한 북한 주민을 남한주민과 동등하게 취급하여 동일한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봤듯이, 통일한국의 재정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북한 잔류 북한주민에게 남한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사회보장 및 공공 서비스 혜택만을 주게 될 경우, 남한 이주 북한주민에게도 남한주민과 동등한 혜택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 정책은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북한주민의 이주를 크게 촉진하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남한으로 이주하는 북한주민의 수가 너무 많을 경우 남북한 양측의 노동시장을 모두 왜곡하게 되며, 남한으로 이주한 북한주민을 위한 사회보장 및 공공서비스 비용이 너무 커질 우 려도 있으므로, 북한주민의 이주를 억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형표 외의 연구는 이 점을 고려하여 “남북한 주민은 현 거주지와 관계없이 통일 당시의 원거주지에서 제공하는 사회보장 혜택을” 받도 록 한다는 기본원칙을 제안하고 있다.172) 그러나 사회보장 및 공공

171) 북한주민의 남한 이주 규모가 얼마나 될지 미리 예상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주 규모

를 결정할 기본 요인은 남북한 소득 및 임금 격차이지만, 통일한국 정부가 실시할 각종 통합정책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이주 규모는 매우 가변적이다. 최근의 연구로는 이영훈, “통일시 노동이동 억제방안 평가 및 정책적 시사점,” 󰡔경제논집󰡕, 제48권 제1호 (서울대 경제연구소, 2009), pp. 83∼106; 남기찬·민성희, “남북통합 시나리오에 따른 남북간 인구이동에 관한 연구,” 󰡔(사)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2014 춘계 산학학술대회 논문집󰡕 (2014), pp. 1∼10.

172) 문형표 외, “북한특구의 연금 및 공공부조제도 운영방안,” p. 173 참조.

서비스 중에서 보건의료와 공교육은 ‘거주지와 관계없이’ 제공하기가 쉽지 않다. 남한으로 이주한 북한주민이 남한의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못하고 북한의 의료기관만 이용해야 한다면, 결국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또한 남한으로 이주한 북한주민의 자녀가 북한의 학교에만 다녀야 한다면, 자녀들은 북한에 남아 이산가 족이 되거나 또는 남한에서 무취학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결과가 발생할 것이다. 이런 경우는 북한주민의 인권과 시민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남한으로 이주한 북한주민에 대한 제도는 이주를 되도록 억 제함과 동시에, 북한주민의 기본적 인권과 시민권도 어느 정도 보장한 다는 상반된 요구를 적절히 절충하여 구상하여야 할 것이다. 즉, 남한 으로 이주한 북한주민에게는 남한주민과 다를 뿐 아니라, 북한에 잔류 한 북한주민의 경우와도 다른 사회보장 및 공공서비스제도를 적용하 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가. 공공부조

(1) 기초생활보장

앞에서는 북한에 계속 거주하는 북한주민에게 남한의 대표적 공공 부조제도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는데, 이 방안의 핵심 내용은 급여 수준 및 그 기준이 되는 최저생계비를 북 한 실정에 비춰 적절한 수준, 즉 남한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그러나 남한의 재정상황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는 최대한 높게 산정해야 한 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남한으로 이주한 북한주민에게도 기초생활보 장제도를 적용해야 할까?

만약 남한으로 이주한 북한주민에게 북한지역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적용한다면, 즉 남한보다 훨씬 낮은 급여를 지급한다면, 남한에서는 그 렇게 낮은 급여로는 생활이 되지 않으므로 제도를 적용해 보았자 실질 적인 의미가 없을 것이다. 반면 남한 최저생계비에 맞춰 급여를 지급 해 준다면, 남한에서 취업하지 못하더라도 북한에서보다 더 높은 생활 수준을 보장받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북한주민들이 남한으로 이주하려 는 인센티브가 매우 커진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따라서 남한으로 이주한 북한주민에게는 아예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즉 북한에 남아 있으면 북한 수준의 최저생계를 보장받을 수 있지만, 남한으로 이주해 취업을 하지 못할 경우에는 생계 지원을 받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 경우 근로능력이 없고 자신을 부양해 줄 가족도 없는 사람들은 남한으로 이 주하기보다는 북에 계속 남아 북한지역 복지 혜택을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또 근로능력이 있지만 남한에서 취업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북으로 돌아가려는 유인을 갖게 될 것이다. 한편 남한으로 이주해 취 업함으로써 최저생계비 또는 그 이상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사람들은 기초생활보장 혜택을 받을 필요가 없으므로 문제가 없다. 결국 남한으 로 이주한 북한주민에게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적용하지 않음으로써 북 한주민의 남한 이주를 억제하거나 또는 적어도 촉진하지는 않는 효과 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또 자신들의 선택에 따라 북에 잔류하거나 북 에 돌아가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북한주민들의 인권과 시민 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2) 기초연금

최근 남한에서 새롭게 중요해진 사회보장제도인 기초연금은 기여 원칙에 기초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름은 연금이지만 사회보험이 아니 라 공공부조에 해당한다. 대표적 공공부조인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남한 으로 이주한 북한주민에게는 적용하지 않는다면, 기초연금도 역시 적 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남한으로 이주한 북한 노인들에게 남한 수준의 기초연금을 지급할 경우, 남한 이주를 촉진하는 효과를 갖게 되며 연금 지급에 따른 재정부담도 너무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노인층의 남하는 보건의료 측면에서도 심각 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노인층은 보건의료서비스의 주된 수요자이 기 때문에 북한 노인층이 대규모로 남하할 경우 남한 보건의료 체계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북한의 노인층은 북한에 남아 북한에 적합한 수준의 기초생활보장 혜택을 받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에 서 북한지역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 고 수급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방안을 제안하였는데, 그 경우 북한의 노인층은 대부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될 수 있다. 한 가지 문제점 은 노인층의 이주가 더 강력히 억제됨으로써 청장년층과 노인층 간 가 족 분리가 촉진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핵가족화가 시대적 추세라는 점, 북한에 남는 노인층에게 기본적 사회보장 혜택이 주어질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정도의 문제점은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나. 공적연금과 고용보험

(1) 국민연금

남한으로 이주한 북한주민에게 공공부조 혜택을 주지 않는다면, 남 한으로 이주한 사람들 대부분은 취업하여 소득을 버는 사람들 및 그 가족들로 구성될 것이다. 이들은 소득을 벌고 있으므로 남한지역 사회 보험제도에 가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들 대부분은 남한에서 저소득층에 속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려 해야 한다. 사회보험제도는 자기가 낸 보험료에 기초하여 급여를 받게 되는 기여 원칙에 기초한 제도이지만, 고소득층에서 저소득층으로 소 득을 재분배함으로써 경제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제도이기도 하다.

따라서 남한으로 내려온 북한주민들을 남한의 사회보험제도에 포함시 키게 되면, 남한주민들이 져야 할 비용 부담이 상당히 커질 우려가 있 다. 게다가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추세를 고려할 때, 통일이 안 되더라 도 남한의 사회보험은 재정적인 곤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상의 사정을 고려하여 가장 중요한 사회보험인 국민연금의 경우, 남한으로 내려온 북한주민들은 남한지역 국민연금이 아니라 북한지역 국민연금에 가입하게 하는 방안을 제안해 볼 수 있다. 이들이 남한에 서 버는 소득은 북한에 잔류한 주민들이 북한에서 버는 소득보다 월등 히 많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들이 납입하는 연금보험료는 북한지역 연금 재정을 확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173) 또 이러한 제도는 연 금이라는 한 가지 측면에서는 남한으로 이주한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173) 남북한의 연금 보험료율이 동일하다면, 남한으로 이주한 취업자들이 북한 연금에

납입하는 보험료가 북한에 남아 있는 취업자들이 납입하는 보험료에 비해 과다해질 우려가 있다. 이 문제는 납입 보험료의 상한액을 적절하게 설정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주는 셈이므로 남한 이주를 다소나마 억제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문제점은 세월이 흘러 이들이 은퇴하여 연금 수급자 가 되어도 남한에서 계속 거주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 경우 이들이 북 한지역 연금기금으로부터 수령하게 되는 급여 수준이 너무 낮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한으로 내려온 사람들은 비교적 젊은 세대일 것이며 이들이 은퇴하여 연금을 받게 되는 시점에서는 남북한 소득 격 차가 많이 해소되어 남북한 연금 급여 격차도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 으로 전망된다.

(2) 고용보험

또 하나의 중요한 사회보험인 고용보험은 국민연금과 다르게 취급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의 경우 남한으로 이주한 북한주민은 북한지역 연금에 가입하게 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고용보험은 남한 지역 보험에 가입하게 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고용보험의 주된 역할은 일시적 실업 상태에 놓인 사람에게 실업 급여를 지급하여 실업 기간 중 기본 생활을 유지하면서 재취업 기회를 찾게 해주는 데 있다.

북한에서 남한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일시적으로 실업하였다 해도 바 로 북한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며, 남한에서 계속 취업 기회를 모 색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들이 남한에서 생활하는 동안에는 남한 실정에 적합한 실업 급여를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고용보험의 경우 재정부담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남한으로 내려온 북한주민들에게 남한 고용보험 가입을 허용해도 무 방할 것으로 판단된다. 실업 급여의 지급기간에는 한도가 있으므로 지 급 부담이 아주 크지는 않으며, 남한으로 내려온 북한주민들이 취업 상태에 있을 때 납입하는 고용보험료를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