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3. 대학 현장에서 시행되고 있는 고전 교육에 대한 실태 분석
➀ 건국대 - 명저 읽기
건국대학교는 ‘명저읽기’라는 교양과목을 통해 고전 읽기 프로그램을 운영하 고 있다. 이 과목은 세계역사를 이끈 고전을 비롯하여 대학생활에서 읽도록 권유 되는 도서를 학생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자기 설계 개념의 과목이다. 학생 본 인이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이에 따라 학교 도서관에서 준비한 도서 중 본인의 기 호에 따라서 스스로 계획한 수 이상의 도서를 읽고 주제에 대한 생각을 독후감 형 식이나 논설문 형식으로 제출한다. 담당 교수가 주제 선정 및 도서 선정에서부터 상담을 실시하고 중간 점검, 최종 점검 과정에서 지도를 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형식의 고전 읽기는 담당 교수의 눈높이에 맞춰 진행될 가능성이 많아서 학생들에게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압박이 될 수 있다. 학생들이 고전 읽기를 스스로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읽기 방법론이 필요하다.
➁ 경희대 - 독립연구
경희대학교는 2011년에 출범한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통해 교양교육 내실화를 다 졌고 이 성과는 다른 대학에 많이 확산되었다. 2016년부터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교양교육 전반에 대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학생들의 자 율적이고 창의적인 학습권을 보장하는 '독립연구(independent study)'이다. '독립연 구'는 학생들이 연구 과제를 설계하고, 담당교수의 지도 아래 한 학기 동안 탐구 한 뒤 평가를 받는 방식인데, 고등교육의 패러다임이 교육에서 학습으로 전환되었 다는 점,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단방향적 지식 전수에서 벗어나 교수자와 학습자 가 양방향으로 소통하면서 학술과 실천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 사점이 크다. 본 연구 또한 단순히 위에서 아래로 전달되는 일방적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학생이 주체적으로 고전을 읽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고전 읽기 교 육 모델을 지향하고자 한다.
➂ 계명대 - 타불라 라사 115
계명대는 교양교육대학을 Tabula Rasa College로 확대 개편하고 인성교육, 소통 교육, 융합교육 중심의 교양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명 <타불라 라사 115>라는 계명 교양총서를 선정하였다. 핵심도서 20권과 권장도서 95권으로 구성되어 있으 며 동서양 고전을 망라하여 학생들에게 공지되어 있다. 교양도서 독후감 경시대회 를 비롯하여 2014년 시작된 타불라 라사 글쓰기 대회, 타불라 라사 독서 퀴즈대회 등을 통해 고전읽기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은 학생들의 독서 의 욕을 상을 줌으로써 일시적으로 끌어내는 방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제 도 보다는 고전 읽기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교수․학습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 다.
➃ 동국대 - Great books Seminar
동국대는 ‘다전공지식융합형 인재 양성’을 모토로 교양학부대학인 ‘다르마칼 리지’를 통해 융복합 교과 체제로서의 ‘세계명작세미나 교과’를 운영하여 고전 학습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다르마칼리지의 교양교육은 대학 전공교육의 기초가 되는 교양교육을 동서양의 대표적 고전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하자는 것으로, 동 국대학교에서 선정한 고전100권을 기반으로 ‘Great books Seminar' 강의를 개설 하고 4학기 동안 4개의 집중 세미나를 통해 동서 고전 명작 100권을 독파하는 프 로그램이다. 하지만 이 또한 고전을 어떻게 읽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는 부재한 채, 담당 교수자에 따라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목록 을 제시하고 고전을 읽었다는 결과에만 치중하게 될 우려가 있다.
➄ 목원대 - 리딩 목원 프로그램
목원대는 교양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리딩목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리딩목원’은 독서를 통해 지식과 지혜, 교양을 겸비하고 리더십을 갖추 고자 하는 독서교육 콘텐츠로, 읽기·쓰기·말하기를 아우르는 통합적 관점의 독 서교육을 지향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추천도서를 지정해서 읽기를 권 장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리딩목원’ 과목을 수 강하면 점수를 주고, 각 도서에 해당하는 인증시험을 통과하면 권당 1점의 점수를
주며 북 콘서트, 독서토론대회, 독후감 대회 등을 실시한다. 이러한 활동 등은 독 서를 권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점도 있지만 독서 과정 내에서 하는 활동이 아니라 독후 활동이라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학생들의 고전 읽기를 장려하기 위 하여 읽기 중 활동에 초점을 두고 새로운 고전 읽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한다.
➅ 부산대 - 고전 읽기와 토론
부산대는 2013년에 교양필수과목으로 ‘고전읽기와 토론’을 신설하고, 교양교 육의 방향을 고전 읽기를 통해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고전의 힘, 고전 99선 해제’를 선정하고 미리 분류된 세 영역에 따라 교수자의 재량으로 고전 읽기 강 좌를 운영한다. 이 강좌의 특징은 학생들이 고전을 미리 읽었다는 전제 아래 강의 중에 1차 조별 토론을 통해 텍스트를 분석하고 비평하며, 2차 상호 조별토론과 발 표를 통해 1차 토론에서 팀별로 제안했던 논제를 택하여 지정토론을 실시한다. 이 러한 교수․학습 과정을 거친 후, 그 결과를 글쓰기로 마무리하고 있다. 부산대학교 의 이 강좌는 토론이 매우 전략적이고 단계적으로 시행되며 토론의 결과가 과정 중에 피드백 된다는 점에 있어서 본 연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부산대의 이러한 강좌 또한 학생들의 주체적인 읽기가 수반되지 않으면 고전을 스스로 이해 해 내지 못한 채, 자칫 고전에 대해 학생들의 거부감이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
➆ 서울대 - 고전에 길을 묻다
서울대는 일찍부터 고전 읽기를 강조하여 왔다. 특히 서울대는․ 2015년부터 ‘독 서세미나-고전에 길을 묻다’라는 강의를 개설하여 동서양의 고전을 심층적이고 능동적으로 읽고 성찰함으로써 대학 학부과정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태도와 정서, 판단과 실천능력을 함양하도록 하고 있다. 기존 고전 관련 교과목들이 강독 중심 이거나 해당 도서에 대한 학술적, 이론적 접근을 주로 하다 보니, 학생들의 요구 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였다는 평가에 따라, 이 강좌는 학생의 가치관과 인성 함 양을 도모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서울대학교 권장도서 100선’을 주요 대상으로 동서고금의 주요 도서를 모든 수강 학생들이 직접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활동으로 설정하는 것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본 강 좌는 교수의 강의보다는 학생의 읽기, 발표, 토론, 성찰, 적용 등의 학생 활동이
중심이 된다. 즉, 능동적 학생 참여를 이끌어내고자 하며, 이러한 활동을 통해 오 늘날 인류가 당면한 문제와 학생이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사례와 사건 등을 주요 도서인 고전읽기와 융합하는 과목이다.
➇ 성균관대 - 인성 고전 읽기와 성균 논어
성균관대학교는 대학 고유의 인성교육 전범을 제시하기 위해 성균인성교육센터 를 개소하고 인성 영역 교양 교육과정의 공고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 로 인성고전 읽기를 교과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이 고전 읽기는 KOCW 프로그 램의 하나인데, 고전 읽기를 통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살피고 미래의 디딤돌로 삼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그 외에도 동아시아 가치의 핵심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논어를 읽으며 자신을 성찰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 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성균논어’ 강좌를 운영하고 매 학기 ‘논어에세이 공모 전’을 실시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의 사례는 고전 읽기를 읽고 쓰기에서 그치지 않고 인성 여행, 인성 캠프, 인성 특강 등 입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 사점이 있다.
➈ 숙명여대 - 인문학 독서토론
숙명여대는 인문학 독서토론 강좌를 개최하고 있다. ‘인문학 독서토론’은 인 문학의 고전들을 교수와 학생이 함께 강독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출한 문제를 학생 들과 함께 토론하면서 사고 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과목이다. 숙명여대의 인문학 독서토론은 KOCW(Korea Open CourseWare)의 하나로 한국 고전뿐만 아니 라 동서양의 고전을 주요 텍스트로 하여 학생들의 사고 능력을 신장시킨다. 2014 년 1학기에는 ‘고흐’, ‘명성황후’, ‘윤동주’, ‘동물농장’ 등을 주요 텍스 트로 하여 진행되었고, 2014년 2학기에는 ‘삼국유사’, ‘장자’, ‘공자’, ‘일 리아스와 오디세이’ 등을 주요 텍스트로 하여 진행되었다. 이 강의는 고전 읽기 만을 주요 대상으로 하지 않고 교수자가 선정한 인문학 관련 테마들과 다양한 이 야기거리를 토론 주제로 삼아 진행하고 글쓰기로 마무리한 것이 특징이다.
➉ 이화여대 - 고전 읽기와 글쓰기
이화여대는 대학 교양교육과정에서 ‘고전읽기와 글쓰기’를 필수과목으로 정할 정도로 고전 읽기를 매우 강조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2013년 교양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교양필수 과목으로의 하나로 ‘고전읽기와 글쓰기’를 개설했다. 학생들은 이 과목을 통해 고전을 읽고 수업 시간과 사이버 공간에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 며 그 내용을 글로 쓴다. 이를 통해 통합적인 시각, 종합적 판단능력, 깊이 있는 사고를 배양함과 동시에 비판적이면 창의적인 글쓰기 능력을 키운다. 이화여대의
‘고전읽기와 글쓰기’는 고전을 학생이 자신의 것으로 삼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라 생각된다. 다만 글쓰기라는 행위는 고전을 읽은 후에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이 연구에서 목표로 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⑪ 한양대 - 인문학 인증제
한양대는 ‘인문학 등 교양 교육 강화’를 하나의 모토로 삼고, 이를 위해 ‘인 문학 고전 72선 읽기’, ‘인문학 인증제’ 등을 통해 인문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초교양교육원의 명칭을 기초·융합교육원으로 변경하고 ‘공대생을 위한 한문 강독’ 등의 학제 간 융합 강좌 등을 개발하고 전공과 상관없이 인문학 고전읽기 강좌를 2학점 이상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한 ‘인문학 인증제’를 실시하 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고전 읽기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부재한 채, 읽기 목 록을 제시하고 이를 함께 읽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