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이론적 배경
2) 미술비평의 개념 및 학파
러내기도 한다. 미술 감상은 조형품이나 자연에 대해 그 가치를 느끼는
‘정서적인 측면’과 그 가치를 판단하여 평가하는 ‘인지적인 측면’을 동시 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미술작품을 감상자의 내면으로 받아들이는 ‘관조활동’과 감상자 자신의 감정과 미의식을 통하 여 작품을 음미하고 해석하는 ‘지적 사고의 과정’이 동시에 일어나는 재 창조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해를 살펴 그 정확한 의미를 찾고자 한다.
‘미술비평’의 개념에 대해서 톰 앤더슨(Tom Anderson)은 “언어적인 분석과 해석을 야기하는 특정 미술작품과의 직접적이고도 개인적인 만남 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분석과 해석에 근거한 정보화된 견해 로서 주어진 문화적 맥락 안에서 형성된다(Anderson, 1991: 18).”고 하였 다.
또한 그는 미술비평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미술작품을 이해하고 감 상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Anderson, 1993: 204). 그에 따르면, 미술작 품을 이해하는 것은 작품 속에 함축되어 있는 의미를 발견하는 것을 말 하며, 우리가 미술작품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미술작품이 의도적으로 함축된 의미를 지닌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미 술작품 이해의 과정을 통해, 미술작품에 표현된 시각적 상징에서 질서나 감정, 인류의 가치 등을 발견하게 된다고 하였다. 한편, 미술작품을 감상 하는 것은 미술작품에 가치를 부여하고 평가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 명하였다.
한편, 에드먼드 펠드먼(Edmund Feldman)은 ‘미술비평’에 대해서 미 술작품에 대한 구두로 된, 혹은 문서화된 ‘말하기’라고 정의하였으며 (Feldman, 1994), 미술비평의 목적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더욱 구체적인 사항들을 언급하였다. 첫째, 미술작품에 대한 이해, 둘째, 미술비평 과정 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과 만족감의 향유, 셋째, 다른 사람들과 미술작 품에 대한 발견을 공유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삶에 대한 공유까지도 하 게 되는 것, 넷째, 미술작품의 가치나 등급에 대한 객관적인 진술, 다섯 째, 미술비평을 통해 미술작품에 대한 평가를 하고 등급을 매기는 것, 여 섯째, 미술가들이 그들 자신의 작품 평가에 대항하기 위한 일련의 기준 으로 여겨지는 핵심적 자료를 창출하는 것 등이다(Feldman, 1967:
444-448).
펠드먼이 미술비평의 목적에 대해 제시한 내용을 통해서 미술비평이 순수하게 미술작품에 대해서 이해하고 타인과 소통하며 즐거움을 향유하 는 목적을 지닐 뿐만 아니라, 미술계의 판도를 결정짓는 데 막강한 영향 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미술비평은 현미술계에서의 금 전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큰 영향력을 미치며 작가의 명성과 부를 좌우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2) 미술비평 학파
펠드먼(1994)에 따르면, 비평에 있어서의 학파는 다양하며, 그중 일 부는 철학, 인류학, 매체연구, 정보 이론 등에서 비롯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비평적 접근들은 문학비평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그는 주요한 비평적 접근법에 대하여 제시하고 있으며, 실제적인 미술비평에 있어서 이와 같은 접근법은 각기 다른 유용성을 가지기 때문에 비평가들 은 각각의 방법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가 제시한 미술비평 학파에 대한 설명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Feldman, 1994: 16-18).
첫째, ‘맥락주의(Contextualism)’는 미술작품에 대한 미술사적 서술의 주된 방법이 될 수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미술작품은 특정 시기나 장 소에서 지배적인 종교적, 철학적, 정치적, 경제적 요인들의 총체적인 혼 합물로서 이해된다.
둘째, ‘마르크스주의(Marxism)’ 접근에서는 미술작품이 계급 간 투쟁 의 표현물로 인식된다. 작품의 질을 판단함에 있어서 프롤레타리아에 대 한 연민이나 부르주아에 대한 비판적 측면에서 가치판단이 이루어지게
된다. 마르크스주의 비평가는 사회적 현실에 대한 솔직하거나 ‘사실적인’
재현에 가치를 부여한다.
셋째, ‘프로이트학설과 정신분석(Freudianism and Psychoanalysis)’
접근에서는 미술작품이 첫째, 창작자의 내면의 삶의 상징적 재현으로, 둘째, 창작자의 고통스러운 기억, 해결되지 않은 갈등, 억압된 성적 욕구 의 위장된 재현으로, 셋째, 사회에 대한 공포와 금기의 은유적 재현으로 간주된다. 그래서 예술적 이미지는 꿈과 같이 비평가에 의해 분석되고 해석되어야 한다고 본다.
넷째, ‘현상학(Phenomenology)’은 미술작품에 대한 비평가의 지각 능 력이 중요시되는 방법이다. 그래서 현상학적 비평가는 문학적, 종교적, 경제적 특질이 아닌, 미술작품 고유의 미학적 특질을 경험하려고 노력한 다.
다섯째, ‘기호학(Semiotics)’은 진정으로 예술을 위한 이론이다. 이 이 론에 따르면 미술작품은 “기호 상황(sign situation)”에 속해 있다. 기호 학적 비평가들은 미술작품의 내재적 의미와 문화적 해석을 지배하는 기 호나 관습에 초점을 둔다. 다른 문화에서의 시각적 상징에 대한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서 미술사가들이 도상학을 사용하는 것과 유사성을 지닌 다.
여섯째, ‘페미니즘(Feminism)’적 접근에서는 미술작품이 여성의 위상 과 역할 변화, 미술과 성의 관계, 미술사적 목록에의 배제 혹은 포함의 문제, 성 억압이나 착취의 문제, 미술가들의 표현에 있어서의 가부장적 혹은 모권제적 기능, 성차별적인 여성에 대한 재현, 다양한 시기와 문화 에서의 여성에 대한 특정적인 인식 등의 측면에서 설명된다.
일곱째, ‘구조주의(Structuralism)’는 개별적인 미술작품이 의미하는 바가 아닌, 미술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언어학적인 이론이다. 구조주의는 어떠한 소통의 형식에서 의 미를 발생시키는 법칙을 발견하려고 한다. 대체로 구조주의는 특정한 미 술작품에 대한 분석이기 보다는 이데올로기와 문화, 그리고 체계를 분석 하는 방법으로 구성된다. 그래서 이러한 비평의 가치는 비평적이기 보다 는 사회학적이고 인류학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여덟째, ‘해체주의(Deconstruction)’는 개별 작품에 대해 판독하거나 해석하는 데 대해서는 매우 비판적인 후기 구조주의의 하나의 형태이다.
해체주의의 가치는 단일의 문장이나 미술작품에 내재된 이질적이고 상호 모순되는 의미에 대한 개방성에 있다. 해체주의에서 작품의 의미는 비평 가의 필요에 의해서 변화되기 때문에 최종적이거나 권위적인 판독이란 있을 수 없다.
아홉째,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은 비평적 학파라기보다는 하나의 양식 혹은 세계관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 종말의 선언 을 언급하지 않고 정의내리기는 거의 불가능하며, 하나의 철학적 관점으 로서 포스트모더니즘의 주된 주제는 모든 의미와 구조의 우연성과 불확 정성이라고 할 수 있다.
펠드먼(1994)이 제시한 위와 같은 다양한 비평적 접근에 따라서 미 술 작품은 다른 방식으로 분석되고 해석되며 가치 평가도 다르게 이루어 진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펠드먼은 비평가들이 다양한 비평적 접근 방법에 개방적인 태도를 지녀야 함을 강조하였는데, 미술교육에 임하는 학생들에게도 다양한 관점의 비평적 접근을 이해시킴으로써 편협한 시각 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리라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