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개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1990년대부터 대북정책 또는 외교정책의 핵심과제로 검토되어 왔다. 특히 노무현 정부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대북정책의 최우선과제로 선정하였으며, 제한적이나마 이에 대한 성 과도 있었다. 9.19 6자 공동성명(2005년)은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언급을 포함하고 있어, 이에 대한 6자의 지지를 확인한 셈이다. 그러 나 이러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회의가 아직 열 리지는 않았다.
2008년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직접 다루기보다 는 다소 우회적인 접근방법을 선택하였다. 아직 북한이 북‧미 평화협 정만을 주장하고 있고 또한 역내 분위기도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 고 판단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안으로 동북아 역내의 ‘새로운 평 화구조’창출 방안을 제시하였다. 따라서 여기서는 이명박 정부의 ‘새 로운 평화구조’ 창출 방안을 소개하고, 이것을 평화체제 구축방안과 비교한 후, 마지막으로 이 두 개의 개념을 연계한 새로운 평화통일외 교 추진체계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명박 신정부가 제시한 ‘새로운 평화구조 창출’ 방안은 신정부의 5대 국정지표 중 하나인 ‘성숙한 세계국가’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목 표의 하나로 제시되었다.90 우리 신정부는 제17대 대통령직 인수위
90_ ‘새로운 평화구조 창출’은 2008년 1월 17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선진
화시대의 개막과 이명박 정부의 국제적 역할” 이란 제목으로 열린 신년외신기자 회견에서 처음으로 언급되었는 바, 이와 관련한 발언은 다음과 같다.
“세계와 호흡하는 진정한 ‘글로벌 코리아’(Global Korea)를 지향할 것입니다. 그
리하여, ‘보다 안전한 한반도, 보다 풍요로운 아시아, 보다 정의로운 세계질서’를
백서 를 발간하면서 여기에 5대 국정지표와 21대 전략목표를 제시하 였는데, ‘새로운 평화구조 창출’은 국정목표 ‘성숙한 세계국가’를 달성 하기 위한 5개 전략목표 중 첫째로 제시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평화 구조 창출’을 위해 4개 핵심과제, 3개 중점과제, 2개 일반과제를 각각 제시하였다. 이중 핵심과제로 (1) 북한 핵문제 해결, (2) 비핵‧개방‧
3000 구상, (3) 한‧미 전략동맹, (4) 남북 인도적 문제 해결 등이 제시
되었다. 또한 평화구조를 창출하기 위한 중점과제로는 (1) 나들섬 구 상 추진, (2) 동북아 신협력체제 구축, (3) 비무장 지대의 평화적 이용 등이 있고, 일반과제에는 (1) 동아시아 지역 전략적 파트너십과 경제 안보문화 공동체 구축, (2) 남북협력 기금의 투명성 강화 등이 있다.
그런데 9개 이행과제 중 ‘새로운 평화구조’ 창출과 보다 직접적으 로 관련된 과제는 (1) 북한 핵문제 해결, (2) 비핵‧개방‧3000 구상, (3) 한‧미 전략동맹, (4) 동북아 신협력체제 구축 등 4개이다. 따라서
만드는 데 우리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북핵문제의 완전한 해결과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구조’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현재 비핵 화가 지연되고 있지만 인내심을 갖고 신중하게 대처할 것입니다. 앞으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과의 공조체제를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또한 북한과의 대화 및 교류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이 북한 정권이나 주민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꾸준히 설득하겠습니다.
그러한 전제하에 국제사회와 더불어 10년 내 북한경제 수준을 일인당 3,000달러 소득 수준으로 도약하도록 돕는 구상도 갖고 있습니다. 이처럼 북핵문제를 근원 적이며 생산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세계의 새로운 성장엔진으 로 떠오르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겠습니다. 아시아 국 가들간에 보다 과감하게 개방하고, 진취적으로 교류하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 요합니다. 한국의 안보와 지역의 안정을 위해서 한‧미동맹은 보다 창조적으로 재건될 것입니다. 일본과 중국은 한국의 국익에 매우 중요합니다. 중국은 최대의 경제파트너로서 향후 양국관계를 한층 업그레이드 할 것입니다. 일본과는 공동 의 가치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러 시아와의 관계를 심화시키기 위한 노력들도 배가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차기 정부는 ASEAN, 호주, 뉴질랜드와 같은 우방국들 그리고 인도, 중앙아시아, 중동 지역과의 접촉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저는 특히 아시아 외교를 넘어 EU 와 협력 확대에도 많은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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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는 이를 중심으로 그 구체적인 추진방안과 상위목표인
‘새로운 평화구조 창출’과 관계를 조사한다. 이렇게 다양한 이행과제
에 보이듯이, 신정부의 ‘평화구조’에 대한 구상은 과거의 한반도 차원 에 한정된 평화체제 구축방안과 달리, 북핵문제 해결, 북한의 양자관 계 정상화, 동북아 다자안보협력, 그리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4개 차원에서 전개되는 복합적인 평화구조라는 특징을 갖는다.
<표 Ⅴ-1> 새로운 평화구조 창출을 위한 과제
핵심과제 (4개) 중점과제 (3개) 일반과제 (2개) - 북한 핵문제 해결
- 비핵‧개방‧3000 구상 추진 - 한‧미 전략동맹 - 남북 인도적 문제 해결
- 나들섬 구상 추진 - 동북아 신협력체제 (산업협력체제 구축) - 비무장 지대의 평화적 이용
- 동아시아 지역 전략적 파트너십과 경제안보문화 공동체 구축
- 남북협력 기금의 투명성 강화
나. 북핵 폐기의 우선적 해결
이명박 정부는 새로운 평화구조를 창출하기 위한 첫 번째 핵심과제 로 ‘북핵문제 해결’을 내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 핵문제는 북한의 진정한 변화와 개방,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 화와 안정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북핵문제의 해결원칙으로 이명박 정부는 “철저하고 유연한” 원칙 을 제시하였다. 이것은 북한의 핵무장을 절대 용납하지 않고 북한을 개방의 길로 이끌어낸다는 ‘철저’한 원칙 아래,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접근방식에 있어서는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실제
북핵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명박 정부는 우선적으로 6자회담 2.13합의와 10.3합의에 따른 북한의 신고와 불능화 조치를 조기에 완 료하고, 이어서 핵폐기 협상의 타결과 이행을 추진한다는 일정표를 갖고 있다. 새 정부는 이러한 과정을 미국 등 6자회담 참여국뿐 아니 라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여 ‘비핵·개방·3000’ 구상과 연계함으로 써 북한의 비핵화 결단을 유도해 나간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따라서 남북관계도 북핵을 폐기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관리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북한의 핵폐기에 진전이 있을 경우 ‘비핵·개 방·3000’ 구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북‧미관계 와 북‧일관계의 정상화, 동북아 다자안보 협력체, 그리고 한반도 평 화체제를 구축해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구조’를 창출하는 작업도 본 격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북한 핵문제의 해결은 우리의 안보 우려를 해소함과 동시에 ‘한반 도의 새로운 평화구조’를 창출하는 기반이 되면, ‘비핵·개방·3000’ 구 상의 본격적인 추진 여건을 조성해 북한의 실질적 개방·변화를 유도 하고, 궁극적으로는 평화통일의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북핵 해 결은 또한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안보 불안감 해소로 안정적인 경 제활동의 기반이 조성되고, 한국의 신용등급이 상승하고 외국인투자 증대, 국내 주가 상승 등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날 것이다.
다. ‘비핵·개방·3000’ 구상 추진
신정부가 표방하는 대북정책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비핵·개방·3000’
구상이 있다. 우리 정부는 3000 구상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 의 실천 의지를 명확히 하여 북한의 조속한 태도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실제 ‘비핵·개방·3000’ 구상을 어떻게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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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나갈 것인가. 3000 구상의 이행은 우선 내부적으로 정부 내 각 부처의 역할을 통합·조정하기 위한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하는데서 시작한다. 그 다음 ‘남북 협의체’를 구성해 북한의 비핵화 진전 상황 에 따라 단계별로 주요 과제들을 협의하고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남 북간 협의체는 우선 기존의 남북회담 체제를 활용하고자 한다. 향후 열리게 될 남북회담에서 우리의 구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북측의 호응을 촉구할 것이다.
그 다음 단계로 북핵시설의 불능화와 신고가 완료된 이후 핵폐기 협상이 진행될 때 남북간에 ‘경제공동체협력협정’ 체결부터 논의하게 된다. 그 다음 북핵 폐기 단계에 들어가면, 진전 상황을 보아가며
‘비핵·개방·3000’ 구상의 5대 분야(경제, 재정, 교육, 인프라, 생활 향상)
사업들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이런 조치를 통해 북한을 수출주도형 시장경제체제로 전환시키고 개방을 유도해 나간다.
5대 분야 사업은 범정부 협의체가 마련한 실행계획을 바탕으로 추 진하되, 핵문제 진전 상황을 보아가며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 이다. 분야별로 사업 내역은 다음과 같다.
우선 경제 분야에서는 북한을 수출주도형 경제로 전환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북한 내 자유무역지대를 설치하고 해외수출을 진흥시 킨다. 둘째, 재정 분야에서는 10년간 총 400억 달러 자금을 조성하기 로 하되, 우선 남북협력기금을 확충하며, 여건이 조성되면 북한에 대 한 국제금융기구의 차관, 해외 직접투자 유치, 북·일관계 개선 관련 자금 등을 활용한다. 셋째, 인프라 분야에서는 철도·도로(新경의고속 도로 등), 항만, 통신, 에너지 등 분야별·단계별 협력을 추진한다. 넷 째, 교육 분야에서는 직업훈련센터 설립, 경제시찰단 교환, 국제기구 등을 통한 북한 경제인력 양성 지원사업부터 추진한다. 다섯째,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