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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도시경제의 발전 현황

III. 경제협력: 북한 기업 및 도시경제와의 접속

2. 북한 도시경제의 발전 현황

가. 북한체제 변화와 도시경제 실태

(1) 연구목적과 연구문제

북한사회의 변화 실태와 변화의 핵심동인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통해 대북정책, 한반도 비핵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정책적 시사 점을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절은 뺷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 종 합연구뺸(총 4개년)의 세부과제로 정부 국정과제 및 대북정책 수행에 필요한 북한 변화 핵심동인을 발굴하여 연차별로 심층적인 실태 조 사를 수행하는 차원에서 연구되었다.

<표 Ⅲ-3> 북한 실태 연구 연차별 연구계획

연차 연구주제(핵심동인) 국정과제 및 대북정책 시사점

1 시장화 종합 실태 조사 시장화 촉진 및 ‘하나의 시장’

2 도시경제 네트워크로지스틱스 시장화 촉진, 한반도신경제구상

3 계층구조와 소비주의 양상 시장화 촉진, 북한 사회 실태

4 국제경제 네트워크와 체제변화 체제 변화 예측 및 유도

출처: 저자 작성

북한의 시장화는 1990년대 경제난 이후 주민들의 자생적 경제활 동으로 시작된 이래 현재까지 약 30여 년 동안 통제와 허용의 정책 적 진폭 속에서도 확대‧심화되어 왔다. 북한의 시장은 초기 농민시 장 수준에서 벗어나 전국적인 상품 유통망 및 가격 형성, 대외 시장 네트워크로 성장하였다. 최근에는 국내 생산을 통해 시장에 물자를 유통시키는 비중이 보다 많아지고 있다. 사실상 국가의 경제가 시장 을 통해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전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북한의 시장시스템에 대한 이해 없이 북한체제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힘

들게 되었다.

시장화 30년이 경제활동 전반에 가져온 변화를 다중스케일(국가 -지역-도시) 차원에서 보다 정교하고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실태조 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현상을 국가 스케일의 정치‧사회‧경제 과정의 결과물로만 인식하지 않고 다양한 지리적 스케일에서 작동 하는 사회세력과 힘들이 상호작용하면서 구성되는 것으로 이해하는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국가와 하부단위의 관계를 수직적인 하향식 위계관계로 보기보다는 국가-지역(도시 간)-도시 등의 다중스케일 (multiscalar) 관점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구성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접근방식은 북한 경제활동의 리얼리티를 도시 스케일 차원 에서 보다 입체적으로 재현하고 분석함으로써 북한경제에 대한 이 해를 제고하기 위해서이다. 지금까지 북한의 시장화가 경제활동 전 반에 미쳐온 질적‧양적 변화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국가 스케일 수준에서 제도‧정책 변화, 산업의 실태, 계획경제와 시 장경제의 대비를 통한 경제구조 파악, 시장화 현상에 대한 사례 묘사 나 일반화 등에 주로 초점을 맞춰 왔다.

그러나 위와 같은 거시적이거나 중앙의 차원에서 인식하는 경제 실태 접근에서 보다 국지적이고 미시적 차원의 스케일을 통해 북한 경제 저변의 다이내믹을 읽어내는 구체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하나 의 경제적 범주로서 도시가 위로부터의 제도와 정책, 주어진 정치적‧

경제적 지리 조건, 산업적 인프라 속에서 어떻게 경제활동을 영위해 왔는가를 도시 내부의 사회‧기술적 네트워크, 생산‧소비의 로지스 틱스, 공간적 변화 등을 통해 보다 생생하게 입체화할 필요가 있다.

도시스케일의 접근은 향후 한반도 신경제 구상을 비롯한 평화경제 의 구체화, 북한발전모델의 구상을 지역‧도시로 구체화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북한경제의 구체적 작동 방식을 도시스케일 차원에서 상품 과 물자의 이동 경로를 통해 직접 확인하는 작업은 북한경제의 리얼 리티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접근방식이다. 한편 북한의 경제활동 변 화에 대한 국민과 관계부처의 정보 수요 증가와 대북‧통일정책 수립 에 필요한 기초연구로서 종합적인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 북한의 경 제활동 변화에 대한 국민들과 국제사회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대해 왔고 향후 비핵화 및 평화 프로세스 진전에 따라 구체적인 경제협력 차원에서도 도시스케일의 구체적 정보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본 절은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확인하고 자 한다.

① 북한의 시장화는 도시경제 하부구조(교통‧운수‧에너지‧통신‧

행정망‧기업망)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가?

② 기업과 시장의 생산‧유통‧판매‧소비의 네트워크와 로지스틱

스(생산‧수송‧보관‧포장‧가공‧하역)의 어떤 형태로 구축돼 있으며 어떻게 수행되고 있는가?

③ 도시 하부구조와 생산‧소비의 로지스틱스 변화는 도시 공간구

조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가?

④ 북한 발전전략 및 도시개발, 남북한 경제협력 차원에서 향후 북한 도시경제 변화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가?

(2) 주요개념과 도시경제 인식

위의 연구문제를 규명하기 위해 몇 가지 핵심 개념에 대한 개념화 가 필요하다. 우선 ‘도시스케일(urban scale)’이다. 스케일(scale)은 원래 지도의 축적으로 뜻하지만, 지도적 축적의 의미보다는 사회경 제적 현상과 사건을 바라보는 인식론적 렌즈의 의미 역시 갖는다.

가령 웹 지도의 축적을 달리하면 드러나는 장소들이 달라지듯이, 사

회경제적 과정도 스케일을 달리하여 관찰하면 드러나는 현상도, 이 해 방식도 달라진다. 국가스케일의 경우 중앙의 입장에서 기술관료 적, 경제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경제 인식하지만, 다양한 지리적 스케 일에서 작동하는 사회경제적 세력과 힘들이 상호작용하면서 구성하 는 현상에 대한 이해는 간과될 수 있다.

도시스케일에서 보면, 도시는 국가에 대해 수동적인 입장에만 머 무르지 않고 지방권력, 기업, 시장 행위자들의 도시정치 과정을 통해 국가적 차원의 과정에 영향을 주기도 하는 능동적 공간임을 알 수 있다. 국가-지역-도시의 다양한 스케일을 가로지르면서 형성되는 사회경제적 연결망과 도시정치 과정 차원에서 경제를 인식할 필요 가 있는 것이다. 국가 단위의 경제노선과 정책의 ‘결’과는 다른 도시 스케일의 미시적 양상이 갖는 다이내믹의 포착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도시경제’에 대한 인식이다. 도시경제의 일반적 학술 정의 는 도시 내에서 전개되는 경제활동이다. 그러나 다양한 전공영역에 서 도시경제는 확장적으로 정의된다. 가령 도시지리학에서는 도시 의 성장과 발전에 미치는 경제활동이나 도시 내외부의 경제적 연계 로 본다. 이밖에 기존 산업 재편에 따른 도시 내 경제활동 공간의 변화도 포함된다. 또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구입하고 소비하는 상품과 재화가 원거리 또는 근거리의 산지에서 이송되고 집산되며 무역 활동의 복잡한 회로를 따라 다시 이동하게 되는 장소적 배경으 로서 도시, 시장시스템으로서 도시를 바라보는 경우도 있다. 본 연구 에서는 기업의 상품이 만들어지고 유통되고 이동하는 과정으로서 로지스틱스와 네트워크 차원에서 도시경제를 인식한다. 이런 상품 의 로지스틱스와 네트워크를 단순 추적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 라 이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에너지, 운송‧운수, 행정 등 도시 하부구 조와의 결합 방식도 함께 살펴본다.

셋째, ‘네트워크’에 대한 개념이다. 보통 기존 사회과학에서 ‘네트 워크’ 하면 사회 연결망(social network)을 뜻했다. 인간 사이의 접 촉‧거래의 빈도와 분포 중심의 사회학적 분석으로서 사회연결망이 론(Social Network Theory: SNT)이다. 본 연구에서는 SNT식 개념 과 접근을 지양한다. 이런 접근은 인간만을 행위자로 간주하여 인간 을 포함한 물질적 하부구조가 갖는 행위성을 간과한다는 점에서 온 전한 사회 또는 경제 현상 인식의 한계를 갖는다. 또 네트워크를 단 순한 접촉 빈도를 통해 양적으로 단순화함으로써 네트워크의 밀도 와 결합 효과에 대한 보다 풍부한 이해를 거의 할 수 없다.

본 연구에서는 사회-기술적 네트워크(social-technical network) 개념을 사용한다. 사회-기술적 네트워크는 과학기술학(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STS),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ctor-Network Theory: ANT) 등에서 창안한 개념으로 1990년대 이후 경제학(경 제의 수행성), 지리학(지리적 아상블라주), 도시연구(수행적 도시 론), 정치학, 사회학 등 전방위적으로 활용되는 개념이다. 간략하게 소개하면, ANT에서 ‘사회’는 인간들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 다.87) 인간만을 행위자로 간주하는 사회학의 출발점 자체가 잘 못되 었다고 본다. ‘사회적인 것(the social)’이 곧 인간들의 사회적 관계 로 구성된다고 보는 것, 사회구조‧사회규범‧사회질서 등 구조적 개 념을 통해 ‘사회’를 실재하는 것처럼 간주하는 것은 잘 못된 인식이 라고 보는 것이다. ANT는 사회를 구성하는 것은 인간 행위자와 그 외의 모든 비인간적 행위자들의 결합이라고 본다. 사회적 관계는 인 간들 사이의 관계만이 아니라 기계, 기술, 사물, 텍스트, 이미지, 물 리적 환경 등을 통해 구축되고 재가공된다고 본다.88)

87) 홍민, 뺷김정은 정권의 통치 테크놀로지와 문화정치뺸(서울: 통일연구원, 2017), p. 23.

88) 위의 책, p. 23.

가령 인간의 능력은 점차 기호, 기계, 기술, 텍스트, 물리적 환경, 동물, 식물, 폐기물과 같은 물질적 대상과 복합적으로 접속해야 생 겨날 수 있다는 건 상식에 해당한다. 인간의 능력은 비인간적 구성 요소와 접속해야만 현실화되기 때문에 인간만의89) 특유한 능력을 따로 상정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람의 감각은 사람과 사람 사이 뿐 아니라 사람이 자연과 기술, 사물, 텍스트, 이미지와 관계를 맺을 때도 중요하게 작용한다.90) 대부분의 사회적 실체는 인간과 다른 구 성 요소의 관계 속에서 출현하며 인간만의 사회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91) 사회를 필연적으로 이질적인 것들의 결합이라는 하이브 리드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림 Ⅲ-4> 사회‧기술시스템의 전환 과정

구조화 정도활동의 환경상황

환경의 레짐에 대한

압력과 영향 새로운 레짐의 환경

상황에 대한 영향

기회의 창을 활용한 새로운 구성체 출현 사회기술 레짐의 조정

[지배적 디자인]안정화

소규모 네트워크 다양한 학습 상이한 요소 연결 니치에 대한

외부 영향 기술

정책

산업 과학

문화 사회기술

레짐

니치

시간 시장, 사용자

시장, 사용자선호 선호

출처: Frank Geels, “From Sectoral Systems of Innovation to Socio-technical Systems Insights about Dynamics and Change from Sociology and Institutional Theory,” Research Policy, vol. 33, no. 67 (2004), pp. 897~920 재인용: 송위진 외, 뺷사회기술시스템 전환 전략 연구사업(1차년도)뺸 (세종: 과학기술정책연구원, 2015), p. 10.

89) 위의 책, p. 24.

90) 위의 책, p. 24.

91) 위의 책, p.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