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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북핵정책의 환경 개요

1980년대 말 북핵 문제가 불거진 이래, 북한 핵능력은 지속적으

로 증가하고 북핵위기에 따른 우리의 군사·외교·경제적 비용도 증 가하는 북핵국면의 악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북한 핵문제를 해 결하기 위한 북핵교섭은 1980년대 말 베이징 북·미 비공식 접촉에서 시작하여 이미 사반세기(四半世紀) 이상의 역사를 갖는다. 한반도 비 핵화 공동선언(1991년)에서 시작하여, 북·미 기본합의문(1994년), 9·19공동성명(2005년), 2·29합의(2012년)에 이르기까지 비핵화 합 의의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북핵위기 국면에서 급조된 이 합의들 은 모두 붕괴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북한 비핵화 노력이 실패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비핵화 외교가 실패를 거듭함에 따라, 한국뿐만 아니라 미·중에서 도 북핵 문제의 피로화 현상이 만연하고 북한 비핵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급감하고 있다. 현재 북한은 이미 3차례 핵실험을 실시하고 핵능력을 계속 증강시켜 종종 아홉 번째 핵국으로 불리기도 한다.139

138_이 보고서는 필자의 하반기 논문을 기본으로 하였다. 특히 북핵 동향 분석과 정책제안에 대해서는 2011년 이후 북한 핵활동 동향과 새로운 정책논의 동향을 반영하여 대폭 수정 보완하였다. 전봉근, “북핵협상 20년의 평가와 교훈,” 󰡔한국 과 국제정치󰡕, Vol. 27, No. 1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2011).

139_‘핵국’은 NPT(핵확산금지조약)에 따라 기존 유엔안보리이사국 5개국으로 한정

되어 있으며, 그 외는 누구도 ‘핵국’이 될 수 없다. 다만 인도, 이스라엘, 파키스 탄의 3개국은 당초 NPT에 가입하지 않았으며, 이들 국가가 ‘사실상(de facto) 핵국’으로 불리지만 이 용어도 언론용어에 불과하다.

우리는 남북관계 개선, 경협, 인도지원, 이산가족상봉, 군사적 긴 장완화 등 많은 현안을 갖고 있지만, 북핵 문제의 인질이 되어 정 체되어 있다. 특히 박근혜정부가 추구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좋은 비전과 방법론을 제시하였지만, 북핵 의 인질이 되어 좀처럼 그 구상을 펼칠 기회를 갖지 못한다.

북한의 체제위기 지속, 김정은의 일인지배 강화, 핵무력과 경제 건설의 병진노선 채택, 핵무장 법제화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북한 비핵화의 진전과 북핵협상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더 욱이 최근 북핵협상 환경은 더욱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중국의 부 상과 동북아 미·중 경쟁, 중국의 한반도 개입 증가, 우크라이나 사 태, 북·일 협상 등으로 한반도와 북핵정책 환경이 급변하고 복잡해 졌다. 따라서 여기서는 북핵 문제를 둘러싼 정책 환경을 좀 더 구 체적으로 분석하고, 추세를 도출하고자 한다.

(2) 북한의 핵능력 증강 및 핵위협 증가 (가) 핵물질 생산 지속

북한의 핵무기용 플루토늄(Pu)은 현재까지 영변의 5MWe ‘흑연 감속로’에서만 생산된다. 흑연감속로는 전기생산용인 경수로와 달 리 플루토늄 생산이 용이하여 일명 ‘플루토늄 생산로’라고 불린다.

영변의 흑연감속로는 1986년 운전을 개시한 이래 1994년까지 가동 후 중단되었다가, 2003년 2월부터 2007년 7월의 재중단 이전까지 가동하였다. 북한은 2013년 4월 동 시설의 재가동을 선언한 데 이 어, 2013년 9월 재가동의 징후가 포착되었다. 5MWe 흑연감속로는 가동하기 위해 냉각시스템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종래 냉각탑을

이용하다가 2008년 6자 합의에 따른 동결의 일환으로 폭파되어 흑 연로의 가동이 불가능하여, 2003년 냉각수 냉각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있다.

지금까지 영변 5MWe 흑연감속로에서 최대 약 44~50kg 플루토 늄을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미 3차례의 핵실험에서 플 루토늄 12~18kg을 사용하였다고 할 때, 현재 30~35Kg 플루토늄 재고를 가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참고로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nstitute for Science and

International Security, ISIS)의 올브라이트(David Albright) 박사

는 2012년 8월 기준 북한 플루토늄 재고가 34~36kg일 것으로 추 정했고, 미 스탠포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enter for International Security and Cooperation, CISAC)의 해커(Siegfried S. Hecker) 박사는 2014년 초 기준으로 북한이 24~42kg의 플루토늄을 보유하 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등 정확한 플루토늄 재고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있다.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무기 개발에 대해서도 다양한 평 가가 있다. 2010년 방북한 해커 박사 일행이 영변 핵단지에서 농축 시설을 직접 목격한 후 일각에서는 북한의 농축 핵개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140 북한이 제3차 핵실험(2013.2) 이후 핵무기 ‘다 종화’에 성공하였다고 주장하고, 국내외 북핵 전문가들도 고농축우 라늄 핵실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의 농축시설 용

140_외부 인사로서 유일하게 북한 핵 농축시설을 목격하고 전문가적 해석을 내린 해커 박사의 분석은 다음과 같다. Siegfried S Hecker, “A Return Trip to North Korea’s Yongbyon Nuclear Complex,” Center for International Security and Cooperation (November 20, 2010), <http://iis-db.stanford.edu/pubs/23035/

HeckerYongbyon.pdf>.

량, 실제 농축활동, 고농축우라늄 축적량 등은 매우 불확실한 상태 이다.

북한이 농축기술과 농축기기 생산기술을 확보함에 따라 농축시 설이 계속 확장되고 농축우라늄의 재고량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 나, 실제 농축시설의 가동률과 고농축우라늄 생산량은 최대치에 비해 절반 이하의 수준으로 낮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10년 11월 영변 농축시설을 방문한 해커 박사에게 신설한 농축시설을 공개하 며, 2009년 4월 착공하고 2011년 초 가동을 시작한 동시설의 연 농 축용량은 연간 8,000kg/SWU이라고 설명하였다. 해커 박사는 후에 동 시설은 저농축우라늄(3.5%)을 연간 1,800kg, 또는 무기급 고농 축우라늄(90%)을 연간 약 40kg 생산할 것으로 추정하였다.

최근 전문가들은 영변 이외에 최소한 1개 이상의 추가 농축시설 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2003년 이후 영변 농축시설이 대폭 확장 된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현재 북한의 농축시설은 공개된 영변 농축시설의 3배, 즉 6,000기 원심분리기를 가동 중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고농축우라늄의 재고는 약 100kg, 농축시설의 가동률에 따라 매년 60~120kg의 고농축우라늄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나, 동 추정치는 매우 불확실하다.

(나) 북한의 핵무장 법제화 및 핵무장 의지 강화

북한은 향후 핵증강을 지속하면서 6자회담과 북·미회담을 요구 하는 ‘북한식’ 2트랙(Two-track) 접근을 지속할 전망이다. 북한은 2012~2013년에 걸쳐 핵개발에 대한 3개의 중대한 국가정책을 채 택하였다.

첫째, 북한 개정헌법(2012.4) 서문은 “(김정일은) 우리 조국을 불

패의 정치사상 강국, 핵보유국, 무적의 군사강국으로 전변시켰으 며, 강성국가 건설의 휘황한 대통로를 열어놓았다”고 기술하였다.

이는 북한이 헌법에서 스스로 핵국임을 대외적으로 천명하고 핵무 장이 최고의 국가정책임을 확인한 셈이다.

둘째, 2013년 3월 31일 노동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경제건 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시킬 데 대한 새로운 전략노선’이 채택되 었다. 구체적으로 핵보유의 합법화, 핵무력의 확대 강화, 핵무력의 전투준비태세 완비 등이 국가정책으로 채택되었다. 경제건설 항목 중에서도 자립 핵동력산업 발전, 경수로 개발, 우주과학기술 발전 등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능력과 관련이 있다.

셋째, 북한은 2013년 4월 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자위적 핵보유 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하여’라는 법을 채택하여 핵무기 보유와 사용을 법제화하였다. 이 법에 따르면, ‘(공화국은) 핵억제 력과 핵보복 타격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3 조)’을 세우고, ‘핵무기는 적대적인 다른 핵보유국이 우리 공화국을 침략하거나 공격하는 경우 그를 격퇴하고 보복타격을 가하기 위하 여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최종명령에 의하여서만 사용(4조)’하 도록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다) 북한 핵전략의 불확실성과 모험성 증가

핵무기 능력 평가 시 무기용 핵물질 생산 못지않게 이를 탑재하 여 목표지점까지 운반하는 탄도미사일의 기술이 중요한 바, 북한 은 미사일용 핵탄두 ‘소형화(miniaturization)’ 기술을 이미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1990년대 초부터 핵개발 추진 시 미사일 탑재를 위한 핵

탄두 소형화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였을 것이며, 따라서 스커드 미 사일(사거리 300~500km, 탄두중량 1000~770kg) 또는 노동미사 일(사거리 1300km, 탄두중량 700kg)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소형화를 완성했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2012년 4월 대포동 장거 리미사일을 이용한 은하 3호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대륙간탄도미 사일을 위한 발사체의 기초기술 개발에 성공하였지만, 550kg급 핵 탄두 소형화,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내열 소재, 그리고 유도장비 등 의 추가적인 기술적 장벽은 남아 있다.

북한은 무기용 핵물질을 모두 핵전략화 했을 가능성이 높아 현 재 보유 추정치 핵물질량에 상응하는 핵무기를 보유하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시나리오(worse

scenario)를 설정하는 것이 안전하며, 실제 북한은 지금까지 외부

의 평가보다 훨씬 진전된 핵과 미사일능력을 과시하여 왔다.

핵무기기술 발전에 따라 통상적 임계량보다 적은 핵물질로도 폭 발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북한의 핵무기 기술이 그렇게 고도화 단 계에 이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국제원자력기구(Inter- 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IAEA)는 핵무기 1개를 위해 고 농축우라늄(90% 이상) 25kg, 플루토늄 8kg을 각각 필요한 임계질 량으로 제시하였다. 북한은 2014년 상반기 4차 핵실험으로 위협하 면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언급하였는데, 이는 증폭핵무기, 소 형화핵탄두, 핵전자기파(EMP)탄 등을 들 수 있다.

요약하면 북한은 현재 추가생산이 중단된 플루토늄을 약 30kg, 그리고 고농축우라늄을 최대 100kg을 보유한 데 이어 매년 약 50kg 를 추가 생산 중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동 핵물질을 무기화하 면, 북한은 지금 플루토늄 핵무기 약 3~5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