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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분석

5.4.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전환

5.4.3. 비일관적 위원 선발

구분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예총 768 1,935 1,247 1,001 466 1,676 1,786 1,801 1,611

민예총 1,345 1,704 1,396 759 399 49 8 8 6

< 표12 > 문예진흥기금 내역 중 예총/ 민예총 지원액 비교

(단위: 백만원)

출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05년부터 2009년까지는 예총과 민예총에 지원한 금액이 거의 동일한 수준이었 다. 오히려 2005년과 2007년처럼 민예총에 지원한 금액이 더 많을 때도 있었다.

반면 2010년부터는 민예총 지원액이 기존 약 4억원에서 약5천만원으로 1/10 수준으 로 감소하였고, 이마저도 현재 계속 감소하는 추세이다. 반대로 예총에 대한 지원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지원이 대한민국 연극제, 대한민국 국악제, 대한민국 무용제 등 한국의 각 예술장르를 대표하는 문화 행사에 사용되어 예총 계열 단체의 대표성과 정당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문예위는 <문예진흥법>을 통해 정권과 독립된 자율적 조직 운영을 약속하며 정당에 소속된 당원이나 공무원 의 위원 선발을 제한하는 등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문예위의 지원 내역 분석을 근거로 보면 이는 명목적 균형이자 명분뿐인 자율성이다. 문예위 조직의 핵심인 위원회 위원 구성에서는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명목적 균형의 실태를 보다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변수 1기 2기 3기 4기

연령26)

40-49 4 0 5 1

50-59 4 3 5 4

60-69 2 6 2 5

70-79 0 1 2 0

성별 남성 8 8 11 9

여성 2 2 3 1

예술장르

문화일반 3 0 3 0

순수예술 7 9 7 5

비예술분야 0 1 4 5

직업

교수 6 10 8 5

예술가 2 0 2 1

언론인 2 0 2 3

기업가 0 0 2 1

정부관련여부(위원회) 3 2 6 5

정치연합체 참가 여부 (예총/ 민예총)

보수 1 7 4 2

진보 6 0 0 0

미해당 3 3 10 8

정치연합체 참가 여부(예총, 민예총) 등 가능한 모든 정보를 변수화한 뒤 다중대응 분석(MCA: Multi Correspondence Analysis)을 실시하였다.25)

< 표13 > 문예위 위원 기초정보(2005~2013)

그림8의 분석 결과를 보면 1기(2005-2007)는 ‘진보적 문화행정가’형으로 40대의 민예총 회원이면서 예술전공보다는 문화기획, 문화행정, 예술경영 등 문화일반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구성되었다. 2기(2008-2010)는 ‘고령의 보수적 예술가’ 집단으

25) 문예위는 자체적으로 기수를 지정해 위원을 2년마다 새로 선발하고 있다. NEA와 ACE 경우 기수가 지정되어 있지 않고 모든 위원들이 같은 해에 임기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 지만, 대부분의 위원들의 임기가 동일하고 이를 기준으로 기수를 임의로 지정하여 구분 하였다. 또한 NEA와 ACE 경우에는 예총, 민예총처럼 정치적 성향이 있는 단체가 존재 하지 않기 때문에 해당 변수는 제외하였다. ‘연령’ 변수의 경우에도 문예위는 나이를 모 두 공개하지만 NEA, ACE 위원들 경우 나이를 공개하지 않을뿐더러 다른 데이터를 통 해 나이를 추적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해당 변수도 제외하였다.

26) 현재 연령이 아니고, 문예위에서 활동할 당시 연령 기준이다.

2005.6.1 3.

신설

제43조의 5(위원후보자의 추천)

②위원추천위원회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위원후보자를 추천할 때에는 다 음 각호의 사항이 반영되도록 하여야 한다.

1. 위원후보자는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균형감각 및 정책적 이해와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갖춘 자가 되도록 할 것

2. 문학·미술·음악·무용·연극·전통예술 등 각 예술 분야와 문화일반·복지, 예술경영·행정 또는 지역문화 등의 분야의 전문가가 균형있게 포함되도록 할 것

3. 남·여 및 각 연령층이 균형있게 포함되도록 할 것

2008.2.2 9.

개정안

제28조(위원추천위원회의 구성 등)

1. 문화예술의 창작·연구·기획 또는 행정 분야에서 10년 이상 종사한 자 2. 문화예술단체에서 10년 이상 활동한 자

3. 법조계·교육계·언론계 또는 경제계 등의 전문 분야에서 10년 이상 종사 한 자로서 문화예술에 관한 식견을 갖춘 자

4.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경력을 합하여 10년 이상인 자 로 6, 70대 고령의 예총 회원, 순수예술을 전공한 예술가와 교수로 구성되어 있다.

3기(2011-2012)는 ‘정부 관련 인사’형으로 50대의 정부 소속 위원회에 다수 포진되 어 있는 사람들이다. 마지막 4기(2013-2015)는 ‘비예술인 기업가’형으로 문화예술 계에 종사하지 않는 기업인이나 언론인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4기로 갈수록 예술계보다는 비예술계 종사자들이 많아지고 진보보다는 보수적인 인사들이, 그리고 정부의 영향력을 많이 받는 정부 소속 위원회에 참여하는 인사들 로 구성되어 있다. 현장예술인이 중심이 되어 현장의 의견을 실제 정책에 입안한다 는 문예위의 초기 비전을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이 디커플링이 발생한데에는 규정적 제도환경의 한 요소인 ‘법’에서 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다음의 표14는 2005년 신설된 위원후보자 추천 관련한 문화예술진흥 법 시행령 제43조의 5절과 2008년 개정된 안을 비교한 내용이다. 초기 법안에 의하면, 위원은 ‘문화예술 전반에 이해가 있는 전문가’를 선발해야 했다. 그런데 2008년에는 이 조건을 ‘법조계·교육계·언론계 또는 경제계 등의 전문가’로 확장하 여 사실상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다 위원이 될 수 있는 구조로 변경하였다. 반드시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일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 표14 >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 중 일부

< 그림6 > 한국 문예위 위원의 다중대응분석 결과

스캇(Scott, 2008)은 제도적 환경 중 규정적 환경이 가장 명확하고 구체적이며 강압적인 만큼 다른 제도적 환경에 비해 가장 피상적인 수준에서 적용될 수 있고 따라서 규정적 환경은 현실과 가장 큰 디커플링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문예위의 사례도 여기에 해당한다. 법적 근거를 통해 설립한 조직이지만 중도에 법을 개정하여 규정적 환경을 변화하게 되면 조직 초기 목표와 상당한 디커플링을 발생시키고 존립의 정당성을 위태롭게 하는 요소로 작동하게 된다.

이 결과를 기금 지원 내역에 대응해 보면, 장르별 기금 배분이 일관성을 확보한 2012년과 2013년에 활동한 위원들은 전문성, 자율성과 가장 거리가 먼 사람들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이 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문예위 운영 과정에서 일관된 장르별 기금 지원 체제를 확고히 하고 이를 통해 장르 이기주의가 작동하지 않게 자율성과 전문성을 증진시키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예술을 전공하지

않은 위원들로 위원회를 구성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데 실패하였다는 점이다.

오히려 정부의 입장을 잘 대변하고 반영할 수 있는 위원들을 배치시킨 것이다.

위원 구성을 문예위의 이식 표본이 된 미국과 영국의 위원회와 비교해보면(부록1 참조), 한국과 달리 기수마다의 경향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미국과 영국은 위원을 선발할 때 정권의 변동이나 기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일관된 선발 원칙을 계속 유지하며 특히 이 과정에서 예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위원으로 등용되거 나 각종 정부 위원회에 참여하는 사람이 선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조직의 자율성과 예술적 전문성을 공고히 지키고 있다. 물론 미, 영 위원회의 역사가 한국에 비해 상당히 오래되었으며 진행되어 온 맥락이 다르기 때문에 위원 구성 자료로 위원회들을 동등 수준에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예술위원회의 설립 목표인 위원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분명히 지키는 미국, 영국의 현황을 통해 문예위의 객관적인 현 상황을 제고해 볼 필요는 있다.

다시 말해, 위원 선발 또한 국가 개입주의가 명백히 드러나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시기와 상황에 따라 의도적으로 정부에 유리한 방식으로 위원을 선발하는 식으로, 정부의 이해관계를 극대화한다. 물론 문예위는 준정부기관이기 때문에 정부의 영향력을 전면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정부로부터 자율적인 자립형기구를 지향한 초기의 목표를 기준으로 보면 운영의 실제적인 결과는 이와 상당한 디커플링을 발생시킨다.

5.4.4. 조직 내부의 루즈 커플링(loose-coupling)

조직의 거시적 수준에서 제도적 환경과의 디커플링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것과 달리, 문예위 조직 내부의 미시적 수준, 풀뿌리 차원에서 기금 심사위원을 선발하고 기금 지원을 선정하고 배분하는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거시적 수준과의 약한 연계, 루즈 커플링(loose-coupling)이 발생한다. 거시적 수준에서 조직이 갈등, 전환의 국면이 전개되어도 개개인 예술가 레벨에서 경험하고 느끼는 실질적 인 차이는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자료를 통해서 보면, 2005-7년 장르별 소위원회를 운영할 때 위원에 임용되는 예술가들과 2010-14년 장르별 책임심의위원 제도에서 임용하는 위원의 풀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두 제도에서 임용된 위원이 100% 일치하는 것은 아니고 책임심의위원 제도에서는 실제 현장예술가보다 기획/평론/연구/이론 등

문화행정가/예술가를 우선적으로 등용하고 있기 때문에 물론 두 제도의 위원 목록에 차이는 존재하나, 두 제도 모두에서 임용되는 예술가들이 각 장르마다 존재한다. 이를 각 사업별로 할당되는 “현장전문가 방문”까지 범위를 확장해서 조사하면 이런 경향은 분명히 드러난다. 대부분 사업에서는 사업의 실제 성과를 현장에서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예술가를 현장에 직접 파견해 평가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예술가의 풀은 문예위 초기 및 그 뒤와 유사하고 정치적 성향으로 단정적으로 구분해 이야기하기도 어렵다.

문예위 기금을 지원 받는 예술가와 단체 목록을 분석해도 같은 결과가 도출된다.

예총이나 민예총에 소속된 단체에 대한 지원은 앞 절에서 분석한대로 시기별, 정권별 차이가 분명히 드러나지만, 이런 정치적 성향에 직접적으로 관계되지 않은 예술단체와 개인 예술가 레벨에서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사업 프로그램 구성에 따라 전체 지원 대상 수가 감소할 때는 있지만 1기(2005-7)와 4기(2012-3)에 지원 받은 예술가/단체를 비교해보면 상당 수 수혜자가 겹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예총의 회원 수는 약 12만 명이고, 민예총 회원 수는 약 5천명 수준으로 예총 회원이 민예총 대비 20배가 넘는 것이다. 예총은 지역마다 지부 예총을 구성하여 여기에 등록된 회원들은 보수, 관변 등 수식어에 관계없이 예술인들의 연대를 가지기 위해 등록하는 경우가 많고, 최근 시위, 집회에 참여하거나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예술인들이 모두 민예총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것도 아니다. 종합해 보면, 예총/민예총의 운영진이나 단체장이 아닌 이상 예술가들에게 관심은 정부의 기금을 받아 예술 활동을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가의 문제일 뿐 사실 문예위의 거시적 전환이 풀뿌리 수준에서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