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 독일 정치교육의 기본내용
제 2차 세계대전 직후 서독은 히틀러 나치 정권의 도래와 이에 따른 전 쟁은 무엇보다도 독일국민들의 민주주의 및 평화 의식의 결여에 있는 것 으로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 서독국민들을 갈등을 민주적이고 평 화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정치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러한 정치교육은 독일 인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는 국가사회주의의 막강한 영향력을 제거하고
시민의식을 배양하고 민주적․평화적 생활양식을 창출하는 평화문화를 창출하는 데 엄청난 기여를 하였다.
독일의 정치교육은 시민들에게 정치․사회적 상황을 바르게 인식․판 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사회발전을 촉 진시키거나 가능하게 하는 의식, 행동방식, 태도 등을 형성․발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독일 정치교육에 관한 세부사항은 주마다 다르나 기본방 향은 유사하다. 예컨대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 교육부의 정치교육 기 본방향138은 전통적인 사상과 가치체계에 맹목적으로 순응하는 것을 목 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의사결정 형성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의 배양을 통하여 사회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다.139 즉 독일 학교에서의 정치교육의 기본목표는 시민들이 사회적 생활환경을 극복하 는 데 기여하는 데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정치교육은 정치․사회적 문제 에 대한 실재적 지식의 획득, 사회에 대한 인지능력 배양, 근거를 가진 판 단력 제고, 행동에 따른 결과 평가, 책임감 있는 결정과 행동의 수행 등에 두고 있다.140
이러한 목표에 달성하기 위하여 정치교육은 정치기구, 정치과정에 관한 지식, 헌법상의 국가관, 정치․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한 지식 등을 인식 하도록 교육시킨다.141 또한 독일 정치교육은 시민들의 정치의식 형성을
촉진․저해할 수 있는 생활환경을 감안하여 실시하는 한편, 수업의 주제
는 구체적․실재적인 경험 및 관심과 더불어 미래의 생활환경을 전제로 선택되어진다.
독일의 정치교육은 인간의 존엄성, 인권, 민주적 사회적 법치국가, 연방
138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 정치교육지침은 한국교육개발원, 「독일의 교육통 합」, p. 81~122에 수록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독일의 교육정책이 주마다 상 이성을 지니고 있으나 상세한 비교분석은 다음으로 미루고 노르트라인-베스 트팔렌 주의 정치교육지침에 의거하여 독일학교 정치교육의 목표를 분석한다.
139한국교육개발원, 독일의 교육통합 , p. 82.
140위의 책, p. 83.
141위의 책, p. 88.
의 통치구조 등의 기본법의 기본원칙을 존중한다. 독일 기본법 내에서 정 치교육이 실시된다는 점은 정치교육의 영역이 기본법에 의해 제한 받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독일 기본법은 정치적 결정의 자유를 보장하 고 정치적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때문에 국가의 법적․제도적 질서 는 정치교육에도 유효하게 적용될 뿐만 아니라 정치교육의 대상이 된다 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교육의 과제는 법규범의 타당성과 변화 가능성 을 시민들에게 인식시키는 한편, 이미 획득한 권리 및 제도들을 지키기 위해 진력하고 기본법이 규정한 정치질서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법률 및 규정을 변경시키는 능력을 배양시키는 데 있다. 독일의 정치교육 에서는 정치의 개념을 단순히 권력투쟁으로 보거나 사회적 갈등을 조정 하는 것이라는 측면으로만 보지 않고 정치의 형식, 정치적 행동의 내용, 대상, 목표, 목표 실현을 위한 과정, 정치제도 등을 포괄적인 현상으로 받 아들인다.
독일의 정치교육은 정치․경제․사회적 질서가 갖는 강제와 지배관계 를 아무런 검증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갖는 의미 및 목적 에 의문을 제기하고 지배질서에 내재되어 있는 이해관계, 규범 및 가치관 등을 비판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시킨다. 즉 정치교육은 사회 의 탈정치적 경향을 억제하고 정치적 결정이 자주 가치방임적인 과학 기 술적 판단에 좌우되기 때문에 정치․사회적 규정, 제도, 지배관계 등의 의 미, 목적, 필연성 등을 교육의 대상으로 삼는다.142
모든 사회적 질서는 사회 성원들의 행동과 태도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 향을 미친다. 사람들은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관, 행동방식, 규범 등을 무 의식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독일 정치교육은 현재의 정치․사회적 현실을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고 사회현실을 비판적으로 탐색하도록 시민들을 교육시킨다. 현실의 「비판적 탐색」이란 다양한 사회집단들의 정치․경제․사회 질서에 대한 관점에 근거하여 기 본법의 테두리 내에서 현실 개선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교육을
받는 시민들은 정치현실과 이상적인 정치형태간의 갈등 속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추구하는 한편, 권력남용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에 대해 대 항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독일의 정치교육은 현실에 대한 비판적 태도 를 견지하며 개선책을 계획하도록 교육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기 때 문에 탈정치화는 물론 극단적 무력화 모두를 배제하고 있다.
정치교육은 정치적 문제의 분석과 아울러 해결 모색을 추구하도록 교 육시킨다. 그러나 정치교육은 시민들이 정치에 대한 규범적 지식이 아니 라 정치․경제․사회적 갈등적 상황143에 대한 쟁점 이해능력을 배양시 켜 자신의 이해관계 및 입장을 개진하고 자신의 입장에 부응하는 정당을 지지하도록 교육시킨다. 특히 시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인지하고 자신의 이해관계 및 입장을 개진할 경우 다른 사람은 물론 전사회적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시민들은 정치교육을 통하여 특정 이해관계가 어떤 경우 사회를 위해 유보되어야 하는 가를 평가하며, 어느 이해관계가 공익으로 위장한다는 것도 인지해야 한다.
또한 독일 정치교육은 개인의 행복관을 발전시키고 이를 실현가능하게 하는 능력과 자세를 확립하는 데 기여한다. 행복이란 정치적인 것은 아니 지만 행복을 실현할 수 있는 정치경제적인 조건을 필요로 한다. 특히 민 주사회에서는 전체주의 사회와는 달리 다양한 행복관이 존재하기 때문에 특정의 행복관을 강요하거나 이를 정치적인 권위를 통해 절대화하지 않 는다. 그러므로 정치교육은 보편적인 규범을 지닌 행복관을 강요하지 않 고 타인의 관점도 존중하면서 자신의 행복관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독일 정치교육은 국제적으로 다른 민족의 생존권과 독립을 인정하고 이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국제적 안전과 정당한 국제질서를 위해
143갈등은 사회생활의 보편적 현상이다. 정치교육은 갈등을 사회발전의 원동력으 로 파악하기 때문에 갈등의 사회적 기능을 학생들에게 인식시키는 한편, 갈등 의 구조적 원인을 분석하는 능력, 이해관계 및 권력관계의 대립 등의 갈등의 근본원인을 인식하는 능력, 헌법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갈등 해결 형식을 교육 시킨다.
공헌하는 자세의 함양을 추구한다. 따라서 다른 사회의 삶의 형태, 사고, 습관, 가치척도를 배척하지 않는 자세의 함양, 다양한 발전상태에 있는 국 가간의 이해관계 갈등을 인식하는 능력과 아울러 국제정치의 구조적 토 대와 분규를 인식하는 능력의 배양은 정치교육의 주요목표가 된다.
정치교육은 환경문제와 같은 미래의 생활여건도 교육대상으로 하고 있 다. 고갈되어 가는 자원문제, 날로 악화되는 환경문제, 인류의 생존을 위 협하는 핵전쟁 문제 등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핵심적인 문제들이다. 이외 에도 노동의 위상도 정치교육의 대상이 된다.
독일 정치교육은 시민들을 계몽시키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시 민들의 비판력 및 판단력을 제고시키고 이를 토대로 정치참여를 통한 사 회의 민주화 및 인간화에 기여함으로써 독일 사회에서 폭력을 순화시키 고 갈쟁과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나 . 평화교육으로서 독일문제 교육
분단 이후 서독은 독일 통일의 평화적 실현을 위한 각종 정치․외교적 노력과 더불어 정치교육의 일환으로서 평화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 다. 이러한 평화교육의 실행은 평화문화를 정착시켜서 서독국민들의 양독 간의 민족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시도였다. 특히 서독의 정치
교육(Politische Bildung)은 탈나찌즘에 기초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공
고화에 역점을 두고 새로운 발전된 사회를 지향하는 시민사회의 구축과 미래 사회의 평화를 사랑하는 시민의 양성을 정치교육의 관건으로 삼았 다.
학교 정치교육에서의 독일문제에 대한 관심은 정치교육에 대한 목적, 내 용, 방법 등과 관련된 학술논쟁이 가열화 되면서 약화되었으나, 70년대에 들어서서 사민당정부에 의한 신동방정책이 추진됨에 따라 1978년 서독연방 의회 내독관계위원회는 독일문제에 관한 정치교육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독일문제에 관한 교육학적․정치학적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었다.144 이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