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에너지 분야의 사적경제활동 개관
(1) 민간 석탄시장
북한에서 민간 석탄시장의 형성과정은 공식경제부문에서 석탄의 합법적 처분 및 불법적 유출(절취· 유용)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국영탄광이나 (각 기관·기업소의) 자체탄광에서 국가 가 허용한 범위 내에서의 처분(즉 시장판매)이라는 합법적 영역도 있지만 국영탄광이나 자체탄광에서 국가가 허용한 범위를 넘어서는 처분, 개인이 운영하는 불법적 탄광(사굴(私掘)에서의 유출), 석탄의 피공급단위에서의 절취·유용 등과 같은 불법적 영역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로로 공급되는 석탄은 상인들을 거쳐 다양한 민간 수요자들에게 전달되어 소비된다. 경제난 발생 직후에는 일반 주민들 의 취사 및 난방용이 대종을 이루었으나 시장화의 진전에 따라 개인이 운영하는 사적 제조업체(양조, 제과, 제빵 등) 및 서비스업체(식당, 목 욕탕 등), 즉 사적경제활동에서의 연료용 소비가 크게 증대했다.
그림 Ⅳ-2 민간 석탄 시장의 형성
자료: 강성현, “북한의 민간 에너지 시장에 관한 연구,” (북한대학원대학교 경영학 석사 학위논문, 2016), p. 25.
그림 Ⅳ-3 민간 석탄시장에서의 수요의 확대
자료: 위의 글, p. 9.
Ⅰ
Ⅱ
Ⅲ
Ⅳ
Ⅴ
(2) 민간 석유시장
북한에서 민간 석유시장의 형성은 크게 보아 공식경제부문(국영 무 역회사가 운용하는 주유소)에서의 석유의 합법적인 판매, 공식경제부 문에서의 석유의 불법적인 유출, 개인이나 무역회사가 밀수한 석유의 비공식적 판매 등을 토대로 한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두 번째의 것인데 공식경 제부문에서 석유류가 유출되어 시장으로 불법적으로 공급되는 경로는 크게 3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단계는 공급계획에 따라 피공급단위 로 운송되는 중에 유출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해외에서 북한으로 바로 수입되거나, 봉화·승리 화학공장에서 정제된 석유가 각 피공급단 위로 운송되는 도중에 석유 도·소매업자에게 판매된다. 2단계는 공급 단위에 저장되어 있는 상태에서 유출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국가 계획에 의해 석유를 공급받은 피공급단위가 석유를 각자 소유한 저장 탱크에 저장을 하는데 이 석유를 해당 단위의 소속원이 시장으로 유출 시키는 것이다. 마지막 3단계는 피공급단위에서 소비하는 도중에 유출 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각 피공급단위에서 석유를 소비하는 과정 에 다양한 관계자가 시장에 유출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경로로 공급되는 석유는 석유 상인들을 거쳐 다양한 민간 수요자들에게 전달되어 소비된다. 경제난 발생 직후에는 등잔 등 전기에너지 대체용, 개인 승용차 등 일부 운송수단의 연료로 사용되 었으나 시장화의 진전에 따라 ‘써비차’로 불리는 민간 여객·화물 운송 수단의 연료, 민간 부문 수산물 채취용 선박의 연료 등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나. 에너지 분야 사적경제활동이 공적경제부문에 미치는 영향
(1) 국가 재정 확충 효과
사적경제활동의 유지·확대를 위해서는 에너지 부문의 뒷받침이 필 수적이다. 따라서 에너지 분야의 사적경제활동, 즉 석탄 및 석유의 도·
소매 상인을 매개로 한 민간 에너지 시장의 형성과 발달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적경제활동의 유지·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 분야의 사적경제활동이 공적경제부문에 미치는 영향 은 직접적 영향보다는 간접적 영향이 주종을 이룬다. 하지만 비록 간접 적 영향이라고 하더라도 매우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하고 있고, 그 영향 력도 결코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에너지 분야의 사적경제활동은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수산수출업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의 사적경제활동을 유지·확대시키고 이는 협동 농장, 국영 제조업체, 국영 무역회사 등을 경유해 국가의 재정을 확충하 는 효과를 가진다. 공적경제 입장에서는 이 효과가 가장 클 것이다.
사실 공식경제부문에서 석탄, 석유 등 에너지 자원이 광범위하게 절취·
유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당국이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최근에는 이를 장려하는 측면 도 있다. 이는 시장에 대한 북한당국의 태도와 궤를 같이 한다.
(2) 농장·공장 가동률 제고 및 고용 증대 효과
에너지 분야의 사적경제활동은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수산수출업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의 사적경제활동을 유지·확대시키고 이는 협동 농장, 국영 제조업체, 국영 무역회사 등 공적경제부문에서의 가동률 제고 및 고용 증대 효과를 가진다.
Ⅰ
Ⅱ
Ⅲ
Ⅳ
Ⅴ
이러한 긍정적 효과도 있는 반면 부정적 효과도 존재한다. 에너지 분야의 사적경제활동은 공식경제부문에서 에너지 자원의 광범위한 절 취·유용으로 인해 협동농장, 국영 제조업체, 국영 무역회사 등 공적경 제부문에서의 가동률 하락 및 고용 감소 효과를 가진다.
(3) 투자 및 생산능력 확대 효과
서비스산업, 제조업, 수산수출업, 농업에서의 사적경제활동이 공적 경제부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본 장의 2, 4, 5, 6절에서 이미 서술한 바 있다.
에너지 분야의 사적경제활동은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수산수출업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의 사적경제활동을 유지·확대시키고 이는 협동 농장, 국영 제조업체, 국영 무역회사 등 공적경제부문에서의 투자 및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효과를 가진다.
그런데 북한의 민간 에너지 시장은 스스로 공급을 창출하지 못하고, 공식경제부문에서 석탄, 석유 등 에너지 자원의 광범위한 절취·유용에 의존한다는 점이 부정적인 측면이다. 물론 합법적인 판매, 밀수를 통한 공급도 존재하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 국내의 공식경제부문에서 광범위한 절취·유용이 시장 공급의 대종을 이룬다. 따라서 에너지 분야 의 사적경제활동은 공적경제부문에서의 투자 및 생산능력을 축소하는 효과를 가진다.
(4) 자원배분의 효율성 제고 효과
에너지 분야의 사적경제활동은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수산수출업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의 사적경제활동을 유지·확대시켜 준다. 그리고
이는 협동농장, 국영 제조업체, 국영 무역회사 등 공적경제부문에서의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제고 효과를 발생시킨다.
(5) 경제안정화 효과
국가가 주민들의 생계문제를 책임져 주지 않는 북한의 현 상황에서 주민들은 생계문제를 장마당을 비롯한 다양한 사적경제활동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그런데 에너지 분야의 사적경제활동은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수산수출업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의 사적경제활동을 유지·
확대시키고 이를 통해 주민들의 생계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다. 그런 측면에서 경제 안정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