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적인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인내하며 숙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능력은 현대 사회에서 요구되는 성공의 필수 조건이다. 이러한 능력은 개인의 다양한 경험과 경험의 축적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그 다 음 단계의 도전에 영향을 미친다. 도전적인 상황에서 나타나는 개인의 능력과 행동 수준은 어린 영유아에게서도 나타나며 이는 과제 지속성, 과제 즐거움, 과제 유능성으로 대표되는 숙달동기라는 개념으로 설명된 다. 숙달동기는 영유아의 과제지향적 행동, 주의체계의 발달, 학업성취 등 학습과 관련된 영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변수로서 다루어 지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숙달동기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24개 월에서 36개월 미만에 해당하는 3세아를 대상으로 숙달동기의 발달 양상 을 알아보고, 3세아의 개인 내적 변인인 기질과 개인 외적 변인인 어머 니의 양육신념이 숙달동기와 어떠한 관계를 가지는지 살펴보고자 하였 다.
이러한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24개월에서 36개월 미만에 해당하 는 3세아 115명과 그들의 어머니 115명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연 구 대상인 3세아에게 월령과 과제 난이도를 고려한 도전적인 숙달동기 과제를 제공하여 숙달동기의 과제 지속성, 과제 즐거움, 과제 유능성을 측정하였다. 어머니에게는 질문지를 배포하여 3세아의 기질 및 어머니의 양육신념을 측정하였다. 이렇게 수집된 자료의 분석을 토대로 다음과 같 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3세아 숙달동기의 전반적인 양상을 살펴본 결과, 과제 지속성과 과제 유능성 평균 점수는 중간 값 이상으로 나타나 3세아가 숙달동기 과 제에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의 과제지향적 행동의 지속성 및 과제 문제해 결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과제 즐거움은 중간 값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Morgan과 동료들(1992)은 영유아가 숙
달동기 과제에서 과제 즐거움을 나타내는 경우는 흔치 않으며, 숙달동기 상황에서 과제 즐거움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 고하였다. 영유아의 과제 즐거움은 과제 경험이나 과제 수행에서 발생하 는 시지각 효과, 타인과의 상호작용 등에 의해 발생될 가능성이 있으므 로(Morgan et al., 1990) 과제 즐거움과 관련해서는 관련 변인들을 고려 하여 살펴보는 후속연구의 필요성이 제안된다.
둘째, 3세아의 숙달동기는 월령 집단 간에 유의한 차이가 있다. 즉, 30-35개월에 해당하는 걸음마기 영아는 24-29개월에 해당하는 걸음마기 영아에 비해 과제 지속성, 과제 유능성에서 유의하게 높은 점수를 얻었 다. 이는 과제수행 및 결과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과제 지속성과 과 제 유능성이 영유아의 인지적, 신체적, 조작적, 언어적, 주의체계의 발달 및 과제 경험과 관련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영유아의 월령이 증 가함에 따라 주의집중 시간이 증가하며, 인지적 능력이 발달하고, 신체적 능력 및 조작능력이 향상되어 과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월령 증가에 따라 주변의 사물이나 놀잇감에 익숙해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과제 경험을 가지게 되면서 과제 수행이 정교해진다 (Morgan et al., 1992).
한편, 3세아의 숙달동기는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숙 달동기 과제 수행에서 성차가 발생했다고 보고한 선행연구들(Vondra &
Jennings, 1987; Fees et al., 2015; Wang et al., 2011)과 일치하지 않는 결과이다. 숙달동기 과제 수행에서 성차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숙달동기 측정 놀잇감의 유형에 따른 차이, 성별에 따른 사회성 차이, 숙달동기 과 제에 접근하는 성별에 따른 기질적 성향 등이 있다. 이 연구에서 성별에 따른 숙달동기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숙달동기 과제 실험에서 실 험자가 영유아와의 상호작용을 최대한 줄이고 조용한 공간에서 주의집중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여 걸음마기 영아의 사회성 차이가 발현될 수 있는 조건들을 제한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선행연구(Vondra & Jennings, 1987; Young & Hauser-cram, 2006)에서는 주로 숙달동기 과제 상황에
서 영유아 주변에 어머니가 존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어머니 의 보고로 숙달동기 측정이 이루어졌기 때문에(Wang et al., 2011) 성별 에 따른 숙달동기 양상이 이 연구의 결과와는 일치하지 않게 나타난 것 으로 볼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영유아에게 동일한 과제 상황과 환경을 마련해주었기 때문에 성별에 의한 사회성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성별 에 따른 숙달동기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3세아의 숙달동기와 기질, 어머니의 양육신념 간의 관계를 살펴 본 결과, 숙달동기 중 과제 지속성은 기질의 하위요인인 활동성, 부적응 성, 부정적 기분과 부적 상관을 보였다. 이는 걸음마기 영아가 신체 움직 임이 활발하고 활동량이 많을수록, 새로운 상황에 대한 적응성이 낮을수 록, 부정적인 기분을 가질수록 과제 지속성이 낮아짐을 뜻한다. 또한 숙 달동기 중 과제 유능성은 기질의 하위요인 중 활동성, 반응강도와 유의 한 부적 상관을 보였다. 걸음마기 영아가 신체 움직임을 활발히 하고 활 동량이 많을수록, 강하게 반응표현을 할수록 과제 유능성이 낮아짐을 의 미한다. 이는 활동성, 부적응성, 부정적 기분, 반응강도 등 기질의 하위요 인이 과제수행 및 3세아의 과제 지속성, 과제 유능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활동성, 반응강도와 같은 기질의 하위요인은 과제 수행에서의 주의집중과 관련이 있으며, 새로운 자극에 대한 적응 수준 및 영유아가 가지는 기분과 정서 또한 숙달동기와의 관련성을 살펴볼 때 에 중요하다(Craig, 1984; Rothbart & Hwang, 2005).
걸음마기 영아의 기질 하위요인 중 접근-회피와 어머니 인성/지적성취 강조 양육신념, 부정적 기분과 어머니의 성숙/환경주의 강조 양육신념은 유의한 부적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유아의 기질은 타고난 성 격적 특성인 동시에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변화할 수 있는 성 격적 특성으로,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가변성을 가진다 (Thomas & Chess, 1997). 어머니의 양육신념 또한 어머니를 둘러싼 인 적·물리적 환경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고 변화되므로, 어머니의 양육신념 과 기질은 실제 양육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기질-양육 체계를 따
른다(Bates, Schermerhorn, & Petersen, 2012). 기질과 양육 간의 상호작 용은 양방향적이므로, 기질과 양육환경 간의 조화를 설명하는 기질의 조 화적합성 이론에 근거하여 영유아가 부정적 성향의 기질을 가지는 경우 어머니는 자녀의 타고난 성격이나 발달을 인정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양 육신념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영유아의 적응과 긍정적인 발달을 추구 하는 방향으로 기질은 어머니의 양육 관련 변인인 양육신념과 상호작용 하여 서로 보완하며 변해가기 때문이다.
한편, 이 연구에서는 어머니의 양육신념과 영유아의 숙달동기 간에 유 의한 상관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어머니가 3세아 자녀에 대해 가지는 양육신념에 관한 내용과 응답이 영유아 자녀의 숙달동기와의 관계를 설 명하기에는 제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로 어머니들이 양육신 념에 대해 묻는 질문지 방식에서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대답을 하였을 가 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연구에서 대부분의 어머니가 자녀 발 달의 목표로서 성적보다는 인성을, 성숙주의보다는 환경주의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안지영(2003)은 어머니들이 인성개발, 또래관계, 전인발달 을 중요시 여기며 적성에 따라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질문지에 응답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신념과는 반대로 성적을 중시하며 조기교육을 시키는 등 신념과 행동의 불일치를 보인다고 설명하였다. 어머니의 교육 과 관련된 양육신념과 자녀의 발달에 관한 연구들(김보림, 2007; 심순희, 2013; 안지영, 2003; 이소현, 2009)에 근거하여 어머니의 인식, 신념과 행 동에서의 불일치가 반영된 양육신념 응답이 양육신념과 숙달동기 간에 관련성이 없게 나타난 것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즉, 실제로 두 변인 간의 관계가 무관하다는 것을 나타내기 보다는 응답자인 어머니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응답을 하려는 경향성 때문에 두 변인 간의 관련성 이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어머니가 영아기에서 유아 기로 전환되는 시점의 3세아 자녀에 대해 자신이 가진 양육신념을 응답 하는데 제한이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되며, 후속연구를 통해 어머니의 교 육적 기대와 같은 신념이나 사고, 의식에 대해서는 심층적인 조사를 통
해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 연구에서는 3세아의 숙달동기와 관계가 있는 변인으로서 영유아 개 인 내적 변인인 기질과 어머니 변인인 양육신념에 대해 살펴보고 위와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으나 몇 가지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 이 연구의 제 한점을 살펴보고 이를 통하여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 다.
첫째, 영유아의 숙달동기에 관련된 국내 선행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 기 때문에 연구결과를 해석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국내 영유아의 숙달동기를 살펴본 연구는 주로 장애 영유아(강미라, 2010)를 대상으로 하므로, 영유아의 숙달동기에 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
둘째, 이 연구에서는 어머니의 양육신념과 숙달동기가 유의한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후속 연구에서는 심층적인 조사를 통 한 어머니의 양육신념 측정과 더불어 다른 양육관련 변인과 숙달동기와 의 관련성 및 영향력에 대해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셋째, 이 연구를 통하여 3세아의 기질과 어머니 양육신념, 숙달동기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았으나 후속연구에서는 다양한 연구대상, 연구방법과 관련된 다각도의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의의를 지닌다.
첫째, 해외에서 수행되는 숙달동기 연구들은 교사와 부모의 숙달동기 측정 질문지인 DMQ 척도에 의해 측정(Dichter-Blancher, 1999; Lisa, Turner, & Johnson, 2003; Pipp-Siegel et al, 2003; Wang et al., 2011) 되고 있기 때문에 영유아의 실제 숙달동기를 측정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걸음마기 영아에게 도전적인 과제를 제공하 여 실제 영유아가 과제 수행 중에 보이는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숙달동기 를 측정하였다는 점에서 연구적 의의가 있다. 둘째, 이 연구를 통해 도출 된 결과는 영유아의 숙달동기에 대한 특성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 을 제공하며, 3세아의 숙달동기에 대한 경험적 자료를 제시했다는데 의 의가 있다. 더 나아가 걸음마기 영아의 숙달동기와 기질 특성의 관계를